[해양수도 대전환] 해양수도권 하나 된 부울경, 새로 쓰는 미래 100년
지난해 말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시작으로, 부산을 포함한 부울경이 해양수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열렸다. 정부와 지자체가 한 목소리로 해양수도 부산, 부울경 해양수도권 구축에 힘을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부산항 개항 150년을 맞는 해로, 단순한 개항 기념을 넘어 앞으로 100년 해양수도 부산의 미래 정책을 설계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부산이 앞장 서서 해양수도권 구축이라는 국가 정책을 주도하는 한편, 항만을 가진 도시 부산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항만을 중심으로 기업과 인재, 자본이 모이고 해양 연관 산업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거대한 해양수도권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부산은 해양 관련 의사결정 중심지로서 입지를 단단히 하는 대한민국 해양수도로 올라설 수 있다. 부산은 1876년 개항한 부산항의 역사와 성과를 발판으로 오늘날까지 성장해왔다. ‘세계 2위 환적항, 세계 7위 컨테이너 물동량 ’이라는 부산항이 일군 위상은 도심과 결합한 북항, 물류 중추기지 신항을 양대 축으로 거느리며 전세계 바다와 도시를 연결하고 있다. 세계지도를 뒤집는 창의성과 혁신, 역발상의 메시지는 전 세계 바다로 뻗어나갈 대한민국 해양수도 부산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 결과를 알고 보면 아주 단순하지만 시도는 결코 쉽지 않은 게 발상의 전환이다. 거꾸로 세계지도는 고정관념과 상식을 뒤집는다. 대륙의 끝인 줄 알았던 대한민국이 거꾸로 세계지도 위에서는 전세계 바다를 누비고, 다양한 항로를 항해하며 수많은 해양도시를 잇고, 남극과 북극으로 진출하는 무한한 가능성의 국가가 된다. 지도에 표시된 해운항로, 원양어업기지, 극지항로, 극지 과학기지 등은 대한민국 해양 진출의 구체적 성과물이자 결집된 해양력을 보여준다. 그래서 2017년 6월 김영춘 당시 해수부장관은 취임과 함께 거꾸로 세계지도를 내걸고 “거꾸로 바다를 바라보고, 바다를 통해 세계를 바라보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바다에 있음이 확인된다”며 글로벌 해양강국으로의 도약과 바다의 무한한 가능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세종시에서 부산으로 둥지를 옮긴 해양수산부는 지난 5월 남부 해양수도권 육성 방향을 발표하면서, 해양수도 부산을 해양 행정, 사법, 금융 기능이 집적된 글로벌 해양 비즈니스 의사결정 중심지라고 정의했다. 부산과 한 시간 생활권이자 산업이 연계되는 부울경은 해양수도권으로 묶었다. 울산은 친환경에너지 허브로 조성하고, 경남은 진해신항 배후부지를 중심으로 항만물류, 제조, AI가 결합된 글로벌 공급망 핵심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전남 여수부터 부울경에 이어 경북 포항까지를 북극항로 파급효과가 미치는 북극항로 경제권역으로 규정하고, 이 지역에 북극항로 활성화와 전후방 연관산업 육성의 경제적 효과가 미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민선 9기 부산시가 공약으로 약속한 해수부 산하 공공기관 이전, 해운기업 본사 이전, 해사법원 유치, 동남투자공사 설립 등 ‘해양수도 완성’을 위한 정책들의 지속적인 추진도 시민들의 큰 기대를 받는다. 해수부와 부산시의 힘찬 정책 수행은 해양수도권이 5극3특 선두주자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결국 지역을 대상으로 한 기업의 투자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청년 인재가 지역에 정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부울경에 활력을 가져올 것이다.
[창간 80주년] 김영춘 전 해수부 장관 “거꾸로 세계지도 보면 대한민국 미래 바다에 있다”
“지도를 뒤집으니 신기하게도 그간 안 보이던 게 보이지 않나요? 관성화된 발상의 전환이라는 의미를 넘어 결국 대한민국은 해양국가라는 점을 여실히 확인하게 될 겁니다.” 지난달 17일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2021년 3월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패배하고 이듬해 봄 정계 은퇴를 선언한 김영춘 전 의원이다. 해양수도 부산의 비전을 이야기할 때 빠트릴 수 없는 인물인 그는 2017년 6월 16일부터 2019년 4월 2일까지 해양수산부 장관을 역임했다. 그는 장관 취임식에서 거꾸로 세계지도를 내걸고 “바다를 중심으로 배치한 세계지도를 바라보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바다에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오랜만에 거꾸로 세계지도를 받아들고 반갑게 웃음짓던 김 전 장관은 당시 지도 제작·배포 사업에 대해 묻자 이내 지도를 펴고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지도의 맨 위 길게 표시된 남극 대륙과 맨 아래 북극해를 이어주는 북동항로와 북서항로, 그리고 전세계 주요 항로와 항구, 해양도시, 주요 원양 어종이 잡히는 어장 등이 크게 처리돼 눈에 들어올 것”이라며 “남극 세종기지와 장보고기지 등 해수부의 해외 기지도 표시돼 있다”고 소개했다. 뒤이어 지도 한복판에서 손가락 한 마디 정도 아래, 대한민국을 가리키며 “우리나라는 분단으로 인해 북쪽으로는 아예 막혀 있는 섬보다 못한 섬나라인 탓에 바다를 활용한 수출입 무역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무역이 국가 경제를 지탱했고, 수출입 화물 운송의 99%를 선박이 도맡아왔다”고 설명했다. 김 전 장관은 이처럼 대한민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해운과 해양의 중요성을 우리 국민들에게 제대로 일깨우고 싶었다고 전했다. 제조업과 기술 확보, R&D 연구가 중요하다는 건 알지만 수십년간 묵묵히 국가의 생존을 책임져 온, 전세계 바다로 도전하며 나아갔던 해운산업의 역할은 더 잘 알려질 필요가 있었다. 그걸 조금이라도 일깨우기 위해서 대한민국이, 해양수도 부산이 바다로 향해 뻗어나가는 거꾸로 세계지도를 만들어 배포하겠다고 마음 먹었다는 그다. 농해수위 상임위원장 시절 남반구 사람들이 사용하는 거꾸로 세계지도와 동원산업 김재철 명예회장이 1970년대 직접 제작한 어업용 거꾸로 세계지도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됐다는 김 전 장관은 취임 직후 해양수산 정보를 폭넓고 다양하게 담아 해수부발 거꾸로 세계지도를 다시 제작했다. 그는 “마침 그때는 해수부가 이명박 정부 때 없어졌다가 박근혜 정부 때 부활된 이후, 세월호 사고가 발생하면서 아주 호되게 고생을 하고 난 뒤여서 부처 전체가 사기가 떨어져 직원들이 아주 힘든 시기였다”면서 “그래서 해양수산부 스스로 각오를 다지고 분위기를 쇄신해보자는 뜻도 담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해수부는 거꾸로 세계지도를 액자에 넣어 정부 고위직 인사 100명에게 전달했다. 드넓은 바다로 나아가는 해양국가의 기상도 함께 설명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도 국무회의에서 거꾸로 세계지도를 언급하며 관심을 보인 바 있다. 김 전 장관은 “받으시는 분들마다 참신하네, 뒤집으니까 다르네, 다른 게 보이네, 넓은 바다로 향해 가는 대한민국 참 좋다 등등 긍정적인 반응 일색이었다”며 “액자를 집무실에 걸고, 해양수산 상임위에도 걸고… 새로운 걸 깨닫게 해주는 지도라는 얘기들을 많이 들었다”고 소개했다. 해수부 산하기관과 해양수산 업계, 단체 등에서 많이 내건 덕분에 아직도 해양수산 현장에서 이 지도를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김 전 장관은 특히 “지도 속 부산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열려 있는 도시고, 바다의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도시, 한국의 중심이면서 세계의 중심이 될 수 있는 그야말로 대한민국 해양수도라는 사실을 일깨우게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재명 정부의 해양수산 정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빠르고 힘 있는 추진력에 안도감을 느끼지만, 더욱 밀도 있는 집행이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 그는 “대통령의 관심과 약속으로 해수부 사업이 정부의 핵심 과제라는 인식을 많은 시민들이 갖게 됐고, 이로 인해 부산에 새로운 성장과 발전의 지평이 열릴 것이라는 비전이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고 긍정적인 의견을 전했다. 다만, 금융혁신지구 지정 이후 부산에 한국거래소, 캠코 등 금융기관이 이전에도 불구하고 지역에서 엄청난 경제 효과를 일궈내지는 못했던 사례를 들며 “해양수도 부산으로 가는 길은 이제 시작됐고, 앞으로 더 잘 실행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양수도 부산 정책이 똑같은 사례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해양산업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데 재차 방범을 찍었다. 김 전 장관은 지난달 10일에 열린 해수부 창설 30주년 기념식에 초대돼 받은 감사패를 자랑스레 보여주었다. 해수부를 지킨 많은 전임 장관 중에서 그를 포함한 3명이 초대돼 감새패를 받았다. 해운재건 정책과 어촌뉴딜 정책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데 대한 해수부 직원들의 감사가 담겼다. “열정을 쏟아 무언가를 일구는 데 이바지하고, 그걸 또 누군가가 알아주고 인정해준다면 참 보람되고 뿌듯한 일이 아닐까요?” 그는 해수부와 해양강국의 힘찬 앞날을 응원했다.
[해양수도 대전환] 전략 세우고 역할 나누고… 해수부·부산시 ‘원팀’이 돼라
부산항 개항 150주년을 맞는 올해, 부산은 해양수도로 도약하기 위한 대전환의 출발점에 서 있다. 해양수도권 구축이 단순한 선언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사람과 기업이 모여들고 도시가 진정한 활력으로 움직이며 지속성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남부 해양수도권 구축 과제를 주도하는 해양수산부가 체계적인 정책과 전략을 흔들림 없이 견지해야 하며, 지자체 부산시 또한 적극적이고 강력한 추진력으로 힘을 실어야 한다. 그래야 제2도시 수식어 대신 해양수도 부산으로 우뚝 서는 시민들의 오랜 염원이 현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부산항의 역사는 1876년 일본과 체결한 강화도 조약에서 시작돼, 그해 2월 조선의 첫 근대식 항만으로 공식 개항했다. 일제에 의해 항만 확충이 진행됐고, 한국전쟁 중에는 해외 구호물자, 국제 지원, 난민 수송이 이루어지는 생명줄 역할을 했다. 전후 산업화를 거치며 컨테이너 전문 부두가 들어섰으며, ‘부산항의 기적’으로 묘사되는 수출 전진기지로 도약할 수 있었다. 이후 1990년대 컨테이너 물동량이 급증하면서 부산항은 호황을 이뤘고, 시설 한계에 직면하며 부산항 신항 개발에 나서 기존의 북항은 재개발로 선회했다. 시간이 흘러 지금, 총 155만㎡의 부산항 북항 재개발 1단계 지역은 친수형 해양·문화지구에 더해, 글로벌 해양 비즈니스 중심지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동북아 물류 거점으로 안착한 부산항 신항 또한 지능형 항만과 자동화 기술, 친환경 전략을 적용하고 광역 교통망을 연결하는 트라이포트, 해양·조선산업 AX(인공지능 전환)까지 접목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150년 전 외세에 밀려 문을 열었던 부산항은 이제 해양수산부 부산 시대 개막과 함께 북극항로 거점기지, 고부가가치 해양 물류 중심지로 더욱 힘차게 밝아올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부산에 주어진 이 같은 도약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치밀한 전략과 실행 계획, 추진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시민사회와 해양수산 전문가들은 해수부와 부산시의 강력한 협력 체제 속에 기민한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해수부와 부산시의 정책 책임자들이 현안을 논의하는 협의회 운영을 통해 핵심 과제별 책임 주체와 추진 일정, 이행 상황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부산항미래정책연구원 정성기 원장은 “해수부는 국가 정책, 법제, 예산 확보에 힘을 쏟고, 산하 공공기관과 해운기업 부산 이전, 관련 기반시설 확충, 인력 양성 등을 총괄하는 부울경 해양수도권 구축을 위한 큰 틀의 움직임을 가져가고, 부산시는 해양 관련 공간계획, 인허가, 기업 유치와 정주환경 조성을 책임있게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부산경실련 도한영 사무처장은 “해수부는 중앙 부처 기능에 머무르지 말고, 해양수도 구축의 핵심 요소인 법률·금융 인프라를 서둘러 조성하는 한편, 각 부처에 흩어져 있는 조선, 물류, 관광 등의 기능과 업무를 넘겨받아 힘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또 부산시에 대해서는 부울경 초광역 경제권 형성을 위한 협력을 주도하고, 해양신산업 집적화를 위한 생태계 조성, 현장 중심의 실행력 강화를 주문했다. 아울러 해양수도 부산을 명시한 특별법 제정으로 목표가 제시됐다면 앞으로는 그 안에 내용과 계획을 채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부산항발전협의회 박인호 공동대표는 “전재수 시장이 내건 해양수도 부산 완성을 위해서는 시의 치밀한 실행 계획과 정부의 변함 없는 정책 지원, 시민들의 의지를 모은 강력한 여론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2년 뒤 국회의원 선거 전까지 반드시 해양수도의 제도적 골격을 만들고, 파격적인 국내외 기업 유치 지원제도를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부산의 해양수도 정체성을 시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도시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는 의견도 주목 받는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최지연 부연구위원은 “글로벌 허브도시, 동북아 물류 중심지, 해양수도 등의 구호가 항만, 물류, 산업 등 현장 인프라와 친수공간, 해양문화 등 시민 경험에 녹아들 수 있도록 도시 비전을 제도화하고, 관련 정책을 실행할 때 국제적으로 좋은 평판을 얻을 수 있으며, 나아가 부산의 글로벌 해양도시 브랜드가 정립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노트북 두고 다닌 카페서 놀라고, 쓰레기 버릴 데 없어 놀라고 [머물수록 '팬덤 도시']
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2023년 182만 명에서 지난해 364만 명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부산일보〉는 외국인 관광객의 목소리를 통해 부산을 선택한 이유와 매력, 여행 중 마주한 불편을 들여다 봤다. 달라진 관광 동선을 추적하고 교통·관광 안내 등 수용 태세와 새로운 콘텐츠, 서부산과 부울경으로 관광 영역을 넓힐 가능성도 짚는다. 한 번 다녀가는 관광객을 다시 부산을 찾고 주변에 부산을 권하는 ‘팬’으로 만드는 것. 관광도시를 넘어 머물수록 좋아지는 ‘팬덤 도시’로 가기 위한 다음 전략을 모색한다. “서울보다 진정성 있고(authentic) 여유로워서(chill) 좋아요.” 외국인 관광객들이 직접 경험한 부산은 ‘안전하면서 여유로운 해양도시’였다. 부산을 찾은 한 이탈리아 관광객은 부산을 “컬러풀하고 여유롭고 놀라운 도시”라고 표현했다. “감천문화마을은 사진보다 실제가 더 예뻤다”고 했다. 다른 스위스 관광객에게 부산은 “다채롭고 활기가 넘치는 바닷가 도시”로 기억됐다. 〈부산일보〉 취재진은 부산시가 지난달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층 인터뷰 내용을 분석했다. 인터뷰는 해운대, 감천문화마을, 용두산공원, 흰여울문화마을 등 일대에서 14개국 관광객 34명을 대상으로 1인당 20~40분간 일대일 방식으로 진행됐다. 취재진은 인터뷰를 토대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부산 관광의 강점(Strength)·약점(Weekness)·기회(Opportunity)·위험(Threat)을 분석했다. 관광객들이 반복적으로 언급한 경험과 불편을 유형별로 분류해 부산 관광의 경쟁력과 개선과제를 도출하는 방식이다. 가장 뚜렷한 강점은 안전이었다. 안전에 대해 언급한 27명 모두 부산을 안전한 도시로 평가했다. 이탈리아 관광객은 부산의 카페에서 손님이 노트북 테이블을 둔 채 자리를 비우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밀라노와 비교해 느낀 부산의 안전함을 이번 여행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점으로 꼽았다. 일본인 가족은 호텔에서 시계를 잃어 버렸다가 다음 날 그대로 되찾은 경험을 들며 부산의 치안을 높게 평가했다. 부산에서 ‘직접 해보는 경험’도 강점이었다. 뉴질랜드 관광객은 해 질 무렵 타는 해운대 스카이캡슐을 부산 여행에서 가장 기대한 활동이자 실제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꼽았다. 프랑스 관광객에게는 유럽에서 흔히 보기 어려운 광안리 드론쇼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인터뷰 전반에서도 케이블카와 크루즈, 루지, 캡슐열차 등 체험형 콘텐츠의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 반면 좋은 기억 사이에는 선명한 불편도 있었다. 가장 많이 지적된 것은 쓰레기통·화장실 등 편의시설로 전체 불편 응답의 25.0%를 차지했다. 교통·이동 18.8%, 언어·안내표기와 결제·현금이 각각 12.5%로 뒤를 이었다. 이탈리아 관광객은 음료를 다 마신 뒤 쓰레기통을 찾지 못해 빈 컵을 20분 가까이 들고 걸어야 했다. “작은 쓰레기봉투라도 챙겨올 것 그랬다”며 부산의 가장 시급한 개선점으로 쓰레기통을 꼽았다. 관광지와 관광지를 잇는 과정에서도 불편이 생겼다. 프랑스 관광객은 사찰 방문에 1시간이 걸리는 등 예상보다 관광지 사이가 멀어 동선을 짜기 어려웠다고 했다. 일본인 5인 가족은 함께 탈 만한 대형 택시를 잡지 못해 택시 두 대로 나눠 이동했다. 일부 식당은 예약에 한국 전화번호를 요구해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오래 머무는 여행’의 가능성이 엿보였다. 중화권(중국·대만 등) 관광객 16명 중 6명이 한 달 안팎의 장기체류자였다. 한 중국 관광객은 겨울에 처음 찾은 부산이 마음에 들어 이번에는 아예 약 두 달을 머물기로 했다. 서면에 방을 구해 지내면서 영화의전당 무료 상영회를 찾아가고 동네 서점을 둘러봤다. 유명 관광지보다 다대포의 조용한 주거지 분위기를 좋아한다는 그는 부산을 ‘조용함·평화로움·잔잔한 행복’이라는 세 단어로 표현했다. 부산이 ‘한 번 가볼 도시’를 넘어 ‘다시 찾을 도시’가 되려면 안전하고 여유로운 도시라는 강점에 새로운 체험과 동네 콘텐츠를 계속 더해야 한다. 동시에 쓰레기통과 다국어 안내, 교통과 예약처럼 여행 과정에서 생기는 작은 장벽을 걷어낼 필요가 있다. 환율이나 항공노선, K컬처 인기처럼 외부 환경에 따른 부산 관광 흥행 요인은 환경이 달라지면 변할 수밖에 없다. 방문객 증가세도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 한 번 찾아온 관광객이 부산에서 좋은 경험을 쌓고, 더 오래 머물고, 다시 찾고, 주변 사람에게 부산을 권하는 관계로 이어져야 관광수요가 도시 안에 축적될 수 있다. 부산 관광의 다음 단계는 관광객을 방문객으로 머물게 하지 않는 데 있다. 부산을 좋아해 다시 찾고, 새로운 부산을 계속 경험하고 싶어 하는 ‘팬’으로 만들어야 한다. 관광도시를 넘어 ‘팬덤 도시’가 되는 게 부산이 지속 가능한 관광도시가 되기 위한 첫 번째 과제다.
[머물수록 ‘팬덤 도시’] 숏폼 콘텐츠 뜨자 광안리 드론쇼·황령산 야경도 같이 떴다
알록달록한 스카이캡슐을 타고 해운대 바다를 내려다보고, 저녁이면 광안리에서 수천 대 드론이 펼치는 쇼를 스마트폰에 담는다. 황령산에 올라 부산의 야경을 감상하고 영도에서는 미디어아트를 즐긴다. 과거 외국인 관광객들이 감천문화마을과 해동용궁사 등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데서 그쳤다면, 최근에는 직접 즐기는 체험형 관광지가 필수 코스로 떠오른다. ‘부산 관광지도’가 새롭게 그려지고 있다. 부산관광공사가 집계한 올해 상반기 비짓부산패스 가맹점 이용 순위를 보면 스카이라인루지 부산이 1위를 차지했다. 송도해상케이블카가 2위, 해운대 해변열차가 3위였고 부산엑스더스카이와 스파랜드 센텀시티가 각각 4·5위로 뒤를 이었다. 롯데월드 부산(6위), 아르떼뮤지엄(7위), 송도용궁구름다리(8위), 클럽디 오아시스(9위), 감천문화마을에 있는 움직이는 사진상점(10위) 등도 상위 10곳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해운대 해변열차·스카이캡슐의 경우 외국인 이용객 증가세가 뚜렷하다. 운영사인 해운대블루라인(주)에 따르면 2024년 외국인 이용객은 120만 명으로 전체 이용객 270만 명의 44%였다. 지난해에는 전체 300만 명 중 외국인이 147만 명으로 48%까지 높아졌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외국인 125만 명이 찾아 전체 이용객 250만 명의 절반을 차지했다. 외국인 이용객 중 약 40%는 대만 관광객이다. 해운대블루라인(주) 관계자는 “중화권(중국·대만) 20~30대 여성 사이에서는 해변 위를 달리는 스카이캡슐이 부산 여행에서 빼놓기 어려운 코스가 됐다”며 “북미와 남미 관광객도 늘고 있는데, 서구권 중장년층에서는 해안 풍경을 천천히 감상할 수 있는 해변열차의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부산 관광 지도가 달라진 데는 여행 방식의 변화가 자리한다. 과거에는 여행사가 짠 일정에 따라 단체로 움직이는 패키지 관광이 주류였다. 최근에는 소수 인원이 직접 일정을 만드는 개별여행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 여행 플랫폼을 통해 예약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갈 곳을 찾으면서 관광객의 선택지도 기존 유명 관광지 밖으로 넓어졌다. 부산에 새로운 관광시설이 잇따라 생긴 것도 영향을 미쳤다. 2020년대 들어 해운대 블루라인파크와 부산엑스더스카이, 스카이라인루지 부산, 아르떼뮤지엄 등 볼거리와 체험 거리가 늘었다. 부산관광공사 관계자는 “과거 서울을 먼저 찾았던 외국인들도 SNS 체험 후기를 통해 부산을 접한 뒤 방문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도심과 자연이 함께 있고 즐길 거리가 많다는 점에서 서울과 다른 매력이 있는 도시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숏폼 콘텐츠의 확산은 부산의 강점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바다를 배경으로 달리는 스카이캡슐과 밤하늘을 수놓는 광안리 드론쇼, 부산불꽃축제와 야경 등 움직임과 색감이 강한 장면은 짧은 영상에 담기 좋다. 대중교통으로 찾아가기 쉽지 않은 장소까지 SNS를 타고 새로운 관광 코스로 떠오른다. 대표적인 곳이 황령산이다. 부산 도심과 광안대교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야경 영상이 SNS에서 인기를 끌자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영도에서도 아르떼뮤지엄 부산과 피아크 등 미디어아트와 대형 카페·레스토랑이 대만 관광객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호텔업계도 발맞춰 변화하고 있다. 롯데호텔 부산은 다음 달 투숙객을 대상으로 황령산 송객 서비스를 운영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황령산까지 호텔에서 바로 움직일 수 있도록 차량 이동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광안리 패들보드(SUP)와 연계한 체험형 상품도 준비 중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대만 여행사 측에서 황령산 숏폼 영상을 직접 보여주며 관광 상품과 연계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해외에서 실제 수요가 확인됐다”며 “외국인 투숙객 비중이 점차 늘면서 이동이 어려운 관광지까지 편하게 방문할 수 있도록 관련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은 관광지를 넘어 쇼핑 공간으로도 확대됐다. 대표적인 곳이 올리브영이다. CJ올리브영은 지난달 부산 중구 남포동에 기존 200평 규모 매장을 4층·900평 규모로 확장한 ‘올리브영 남포 타운’을 열었다. 비수도권 최대 규모 타운 매장으로, 외국인 관광객의 관심이 높은 기능성 화장품을 모은 ‘더마 특화존’과 ‘마스크팩 라이브러리’도 갖췄다. 수영구 민락동에는 부산의 항구 이미지를 살려 가상의 선박 ‘올영호’를 콘셉트로 꾸민 밀락더마켓점을 선보였다. 급증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화장품 판매점을 쇼핑과 체험을 하는 관광 공간으로 확장한 것이다. 최근에는 약국까지 외국인의 쇼핑 동선에 들어오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의약품과 뷰티·미용 제품을 함께 판매하는 약국을 찾는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 기장군 오시리아 일대 대형 약국 등에서 한국 의약품과 뷰티 제품을 함께 구매하는 식이다. SNS와 개별여행의 확산 속에 관광객 스스로 새로운 장소를 발견하면서 부산의 관광 지도는 계속 바뀌는 중이다. 부산 곳곳에서 계속 새로운 경험을 발견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넓히고 흩어진 명소를 편리하게 연결하는 것이 달라진 관광 지도를 재방문으로 이어갈 방법이다.
매일 부산일보 정독하다가 부친 고문한 친일경찰 단서 발견
창립 80주년을 맞는 〈부산일보〉가 독자와의 특별한 인연을 발굴하기 위해 기획한 추억 공모전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부산일보〉와 동행한 개인의 성장사부터 역사적인 순간을 목격하고 신문을 통해 세상에 알린 사연까지, 독자들의 다양한 추억들이 쏟아졌다. 〈부산일보〉는 지난 6월 15일부터 8월 21일까지 ‘독자 추억 공모전’을 진행한 결과 200여 건의 사연과 수집품이 접수돼, ‘골든 아카이브상’을 비롯해 14개의 수상작을 선정했다고 9일 밝혔다. 지난달 28일 심사위원들이 개별 채점 뒤 후보작들을 뽑아 집중 토론을 거쳐 수상작을 선정했다. 외부 심사위원으로 부경근대사료연구원 김한근 소장, 부산대 김장환 문헌정보학과 교수, 부산도서관 박은아 관장이 참여해 작품의 의미와 함께 진정성, 희소성 등 다양한 관점으로 평가를 진행했다. 대상에 해당하는 ‘골든 아카이브상’에는 이상국 씨의 ‘부산일보와 함께한 친일경찰 추적 80년’이 선정됐다. 이 씨는 일제강점기에 독립 투사였던 부친을 고문한 친일 경찰을 찾기 위해 매일 신문을 정독하다 단서를 발견한 자신의 사연을 응모했다. 이 씨는 단서를 바탕으로 실제 친일 경찰을 찾아가 과거 행적에 대한 실토와 사과를 받아냈다. 이후 아버지는 유공자로 인정받았고, 이 씨는 유공자 발굴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했다. 이 작품은 개인과 가족의 이야기가 〈부산일보〉를 통해 극적인 돌파구를 찾으면서 근현대사의 단면을 보여주는 ‘시대의 역사’로 확장된 사연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감동상에는 총 3편의 작품이 선정됐다. 배도식 씨의 ‘스크랩북과 책 발간’은 1960년대부터 부산일보 문화면을 중심으로 꼼꼼하고 방대한 스크랩을 만들고 책으로 엮은 작품이다. 노트에 차곡차곡 붙어있는 오래된 기사들은 여전히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신문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진환 씨의 ‘1963년 IOC 사료에서 부산일보를 만나다’는 국제올림픽위원회 사료에서 남북단일팀의 필요성을 역설한 〈부산일보〉 기사가 기록돼 있다는 사실을 발굴한 내용이다. 당시 정부는 남북단일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었는데, 〈부산일보〉가 언론 중 이례적으로 민족 화합 차원에서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기사를 여러 차례 냈다. 이수길 씨의 ‘내 인생의 몇 장면’은 경찰관 출신 사연자의 삶이 여러 차례 언론에 조명되며 인연을 맺어온 사연이다. 주요 강력 사건을 해결하면서 언론에 소개된 것 외에도 향토사 발굴, 언론사와의 교류 등 이 씨는 긴 세월 〈부산일보〉와 함께했다. 인기상 수상작 10편도 소중한 자료와 사연들로 채워졌다. 역사적인 순간을 기록한 희소성 높은 사진이나 수집품, 〈부산일보〉를 통해 꿈을 키우는 사연 등이다. ‘골든 아카이브’ 상금 200만 원을 비롯해 수상자들에겐 모두 700만 원 상당의 상금과 상품이 주어진다. 부경근대사료연구원 김한근 소장은 “신문을 바라보는 독자를 넘어 신문과 호흡하는 시민들이 굉장히 많다는 것을 느꼈다”며 “신문사 입장에서는 과거를 돌아보고, 독자들은 언론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획이었다”고 독자 추억 공모전 심사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번 공모전은 신문에 기록된 기사뿐만 아니라, 신문과 독자들의 교감 자체도 발굴해 기록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출품된 사연과 소장품 등에 대한 자료 등은 공모전 홈페이지(80.busan.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수사권 없는 광역공소청 한계… ‘항고’ 절차 유명무실 우려
다음 달 2일 검찰청이 78년 만에 폐지되면서 억울하게 고소·고발이 무산된 피해자들의 구제 수단인 ‘항고’마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항고를 심사할 광역공소청(현 고등검찰청)에 수사권이 사라져, 피해자가 불복해도 직접 다시 수사해 바로잡아 줄 권한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대검찰청은 지난 3일 일선 검찰청에 ‘공소청 출범 대비 사건처리 기준’을 공지했다. 고검에서 재기수사 명령을 받은 사건은 가능한 다음 달 2일 안에 끝내고, 새로 재기수사 필요성이 발생하는 사건은 경찰이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에 수사를 넘겨도 된다는 내용이다. 재기수사는 고검이 일선 검찰청의 수사가 미진했다고 판단했을 때 다시 수사하라고 돌려보내는 절차다. 공소청법 57조에 따르면, 다음 달 2일 이후 고소·고발인이 무혐의 처분에 불복해 상급 기관인 광역공소청에 항고하더라도 공소청이 사건을 직접 재수사할 수 없다. 공소청의 직접 수사권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개정된 제도 아래서 고소·고발인이 억울함을 풀기 위한 불복 절차는 경찰 ‘이의신청’, 광역공소청 ‘항고’, 고등법원 ‘재정신청’의 3단계로 이어지는 구조다. 재정신청은 공소청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고등법원에 직접 사건을 재판에 넘겨달라고 요청하는 최종 구제 제도다. 하지만 중간 단계인 항고에서 광역공소청의 직접 수사권이 상실되면서, 불복 절차 전체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 형사사법체계에서 광역공소청은 지방공소청을 거쳐 경찰이나 중수청에 ‘보완수사 요구’만 할 수 있게 된다. 기존에는 고검이 항고를 받으면 검사가 직접 재수사하거나 산하 검찰청에 재기수사를 명령해 사건을 바로잡아 왔다. 부산의 경우 부산고검에 항고가 들어오면 고검 검사실이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같은 강제수사를 벌여 혐의를 밝히고, 부산지검 검사 직무대리 명령을 받아 곧바로 기소까지 진행하기도 했다. 그렇지 않으면 산하 검찰청에 재기수사 명령을 내려 해당 검사실이 다시 수사하도록 했다. 반면 신설 공소청 체제에서는 이러한 직접 수사 방식이 불가능해지고, 불기소 처분을 내린 사법경찰이 다시 수사를 해야 한다. 차장검사 출신 한기식 더킴로펌 대표변호사는 “재기수사 명령을 내리면 검사실에서 직접 수사하기 때문에 바로바로 결론이 나왔는데, 이제는 경찰에 요구만 할 수 있어 사건이 다시 내려가서 하세월이 될 것”이라며 “원래는 경찰 이의신청, 항고 절차를 거쳐 상위 기관의 판단을 받는 구조였는데, 이렇게 되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셈이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 제대로 수사할지 담보할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절차만 복잡해지고 국가 수사력이 약화되는 문제를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매년 수만 건에 달하는 항고 사건이 이 같은 절차 지연의 영향권에 들어가게 된다는 점이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항고 접수는 2023년 1만 8639건, 2024년 2만 786건, 지난해 2만 800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올해도 1~7월 1만 3189건이 접수됐으며 이 가운데 762건에 재기수사 명령이 내려졌다. 특히 지방공소청 ‘사법통제부’가 광역공소청의 재기결정 사건을 전담하게 되면서, 보완수사 요구와 결과 확인 과정에서 매번 지방공소청을 거쳐야 하는 ‘이중구조’까지 더해진 상황이다. 법조계는 이 같은 절차 변화로 수사기관의 원처분 오류를 걸러냈던 사법통제 기능 자체가 크게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기존에 재기수사 명령이 내려진 사건 중 상당수가 재수사를 거쳐 실제 재판에 넘겨졌던 전례를 감안하면, 피해자 구제의 마지막 보루가 흔들리는 셈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항고 절차가 재하도급 형태가 되면 미제사건이 앞으로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형식적 절차로 전락하지 않도록 실효적인 통제 수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승원 청문회 ‘증인 0명’ 공방…與 “종결 사건” 野 “맹탕 청문회”
이재명 정부 2기 개각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증인 채택을 두고 여야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정면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의 핵심 인물인 브로커 양 모 씨 등 44명을 증인으로 세우자고 요구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탈탈 털어 기소조차 못 한 사건”이라며 단 한 명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다. 야권의 맹공에도 여권은 ‘증인 없는 청문회’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며 김 후보자 방어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국회 법사위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은 9일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어제 증인 44명과 참고인 4명 명단을 여당 간사에게 전달했지만 오늘 아침에서야 한 명도 채택할 수 없다는 게 민주당 의원들의 생각이라고 전달해왔다”며 “민주당이 또다시 증인이 아무도 없는 맹탕 청문회를 만들려고 한다. 강력한 분노와 유감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는 “양 씨라는 사람과 어떤 관계인지, 어떤 영향을 미쳐 식약처에 임상실험 허가를 받게 해줬는지 온 국민이 궁금해하고 있다”며 “증인 채택을 전향적 방향으로 검토하길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증인 채택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윤상현 의원은 무소속 한동훈 의원과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 브로커 양 씨, 제넨셀 전 대표 강 모 씨 4명은 반드시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며 “민주당 정권 내내 맹탕 청문회를 하려고 하나. 앙꼬 없는 찐빵 격”이라고 비판했다. 곽규택 의원은 “이재명 정부 청문회 새 트렌드가 증인 하나도 없는 인사청문회”라고 꼬집었고, 김태규 의원은 “증인 채택에 매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 자체가 이미 민주당 내부에서 방향을 정했다는 것”이라며 “당당하면 나와서 의혹도 해소하고 깨끗이 털고 가는 게 맞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주진우 의원도 “민주당이 평소 많이 얘기하던 게 ‘피하는 자가 범인’이라는 것”이라고 공세를 폈다. 반면 민주당은 이미 종결된 사건이라며 김 후보자 방어에 나섰다. 여당 간사인 김의겸 의원은 “44명 명단을 받아보니 제넨셀 사건 관련자가 대부분이었다”며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혈안이 돼 탈탈 털었던 사건이고 결과적으로 기소조차 못 했다. 그때 실패한 사건을 다시 갖고 와 무한 반복하려 한다면 안 되는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같은 당 김동아 의원은 “이미 종결된 사건이다. 한 의원이 하나씩 풀고 있는 수사 쪼가리를 가지고 무슨 대단한 의혹이 있는 것처럼 논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이 한 의원 하수인인가”라고 따졌다. 김기표 의원은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증인 명단은 한 의원의 선동을 뒷받침하려는 명단일 뿐”이라며 “국민의힘 내부에서 한 의원을 증인으로 부를지 의견이 맞아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소속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양 씨 이름이 적힌 제20대 대선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공정한나라 상임위원장 임명장 인쇄본을 들어 보이며 “양 씨는 국민의힘과 훨씬 더 가까운데 이들의 녹취는 하나도 안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증인 없이 하는 것이 보통의 인사청문회”라며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후보자가 증인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범여권은 한 의원이 공개하는 자료의 출처를 문제 삼으며 역공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등 범여권 법사위 위원들은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불법적으로 빼돌린 것으로 의심되는 내부 수사 자료를 연일 조금씩 공개하고 있다”며 “악의적인 편집·가공을 더하는 방식으로 왜곡과 선동하는 행태가 바로 검찰의 조작 기소 수법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기자회견에서 “단언컨대 말씀드린다. 검찰로부터 어떤 자료를 받은 사실도 없고 검찰과 어떤 협업도 한 사실이 없다”며 김민석 민주당 대표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한 의원의 녹취 폭로로 의혹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여권이 증인 채택 자체를 막아 청문회를 후보자 소명 위주로 끌고 가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증인 없이 청문회가 치러질 경우 ‘맹탕 청문회’ 비판이 임명 강행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여권으로서도 부담으로 지적된다. 법사위는 이날 김 후보자 청문회를 15일, 최길수 특별감찰관 후보자 청문회를 18일 열기로 의결했다. 증인·참고인 명단은 채택하지 못했고, 여야 간사는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낮아진 온도에 말벌 ‘주의보’…부산서 8명 벌 쏘임 사고 1명 중상
부산 서구 한 초등학교 앞에서 행인 8명이 말벌에 쏘여 1명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최근 부산의 관광지, 산책로 등 시민들이 자주 찾는 장소에서 벌 쏘임 사고가 잇따르는 상황이다. 특히, 벌의 활동이 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왕성하고, 9월 피해 사례가 가장 많아 이 시기 야외 활동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9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20분께 서구 동대신동 한 초등학교 정문 인근에서 행인 8명이 말벌에 쏘였다. 중상을 입은 70대 여성 1명과 경상자 6명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고 1명은 현장에서 응급 처치를 받았다. 소방은 초등학교 정문 앞 약 5m 높이 나무에서 벌집을 발견해 제거했다. 말벌 쏘임 사고는 최근 관광지와 산책로 등 시민들의 발길이 잦은 곳에서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불과 닷새 전인 지난 4일에는 동구 수정산 둘레길에서 산책 중이던 70대 여성 2명이 고목에 난 불을 끄려다 말벌의 공격을 받았다. 당시에도 1명이 머리를 쏘인 뒤 의식을 잃어 심폐소생술을 받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앞서 지난달 18일 서구 송도해상케이블카 인근에서는 말벌이 관광객을 공격해 16명이 다쳤다. 당시 피해자 중 12명은 대만·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이었고, 영유아와 청소년도 포함됐다. 소방에 따르면 벌 쏘임 사고는 여름부터 초가을에 주로 발생했다. 2023년부터 이날까지 부산에서 벌 쏘임 사고로 119 구급대에 이송된 환자는 548명이다. 이들 중 7~9월에 벌 쏘임 사고를 당한 사람만 427명(77.9%)에 달한다. 월별로는 9월이 150명으로 전체의 27.4%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8월 148명(27.0%), 7월 129명(23.5%) 순이었다. 소방 벌집 제거 출동 건수 역시 7~9월에 쏠렸다. 같은 기간 7~9월 소방 벌집 제거 출동 건수는 1만 9481건으로 전체 출동 2만 5920건의 75.1%에 육박했다. 이 시기 벌 쏘임 사고가 집중되는 이유는 7월 이후 말벌이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때문이다. 국립농업과학원에 따르면 말벌의 여왕벌은 겨울을 보낸 뒤 3월 말~4월 초 사이 말벌 집을 만들기 시작한다. 이후 여름부터 먹이 활동과 집단 활동을 시작하고, 유충을 보호하려는 방어 본능도 강해진다. 사람이나 동물이 벌집 근처에 접근하면 이를 위협으로 판단해 집단으로 공격하는 경우가 많다. 국립농업과학원 김수배 양봉과 연구사는 “말벌 집이 완전히 커진 8월 이후부터는 일벌들의 개체 수도 급격히 늘어나 피해가 커진다”며 “말벌은 38도 이상의 더운 날씨나 비가 많이 오면 활동성이 약해지지만, 최근 기온이 30도 미만으로 낮아지며 활동하기 적합한 조건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벌 쏘임 사고가 잦은 9월에 사고를 피하기 위해서는 야외 활동을 할 때 밝은색 계열의 긴 소매, 긴 바지를 착용해야 한다. 통상 말벌은 곰과 같은 천적의 털과 유사한 검은색 또는 갈색 등 어두운 의상에 더 공격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이다. 꿀벌이 쏜 침은 피부에 꽂힌 뒤 독액이 주입되지만 말벌은 침을 피부에 찌르는 순간 독액을 주입하고 침을 다시 빼낼 수 있다. 이 때문에 말벌에 쏘이면 독액이 모두 체내로 들어간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 김 연구사는 "현장에서 상처 부위를 씻는 것보다는 아나필락시스(급성 알레르기 반응) 쇼크 증상에 대비해 즉시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창간 80주년] 이재명 대통령 축사…"해양 거점 도약기 든든한 등대이자 희망 전령사 기대"
부산일보 창간 8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지난 80년간 부산·울산·경남의 역사와 시도민의 삶을 기록하며 지역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부산일보의 손영신 사장님을 비롯한 임직원 여러분의 노고에 격려의 말씀을 드립니다. 부산일보는 격변의 현대사 속에서 정론직필의 길을 지켜왔습니다. 김주열 열사 보도는 4·19혁명의 도화선이 되었고, 형제복지원 보도는 우리 사회의 정의를 바로 세우고 소외된 이웃의 눈물을 닦아 주었습니다. 또한, 탄탄한 지역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해양·물류 산업 육성, 가덕도 신공항 건설, 부울경 메가시티 등 지역의 굵직한 현안을 선도하며 지역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왔습니다. 지금 부산은 또 한 번 새로운 도약의 출발선에 서 있습니다. 해양수산부 부산 시대가 열렸고, 북극 항로 개척을 통한 해양경제권의 새로운 미래가 부산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습니다. 우리 동남권이 세계 최고의 해양 거점으로 도약하는 시점을 앞당길 수 있도록 부산일보가 지역의 미래를 밝히는 든든한 등대이자 지역 주민의 목소리를 전하는 희망의 전령사가 되길 기대합니다. 다시 한번 부산일보 창간 80주년을 축하드리며, 부산일보 임직원 여러분과 독자 여러분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2026년 9월 10일 대통령 이재명
[창간 80주년]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 “지방 주도 성장 엔진 남부 해양수도권 육성은 국가 생존 전략”
“부산을 중심으로 한 남부 해양수도권 육성은 특정 지역만을 위한 정책이 아닌, 서울 수도권 중심의 일극체제를 극복하고 지방주도의 성장엔진을 만들어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국가 생존 전략입니다.” 지난 4일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청사에서 만난 황종우 장관은 해양수도권 구축에 대한 의지를 힘주어 밝혔다. 지난 5월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표한 대로, 해수부는 앞으로 북극항로 개척을 선도하고 기업·인재·자본이 모이는 해양수도권, 산업이 대도약하고 살기 좋은 해양수도권을 비전으로 실효성 있는 정책들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사실 이날은 편안하게 정책 비전을 밝히기에 그리 적절한 날은 아니었다. 불과 이틀 전인 지난 2일 오후 부산 오륙도 인근 해상에서 286t급 예인선 ‘티엔에스 캐처’호가 전복돼 1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기상 악화로 실종자 수색이 난항을 거듭하는 상황 탓에 황 장관은 무거운 마음으로 인터뷰에 임했다. 그럼에도 지난달 22일 부산항 신항에서 출항한 컨테이너선 ‘팬스타 아크로’호가 북극해를 안전하게 운항 중인 점은 다행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올해부터 5년간 시범운항을 계속하게 되면, 기상과 해빙 등 항행 여건과 관련한 데이터를 많이 쌓을 수 있을 테고, 그러다보면 다소 미온적인 해운선사들도 한결 적극적으로 북극항로 참여를 검토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부산항이 북극항로의 ‘마지막이자 첫 항구’(Last and First Port)로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게 될 것이라고 희망적 전망을 내놓았다. 황 장관은 “북극항로가 활성화되면 환적과 물류뿐만 아니라 선박 정비, 친환경 연료 공급, 해양금융·보험 등 고부가가치 해양서비스 산업이 부산을 중심으로 발전할 수 있다”면서 “부산의 항만·물류, 울산의 에너지, 경남의 조선·제조 역량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부산이 해양수도로 도약하고 동남권 전체가 국가 경제의 새로운 축이 되도록 착실히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해양수도권 육성의 핵심은 기업의 투자로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청년 인재들이 기업과 지역의 발전에 기여하는 ‘선순환 구조’에 있다고 피력했다. 그는 “지난달 부울경 지방정부와 지역 상공회의소 등이 참여하는 공동투자유치 상생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향후 앵커기업을 대상으로 한 투자유치 활동도 적극적으로 펼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북항재개발 1단계 내 복합항만지구에 2030년까지 세워질 해수부 신청사는 해양수도권 조성의 베이스 캠프이자 국가균형발전 성공 모델을 만드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계획도 공개했다. 황 장관은 “설계부터 시공까지 면밀히 관리하고, 신청사 완공 후에는 시민들과도 해양수도의 가치와 정책을 공유하는 개방형 소통 공간을 운영하려고 한다”면서 “계획 단계부터 직원과 시민 여러분의 의견도 충분히 수렴해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해수부가 부산으로 이전하며 달라진 환경에 놓였지만, 잘 적응하고 정착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부산항, 부산공동어시장 등 주요 정책 현장과 가까워져 현실에 맞는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게 된 건 큰 장점”이라면서도 “타 부처와의 업무 협의나 서울에서 열리는 회의 참석을 위해 소요되는 시간이 많아진 것, 그리고 타 지역에 계신 해양수산인들이 방문에 조금 더 불편을 느끼는 부분은 취약해진 점”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영상회의 등을 최대한 활용해 공백을 메우고, 제가 더 부지런히 전국의 현장을 찾아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조직 확대 개편과 복수차관 신설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리적 위치로 1명의 차관이 전국의 현장을 총괄하는 것이 일정 부분 어려움이 있다”며 공감을 나타냈다. 다만, 그는 “복수차관 도입은 어느 정도 조직 규모가 돼야 가능하기 때문에,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력을 보강하고 조직을 확대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유엔해양총회 준비기획단 출범과 첨단항만기획과, 어업인안전기획과를 신설한 것도 이런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또 해수부 이전에 이어 추진됐던 산하 공공기관 이전 작업에 대해서는 “지방선거로 지자체 및 재정 당국과 지원방안 협의가 지연되는 사이,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 마련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현재 두 사안이 연계돼 검토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국토부의 종합적 검토 결과를 기다리는 입장인 셈이다. 황 장관은 마지막으로 “제 고향이기도 한 부산은 예나 지금이나 정말 눈부시게 아름다운 해양도시”라며 “부산이 바다를 빼고 얘기할 수 없듯이, 대한민국의 발전 또한 바다 없이는 이룰 수 없었다”고 밝혔다. 또 “부산시대를 맞은 해양수산부가 앞으로 부산 경제에 활력을 더하고 부산의 품격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으면 하고 바란다”면서 자신 또한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비짓부산패스 빠삭한 대만 관광객·낯선 일본 관광객 [머물수록 '팬덤 도시']
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을 하나의 집단으로 묶어서는 재방문을 이끌기 어렵다. 부산 외국인 관광객 심층 인터뷰를 분석한 결과 국적과 언어권에 따라 여행 방식부터 부산에서 매력을 느끼는 지점, 정보를 얻는 경로와 불편 사항까지 차이가 뚜렷했다. 시장별로 다른 공략법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대만 관광객에게는 부산에 오면 관광 상품을 편하게 많이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비교적 잘 알려져 있었다. 실제 인터뷰에서는 비짓부산패스를 구매해 5개 명소에서 사용하거나, 패스 이용 여부를 여행 전에 미리 검토한 사례가 확인됐다. 반면 인기 관광지에서는 최대 2시간을 뙤약볕 아래 기다려야 했고 관광지 간 거리가 멀다는 불만이 나왔다. 중국 관광객에게 부산은 혼자 와도 안전하게 오래 머물 수 있는 도시였다. 실제 한 중국인 관광객은 야간에도 혼자 해운대와 광안리를 돌아다닐 만큼 치안이 좋은 환경에 만족했고, 졸업 후 부산 유학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외국인등록증이 없어 쿠폰·배달앱 가입이 막히고 위챗페이 등 중국에서 익숙한 결제 수단을 쓰기 어려운 점은 불편으로 꼽았다. 여성 1인 여행객을 겨냥한 ‘안전+체험+장기체류’ 상품과 함께 외국인도 쉽게 생활형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일본 관광객은 부산 사람들의 친절함과 안전, 가까운 거리에서 즐길 수 있는 음식과 바다를 강점으로 받아들였다. 한 일본인 관광객은 가족 휴양지를 고르며 서울과 부산을 고민하다 해운대와 해산물의 매력에 끌려 부산을 선택했고 전체 만족도에 10점 만점을 줬다. 하지만 비짓부산패스, 관광통역 서비스 등은 “존재 자체를 몰랐다”고 답했다. 화장실의 비데·냄새·휴지 처리 방식에 대한 불편도 일본어권에서 반복됐다. 영어권 관광객에게는 부산이 서울보다 덜 관광지화돼 있다는 점이 매력이었다. 자연과 해안, 도시가 뒤섞인 부산의 분위기를 좋게 평가했다. 하지만 영어권은 관광 정보에서 가장 큰 공백을 보였다. 비짓부산패스 실제 이용자는 없었고, 구글맵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네이버맵으로 갈아타기도 했다. 이들은 가족·커플 여행 비중이 절반 이상인 만큼 여유로운 로컬 해양 도시 이미지를 앞세우면서 교통·패스·예약 등 여행에 필요한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는 전략이 효과적이다. 같은 부산을 여행해도 나라마다 필요한 것은 달랐다. 대만에는 ‘편리한 관광 상품과 이동’, 중국에는 ‘안전한 장기체류와 생활 편의’, 일본에는 ‘친절·안전을 살린 세밀한 정보 제공’, 영어권에는 ‘로컬 부산의 매력과 실용 관광 정보’가 각각 핵심 전략으로 꼽힌다. 외국인 방문객을 다시 찾는 ‘팬’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국가별 여행 행태와 정보 소비 방식까지 고려한 맞춤형 접근이 뒤따라야 한다.
[머물수록 ‘팬덤 도시’] SNS에서 정보 찾고 AI로 검증해 완성하는 여행 동선
외국인 관광객이 여행을 준비하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관광지를 찾는 것을 넘어 챗GPT와 딥시크 등 생성형 인공지능(AI)를 활용해 여행지를 추천받고 동선까지 짠다. SNS와 AI가 관광지를 선택하는 새로운 창구로 떠올랐다. 감천문화마을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은 샤오홍슈에서 부산 정보를 모아 만든 일정 초안을 딥시크에 넣어 동선을 최적화하고 관광지의 한국어 명칭까지 정리했다. 프랑스 관광객은 인스타그램에서 발견한 ‘꼭 가야 할 명소’를 챗GPT로 다시 확인해 일정을 짰다. SNS에서 정보를 찾고 AI로 검증·보완하는 새로운 여행 방식이다.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도 SNS를 활용해 외국인 관광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부산 관광 홍보 행사인 월드 크리에이터 페스티벌을 통해 국내외 크리에이터들이 부산의 관광·문화·일상을 직접 체험하고 콘텐츠로 제작해 전 세계에 알린다. 지난해 월드 크리에이터 페스티벌에는 국내외 88개 크리에이터 계정이 참여해 부산 관광 콘텐츠를 제작했다. 이는 총 2억 3000만 회 이상의 노출을 기록했다. 콘텐츠 노출 이후 약 3~6개월의 시차를 두고 외국인 관광객들의 관심이 실제 방문으로 이어지는 경향도 확인됐다. 올해는 크리에이터들이 연중 부산을 찾아 계절과 각자의 특성에 맞는 관광 콘텐츠를 제작한다. 관건은 온라인 관광 정보의 ‘쏠림’이다. SNS에서 이미 유명한 관광지는 콘텐츠가 반복적으로 생산되고 다시 검색·추천되지만, 온라인 정보가 상대적으로 적은 관광지는 여행객의 선택지에서 밀려난다. 관광객이 AI와 SNS로 직접 여행을 설계하는 시대에는 온라인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관광자원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보여주는지가 새로운 숙제다. 해운대·광안리뿐 아니라 원도심·영도·서부산 등 부산 곳곳의 관광 정보를 충분히 축적하고 확산해야 외국인의 여행 동선도 넓힐 수 있다. AI가 부산을 어떻게 이해하고 추천하는지를 관리하는 ‘AI 가시성’도 중요해진다. 글로벌도시관광진흥기구(TPO)는 관광혁신AI센터(T-TAC)를 통해 주요 관광 키워드의 AI 노출도와 생성 정보의 정확성 등을 진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강다은 TPO 사무총장은 “부산의 주요 관광 자산이 글로벌 AI 플랫폼에서 어떻게 표현되는지 진단하는 게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AI를 사용할 때 외국인 여행자가 주로 하는 질문과 언어별 추천 결과를 제대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해안부터 지리산까지’ 경남도 국제 관광투자 세일즈
경남도가 9일 창원컨벤션센터 컨벤션홀에서 ‘2026 경상남도 국제관광 투자유치설명회’(GITIC 2026)를 개최했다. 2024년 첫 개최 이후 격년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경남의 관광자원과 투자 잠재력을 국내외에 알리고, 관광개발 프로젝트와 실제 투자자를 연결하기 위해 마련됐다. 경남은 한려해상과 지리산 등 수려한 자연경관과 다채로운 문화·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사천·김해공항과 함께 가덕도신공항, 남부내륙철도(KTX), 진해신항 등 광역 교통망 확충도 진행 중이어서 관광투자 여건이 한층 개선될 전망이다. 이날 설명회에는 박완수 경남지사, 박준 경상남도의회 의장, 김태형 인베스트코리아 대표를 비롯해 싱가포르 GSBB호라이즌펀드, 베트남 FLC그룹,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소노인터내셔널 등 국내외 호텔·관광기업 및 투자기관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했다. 외국인 참석자는 20개국 40여 명으로, 2024년(10개국 31명)보다 참여 국가와 인원이 늘었다. 신석재 혜성어드바이저리 대표이사는 ‘경남 체류형 관광 활성화를 위한 관광개발 및 민간투자 유치전략’을 주제로 체류형 관광개발 방향과 민간투자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이어 경남투자청장이 관광투자환경을 소개하고,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실제 투자사례와 사업 경험을 공유했다. 박 지사는 도내 투자와 신규고용 창출에 기여한 경남 투자 우수기업 9곳에 표창장을 수여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경남도는 이번 설명회에서 국내외 투자자가 검토할 수 있는 투자 대상지 10곳을 남해안권과 지리산권으로 나누어 소개했다. 남해안권은 △남해 다이어트 보물섬(조도) △고성 자란도 △통영 폐조선소 부지 △하동 해양관광지 △거제 웰리브 호텔부지이며, 지리산권은 △합천 보조댐 관광지 △함양 백연유원지 △산청 신천리 대밭 △함안 옛 IC 부지 △창녕 부곡하와이다 행사장에서는 10개 시군이 홍보부스를 운영하며 대상지별 개발방향과 사업여건, 투자환경을 안내했다.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는 국내외 투자자와 해당 시군 간 1 대 1 투자상담을 진행해 사전 매칭 12건을 포함한 개별 투자협의를 이어갔다. 특히 경남의 관광비전과 투자환경을 알리는 데 중점을 뒀던 2024년 첫 행사와 달리, 올해는 홍보부스와 1 대 1 투자상담, 현장투어를 연계해 개별 프로젝트의 투자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데 무게를 뒀다. 박완수 지사는 환영사에서 “남해안 관광을 대한민국과 경남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려면 ‘접근성 개선, 규제 완화, 투자 유치’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도로·철도·항만 등 교통 인프라 확충과 투자 여건 개선을 통해 경남의 관광자원을 실제 사업으로 연결해야 한다”며 “국내외 투자자들이 경남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고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찾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도는 10~11일 사전 신청자 30여 명을 대상으로 투자 대상지 10곳을 직접 둘러보는 현장투어를 진행한다. 남해안권과 지리산권 2개 코스로 나누어 진행되며, 투자자들이 입지여건과 접근성, 주변 관광자원을 현장에서 확인하고 후속 투자협의를 이어갈 수 있도록 시군 담당자가 동행 안내할 예정이다.
진주 촉석루 남강 일원, 국가유산 ‘명승’ 지정 예고
경남 진주시 대표 관광자원인 ‘진주 촉석루 남강 일원’이 국가유산청으로부터 국가유산 명승으로 지정 예고됐다. 잔여 절차인 의견 수렴 과정이 남아 있긴 하지만 국가유산청이 대상지의 역사적·경관적 가치를 이미 검증한 만큼 사실상 최종 확정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남도는 9일 자로 ‘진주 촉석루 남강 일원’이 국가유산 명승으로 지정 예고됐다고 밝혔다. 국가유산청은 9일부터 30일간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국가유산위원회 지질명승조경분과 심의를 거쳐 ‘진주 촉석루 남강 일원’의 정식 명승 지정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국가지정유산 ‘명승’은 자연환경과 사회·경제·문화적 요인이 조화를 이루는 뛰어난 경관이나 생활 장소 중 보존 가치가 높은 곳을 국가유산청장이 지정하는 제도다. 의견 수렴 기간에 반대 의견이 나오지 않으면 명승으로 공식 지정된다. 진주 촉석루 남강 일원은 진주성과 촉석루, 의암, 의기사, 의암사적비를 비롯해 남강과 벼랑이 어우러진 복합 역사문화경관이다. 진주성이 자리한 구릉과 남강 북안의 자연 절벽, 유서 깊은 문화유산이 형성하는 뛰어난 경관미를 포괄한다. 고려·조선시대부터 산수 유람과 교유(서로 사귀어 놀거나 왕래함)·제영(명승을 소재로 시를 읊음)의 대상이 돼 왔다. 진주성은 남강 북안의 구릉과 자연절벽을 이용해 축조됐으며 임진왜란 당시 1·2차 진주성 전투가 벌어진 역사적 장소다. 당시 남강과 자연절벽은 천연의 방어지형으로 기능했다. 밀양 영남루, 평양 부벽루와 함께 ‘조선 3대 누각’으로 꼽히는 촉석루는 평시에는 남강의 경치를 즐기는 풍류 공간이자 과거시험 고사장으로, 전시에는 진주성의 남쪽 지휘소(남장대)로 활용됐다. 여기에 논개의 순국과 김시민·김천일·황진·최경회 장군 등의 항전 역사가 깃들어 있어 오랜 유람 문화 위에 순국의 역사가 중층적으로 축적된 공간으로 평가받는다. 역사적·학술적 사료가 풍부하다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륜의 ‘진주촉석루기’를 비롯해 이곡, 이색, 김일손, 정약용 등이 남긴 시문과 ‘조선왕조실록’, ‘어우야담’ 등 관련 기록이 다수 전해진다. 아울러 ‘진주성도’ 등 조선시대 회화부터 근대 사진, 관광엽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각 자료가 남아 있어 경관의 역사적 형성 과정을 통시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학술적 가치도 크다. 이번 명승 지정 예고는 단일 건축물 중심의 보존을 넘어 성곽과 벼랑, 강물과 누정이 이루는 ‘역사문화경관 전체의 종합적 가치’를 국가적으로 공인받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정영철 경남도 문화체육국장은 “진주 촉석루 남강 일원은 빼어난 자연경관과 유람 문화, 항전의 역사가 공존하는 보물 같은 곳”이라며 “의견 수렴과 심의 절차를 차질 없이 거쳐 최종 명승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향후 도민과 방문객이 함께 누리는 명품 역사문화경관으로 보존·활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8월 김해공항 국제선 승객 113만 명, 월 기준 역대 최다
지난달 김해공항 국제선 승객이 112만 7000여 명을 기록했다.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다. ‘부산 관광’의 인기가 계속되면서 대만 노선 등의 승객 증가가 이어진 결과다. 9일 한국공항공사의 항공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김해공항 국제선을 이용한 승객은 112만 7708명이다. 김해공항 국제선 승객은 지난해 12월 105만 1705명으로 처음 100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 1월엔 110만 9364명으로, 월간 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김해공항은 내국인의 해외 관광이 집중되는 겨울 방학 기간에 연중 최대 국제선 승객 수를 기록해 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 외국인의 부산 관광이 크게 인기를 끌면서 여름방학 기간인 지난 8월에 국제선 승객 월간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8월 김해공항 국내선 승객을 포함한 전체 승객은 지난 1월에 비해 4703명이 적은 165만 8391명이었다. 올들어 8월까지 국제선 누적 승객은 823만 947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6%가 늘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연간 김해공항 국제선 승객은 1300만 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해공항 국제선 승객 증가를 이끈 것은 일본과 대만 노선이다. 지난 8월 김해공항 국제선의 승객 점유율을 살펴보면 일본 노선이 전체의 39.6%를 차지했다. 대만 노선이 18.7%로 그 뒤를 이었고 베트남 노선 14.4%, 중국 노선 12.5%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타이베이 노선이 전체의 14.3%를 차지해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고 오사카 11.7%, 후쿠오카 11.1% 순이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대만 노선 승객이 전체 국제선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년 만에 6.9%포인트(P) 상승했다. 일본 노선 비율도 같은 기간 4.7%P 상승했다. 반면 베트남 노선의 비율은 7.2%P 하락했다.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에서도 중화권 관광객의 부산 방문 증가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관광공사 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 8월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213만여 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이 가운데 25.5%가 대만 관광객이었다. 중국인 관광객은 21.8%로 2위였고 일본인 관광객은 8.9%, 미국인 관광객은 7.5%, 홍콩 관광객은 3.7%였다. 대만, 중국, 홍콩 등 중화권 관광객이 51%로 부산 외국인 관광의 주류를 이룬 셈이다. 지난 8월 김해공항 국제선의 항공사별 점유율에서는 에어부산이 1위를 지켰으나 점유율 하락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에어부산의 국제선 승객은 27만 9635명으로 전체의 24.8%를 차지했다. 에어부산을 흡수합병하는 진에어가 15%의 점유율로 2위를 기록했고 제주항공(13.7%), 이스타항공(9.7%)이 뒤를 이었다. 에어부산은 지난해 8월과 비교해 점유율이 1.4%P 하락했다. 반면 이스타항공의 점유율은 5.9% 상승했다.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에 산업은행 등 금융공공기관 부산 이전 명시해야”
정부가 올해 4분기 제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부산 지역 시민단체가 한국산업은행을 비롯한 금융공공기관의 부산 이전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산업은행을 비롯한 금융공공기관의 부산 이전이 정부 이전 계획에 명시돼야 한다며, 부산시와 여야 정치권, 시민사회가 머리를 맞대 제2차 공공기관 이전이 부산의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부산경실련)은 9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4분기 발표 예정인 공공기관 이전 계획에 한국산업은행 등 금융공공기관의 부산 이전을 명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부산경실련은 정부가 지난 3일 중앙행정기관의 세종 이전과 109개 공공기관 통폐합 계획을 발표했지만, 지역사회의 관심이 집중된 제2차 공공기관 이전 방안은 4분기로 미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 등 금융공공기관이 실제 이전 대상에 포함될지가 2차 이전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경실련은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은 정부가 추진하는 ‘해양수도권’ 완성의 마지막 퍼즐이라고 강조했다. 해운기업과 관련 기관, 주무 부처 등이 부산에 집적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정책금융을 공급하는 핵심 금융기관까지 부산에 자리해야 현장 밀착형 금융 지원과 정책 추진의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부산의 선박·해양·파생금융 기능이 울산의 조선·에너지 산업, 경남의 조선산업 등 부울경 주력 산업과 결합할 경우 대규모 투자와 자금 공급을 뒷받침하고 동남권 초광역 경제권 구축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부산경실련은 “정부는 제2차 공공기관 이전의 원칙으로 ‘수도권 잔류 최소화’와 ‘연관 기능 집적 배치’를 제시했다”며 “부산은 이미 한국거래소를 비롯해 1차 이전 당시 금융공공기관이 집적돼 있고 문현금융단지와 부산국제금융센터(BIFC)라는 국제금융중심지 기반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기에 정책금융의 핵심인 산업은행이 더해져야 정부의 이전 원칙에 부합하면서 제2차 공공기관 이전의 성과도 극대화할 수 있다”고 했다. 부산에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등 금융공공기관, 문현금융단지와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등 금융산업 기반이 이미 형성돼 있어 정책금융기관까지 이전할 경우 금융중심지 기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산시와 여야 정치권, 지역사회의 공동 대응도 주문했다. 부산경실련은 “지난 3일 정부 발표로 2차 공공기관 이전이 초읽기에 들어갔고 현재 어느 기관이 어느 지역으로 이전할지 여전히 불확실하다”며 "부산이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 이전을 주요 과제로 추진해 온 만큼 정부와 정치권을 상대로 한 설득 작업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부산시와 여야 정치권, 시민사회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제2차 공공기관 이전이 부산의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부산경실련은 “이름뿐인 금융중심지가 아닌 실질적인 금융중심지가 되고, 해양수도권 전략이 반쪽짜리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이 꼭 필요하다”며 “정부는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는 점을 명심하고, 균형발전을 위한 원칙을 금융공공기관에도 예외 없이 적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산 사하을 새 당협위원장 누가 맡을까
국민의힘이 부산 사하을 조직책 선정에 속도를 내면서 지역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임 조경태 의원의 후임 당협위원장 자리를 누가 맡느냐에 따라 차기 총선 공천 경쟁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이르면 10일 조직강화특위를 열어 사하을을 사고당협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사고당협으로 지정되면 새 조직위원장 선정을 위한 공모 절차에 들어간다. 기존 당협위원장 직선제를 일시 보류한 국민의힘은 이번 사고당협 조직위원장 선정을 대상으로 당원 투표를 시범 실시할 방침이다. 다만 순수한 의미의 당원 직선제와는 차이가 있다. 조강특위는 먼저 신청자의 자격을 심사한다. 유자격 신청자가 2명 이상일 경우 당원 투표를 실시하고, 해당행위 등에 대해서는 감점도 적용한다. 조강특위 심사를 통해 자질이나 자격에 문제가 있는 신청자를 사전에 걸러내겠다는 취지다. 당 관계자는 “경우에 따라 조강특위에서 1명을 단수 추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사하을 조직위원장 후보로는 정호윤 전 대통령실 비서관, 경윤호 전 부산시장 정무특보, 조정화 전 사하구청장, 이복조 부산시의장 비서실장, 김척수 전 사하갑 당협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동아고 출신의 정호윤 전 비서관은 친윤(친윤석열)·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된다. 혜광고 출신인 경윤호 전 특보는 박형준 전 부산시장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정화 전 구청장은 지역 내 인지도가 강점으로 꼽힌다. 김척수 전 위원장은 주로 사하갑에서 활동해온 점이 약점으로 거론된다. 이복조 비서실장은 지역 인맥이 강점이지만 중앙당과의 연결고리는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하을 조직위원장은 향후 당협위원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차기 총선 공천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된다.
김승원 겨눈 野, 한동훈 때린 與…첫 대정부질문서 격돌
9일 열린 정기국회 첫 대정부질문의 최대 쟁점은 역시 ‘8·30 개각’이었다. 야당 의원들은 김승원 법무부·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각종 의혹을 재차 거론하며 지명 철회를 요구했고, 여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 관련 녹취를 연일 공개하는 무소속 한동훈 의원의 ‘출처’를 공격하며 방어막을 쳤다. 국민의힘 윤재옥 의원은 이날 한성숙 국무총리에게 “이번 개각을 보면 전형적인 ‘내 편 인사’라는 지적이 많다. 공정이라는 잣대를 보면 헛다리 개각”이라며 “지금이라도 대통령에게 건의해서 정리하고 새로운 인물을 추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용 후보자에 대해서는 특히 청년들이 혀를 차고 있다. 자기 세대로부터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불공정의 아이콘이 된 인물을 왜 끝까지 고집하느냐”고 지적하면서 김 후보자에 대해서도 “개미 투자자들이 피눈물을 흘린다. 본인이 뭐라고 설명하든 주가조작의 뇌관이 됐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나경원 의원 역시 한 총리에게 “(김 후보자가 신약 로비 의혹으로) 기소유예 처분 받은 거 알았나. 몰랐나. 기소유예는 혐의는 있는데 정상을 참작해서 공소제기를 안하는 것”이라며 “김 후보자 제청할 때 불기소 이유서 읽어봤나. 제청권을 어떻게 행사하는 것이냐”고 쏘아붙였다. 이어 “결국 이 사건은 주가 조작에 문제가 있다. 180억원의 이득을 본 사람들이 있고 3만 명의 피해자가 있다”며 전면 재수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한 총리는 “청와대 인사 라인과 협의해 세부적인 내용을 들었고, 저 역시 (두 후보자가)유능한 분들이라고 생각해 제청했다”면서 “후보자들도 청문회를 통해서 소명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동훈 의원이 김 후보자의 기소 계획서와 수사 기록, 녹취록까지 잇따라 공개하고 있다”며 “수사 검사와 지휘부가 아니면 알기 어려운 내부 사례가 공익 제보로 포장돼 이재명 정부의 개각을 흔드는 정치 공세에 동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공개 수사 자료를 유출해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면 공무상 비밀누설죄와 피의사실 공표죄에 해당한다”며 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같은 당 전용기 의원 역시 “검찰이 내부 수사 자료를 특정 정치인에게 갖다 바치면서 검찰 출신 국회의원의 정치 생명을 연장해주는 정치스폰서가 돼선 안 될 것”이라며 “범죄 혐의가 확인되면 수사하고, 구조적인 수사 자료 상납이 드러난다면 특검을 통해서라도 끝까지 밝혀야 된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가세했다.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 겸 차관은 이들 여당 의원의 질의에 “일선 수사를 담당했던 수사팀과 소속청, 이를 지휘하는 대검찰청 수사라인이 이런 보고서를 열람할 수 있는 당사자다. 어느 정도 특정이 되어있는 상태”라며 “수사 자료 제공은 공무상 비밀누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해 범죄를 구성하게 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15세 학생들 ‘읽기 능력’ 큰 폭 하락
우리나라 중학교 3학년에서 고등학교 1학년에 해당하는 만 15세 학생들의 읽기 능력이 3년 사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매체 활용의 보편화와 숏폼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 급증이 학생들의 문해력에 주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공통 현상이다. 9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발표한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 2025’ 결과에 따르면 한국 학생들의 읽기 영역 평균 점수는 501점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 평가인 2022년 조사(515점)보다 14점이나 하락한 수치다. 전체 참여 91개국 중 한국의 읽기 영역 국가 순위도 2022년 2~12위에서 2025년 3~13위로 내려앉았다. 이러한 읽기 능력 저하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체 국가 중 읽기에서 527점을 얻어 2위를 기록한 중국(베이징·상하이·장쑤성·저장성)에 이어 1위를 차지한 싱가포르 역시 이번 조사에서 평균 535점을 기록해 3년 전보다 점수가 하락했다. 교육부는 이번 평가 결과와 관련해 학생들이 글을 제대로 읽고 비판적으로 생각하며 소통하는 문해력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양산선 이달 모든 공사 사실상 마무리…12월 개통 초읽기
부산과 경남 양산을 연결하는 양산도시철도(양산선)가 개통을 앞두고 마지막 절차인 ‘영업 시운전’에 들어간 데 이어 이달 중 ‘시스템 엔지니어링’(SE)을 포함한 모든 공사가 사실상 마무리된다. 이에 따라 오는 12월 개통을 위한 막바지 준비에 속도가 붙고 있다. 9일 양산시 등에 따르면, 양산시는 원활한 공사를 위해 양산선 전체 구간을 4개 공구로 나눠 공사를 진행했다. 1공구는 부산 노포역~양산 사송택지지구 4.388km, 2공구는 사송택지지구~다방동 3.454km, 3공구는 다방동~북부동 양산종합운동장역 1.793km, 4공구는 양산종합운동장~북정동 배수펌프장 1.796km 구간이다. 1·3공구는 설계부터 시공까지 함께하는 턴키방식으로 2018년 3월 기공식과 동시에 공사에 들어갔다. 2·4공구는 기타공사로 사업비 확보가 늦어지면서 각각 2019년과 7월과 2019년 3월 착공했다. 1·3공구보다 1년 늦게 공사에 들어간 4공구가 2024년 12월 4개 공구 중 가장 먼저 공사를 마쳤다. 이어 지난해 9월 2공구, 같은 해 12월 1공구 공사도 잇따라 마무리됐다. 현재 남은 공사는 3공구와 SE다. 턴키방식으로 진행된 3공구는 지난달 말 기준 공정이 99.8%에 달한다. SE는 차량 신호를 비롯해 전기·통신·궤도 등 도시철도 하부 시스템을 구축하는 공사다. 이들 공사도 이달 중에 사실상 마무리될 예정이다. 3공구 공사가 늦어진 것은 양산시청역과 양산시청·시의회 연결 통로 공사가 지난해 6월 뒤늦게 양산선 공사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같은 해 8월 공사에 착수한 연결통로의 준공 시점이 11월로 예정되면서 3공구의 전체 공정도 늦어졌다. SE 공사 역시 2024년 실시설계를 거쳐 지난해 4월 양산선 전체 공사 중 가장 늦게 착공하면서 이달까지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양산선의 모든 공사가 이달 중 사실상 마무리되는 데다 지난 5일부터 11월 3일까지 개통을 위한 마지막 절차인 ‘영업 시운전’도 진행되면서 ‘개통 초읽기’에 들어갔다. 영업 시운전은 철도종합시험운행의 마지막 단계로, 실제 개통 이후와 같은 조건에서 열차 운행과 역사 운영 전반의 안정성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이번 시운전에서는 운전과 영업 2개 분야 총 40개 항목을 중점적으로 점검하게 된다. 양산시는 영업 시운전이 끝나면 시운전 결과에 따른 개선 사항과 이행 여부를 확인한 뒤 12월 양산선을 개통할 예정이다. 양산선은 부산도시철도 1호선 노포역과 양산 북정역을 잇는 총연장 11.431km로, 모두 7개 역사가 들어선다. 양산시 관계자는 “양산선 4개 공구 중 3개 공구의 공사는 완료됐고, 나머지 3공구와 SE 공사도 이달 중에 마무리될 예정”이라며 “영업 시운전과 후속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해 12월 양산선을 개통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지역 학생 100명 중 3명 “학교 폭력 당한 적 있다”
부산 지역 초중고교생 100명 중 3명꼴로 학교 폭력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언어 폭력과 집단 따돌림의 비중이 커 일상적인 언어 습관과 또래 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조기에 발견하는 교육적 예방 활동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시교육청은 16개 시도교육청이 공동으로 벌인 ‘2026년 1차 학교 폭력 실태조사(전수조사)’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 위탁해 지난 4월 14일부터 5월 13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산 지역 학생들의 학교 폭력 피해 응답률은 2.9%로 전국 평균과 동일한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연도별 추이를 보면 지속적인 증가세가 확인된다. 2022년 1.7%였던 피해 응답률은 2023년 1.9%, 2024년 2.1%, 2025년 2.6%를 기록하며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의 피해 응답률이 6.2%로 전국 평균(5.7%)보다 0.5%포인트(P) 높았다. 반면 중학교는 2.1%로 전국 평균(2.3%) 대비 0.2%포인트, 고등학교는 0.7%로 전국 평균(0.8%) 대비 0.1%포인트 낮게 집계됐다. 시교육청은 초등학생의 경우 또래 간 장난이나 단순 갈등도 학교 폭력으로 민감하게 인식하는 경향이 통계에 반영된 것으로 보고, 발달 특성을 고려한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학생들이 겪은 학교 폭력의 상당수는 ‘언어 폭력’이었다. 피해 유형을 조사한 결과 언어 폭력이 37.1%로 가장 비중이 컸으며, 집단 따돌림(16.3%), 신체 폭력(15.9%), 금품 갈취(6.6%), 강요(6.5%), 사이버 폭력(6.3%) 순으로 뒤를 이었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언어 폭력과 집단 따돌림이 전체 피해 유형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은, 일상생활과 밀접한 또래 관계 속 갈등에 대한 적극적인 조기 개입이 필수적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피해가 발생하는 장소는 70.6%가 학교 안인 것으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는 교실 안(28.0%), 복도(16.9%), 운동장(10.3%) 등 학생들의 주요 생활 반경에서 폭력이 이뤄졌다. 피해 발생 시간대 역시 쉬는 시간(29.6%), 점심 시간(22.3%), 하교 시간 이후(13.5%)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만취 손님 노린 ‘가짜 양주 조직’… 조직원엔 가혹행위도
부산 서면 일대 유흥 주점에서 만취한 손님에게 가짜 양주를 판매해 장부상 수십억 원대 매출을 올린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붙잡혔다. 총책과 실장들은 판매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거나 내부 규율을 어긴 하부 조직원들에게 가혹행위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장 가운데 1명은 조직폭력배 출신이었다. 부산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서면 일대 유흥 주점 5곳을 거점으로 가짜 양주를 만들고 판매하기 위해 범죄 단체를 결성한 혐의(특수상해·사기 등)로 총책 등 61명을 검거해 1명을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은 또 해외로 도피한 총책과 실장 2명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를 하고, 이들에게 도피 자금 2억 원을 제공하려 한 조직원도 추가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2년 4월께부터 해당 주점에서 총책과 실장, 마담, 웨이터, 호객꾼 등으로 역할을 나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호객꾼이 만취한 손님을 주점으로 데리고 오면 선결제를 유도했다. 이어 손님이 만취해 잠들면 미리 알아낸 휴대전화 패턴이나 비밀번호를 이용해 부풀린 술값을 몰래 이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손님이 먹다 남긴 양주를 한 병에 모으고 부족한 양은 홍차 등을 섞어 새 제품처럼 둔갑시켰다. 이후 손님 앞에서 뚜껑을 새로 따는 것처럼 연출해 가짜 양주라는 사실을 숨겼다. 범행을 알고 있던 업소 소속 여성 접객원 등은 손님의 흥을 돋우며 가짜 양주를 계속 마시도록 유도해 잠들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압수한 장부 12권을 분석해 이들이 약 1년 6개월 동안 35억 원 상당의 가짜 양주를 판매한 내역을 확인했다. 경찰이 파악한 피해자는 1000여 명으로, 이 가운데 58명의 피해 진술을 확보해 약 1억 원의 피해액을 확인했다. 유흥업소 출입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꺼려 피해 진술을 하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총책과 실장들은 하부 조직원을 통제하기 위해 가혹행위를 일삼았다. 조직원들에게 역할별 판매·영업 할당량을 부과했으며, 일부에게는 평일 15만 원, 주말 20만 원 상당의 할당량을 정했다. 목표치를 채우지 못하거나 내부 규율을 어기면 영업이 끝난 당일 새벽이나 아침에 곧바로 가혹행위가 이어졌다. 조직원을 고온의 사우나실에 감금하거나 헬스장에서 강제로 운동을 시킨 게 대표적인 수법이다. 또 야구방망이로 폭행하는가 하면 자해를 지시하고, 겨울철 바닷물이나 얼음물에 들어가도록 강요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의 실체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한 하부 조직원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총책과 실장들은 조직원들의 휴대전화를 불시에 검사하다 경찰 신고 사실을 알아챘고, 이후 신고에 관여한 조직원들을 여러 장소에 감금했다. 경찰은 감금 사실을 파악한 뒤 해당 장소에 출동해 조직원들을 구출하고 범죄 가담자들을 차례로 검거했다. 부산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 이승주 계장은 “이번 사건은 남성 취객이 쉽게 기억하지 못한다는 점과 유흥업소 출입 사실을 밝히기 꺼린다는 점을 악용한 조직적인 사기 범행”이라며 “국민의 일상생활을 침해하는 조직적 사기 범죄에 대해 앞으로도 무관용으로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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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북극항로 컨테이너선 시범운항에 나선 ‘팬스타 아크로’호가 31일 북극해역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우키시마호 비극’ 온라인 추모기록관 열었다
생존자 증언, 유족의 사무친 한, 놓쳐버린 기록들…. 78년 전 해방 귀국선 우키시마호 참사 기록을 집대성한 온라인 추모관이 문을 열었다. 파편적으로 남은 ‘그날의 기억’과 새로 확인된 사료를 한데 모은 첫 온라인 페이지다. 우키시마호 사건을 알려 추모 분위기를 확산시키고, 앞으로 오프라인 추모 공간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일보〉는 9일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만든 인터랙티브 페이지 ‘우키시마호 마지막 항해’(ukishima.busan.com)를 공개했다. 페이지에는 올 초부터 수개월간 진행한 취재진의 우키시마호 취재 기록과 결과물을 담았다. 비극의 증언록, 생존자 개인기록부, 사무친 유족의 한, 놓쳐버린 기록, 추모의 배 등 총 5개 세부 추모관으로 나뉜다. 모바일로도 동일한 콘텐츠가 제공된다. ‘비극의 증언록’은 두 달간 서울, 인천, 대구, 경남, 전남, 충남 등 전국 곳곳을 돌며 생존자를 찾는 과정을 보여준다. 취재진이 수소문 끝에 찾은 생존자 이순연(87)·전영택(95)·이재필(81) 씨의 생생한 증언도 기록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우키시마호 사건 피해자들의 이야기는 ‘생존자 개인기록부’에서 볼 수 있다. 해당 페이지에서는 28년 전 우키시마호폭침진상규명회가 작성했던 생존자 80명의 기록부와 증언록을 일일이 첨부해 고인을 추모한다. ‘사무친 유족의 한’에는 12명의 피해자 유가족의 가슴 아픈 이야기와 그들의 마지막 바람을 담았다. 고인의 이름과 출생, 사망 연도가 적힌 위패를 누르면 영상과 사진, 기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놓쳐버린 기록’에서는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우키시마호 희생자 명단 원본을 비롯해 침몰한 우키시마호 모습, 선실에 널브러진 희생자 유해 등의 실제 사진을 보여준다. 우키시마호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자 유족과 시민단체가 지난 30년간 애쓴 모습과 한일 추모 활동도 담겼다. 마지막 ‘추모의 배’는 방문자가 직접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추모 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 곳이다. 해방 귀국선 우키시마호는 1945년 8월 24일 일본 마이즈루 앞바다에서 의문의 폭발로 침몰했다. 한국인 강제징용자와 가족 8000명이 귀향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수장된 비극적 참사였지만 여태 유해 봉환이나 진상 규명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교과서에도 사건이 등재되지 않았고, 추모 공간도 턱없이 부족해 국민의 머릿속에서 잊혀졌다. 다행히 행정안전부가 올해부터 유해 봉환 절차를 밟는 등 사건은 해결 국면에 돌입했다. 우키시마호의 당초 목적지였던 부산항 1부두에 추모 공간을 조성하자는 목소리도 커진다. 동북아평화·우키시마호희생자추모협회 김영주 회장은 “온라인 추모관은 우키시마호 사건을 잘 알지 못하는 젊은 층을 비롯해 모든 세대가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이라며 “사건 해결에 대한 국민적 공감이 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부산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사건, 랜드마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홈페이지(www.busan-pedia.com·사진)가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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