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국힘 박형준 부산시장 컷오프 검토, 지선 포기하려는 건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16일 열린 국힘 공천관리위원회 회의에서는 후보 선출 방식을 두고 의견이 충돌해 일부 위원이 회의 도중 퇴장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정현 공관위원장과 일부 위원이 ‘혁신 공천’을 내세워 현역 박형준 부산시장을 경선 없이 컷오프하고 주진우 의원을 단수 공천하는 방안을 거론하자 절차적 정당성을 둘러싼 반발이 터져 나왔다. 특히 당연직 공관위원인 정희용 사무총장과 부산 지역 몇몇 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하며 회의장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에 부산시장 공천이 중앙당 내부 충돌로 번진 셈이다.
이번 사태는 현직 단체장을 경선 없이 배제하려는 시도에서 촉발됐다. 배경에는 이 위원장이 강조해 온 ‘혁신 공천’과 인적 쇄신 기조가 있다. 그는 회의 직전 현역 광역단체장인 김영환 충북지사를 컷오프하며 이를 현실화했다. 그러나 현역 시장까지 같은 방식으로 배제하려는 방안이 거론되자 당내에서도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지역 사정을 제대로 아느냐”는 비판도 이어졌다. 후보 선출 과정에서 최소한의 경쟁과 검증 절차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박 시장이 지도부의 ‘윤 어게인’ 기조를 비판한 데 따른 보복 공천 아니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이는 국힘 스스로 자멸하는 길이다.
단수 공천설이 제기되자 박 시장은 즉각 반대 입장을 밝히며 경선을 요구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혁신 공천이라는 이름으로 당을 망하게 하는 행위이자 망나니 칼춤”이라며 이 위원장을 정면 비판했다. 또 “공천은 공정해야 하며 부산 시민의 의사를 왜곡하는 시도는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경쟁자로 거론된 주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 ‘경선을 정중히 요청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같은 입장을 밝혔다. 결국 두 후보 모두 공정한 경선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중앙당이 컷오프와 단수 공천을 검토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번 공천 논란의 본질을 드러낸다 하겠다. 이는 두 후보자 모두 반발한다는 데서 읽어낼 수 있다.
공관위원장이 지역 여론을 외면한 채 단수 공천을 추진하려 한 것은 지나치게 무모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부산은 국힘 핵심 지지 기반이다. 그럼에도 공천을 둘러싼 최근 행태는 지역 정치의 상식과 책임을 저버린 모습으로 비친다. 지선 공천은 단순한 당내 절차가 아니라 지역 민심을 반영하는 정치적 약속의 과정이다. 공정한 경쟁과 경선을 통해 정당성을 확보해야 본선 경쟁력도 생긴다. 이는 주 의원에게도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당사자들조차 경선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컷오프와 단수 공천을 밀어붙인다면 공정성도 설득력도 없다. 이런 방식의 공천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국힘은 스스로 6·3 지선을 포기하려 하는가.
2026-03-17 [05:12]
-
[사설] 민주당 전재수 요청도 묵살, 글로벌허브법 물 건너 가나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은 부산 전역을 규제 혁파 지역으로 만드는 것을 골자로 한다. 특히 관세와 법인세 감면 등 글로벌 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특례를 부여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담고 있다. 하지만 2024년 5월 발의된 이 법안은 아직까지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가뜩이나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16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 소위는 글로벌허브법을 안건에서도 제외했다. 당초 이 법안은 부산 여야 국회의원 18명 전원이 공동으로 발의했다. 더욱이 서명운동에 참여한 시민이 160만 명에 달한다. 법안 상정 키를 쥔 여당이 무슨 의도로 부산과 시민들을 이렇게 철저하게 무시하는지 그 속내가 자못 궁금하다.
부산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행안위 법안심사 제1소위는 이날 다른 법안에 대한 심의를 진행하면서도 글로벌허브법을 안건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지난 11일 국회에서 이 법안에 대한 입법 공청회가 열리면서 본격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됐지만 끝내 불발된 것이다. 더욱이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당 지도부에 법안 처리를 강력하게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여당이 같은 당 전 의원의 요청까지 묵살하면서 심의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은 부산을 의도적으로 홀대했다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부산 시민들은 여당에 대한 분노와 함께 허탈감까지 호소하고 있다.
특히 법안심사 제1소위는 글로벌허브법은 제외하면서 강원특별법, 제주특별법, 전북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 등 이른바 ‘3특’ 특별법에 대한 법안 심의를 진행했다. 이 자체가 납득하기 어렵다. 글로벌허브법은 이재명 정부 출범 뒤 행정통합을 촉진할 목적으로 발의된 ‘3특’ 특별법보다 먼저 발의됐다. 국회 법안 심사 관례인 ‘선입선출’ 원칙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글로벌허브법은 행정안전부 등 관계 부처 사전 협의를 거쳐 정부 내에서도 이견이 없는 상태다. 그런데도 심사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은 모종의 정치적 판단이 작용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민주당과 행안위는 명확한 배제 이유를 내놔야 한다.
글로벌허브법은 부산만을 위한 법안이 아니다. 수도권 일극주의로 성장 한계에 직면한 대한민국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부산을 싱가포르나 상하이와 같은 국제자유도시로 육성, 수도권에 집중된 핵심 산업과 국가 자원을 분산해 남부권을 대표하는 성장축을 구축하는 것은 지역 균형발전에도 큰 도움이 된다. 특히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시작으로 추진 중인 북극항로 시대에 대비해 거점 항만 등 인프라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글로벌허브법 통과가 반드시 필요하다. 시간을 지체할수록 부산뿐만 아니라 해양강국을 꿈꾸는 대한민국의 경쟁력도 약화된다. 여당 지도부의 전향적 입장 변화를 촉구한다.
2026-03-17 [05:10]
-
[사설] 호르무즈해협 청해부대 파병, 국회 동의 절차 필요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일본·중국 등 동북아 3국을 비롯한 5개국을 향해 호르무즈해협으로 군함을 파견하라는 요구를 하고 나섰다. 중국을 제외하면 이란에서 전쟁이 발발한 이후 처음으로 동맹국을 참전시키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국과 일본 등 이번에 거론된 동맹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안보 무임승차론에 가까운 비판을 들이댄 국가들이어서 기존 방위비 부담 증액 요구를 넘어서는 요구가 본격화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중동산 원유 90% 이상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해 국내로 들어오는 현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마냥 외면할 수 없는 입장인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호르무즈해협의 유조선 등 선박 통행 정상화를 위해 한국·일본·중국·영국·프랑스 등에 군함을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정부는 아직 미국 측으로부터 공식 파병 요청은 없었다고 밝혔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언급에 따른 공식 요청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미국의 이란 공격에 대한 국제법상 논란이 엄연한 가운데 고위험 작전 병력 투입은 자칫 이란을 적으로 돌릴 수도 있기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주한미군의 역할과 책임의 재조정 등을 내용으로 하는 ‘한미 동맹 현대화’ 협의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미국의 공식 요청을 외면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국내에선 2020년 아덴만에 파병된 청해부대가 작전임무 구역을 호르무즈해협까지 확장하는 방식으로 한국 상선 호위 임무를 수행한 전례가 거론된다. 당시 미국이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을 제거하면서 미국과 이란 사이 긴장이 고조되자 고심 끝에 나온 해법이었다. 미국이 호르무즈해협 공동방위를 위해 주도하던 ‘국제해양안보구상’에 참여하지 않고 독자 파병을 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일본도 당시 미국의 협력 요청에 자위대의 정보 수집 임무를 명목으로 독자 노선을 택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 중동 정세는 당시보다 훨씬 긴박하고 복잡해졌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 방안이 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국이 콕 집어 파병을 요구한 이상 우리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그다지 많지 않다. 임무를 ‘한국 국적 선박 보호와 해역 감시’에만 국한하고 미군의 지휘와 통제 체계에서 형식상 분리하는 방안도 쉽지 않을 터이다. 어떤 형태로든 파병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면 이번에는 국회의 동의 절차를 거칠 필요가 있어 보인다. 2020년 청해부대 호르무즈 독자 파병 때는 국회 동의를 받지 않았지만 이번 미국의 요구는 다국적군 임무에 해당하기에 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2020년 당시와 마찬가지로 미국과 이란 어느 한쪽에 서는 것은 교민과 기업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기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2026-03-16 [05:12]
-
[사설] 초고속 추경, 지방선거용 의혹 불식하고 민생에 쏟아야
정부가 중동 전쟁 발 고유가와 민생경제 충격 완화를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신속한 추경 편성을 주문하자 기획예산처는 13일 초고속 예산 편성 작업에 착수했다. 기획처는 추경 주요 항목으로 고유가 상황 대응을 위한 물류·유류비 부담 경감, 서민·소상공인·농어민 등 민생 안정, 외부 충격에 따라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는 수출기업 지원 등을 꼽았다. 추경 규모는 추가 국채 발행 없이 10조~20조 원 규모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소상공인·화물 운송업자·에너지 취약계층이 유가 충격에 직격을 당하는 비상 국면에서 추가 재정 투입이 불가피한 측면은 있다.
유가가 요동치고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위협하는 비상 상황에서 재정은 경제와 민생을 안정시킬 효과적인 방어막일 수 있다. 중동 전쟁이라는 중대 변수는 국가재정법상 추경 편성 요건에도 부합한다. 정부가 추경 편성에 자신감을 갖는 배경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 실적에 따른 법인세 세수 급증이다. 또 주식 거래 증가와 맞물려 증권거래세도 예상치보다 5조 원가량 추가로 걷힐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정부는 ‘추가 국채 발행 없는 추경’을 통해 금융시장 충격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각 부처의 사업 계획을 받아야 추경 규모를 가늠할 수 있고 현재 목표치는 없다고 선을 긋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는 재정지출의 역효과도 면밀하게 따져봐야 한다. 올해 예산은 728조 원으로 역대 최대로 편성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재차 돈 풀기에 나설 경우 통화량 증가에 따른 물가·환율 상승 등으로 서민 경제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말 49.1%였던 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올해 사상 처음 50%를 넘어선다는 예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불확실한 전쟁의 향방만큼 추경의 재원이 될 초과 세수 전망은 유동적이다. 섣부른 낙관론에 기대어 추경 규모를 크게 늘렸다가 실제 세수가 받쳐주지 못하면, 다시 빚을 내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도 있다. 취약계층을 돕겠다는 취지의 추경이 서민 가계를 더 어렵게 만들지 않도록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재정은 국가 경제의 마지막 보루다. 위기 극복을 위한 마중물인 추가 재정은 취약계층과 민생에 대한 선별 지원 등 꼭 필요한 곳에 적기 투입해야 효과가 극대화한다. 중동 사태 대응이라는 추경 본래 목적과 무관한 사업까지 예산이 풀려서는 안 된다. 추경 시점이 6·3 지방선거와 맞물린다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자칫 ‘지방선거용’이라는 오해를 사는 일이 없도록 지역 예산 끼워넣기나 선심성 지원 등은 차단해야 할 것이다. 실효성 있고 정밀한 추경 설계와 ‘핀셋 지원’은 필수다. 이를 통해 재정 건전성 유지와 민생 안정 달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함이 마땅하다.
2026-03-16 [05:10]
-
[사설] 법왜곡죄 1호 고발 조희대 대법원장, 선 넘는 사법개혁
‘사법개혁 3법’이 12일 0시를 기해 정식 공포됐다. 재판소원제와 법왜곡죄는 법률 공포와 동시에 시행됐고 대법관 증원은 2년 뒤인 2028년 3월부터 단계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그러나 제도 시행 첫날부터 사법부 수장이 형사 고발 대상이 되는 상황이 벌어지며 사법 체계는 시작부터 거센 혼란에 휩싸였다. 법왜곡죄와 재판소원 제도가 본격 시행된 바로 그날 조희대 대법원장이 고발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정치 사건을 둘러싼 판검사 고소·고발 남발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 모양새다. 사법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된 제도가 출발하자마자 사법부 최고 책임자를 겨냥한 형사 고발로 이어진 장면은 제도 변화의 파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할 것이다.
재판소원이나 법왜곡죄 모두 재판의 독립과 직결된 장치다. 이날 이병철 변호사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 판결 과정에서 서면주의 원칙이 의도적으로 배제됐다며 조희대 대법원장과 박영재 전 법원행정처장을 법왜곡죄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했다. 사법부 최고 책임자가 새로 도입된 제도로 고발된 첫 사례라 하겠다. 대법원장이 지닌 상징성은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런 점에서 사법부 수장에 대한 형사 고발이 제도 시행 첫날 등장했다는 사실은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사법 3법은 삼권분립이라는 권력 분립의 한 축을 건드리는 중대 사안이다. 그런데도 법 개혁의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문제는 이런 중대한 제도 개편이 사법부와 충분한 논의 없이 정치권 주도로 밀어붙여졌다는 점이다. 헌법기관의 권한과 구조를 바꾸는 문제를 정치적 다수의 힘으로 처리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재판의 독립과 직결되는 제도라면 더욱 신중해야 한다. 법조계에서 재판소원제와 법왜곡죄 도입이 정치의 사법영역 개입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꾸준히 제기해 왔던 이유기도 하다. 그런데 그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제도 시행 첫날 조 대법원장이 법왜곡죄로 고발된 상황은 그 경고가 단순한 가정이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법조계에서는 사법 3법 도입으로 정치가 사법 영역에 개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사법부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전국 법원장들은 12일부터 이틀간 충북 제천에서 간담회를 열어 재판소원 도입에 따른 절차 변화와 법왜곡죄 대응, 대법관 증원에 따른 사법 구조 조정 등을 논의하고 있다. 당연히 사법개혁 3법이 공포된 이상 초기 혼란과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삼권분립은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그렇기에 대법원 수장의 상징성은 결코 가볍지 않다. 정치 사건을 둘러싼 사법 판단이 형사 고발의 대상이 되는 일이 반복된다면 재판의 독립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2026-03-13 [05:12]
-
[사설] 미 무역법 301조로 관세 복원 시동, 슬기롭게 대처해야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대법원 판결로 무효화된 상호관세를 대체할 새로운 관세 정책 추진에 나섰다. 상호관세를 복원하기 위해 무역법 301조라는 플랜B를 동원한 것이다. 무역법 301조 적용을 받을 경우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으로 중동발 유가 파동을 겪고 있는 우리로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트럼프발 관세전쟁 2라운드에 접어들면서 경제와 안보 불확실성도 한층 확대될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은 301조를 빌미로 새로운 통상 압박 수단을 광범위하게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한층 돌발적이면서 충격적인 카드를 내놓을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미 무역대표부(USTR)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는 11일(현지시간) 한국과 중국, 일본, 대만 등 16개 국가를 상대로 추가 관세 부과를 위한 사전 절차인 무역법 301조 조사를 개시했다고 발표했다. 무역법 301조는 자국 무역을 제한하거나 부담을 주는 외국 정부의 부당하거나 불합리하고 차별적인 행동, 정책, 관행에 대응할 관세 부과 권한 등을 행정부에 부여한다. 특히 USTR은 이날 관보를 통해 ‘한국이 지속적 대미 무역 흑자를 통해 구조적으로 과잉 생산한 증거’라고 언급하며 우리의 주력 수출 산업 분야인 전자 장비,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기계, 철강, 선박 등을 정조준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우리 경제가 엄청난 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되는 대목이다.
문제는 301조 저촉 여부에 대한 조사가 미국의 자의적 판단에 따른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즉, 301조의 취지가 표면적으로는 외국의 부당한 무역 관행을 저지하는 것이지만 실제는 정치 목적이나 국가 이익에 따른 관세 압박용 수단으로 악용될 여지가 높다. 특히 USTR은 7월 하순 전까지 서면 의견 제출, 공청회, 반박 기회 제공 등의 절차를 거쳐 301조 위반 여부를 확정하겠다고 하지만 사실상 우리에게 불리한 결론 도출은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진다. 여기다가 USTR은 미국 산업계가 그동안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의약품, 수산물 등에 대한 추가 조사까지 예고했다. 정부의 슬기로운 대처가 절실하다.
이번 301조 사태를 지혜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여야가 힘을 합치는 것이 필요하다. 정쟁에 매몰된 정치권은 지난해 7월 타결된 한미 무역합의 실천을 위해 필요한 대미투자특별법을 같은해 11월 발의한 데 이어 12일에야 통과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한국 국회가 법적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을 빌미로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했다. 여야는 당시 교훈을 잊어선 안 된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의 좌충우돌 스타일은 이제 뉴노멀이 됐다. 미국에 또 트집을 잡히지 않도록 정치권이 앞장서 국익을 최우선으로 이번 난관을 헤쳐나가야 한다. 힘을 모아 앞으로 닥칠 각종 변수에 철저히 대비하길 당부한다.
2026-03-13 [05:10]
-
[사설] 해수부·부산시 해양 공공기관 부산 이전 지원 진력해야
부산은 해양수산부 이전을 계기로 글로벌 해양도시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정책 부처 이전을 발판 삼아 해운·항만·수산 등 해양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해양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해수부 산하 공공기관 부산 이전은 해수부 이전 이후 가장 중요한 후속 과제로 꼽힌다. 이는 단순한 기관 이전 문제가 아니라 향후 대형 해운기업 이전과 해양산업 집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들 공공기관은 10일 현재 부산 이전과 관련한 노사 협의 등을 추진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양 공공기관의 부산 이전 논의가 출발선에서 멈춰 있는 것이다.
부산 이전 대상으로 거론되는 해수부 산하 공공기관은 해양환경공단을 비롯해 6곳이다. 이들 기관은 본사 이전 시 노사 협의가 필수적이지만 핵심인 이주 대책 등에 대한 정부 가이드라인이 부재해 본격적인 논의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다 기관별 여건도 제각각이어서 협의 또한 힘든 상황이다. 서울 본사의 해양환경공단은 200여 명이 근무하는 조직으로 사옥 처분과 이전 비용 마련이 과제이고, 세종에 사옥을 둔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은 재정자립도가 낮아 별도 재정 지원 없이는 이전 논의가 쉽지 않다. 다른 기관들도 자체 수입 비중이 낮아 이전 비용 부담이 적지 않다. 결국 이전 정책이 성공하려면 기관별 현실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이 요구된다.
앞서 해수부는 이들 기관에 부산 이전 로드맵을 3월까지 마련하고 내년 상반기 이전을 완료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이전 대책이 지연돼 내년 공공기관 2차 이전 일정과 겹칠 경우 해양 공공기관을 부산에 집적하려는 추진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 전국 지자체들이 공공기관 유치를 위해 경쟁에 나서는 상황에서 해양 공공기관 부산 집적이라는 명분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해양수산 정책은 해운·항만·수산·환경 등 현장 산업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 정책을 총괄하는 부처가 부산에 있다면 연구와 현장 기능 역시 같은 공간에 모이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해양 공공기관 이전 논의는 HMM과 같은 대형 해운기업의 입지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부산은 해수부 이전을 계기로 해양산업과 정책, 연구 기능을 집적한 해양수도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SK해운과 에이치라인해운 등 해운 대기업들이 본사 이전 계획을 밝히면서 해양산업 클러스터 형성에 대한 기대도 커지는 분위기다. 이런 흐름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해수부와 부산시의 행정 지원 체계가 신속하고 정교하게 정비돼야 한다. 아울러 해당 기관 노조 역시 졸속 이전 우려를 제기하되 조직 이기주의로 비칠 수 있는 소모적 버티기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 해양 공공기관 부산 이전은 단순한 기관 이동이 아니라 국가 해양 정책과 지역 균형발전 전략이 맞물린 과제다. 이제는 실행으로 의지를 보여줄 때다.
2026-03-12 [05:12]
-
[사설] 李 공소 취소와 검찰 보완수사권 거래설, 진실이 뭔가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국정조사 요구서 제출을 끝내 강행했다. 해당 사건들에는 대장동·대북송금 의혹 등 이재명 대통령 관련 공소 사건이 대거 포함돼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민주당의 이 같은 행보가 검찰의 조작 기소를 부각해 이 대통령에게 제기된 공소의 취소를 밀어붙이려는 의도에서 나온 게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된다. 이 와중에 유력 친여권 매체에서는 검찰과 공소 취소를 둘러싼 정권 차원의 거래가 있었다는 음모론까지 나왔다. 중동 전쟁을 비롯한 대내외적 위기 속에 국정의 중심에 서야 할 여권이 논란만 키우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은 11일 대장동·위례·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사건과 쌍방울 대북송금 등 7개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국정조사가 진행된다면 민주당의 다음 행보로는 이 대통령 관련 공소의 취소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때문에 전날 유력 친여 인사 김어준 씨가 운영하는 유튜브에서 제기된 음모론이 예사롭지 않은 파문을 낳고 있다. 정권 실세발 전언을 토대로 한 이 음모론은 공소 취소와 검찰의 보완수사권 유지를 맞바꾸려는 거래가 있었다는 게 주내용이다. 민주당은 공식적으로 황당하고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며 일축하고 있지만 대통령 최측근발이라는 해당 매체의 주장에 기댄 야권의 공세는 거세다.
해당 음모론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에는 파장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김어준 씨가 운영하는 친여 매체의 보도 과정에서도 음모론을 놓고 사실일 경우 대통령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는 주장이 나왔을 정도다. 국민의힘은 해당 음모론이 특검 대상이라며 사실이라면 관련자 처벌은 물론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제기된 음모론이 사실이 아닐 경우 불어닥칠 역풍도 매우 거셀 전망이다. 민주당은 가짜뉴스 폐해 근절 대책의 사각지대에 놓인 뉴미디어에 대한 대책 필요성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허구의 음모론이 유튜버들의 마구잡이 음모론을 근절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으로 보인다.
중동 전쟁 이후 유가가 급등하고 코스피가 롤러코스터를 방불케 하는 불확실성을 보이는 등 국민들의 삶은 위태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이 대통령 관련 공소 취소에 주력하거나 내부 권력 투쟁의 연장선으로 보이는 음모론 공방에 치중하는 것은 여당의 자격을 심각하게 되묻게 한다. 그럼에도 범여권 내부적으로 공소 취소를 둘러싸고 거래설 같은 음모론이 나온 지경이라면 본질은 명명백백히 밝혀야 할 것이다. 밝혀진 본질에 따라 어느 쪽이든 엄중히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만 이번 사태가 가장 신속하고도 정확하게 마무리지어질 터이다. 입법권과 행정권을 장악한 거대 여당이라면 더욱 그래야 한다.
2026-03-12 [05:10]
-
[사설] 부산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처리, 더 이상 미룰 명분 없다
부산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의 입법 절차가 본격화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는 오는 11일 입법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하고, 16일 법안소위를 열기로 했다. 22대 국회 개원 직후 발의되어 1년 9개월이나 허송세월한 점을 생각하면 분통이 터진다. 윤석열 전 정부 시절 월드엑스포 유치 실패 이후 추진된 이 법안에 민주당은 줄곧 미온적이었다. 공청회조차 열리지 못했고, 내용이 겹치는 북극항로 특별법이 발의되기도 했다. 부산 유일의 민주당 소속 전재수 의원이 발의에 앞장섰다는 점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법안 처리가 본궤도에 오른 것은 뒤늦었지만 다행스럽다. 입법 파행이 되풀이되는 일만큼은 없어야 한다.
글로벌특별법은 부산을 남부권 거점도시로 육성해 수도권과의 상생과 국가 균형발전을 이루려는 취지로 출발했다. 단순히 부산 지역만 잘살자는 게 아니라 국가 성장 전략 측면에서 기획된 것이다. 다가오는 북극항로 시대에 대비하고 변화하는 글로벌 해운·물류 질서 속에서 대한민국이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글로벌 허브도시의 확보는 필수 불가결하다. 그러려면 싱가포르, 홍콩, 두바이와 겨룰 수 있는 글로벌 자유 비즈니스 도시가 필요하고, 이를 위한 법적 기반이 글로벌특별법인 것이다. 글로벌 기업·투자 유치와 항만·물류 산업 고도화로 새로운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규제 철폐와 권한 이양은 필수적인 과제다.
지역의 성장 엔진을 교체하려던 법안은 정치공학의 틀에 갇히면서 기약 없이 표류했다. 100만 명이 넘는 시민 서명도, 시민단체와 박형준 부산시장의 호소와 천막 시위도 거대 여당의 몽니 앞에 별무소용이었다. 국회의 반전은 행정통합과 ‘3특 특별법’ 개정이 본격화한 덕분이다. 광주전남특별시 출범에 형평을 맞춰 전북·강원·제주특별자치도(3특) 지원 확대를 늦출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재명 정부가 ‘5극 3특’을 국정 과제로 내세운 마당에 21대에서 22대로 넘어온 글로벌특별법은 더 이상 미룰 명분이 없다. 정부가 해수부 이전으로 추진하는 해양경제권 형성의 전제 조건이기도 하다. 정부와 여당에 결자해지의 책임감이 필요하다.
특별법 공청회 소식은 갑작스럽긴 하지만, 2년 가까이 문전박대의 수모를 견딘 덕분에 얻어낸 성과다. 법안 심의와 처리가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지역 정치권과 부산시는 총력을 펼쳐야 한다. ‘5극 3특’ 국가 균형발전 구상과 글로벌특별법은 동일체라는 점을 설득해야 한다. 여야 정치권의 트집과 견제로 기약 없는 도돌이표가 되지 않도록 이 법안이 부산만을 위한 시혜가 아니라는 점을 각인시켜야 한다. 특히 정부와 여당은 국가의 명운이 걸린 법안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지역의 성장으로 국가의 미래를 바꾸자던 이재명 대통령 공약에 가장 적확한 실행 사례다. 신속한 법안 통과가 지역의 ‘희망 고문’을 끝내는 신호탄이다.
2026-03-11 [05:12]
-
[사설] 국힘 '윤 어게인' 반대 결의문, 당 통합과 정상화 계기로
국민의힘이 지난 9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장동혁 대표를 포함한 소속 국회의원 전원 명의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적 복귀에 반대한다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결의문에는 12·3 비상계엄 사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적 복귀 반대, 당내 갈등을 증폭하는 행동과 발언 중단 등이 담겼다. 전날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 노선 변화를 요구하며 후보 등록을 보류하자 긴급 의총을 열고 ‘윤 어게인’ 세력과의 단절을 선언한 것이다. 오 시장은 “선거를 치를 최소한의 발판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절윤’ 필요성을 강조해 왔던 PK(부산·울산·경남) 지역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국힘이 ‘윤 어게인’ 세력과의 절연을 공식적으로 선언한 것은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번 결의문 채택은 석 달도 남지 않은 6·3 지방선거에서 참패할 수 있다는 의원들의 위기의식이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의총에서는 당내 의원들의 ‘절윤’ 요구가 터져 나왔으며, “국민의힘 로고가 있는 선거 운동복을 입고 밖에 나가지 못할 정도로 민심이 심각하다”는 성토도 많았다. 이런 우려가 확산하면서 국힘에선 광역단체장 출마자 기근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국힘 전통적 강세 지역인 대구·경북에만 광역단체장 후보가 몰리고, 서울·경기는 현역 의원들이 후보 공천을 신청하지 않았다. 부산에선 주진우 의원만 신청했다. “이러다 TK 자민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당내 우려가 잇따르는 상황이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발언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의총 뒤 박성훈 대변인이 “장 대표는 의원들의 총의를 존중한다는 입장”이라고만 했다. 장 대표가 ‘윤 어게인’ 세력과 실제로 절연하는 모습을 당의 정책과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해선 아직 의문이 가시지 않는 상황이다. 강성 지지층의 반발과 지도부의 후속 조치 여부가 변수로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다. 당장 극우 유튜버 전한길 씨는 장 대표를 향해 “윤석열 어게인을 지지할지, 절윤할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압박하고 나섰다. 장 대표가 윤 어게인 세력의 반발을 무릅쓰고 당 통합을 위한 실질적 조치에 나설지 지켜볼 일이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당인 국힘은 국정의 건전한 견제 세력으로서 정책 경쟁에 몰두하는 것이 본연의 역할이다. 하지만 그동안 ‘윤 어게인’ 세력과의 절연을 둘러싼 당의 노선과 운영을 놓고 극심한 갈등에 빠져 들었다. 지리멸렬한 모습에 실망한 민심으로부터 외면받으면서 지지율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이번 결의문 채택이 단순히 지방선거 표심을 얻으려는 쇼에 그쳐서는 안 된다. 장 대표가 절윤을 못 박는 입장을 직접 밝히고, 한동훈 전 대표 및 친한동훈계 징계 문제 해결을 통해 통합을 모색해야 한다. 결의문 채택을 당 통합과 정상화의 계기로 삼아 보수의 미래와 재건을 위해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2026-03-11 [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