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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폭행에 원정 성매매, 진흙탕 싸움 벌이는 울산시장 선거전
울산은 대한민국 산업수도다. 1962년 국내 최초의 특정공업지구 지정을 시작으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전진기지로 자리매김하면서 국가 경제 발전을 견인했다. 현재도 울산은 현대자동차와 HD현대중공업 등 국가 경제의 초석인 글로벌 수출 기업들이 대거 포진했다. 울산은 특히 SK와 글로벌 빅테크 아마존이 함께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건립에 나서는 등 AI 수도로 발돋움하고 있다. 따라서 차기 울산시장은 지역은 물론 국가 경제의 미래를 좌우할 리더십을 요구받는다. 하지만 현재까지 진행된 울산시장 선거전 양상은 상당히 우려스럽다. 네거티브 공방 등이 난무하는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상욱 울산시장 후보는 ‘필리핀 원정 성매매’ 의혹에 휩싸였다. 김 후보는 가로세로연구소의 주장에 대해 분명한 허위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지만 논란은 갈수록 불거지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은 “도덕적 흠결로 가득 찬 후보를 내세운 건 선거 모독”이라며 파상 공세를 퍼붓고 있다. 재선을 노리는 국힘 김두겸 울산시장 후보는 유세 현장에서 취재진을 폭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후보 측은 “얼굴을 향해 카메라를 들이대며 무리한 취재를 강행했다”며 “신체적 위협을 막기 위한 본능적인 방어적 손짓”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조국혁신당 등은 “심각한 도덕성 결핍을 보여준다”고 비판하고 있다.
후보 등록 직전까지 울산시정을 이끈 김두겸 후보와 지역구 국회의원이었던 김상욱 후보의 맞대결은 당초 모범적인 정책 선거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양측 모두 울산 현안 등 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치열한 정책 대결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더욱이 선거 초반 출정식에서 김상욱 후보는 통합과 실용, 유능한 지방정부를, 김두겸 후보는 새로 만드는 위대한 울산의 완성을 각각 기치로 내걸면서 시민들의 열망에 부응하는 듯했다. 하지만 선거를 10일 남겨둔 현재 양 후보 측의 행태는 무척 실망스럽다. 선거 후반전으로 갈수록 진영 논리를 앞세운 세 결집에 더 치중하는 것도 좋은 모양새로 비춰지지 않는다.
울산은 부자도시로 꼽히지만 지역 경제 상황은 암울하다. 주력이었던 중화학 산업의 몰락 등으로 도심엔 임대 매물이 넘쳐나고 있는 상황이다. 수도권 일극주의로 인한 인구 유출 가속화, 양극화된 노동자 임금 체계로 인한 불만 팽배 등은 도시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 차기 울산시장은 이런 불안 요인을 해소하고 산업 구조 전환과 고도화 등의 현안을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AI 데이터센터 등 신산업을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연결, 청년들이 떠나지 않는 활력 넘치는 도시를 만드는 것도 중요한 소임이다. 여야 울산시장 후보들이 상호 비방을 멈추고 지역을 도약시킬 공약과 정책으로 정정당당하게 경쟁하길 촉구한다.
2026-05-25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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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BTS 6월 콘서트, 부산의 도시 품격 보여주는 계기 돼야
6월 12일부터 이틀간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리는 BTS(방탄소년단) 공연은 지난 3월 서울 광화문 공연에 이어 세계의 이목이 쏠린 대형 문화 이벤트다. 세계인이 부산이라는 도시를 바라보게 만드는 무대이자 도시의 품격과 시민의식을 시험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한데 공연을 앞두고 일부 숙박업소가 평소보다 많게는 10배 가까이 숙박료를 올려 받고 있다는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행정당국이 단속에 나섰지만 온라인 예약 사이트에는 곳곳에서 여전히 상식을 벗어난 가격이 등장한다. 도시 전체가 손님맞이에 나서도 부족할 시점에 일부 업소의 탐욕과 이기심이 글로벌 관광도시 부산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부산 서면의 한 호텔은 평소 16만 원 수준이던 객실 가격을 공연 당일 74만 원대로 올렸고, 또 다른 숙박업소 역시 5만 원대 객실을 50만 원이 넘는 가격에 내놨다. 순간의 욕심이 지역 관광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바가지요금에 일부 팬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최소 비용으로 체류하고 올 거다” 등의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공연을 보러 오는 관광객이 지역 소비를 줄이겠다는 의미다. 공연장을 찾은 외국인들에게 부산은 곧 한국의 얼굴이다. 도시 풍경과 시민의식, 상인의 태도 하나하나가 한국에 대한 깊은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그들에게 터무니없는 숙박료를 요구하는 것은 결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당장 이를 막을 뾰족한 수가 없다는 점이다. 부산시는 현장 점검과 대체 숙소 마련 등 대책을 내놓았지만, 숙박요금을 직접 조정할 법적 권한은 없다. 정부가 지난 2월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발표한 바가지요금 근절 대책 역시 관련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아 현장에선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정책은 나왔지만 현실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역사회의 자정 노력이다. 범어사 등 불교계는 템플스테이를 제공하고, 아르피나는 기존 요금을 유지하는 착한 요금 정책을 내걸었다. 일부 업소의 이기심이 도시 이미지를 훼손하는 사이, 종교계와 공공부문이 오히려 부산의 체면을 지키고 있는 모습이다.
BTS 공연 효과는 이미 세계적으로 입증됐다. 공연 한 번으로 항공과 숙박 등 소비가 급증하고 도시 브랜드 가치까지 끌어올리는 이른바 ‘BTS 노믹스’는 이제 국가적 관심사가 됐다. 최근 멕시코에서는 대통령까지 나서서 공연 연장에 관심을 보였을 정도다. 이번 공연은 부산으로선 좀처럼 얻기 어려운 기회다. 부산은 사계절 내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글로벌 관광도시를 목표로 오랜 시간 공을 들여왔다. 외국 관광객과 BTS 팬들에게 부산이 아름다운 항구도시로 기억될지, 숙박료 폭탄 도시로 남을지는 결국 우리 선택에 달렸다. 어렵게 쌓은 도시 브랜드는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이번 공연이 부산의 도시 품격을 세계에 제대로 보여주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2026-05-25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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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부산 국제회의 세계 40위권 도약, 가덕신공항 시급한 이유
부산이 국제컨벤션협회(ICCA)가 발표하는 국제회의 개최 도시 순위에서 세계 40위권에 처음 진입한 것은 마이스(MICE) 도시로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 준 것이다. ICCA는 국제회의 개최 건수와 수준을 평가해 도시 경쟁력을 가늠하는 글로벌 MICE 산업 기관이다. 부산은 지난해 ICCA 발표에서 88위였는데 올해 49위로 무려 39계단이나 뛰어올랐고, 아시아 12위, 국내 2위를 차지했다. 상위권 도시 대부분이 국가 수도이면서 글로벌 허브공항을 갖췄다는 점에서 부산이 받아 든 성적표의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가덕신공항 개항 이전부터 도시 위상과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점은 향후 질적 도약 가능성을 보여 준다.
ICCA 순위는 단순한 행사 건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최소 3개국 이상 순회하고, 국제기구가 주관하는 등록 회의만 인정된다. 부산 순위가 큰 폭으로 상승한 이유는 MICE 도시에 요구되는 신뢰와 운영 역량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2005년 APEC 정상회의를 비롯한 대형 국제행사 경험이 축적됐고, 벡스코를 중심으로 한 전시·컨벤션 기반도 꾸준히 성장해 왔다. 여기에 호텔·관광·운송·기획업체가 결합한 마이스 얼라이언스가 산업 생태계를 형성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벡스코 개장 초기 30여 곳에 불과하던 관련 기업이 260여 곳까지 증가한 점에서 부산 마이스 산업의 외형과 역량이 비약적으로 성장한 것을 알 수 있다.
부산이 MICE 도시로서 국제적인 인정을 받은 성과는 환영하되, 한계와 과제도 냉정하게 직시해야 한다. 세계 40위권 도시 상당수는 글로벌 허브공항을 갖춘 수도다. 세계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아시아 도시 중 싱가포르(5위)와 서울(9위), 도쿄(10위)가 대표적이다. 이들에 비하면 부산은 장거리 국제노선이 부족하고 국제 접근성도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가덕신공항의 적기 개항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제회의 산업은 결국 사람의 이동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또 신공항 개항 이후에도 장거리 노선 확대와 도심 연계 교통망 구축, 숙박 수용 능력 확충, MICE 전문 인력 양성, 체류형 관광 전략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국제회의 유치는 도시 브랜드와 지역 경제를 동시에 키울 수 있는 전략 산업이다. 부산시는 벡스코 확충과 권역별 회의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야 한다. 동시에 인공지능(AI)·디지털 전환·데이터 산업을 비롯해 해양·금융·영화·기후·스마트 항만·의료 같은 부산형 의제를 국제회의와 결합하는 특화 전략도 마련해야 한다. 국제회의 개최 도시 세계 40위권 진입은 가덕신공항 시대의 가능성을 보여 준 신호다. 부산은 이제 국제회의 건수 경쟁을 넘어 도시 경쟁력의 질을 높여야 한다. 가덕신공항과 교통·관광·문화 인프라, 산업 콘텐츠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동북아 대표 마이스 도시라는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
2026-05-22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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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HMM 유조선 호르무즈 탈출, 남은 선박 귀환에도 총력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여파로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한국 선박 가운데 한 척이 개전 뒤 처음으로 무사히 빠져나왔다. 해협 봉쇄 이후 80일 만이다. 호르무즈 해협엔 아직도 25척의 한국 선박이 남아있다. 체류 중인 우리 선원도 116명에 달한다. 이란 전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협상으로 소강상태를 보이지만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가 추가 공습 주장을 굽히지 않는 등 불확실성은 커져만 가는 상황이다. 더욱이 이달 초엔 우리 선박인 나무호가 불상의 비행체 2기로부터 연쇄 피격을 당해 자칫 침몰할 뻔한 아찔한 상황까지 발생했다. 이런 와중에 한 척이라도 무사하게 안전지대로 진입한 것은 무척 다행스럽다.
부산으로 본사를 이전하는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이 운용하는 30만 톤 급 초대형 원유운반선 유니버설 위너호가 지난 20일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왔다. 한화오션에서 건조해 2019년 HMM에 인도한 유니버설 위너호는 다음 달 10일 국내 하루 소비량에 육박하는 원유 200만 배럴을 싣고 울산항에 입항할 예정이다. 한국인 선원 9명과 외국인 선원 12명이 탑승한 이 선박은 한국 정부와 이란 당국 간 협의를 통해 별도 비용 지불 없이 통행 허가를 받았다. 지난 4일 HMM의 벌크선 나무호가 피격되면서 극도로 경직된 한국과 이란 관계가 돌파구를 찾아 결실을 낸 것은 무척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에 억류된 우리 선박의 선원들은 긴장감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더욱이 이들은 나무호 사건 이후에도 안전을 확약받지 못한 채 해협 통과를 위해 대기 중이다. 외교부는 유니버설 위너호의 해협 통과를 계기로 남은 우리 선박들의 안전과 통항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속도다. 정부는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억류 선원과 선박의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이란 측의 확답을 받아내야 한다. 하선 없이 현지에서 묵묵히 임무를 수행 중인 한국 선원들의 피로도가 한계에 달한 만큼 특사 추가 파견 등 외교채널을 총동원해 이 문제를 최대한 빨리 매듭지어야 한다.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 선박을 선정하면서 선원 수와 한국 도착 화물 여부를 기준으로 삼았다. 이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에 남은 중소선사 선원들은 향후 구출 선순위에서 뒤로 밀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억류 25척 가운데 10척은 중소 해운사 8곳 소속이다. 중소선사 선박은 2만t 이하라서 탑승 선원 수도 대형 선박보다 상대적으로 적고 도착지도 한국이 아닌 경우가 많다. 특히 중소선사들은 장기 억류로 도산 위기 등에 내몰릴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정부는 이란과 향후 협상으로 통행 순위를 정할 경우 이런 점을 적극 고려하길 바란다. 지금은 남아있는 한국 선박과 선원의 무사 귀환을 위한 총력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2026-05-22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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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선 공식 선거운동 돌입, 부울경 미래 위한 정책 대결을
오늘부터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됐다.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한 후보자들은 내달 2일까지 13일 동안 차량을 이용한 거리 유세, 대담, 신문·방송 광고, 현수막 게시, 선거 공보물 발송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유권자에게 다가갈 수 있다. 전국 곳곳에 선거 벽보가 붙으면서 세 대결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부산·울산·경남에선 부산시장, 울산시장, 경남지사 등 광역단체장을 비롯해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교육감 후보들이 유권자의 표심을 잡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향후 4년간 부울경의 미래를 설계하고 책임질 지역 일꾼을 뽑는 축제의 장이 드디어 열린 것이다.
전국적인 관심이 집중된 부산시장 선거의 후보자들은 이날 시민 밀착형 유세에 나선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는 “부산이 침체한 상황에서 성과 없는 시정을 혁신하겠다”는 시정 심판론과 함께 “해양수도를 완성해 부산 대전환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는 “민주주의 방파제 역할을 해 온 부산이 이재명 정권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힘을 모아주시길 바란다”며 “보수 대통합을 넘어 시민 대통합을 완성해 기필코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김상욱, 국힘 김두겸 울산시장 후보와 민주당 김경수, 국힘 박완수 경남지사 후보 등도 슬로건을 내세워 표심 호소에 나선다. 부울경(PK) 수성과 탈환을 위한 여야의 총력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PK 선거 열기가 극과 극으로 나뉘고 있다는 점이다.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부산시장 선거가 과열 양상을 보이는 반면, 부산시교육감 선거는 ‘깜깜이 선거’로 흐르고 있다. 김석준, 정승윤, 최윤홍 후보가 나서 지난해 재선거와 똑같은 인물 구도가 형성된 데다, 모두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어 유권자들의 피로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울산 정치권도 후보 단일화 진통을 겪고 있다. 국힘 김두겸 후보와 무소속 박맹우 후보의 울산시장 후보 단일화를 두고 보수 진영에선 압박과 폭로전이 이어졌다. 진보 진영에선 민주당과 진보당의 단일화 룰을 둘러싼 파열음이 터져 나왔다. 이런 모습들이 유권자들의 냉소와 무관심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공식 선거운동 이전까지 이번 지방선거는 지역의 미래 비전을 놓고 벌이는 경쟁보다는 진영 간의 대리전과 단일화 등 정치공학만 난무했다. 정작 중요한 지역은 사라지고 거대 양당의 대결 구도만 도드라진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생활 정치의 근간인 지방선거에서 부울경 주민의 삶과 미래를 위한 명확한 비전과 정책 대결로 나아가야 한다. 부울경은 인구 감소, 산업 기반 약화를 겪고 있어 신성장 산업 동력 확보와 혁신적인 교육 정책이 무엇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후보자들은 지역을 살릴 비전과 현실성을 갖춘 공약, 정책을 앞세워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할 것이다.
2026-05-21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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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삼성전자 노사 성과급 갈등, 국가 경제 미칠 충격이 걱정
슈퍼 사이클 도래로 역대 최대 호황을 맞았다는 국내 반도체산업이 그에 따른 양지의 따스함보다는 이면에 도사린 거대한 음지의 기운이 더 두드러지는 암울한 국면을 맞았다. 국내 대표 반도체기업인 삼성전자의 성과급 배분을 놓고 노사가 벌이는 첨예한 갈등의 끝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노조는 앞으로도 타결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당장 21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다는 강경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의 파업은 노조와 회사만 당사자일 수 없는 문제다. 공식 조정 절차가 아닌 '자율 협상'의 모양새를 취했지만 고용노동부 장관이 직접 20일 오후 삼성전자 노사를 임금 협상 테이블로 모은 건 그 때문이다.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20일 사측과의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예정대로 21일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사후 조정을 벌인 사흘 동안 중앙노동위원회가 제시한 조정안에 노조가 동의했으나 사측이 끝내 거부했다는 게 노조가 밝힌 이유였다. 당초 협상 쟁점은 성과급 규모에 초점이 맞춰졌으나 조정 과정에서 적자 사업부 보상을 놓고 노사 간 의견 차이가 컸다는 후문이다. 삼성전자 측은 성과에 대한 보상인 성과급을 적자 사업부에까지 보장할 경우 사업의 근간이 흔들린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진다. 노사는 이번 협상 내용이 국내 산업계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양보의 끈을 서로 놓아버린 듯하다.
삼성전자 노사 협상 결렬 소식이 알려지자 당장 청와대가 긴급히 움직이고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영업이익에 대해서 이익을 배분받는 것은 투자자가 하는 것”이라며 “이익 관철 노력도 적정한 선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란봉투법을 필두로 친노동 정책을 펼쳐온 정부가 이 같은 반응을 보인 것은 삼성전자 노조를 향한 시선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다. 이에 앞서 김민석 국무총리도 긴급조정권 발동 검토를 언급한 바 있어 국가가 개입할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형국이다. 고용노동부 장관까지 노사 합의 결렬 직후 직접 주재에 나선 것은 이 같은 정부의 의지가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삼성전자 노사 갈등은 여러 모로 국내 노동계에 새 이정표를 남겼다. 천문학적 초과 수익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놓고 주주와 노동자를 등치시키려는 시도는 그 시작점에 불과했다. 그 시도는 노동자가 회사 초과 수익을 일정 비율로 나눈다면 회사 손실에 대한 비율까지 떠안을 수 있느냐는 물음으로 진화했다. 이는 노동시장 유연화 필요성 논의로까지 이어지면서 노동계를 둘러싼 논란을 더 키우는 중이다. 문제는 그 사이 반도체 시장을 둘러싼 국제적인 경쟁은 날이 갈수록 치열해진다는 점이다. 그 어떤 이정표도 경쟁에서 도태된 이후의 폐허엔 세울 수가 없다. 삼성전자 노사가 양보의 끈을 서둘러 다시 잡아야 하는 이유다.
2026-05-21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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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동북아 안보·경제 질서 급변, 한일 협력 중요성 커진다
19일 경북 안동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은 양국의 셔틀외교가 친교의 복원을 뛰어넘어 급변하는 안보·경제 질서에 공동 대응하는 전략적 협력 관계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서로의 고향을 방문하며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동북아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공동 대응책을 모색했다. 그 배경에는 중동 사태로 촉발된 에너지 공급망 불안과 북·중·러 결속,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강화가 있다. 이 사활적 과제 앞에 한국과 일본은 동병상련의 입장에 처한 이웃이다. 이날 두 정상이 다짐한 안보와 경제 협력의 약속은 선언에 그쳐서는 안 되고 실천과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
그간 한일 양국은 자유로운 통상 질서와 북한의 비핵화를 핵심으로 한 동북아 안보를 위해 협력했다. 이번 안동 회담을 통해 양국의 의제가 에너지 안보로 확장됐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은 언론 발표에서 “액화천연가스(LNG)·원유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면서 비축 정보의 공유와 소통도 강조했다. 이어 다카이치 총리는 원유의 공동 비축과 스와프 거래까지 제시했다. 양국이 중동산 원유와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중동 전쟁 장기화에 공동 대응을 선언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작지 않다. 한일 양국은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에 적극 대응하고 글로벌 공급망 불안을 최소화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하지만 한일 양국 앞에 난제가 쌓이고 있고 해결 과정은 순탄치 않다. 북한은 핵 능력을 고도화하고 있고, 러시아 지원 파병 이후 친러 행보를 가속하고 있다. 미중 스몰딜 이후 대만을 상대로 한 중국의 군사적 위협도 커지고 있다. 이 와중에 미국은 동아시아 안보 책임을 약화하는 언행으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을 마치 협상 카드처럼 취급하는 발언으로 한국과 일본 등 인접 지역 동맹국의 우려를 자초했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로 번영을 이룬 한국과 일본이 손을 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셔틀외교가 연 협력의 기회를 실질적 성과로 이어 가려는 노력이 양국 모두에 요구된다.
한국과 일본의 관계에는 적지 않은 부침이 있었지만, 세계 질서 격변기를 맞아 안보와 경제 현안을 공동 대응 체제로 묶은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다만 역사 갈등을 이유로 일본이 소재 수출을 규제하며 보복한 것이 불과 7년 전 일이다. 일본의 과거사 왜곡과 책임 회피로 형성된 국민적 반감은 사라진 것이 아니다. 정부는 일본의 책임 있는 자세를 지속적으로 촉구해야 한다. 또 에너지 협력 등이 국내 산업과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투명하게 설명하고 이해와 협조를 구해야 한다. 이웃과의 협력은 필요하지만, 원칙 없는 교류는 오래가지 못한다. 안동 회담은 상호 필요성 확인에 그치지 않고 신뢰를 행동으로 증명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2026-05-20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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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후계자 없는 부산 기업, 산업 승계 전방위 지원 주목
부산 지역 제조업 경영자의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기업 승계를 하지 않는 2세들도 많아지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실시한 ‘2024 중소기업 가업승계 실태조사’에서 부산의 60세 이상 제조업 대표자의 비율은 36%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자본시장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후계자가 없는 부산 지역 기업은 4만 449개로 지역 전체 중소기업의 27.9%를 차지했다. 중소기업 고령화와 후계자 부재 문제가 심화하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부산시, 부산상공회의소 등이 지난 18일 ‘부산 중소기업의 지속 경영을 위한 M&A(인수합병) 활성화 지원 업무협약’을 했다. 지역 기업의 안정적인 세대교체와 산업구조 전환을 위한 민관의 전방위 지원이 주목된다.
이번 협약의 취지는 후계자가 없어 승계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중소기업의 M&A를 활성화하기 위해 총 200억 원 규모 정책자금을 조성해 인수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부산시는 2.0% 이차보전을 지원하고, 부산상공회의소는 부산중소벤처기업청과 함께 수요 기업 발굴과 홍보를 맡는다. 기보는 M&A 유형별 특화 보증상품을, BNK부산은행은 10억 원 특별 출연과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M&A는 친족 승계가 여의치 않은 중소기업이 경영을 이어갈 수 있는 대안 중 하나로 꼽힌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해 12월 ‘M&A를 통한 중소기업 승계 활성화 기반 조성 방안’을 발표하고, 제3자 승계 시장 활성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이유다.
지역 제조업체 대표들의 자녀들이 가업 승계를 하지 않는 이유는 업종 전망이 불투명하거나 각종 규제와 구인난, 세금 문제 등 해결 과제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2세들이 승계를 기피하면 기업을 매각하거나 폐업할 수밖에 없다. 기업 승계가 해결되지 않으면 고용 충격, 지역경제 위축 등 연쇄적인 파급 효과가 확산할 수 있다. 특히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 승계 문제에 발목이 잡히면 파장은 더욱 크다. 경영자의 창업정신, 경영과 기술 노하우 등 무형자산이 함께 사라지고 기업 성장도 정체될 우려가 있다. 기업 승계는 단순한 재산 이전이 아니라 산업 생태계와 고용을 유지하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부산에는 중견·중소기업이 많은데 이들 기업 영속성은 지역의 미래와 직결된다. 기업 승계가 원활하게 이뤄져야 고용과 투자를 통해 일자리, 기술, 세수가 유지·확대된다. 민관이 이번에 구축한 협력체계를 바탕으로 지역 기업의 승계 공백을 완화하고 유망 기업 발굴, 금융 지원,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중소기업의 원활한 승계를 지원하기 위한 ‘기업 승계 특별법안’을 여야가 발의한 상태다. 기업의 지속성과 일자리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의 필요성에 정치권도 공감한 것이다. 기존의 가업 승계 중심 제도에서 벗어나 인수합병, 전문경영인 승계까지 포괄하는 기업 승계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때다.
2026-05-20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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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덕신공항이 항공 물류 거점 돼야 트라이포트 완성된다
남부권 대표 공항이 될 가덕신공항을 진정한 수요자 중심 공항으로 만들기 위한 발걸음이 분주하다. 그 발걸음은 현재 인천국제공항이 독점하고 있는 항공 물류 시장에 내는 도전장이 시발점이 될 듯하다. 이 같은 도전은 가덕신공항에서 육상과 항만, 항공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복합 운송체계를 마련하겠다는 트라이포트 전략에도 부합하는 움직임이다. 부산시가 팔을 걷고 나선 이번 도전은 단순히 새로 생기는 신공항 하나의 전략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특정 공항에 집중된 국내 항공 물류의 취약점을 극복하고 국가 전체의 물류 시스템을 재편할 수 있을 진정한 물류 허브 구축에 대한 기대감까지 높이고 있다.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부산시는 가덕신공항 항공물류 거점 구축 실행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이달 시작했다. 시청 발주 용역으로는 이례적으로 긴 기간인 18개월로 잡힌 해당 용역은 단순한 공항 인프라 개발이 목표가 아니다. 한 해 국내 항공 수출입 화물 291만 톤 중 99%가 넘는 물량인 288만 톤을 인천국제공항이 처리하는 항공물류 시장 재편을 위한 실행 전략 수립이 목표다. 현재 김해국제공항이 처리하는 항공화물은 연간 1만2000톤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 같은 항공물류 독점구조를 방치한다면 가덕신공항이 개항을 하더라도 동남권 관문공항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는 게 시의 판단이다.
시는 일단 가덕신공항 개항 시점에 맞춰 동남권 항공 물류 수요부터 파악한다는 방침이다. 동남권에서 항공편을 통해 화물을 옮길 인프라가 부족해 마지못해 인천을 이용하는 수요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역 기업 입장에서는 물류비 부담이 크고 시간 손실도 상당할 것인 만큼 이는 타당한 시도다. 이와 함께 유사시 발생할 수 있는 극단적 인천국제공항 항공 화물 집중의 폐해를 지적하고 안전을 담보할 물류체계 분산의 이점을 내세우는 전략도 병행할 듯하다. 항공 물류의 대부분이 반도체·전자부품·전자상거래·바이오 등 고부가가치 화물인 점을 감안하면 화주들에게 상당히 어필할 수 있을 논리로 보인다.
이번 용역은 활주로나 터미널 등 공급 인프라 중심이던 가덕신공항 관련 논의가 화주나 물류기업 등 수요자 중심 전략으로 전환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시도들이 인천국제공항의 항공 물류 처리 물량을 빼돌리는 수준에 머물러선 안 된다는 점이다. 제로섬 게임에 가까운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에 새 물동량 창출과 함께 국가 전체 물류 병목 현상을 선제적으로 푼다는 목표로 접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항만-항공 환적 인프라 등 트라이포트 인프라 구축도 서둘러야 한다. 그래야 가덕신공항을 항공 물류 거점으로 만들려는 노력이 트라이포트 완성을 위한 마지막 방점이 될 수 있다.
2026-05-19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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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외버스 컨테이너 정류소, 글로벌 허브도시 부산의 민낯
지난해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약 364만 명으로 공식 집계 이후 처음으로 300만 명을 넘어섰다. 현재 부산의 거리는 유럽과 동남아, 중국 등에서 찾은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국내 관광객도 역대 최고 수준이다. 부산은 명실상부한 관광도시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다시 찾고 싶은 부산’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기반 시설 정비도 필요하다. 그중 가장 시급한 것은 시외버스 교통 인프라라는 지적이다. 시외버스는 부산과 다른 도시를 촘촘하게 연결하는 실핏줄 역할을 한다. 하지만 관광객이 즐겨 찾는 해운대의 경우 아직까지 컨테이너로 된 시외버스정류소를 운용한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부산의 관문인 시외버스 정류소들이 열악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특히 해운대시외버스정류소의 경우 컨테이너 가건물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가건물엔 승객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변변한 편의 시설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부산 관광 1번지로 꼽히는 해운대의 모습이라고 믿기 어려운 지경이다. 이 터미널은 부산에 숙소를 정한 뒤 울산과 대구, 경주 등 인접 도시를 관광하려는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들도 다수 이용한다. 이 정류장 운영 업체는 부지 임차 계약 만료로 지난달 인근 아파트 상가로 이전을 추진했지만 주민 반발로 무산됐다. 부산시가 앞장서 하루빨리 현명한 해결책을 찾기 바란다.
문제는 부산시와 경남도가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는 것이다. 시는 여객자동차법상 시외버스 운영 관련 인허가권이 경남도 등 인접 도지사에게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경남도는 “정류소 이전은 의견 조회를 거치는 등 부산시와 충분히 협의하기 때문에 사실상 부산시 관할”이라고 말했다. 시외버스 정책이 사실상 행정 사각지대에 방치됐다는 비난을 사는 것도 이런 이유다. 더욱이 2001년 동래구에서 금정구 노포동으로 옮긴 부산종합버스터미널은 접근성이 떨어져 25년째 부산 시외버스 거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부산시가 여전히 법적 권한 유무만 따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다.
해운대시외버스정류소와 부산종합버스터미널의 실태는 부산시가 시외버스 인프라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여실하게 드러낸다. 민간이 운영하더라도 시외버스는 공공재적인 성격이 강하다. 관광객과 시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면 시가 적극적인 행정을 펼치는 것이 마땅하다. 더욱이 사실상 터미널 역할을 하는 해운대시외버스정류소를 컨테이너 상태로 방치하는 것은 글로벌 허브도시와 관광도시 도약을 꿈꾸는 부산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친다. 지금은 부산의 기존 시외버스 인프라 정책을 철저하게 점검할 시점이다. 부산시가 해운대권 거점 조성과 부산종합버스터미널의 역할 재설정 등을 서둘러주길 당부한다.
2026-05-19 [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