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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행정통합 시도지사 연석회의 자치분권 강화 의지 모으길
수도권 1극 체제를 극복할 수 있는 다극 체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추진중인 광역 행정통합을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아래로부터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한다. 부산시장과 경남도지사가 지난주 제안한 광역 행정통합 법안 제정을 위한 전국 시도 단체장 연석회의가 성사됐기 때문이다. 부산·경남·대전·충남·대구·경북·인천 등 전국 7개 시장·도지사들은 오늘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연석회의를 갖고 광역 행정통합 법안 제정을 위한 논의를 벌일 방침이다. 이날 회의는 진정한 다극 체제를 만들 수 있기 위해서는 광역 행정통합의 기준과 내용의 포괄적 확립 필요성이 절실하다는 데 대해 단체장들이 공감한 결과다.
새해 첫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광역 행정통합을 국가 생존 전략이라고 강조하고 나선 이후 광역 행정통합은 속도전을 방불케 하는 양상으로 진행돼 왔다. 이 때문에 포괄적인 광역 행정통합 기준과 내용을 마련하기보다 개별 지자체들이 각자 특별법을 만드는 방향으로 통합을 추진중이다. 광주와 전남은 대표적으로 개별 행정통합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며 통합 논의를 가속화한 케이스다. 정부가 6월 지방선거 전 행정통합 시 수십조 원에 달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조건을 걸자 속도전에는 더욱 불이 붙었다. 광주·전남 이외에 대전·충남과 대구·경북까지 개별 행정통합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나선 것이다.
각 지자체들이 각개약진하는 모양새로 개별 행정통합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면서 이들 특별법에는 다극 체제 구축을 위한 재정 이양과 자치권 강화 등의 내용보다 지역 숙원 해결이 담길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뒤늦게 개별 행정통합 특별법 제정에 나선 대구·경북이 통합신공항 관련 문제 특혜까지 법안에 포함시키려 하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광역 행정통합은 제한된 정부의 인센티브를 누가 더 많이 따먹느냐는 식으로만 흘러가는 분위기다. 정확한 규범도 없이 우후죽순처럼 진행된 행정통합이 가져 올 부작용을 우려하지 않을 수가 없다. 포괄적 행정통합 법안 제정의 필요성이 시급한 건 그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국 지자체장들이 모여 포괄적 행정통합 법안에 담길 기준과 내용을 함께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된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 하겠다. 위로부터 진행된 메가시티 구축 시도의 실패로 인해 아래로부터의 통합 필요성을 절감한 부산과 경남의 목소리에 전국 단체장들이 호응했기 때문이다. 진작 마련됐어야 할 자리가 이제서야 성사된 것이 다소 아쉬울 수 있으나 어려운 첫발을 내디딘 만큼 진정한 자치분권 강화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 한정된 정부의 시혜를 먼저 따먹으려는 방식의 행정통합으로는 자치분권에 한계가 뚜렷할 수밖에 없다. 자치분권이란 모름지기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할 때라야만 성공할 수 있다.
2026-02-02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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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원전 지역별 유치 경쟁 예고… 차등요금제 도입 서둘러야
정부가 대형원전 2기, 소형모듈원전(SMR) 1기 등 신규 원전을 계획대로 도입하기로 방침을 확정하면서 후보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기존 원전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유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애초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제정 당시 약속한 차등전기요금제 등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연내 차동요금제 도입 방안을 확정하겠다고 하지만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력 수요 급증을 빌미로 원전 건설을 밀어붙이는 것은 기존 원전 밀집 지역의 고통을 도외시하는 처사다. 원전 밀집 지역을 최우선적으로 배려하고 있다는 정부의 명확한 메시지가 필요하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최근 대형원전과 SMR 건설 후보부지 유치 공모에 나섰다. 원전 유치를 희망하는 기초자치단체장은 지방의회의 동의서를 포함한 유치 신청서를 오는 3월 30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현재 기장군과 경북 경주시가 SMR 유치를 공식화한 상황이다. 울산 울주군과 경북 영덕군은 대형원전 2기에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주군 서생면 주민들이 대책위를 꾸려 원전 유치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관련 지자체는 원전 소재지에 대한 지원금과 일자리 창출 등을 원인으로 든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상시적인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는 원전 지역 주민들을 위한 차등전기요금제 등이 필요하다.
이대로 가면 신규 원전들은 기존 밀집 지역에 모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도 원전 소재지 주민과 기초지자체에 대한 지원만 있을 뿐 소재지 이외 인접 지역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은 없다. 오죽하면 고통 분담 차원에서 수도권에도 SMR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볼멘 소리까지 나오겠는가. 이런 상황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연내에 차등요금제 도입 방안을 확정하겠다고 1일 밝혔다. 당초 차등요금제는 올 상반기에 도입키로 이미 예고됐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도입 방안조차 확정하지 못했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정부는 발빠른 제도 시행을 통해 원전 밀집 지역 주민들과의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
인공지능 등에 필요한 전력 수요를 감안하면 2050년까지 대형원전 20기와 SMR 12기를 더 지어야 한다는 전망까지 대두됐다. 정부가 인공지능 세계 3강 진입을 추진하면서 당장은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원전 증설도 불가피해 보인다. 그렇다면 지금 정부가 할 일은 사용후핵연료 저장 등 원전 정책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안정성과 신뢰를 높이는 것이다. 기존처럼 부산, 울산, 경남 등 원전 밀집지역 주민들에게 대가 없는 희생만 강요해서는 안 된다. 차등요금제는 그런 의미에서 정부의 에너지 정책 관련 의지를 보여주는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정부가 차등요금제 도입을 최대한 서둘러 주길 촉구한다.
2026-02-02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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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로봇과 피지컬 AI, 부울경 산업생태계 혁신 기회다
부산·울산·경남이 글로벌 피지컬 AI(인공지능)와 첨단 로봇산업의 핵심 요충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AI의 두뇌를 채울 고품질의 제조 데이터, 로봇의 관절과 근육이 될 핵심 부품 생산력, 지정학적 가치 등 좋은 요건을 두루 갖췄기 때문이다. 피지컬 AI는 실제 공장에서 발생하는 소음, 진동, 마찰열 같은 데이터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미국은 수십 년간 제조업 공동화로 학습용 데이터가 부족하다.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은 미중 패권 경쟁으로 데이터 반출이 막힌 상태다. 피지컬 AI와 로봇산업 패권을 차지하려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막강한 제조 인프라와 데이터를 보유한 부울경 지역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부울경의 가장 큰 장점은 로봇에 사용할 데이터 확보, 실증, 부품 공급, 생산, 시장 응용까지 한 번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지역 기업들이 협력해 모은 데이터가 6개월 만에 300TB(테라바이트)를 넘어섰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데이터의 질적 변화도 눈에 띈다. 과거 불량률, 생산량 같은 결과값이 아니라 ‘진동과 열에 따라 나사의 규격이 어떻게 버티는지’ 등 피지컬 AI가 학습할 수 있는 실제 산업현장에서의 프로세스를 담았다는 점이다. 로봇에 활용이 가능한 고품질 데이터가 모인 것은 지역에서는 처음이라고 한다. 제조 현장에서의 변수, 숙련공 기술을 데이터화하지 못한 글로벌 AI 기업들에겐 부울경은 거대한 ‘데이터 창고’가 되는 셈이다.
부울경 제조업이 피지컬 AI와 로봇산업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연다는 것은 분명 호재지만,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실제로 부산 지역 로봇기업 140여 곳의 약 70%가 연 매출 100억 원 미만 기업이다. 아직 영세한 업체가 많아 스케일업을 위한 정책적 뒷받침이 이어져야 한다. 개별 기업 차원의 데이터 정리를 넘어, 부울경 전체를 관통하는 ‘로봇 거점센터’와 같은 컨트롤타워와 클러스터 육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로봇산업이 성장할 경우 지역의 다른 주력 산업들과 시너지 효과가 크기 때문에 로봇기업 성장을 가속화하는 집적단지와 거점센터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피지컬 AI와 접목한 로봇산업의 육성은 부울경 산업생태계를 혁신하는 절호의 기회다. 어쩌면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를 찾아 지역을 찾는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지역 산업계는 단순히 데이터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AI 기술혁신과 전환에 속도를 내야 한다. 정부도 이를 기반으로 로봇산업을 육성하고 글로벌 표준화 작업을 주도할 수 있는 공공 차원의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로봇산업의 메카로 첨단업종 입주가 가능한 ‘서부산권 복합산업단지’(부산 강서구 강동동)를 거점으로 삼는 것도 필요하다. 부울경 제조업이 로봇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계기로 삼아 대도약의 기회를 반드시 마련해야 할 것이다.
2026-01-30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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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덧셈해도 모자랄 판에 '뺄셈 정치' 늪에 빠진 국힘
국민의힘이 29일 최고위원회를 열고 한동훈 전 당대표를 윤리위원회 원안대로 제명했다. 최고위 표결에서 장동혁 당대표를 비롯한 구성원 9명 중 8명이 찬성함으로써 이뤄진 조치다. 장 대표가 단식을 접은 뒤 당무에 복귀한 지 불과 하루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이번 제명 조치로 국민의힘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내전 상태나 다름없는 상황에 돌입했다. 이번 사태를 놓고 당장 눈앞에 놓인 지방선거의 승패에 대한 우려들이 당 내외에서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을 바라보는 국민들은 선거에 대한 정치공학적 판단보다는 정치적 균형을 맞출 건전한 비판세력의 몰락이 불러올 결과를 더 걱정해야 할 판이 됐다.
국힘은 ‘당원 게시판 사건’을 이유로 한 전 대표에 대해 제명 조치를 했다. 한 전 대표와 가족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등을 비방하는 내용의 글을 조직적으로 올려 여론을 조작함으로써 당의 명예와 이익에 피해를 줬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이 같은 결론에 이르는 과정에서 국힘 윤리위는 한 전 대표가 직접 게시글을 작성했는지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직접 관여 여부를 스스로 뒤집었다. 여기에다 익명 시스템의 게시판에 가족들이 글을 올린 행위로 제명 조치까지 함으로써 답을 정해놓은 징계라는 비판에도 직면해 있다. 비판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찬성에 대한 보복성 징계의 성격이 짙다는 지적으로 이어진다.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를 더욱 심각하게 바라보는 쪽은 국힘 내부의 당내 파벌이 소위 탄핵 반대파나 ‘윤 어게인’ 세력으로 결집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내놓는다. 민주당이 국힘을 내란정당이라 칭할 때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이 “계엄을 막은 한동훈이 있는 당을 그렇게 모는 것은 무리”라 지적한 것에 비춰보면 수긍이 가는 우려다. 한 전 대표의 제명에 대해 당내 소장파 의원들과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당 지도부 사퇴를 강력하게 촉구하고 나선 것도 이런 우려의 연장선이다. 하지만 징계 강행파들은 “특정인을 찍어내듯 제명하고, 뺄셈의 정치를 강행하는 것은 모두가 패배하는 길”이라는 당내 목소리에 귀를 닫았다.
한 전 대표 제명 조치로 인해 국힘은 현실적으로 중도 확장에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는 처지로 전락했다. 다가 오는 지방선거에서 중도 확장을 가장 큰 전략으로 가져가려 했던 지역의 국힘 인사들에게서는 체념의 분위기가 감지될 정도다. 진영 논리를 떠나 정치권이 특정 세력의 색깔 하나로만 물드는 것은 위험하다. 정치권 전체도 한 정당의 일방 독주가 위험할 뿐만 아니라 한 정당도 특정 세력화하는 것은 위험하다. 이는 스스로 고립을 자초할 가능성이 크다. 국힘이 ‘뺄셈 정치’로 특정 세력화 정당을 향한 행보를 거듭함으로써 정치권에서 건전한 비판·대안세력의 지위를 상실하게 된다면 그것은 국민적 비극이 될 터이다.
2026-01-30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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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방선거 누가 되든 2028년엔 부울경 통합단체장 뽑자
새해 들어 이재명 정부가 대한민국의 생존 전략이라고까지 강조한 광역 행정통합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수십조 원에 달하는 각종 인센티브를 내세우며 6월 지방선거 전에 광역 행정통합을 이뤄내겠다는 정부의 속도전식 추진에 재정과 자치권 강화 등을 포함하는 특별법 제정 필요성이라는 맞불이 놓아졌기 때문이다. 주민투표 등 절차적 정당성에 무게를 두며 속도 조절을 하는 듯한 부산과 경남의 경우 뿐만이 아니라 주민투표 없이 통합을 서두르려는 광주와 전남까지 공통적인 상황이다. 이는 광역 행정통합 추진 절차와 속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행정통합이 가지는 핵심적인 가치는 같다는 점을 시사한다.
박형준 부산시장과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28일 부산 신항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연내 공청회를 통해 주민 여론을 다진 뒤 주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두 단체장은 주민투표에서 통합의 필요성이 확인되면 2028년 총선 때 광역 행정통합 단체장을 선출할 수 있다는 로드맵도 제시했다. 주민투표 시점은 정부가 재정 이양과 자치분권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특별법을 수용하면 지방선거 60일 이전으로 앞당길 수 있다는 여지까지 남겼다. 지방선거 전 행정통합을 위해 속도전을 펼치고 있는 정부에 공을 넘기겠다는 뜻이다. 두 단체장은 특별법 제정을 위한 8개 통합 시도 단체장 긴급 연석회의도 제안했다.
부산·경남이 요구하는 행정통합 관련 포괄적 특별법과는 별도로 더불어민주당이 광주·전남 행정통합을 위해 가동중인 특별위원회가 발의하려는 개별 특별법도 조만간 발의된다. 해당 특별법은 특정 중앙부처 이전 등 지역 갈등을 부를 소지가 있는 내용의 포함 여부가 논란이지만 기본적인 틀은 부산·경남 단체장들이 내세우는 내용과 같은 방향이다. 재정 이양과 자치권 강화 등이 주된 내용이어서다. 이 특별법이 발의된다고 해도 정부가 어디까지 수용할지가 관건이 될 것이므로 이 또한 공은 정부로 넘어간 셈이다. 정부가 지역 선택적 결정을 하지 않으려면 결국 행정통합의 핵심가치를 돌아봐야 할 국면인 것이다.
대통령이 직접 대한민국의 생존 전략이라고까지 언급한 행정통합이 지방선거만을 위한 이벤트가 되거나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의미가 달라져서는 안 된다. 포괄적이든 개별적이든 특별법의 핵심가치가 같다는 것은 그 엄중한 무게를 재차 강조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방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이뤄져야 할 것들이 있다. 우선 정부는 행정통합 특별법의 핵심 가치 수용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지방선거 결과 누가 당선이 되든 늦어도 2028년에는 부울경 지역의 통합 단체장을 뽑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부산·경남 두 단체장의 로드맵 발표에는 이에 대한 불가역적 결의가 필히 담겨 있으리라 믿는다.
2026-01-29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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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건희 구형과 선고 형량 큰 차, 법의 엄중함 생각해야
통일교 금품수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여사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는 28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자본시장법 위반)과 명태균 여론조사(정치자금법 위반) 관련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지만, 통일교 금품수수 혐의는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 8개월과 추징금 1281만 5000원을 선고했다. 앞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실형을 선고받은 데 이어 영부인까지 법정에 서면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실형을 선고받는 헌정사상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국가 최고 통치권자와 그 배우자가 법의 심판대 위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국가적 불행이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김 여사에 대한 1심 판결은 국민에게 적잖은 의문을 남긴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결심공판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통일교 금품수수 혐의에 대해 징역 11년과 벌금 20억 원 및 추징금 8억 1144만 원을, 명 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본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4년과 추징금 1억 3720만 원을 각각 구형했다. 징역형만 합쳐도 15년에 달한다. 그러나 재판부가 선고한 형량은 특검 구형의 10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너무 큰 차이다. 검찰과 특검이 장기간 수사해 온 사안에서 이런 결론이 나온 점은 사법 판단의 무게만큼이나 수사 과정의 완결성에 대한 의문도 함께 남긴다.
지난 수년간 정치권과 시민단체를 뜨겁게 달구었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과 명태균 여론조사 무상 제공 혐의에 대해 재판부는 법리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수년간 먼지 털이식 수사를 거치고도 명확한 증거를 찾지 못해 논란이 되었던 사안이다. 특검은 이를 대한민국 법 위에 있는 범죄라며 징역 11년을 때려 달라고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는 특검이 국민적 분노와 정치적 상황에 편승해 무리하게 법리를 적용하고 과도한 구형을 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구형과 선고 사이의 간극이 지나치게 크면 사법 정의는 오히려 흔들릴 수 있다.
판결은 증거와 법리에 기초한 최종 판단이다. 하지만 구형과 선고 형량 둘 사이의 차가 클수록 국민은 무엇이 진실인지 헷갈릴 수 있다. 특히 전직 영부인이라는 전례 없는 피고인을 둘러싼 사건에서 두 형량의 큰 차이는 정치적 해석과 편향 논란을 낳을 수 있다. 이제 공은 상급심으로 넘어가겠지만 이번 1심 판결이 주는 교훈은 분명하다. 법의 엄중함은 일관된 원칙과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되는 기준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지금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동시에 김 여사와 그 관계자들 역시 이번 실형 선고의 의미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수긍하기 어렵다”는 항변보다 왜 국민이 영부인의 행보에 깊은 실망과 분노를 느꼈는지에 대한 성찰이 먼저다.
2026-01-29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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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속도전 양상 행정통합, 분권형 광역지방정부가 핵심이다
정부가 ‘4년간 20조 원’, ‘서울에 준하는 지위’, ‘공공기관 우선 이전’ 등의 인센티브를 제시하며 6·3 지방선거 전 행정통합을 종용하고 나서자 전국이 들썩이고 있다. 재결합을 추진하는 광역지자체들은 저마다 특례 조항을 담은 법안 마련에 나서고 주민투표를 검토하고 있다. 논의가 일시 중단됐던 대구와 경북도마저 통합 추진단을 발족하고 특별법 마련에 들어갔을 정도다. 하지만 인센티브를 놓고 지자체 사이에 통합 순서 경쟁이 벌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역 간 정체성이 조화되고, 빈틈없는 법·제도를 마련하는 과정이 졸속으로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 속도를 우선시하면 내실 있는 광역지방정부를 얻을 수 없다.
수도권 중심의 일극 체제를 다극 체제로 전환하려면, 지방은 경쟁력을 갖춘 광역권으로 거듭나야 한다.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통합 논의는 표면적으로는 지역 균형발전과 행정 효율성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정부가 제시한 예산 인센티브와 공공기관 이전이 핵심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통합이 빠를수록 더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정부의 메시지는 지자체 간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게다가 ‘6·3 지선 때 통합 단체장 선출’이라는 시간표는 형평성 논란을 자초한다. 정부가 지선 이후에 통합하는 지자체에도 인센티브를 줄 것인지에 확답을 내놓지 않고 있어서다. 2차 공공기관 이전 특혜 약속도 같은 논란을 일으킨다.
행정통합은 단순히 행정 구역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근본 구조를 재편하는 중대한 과제다. 지역 간에 순위를 다툴 일이 아닐뿐더러 특정 시점에 맞춘 속도전이어서도 안 된다. 통합 기준, 재정 지원 원칙, 법적 지위, 공공기관 이전 연계에 있어 전국에 동일한 잣대가 적용되는 것이 마땅하다. 지금처럼 제각각의 특례법안이 난무하면, 결국 지역 이기주의로 흐를 수밖에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일정에 쫓기지 않고, 정치적 유불리와 지역 간 형평성 논란을 일으키지 않는 범정부적인 통합 로드맵이다. 부산의 시민단체는 정부와 각 시도가 참여하는 ‘분권형 광역행정통합 추진협의회’ 구성을 제안했다. 시의적절한 해법이다.
통합특별시의 위상은 분권형 광역지방정부여야 한다. 자치입법권, 재정권, 조직권에서 독립성을 갖추려면 정부의 권한 이양이 전제다. 대통령과 광역지자체장 사이에 협의와 결단이 필요하다. 정부가 한시적 인센티브를 제시해 경마식으로 추진할 일이 아니라는 의미다. 지자체 의견이 수렴된 행정통합의 표준 모델이 도출되고, 각 지역의 사정을 반영한 통합특별시로 구체화하는 순서가 바람직하다. 여론이 성숙하고 준비가 된 지역은 우선적으로 통합을 추진해도 무방하다. 다만, 6·3 지선 뒤 주민투표가 시행되어도 불이익이 있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건 광역지방정부가 실질적 권한을 갖고, 국가가 다극 체제로 재편되는 것이다.
2026-01-28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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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트럼프 관세 뒤통수, 배경 잘 파악하고 철저히 대비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무역합의를 자의적으로 뒤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합의 번복의 이유로 한국 국회가 무역합의 이행에 필요한 법적 절차를 진행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초대형 ‘트럼프 리스크’가 다시 터지면서 우리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일각에서는 미 대법원의 ‘트럼프 관세’ 사건 선고를 앞두고 있는 점, 우리 정부의 온라인 플랫폼법 등 디지털 규제와 쿠팡에 대한 고강도 조사, 이민 단속 요원에 의한 총격 사망 여론 반전용 등도 원인으로 거론된다. 우선 합의 번복 배경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트루스소셜에 “이재명 대통령과 난 2025년 7월 30일에 양국을 위한 위대한 합의를 했으며, 내가 2025년 10월 29일 한국에 있을 때 그런 조건을 재확인했다. 왜 한국 입법부는 합의를 승인하지 않았는가”라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동맹을 압박, 무역 긴장을 고조시키는 전략으로 일관해왔다. 하지만 그가 대미 투자 진척도가 느리다는 이유로 협상이 끝난 뒤 관세를 다시 인상한 사례는 처음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안은 무척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가뜩이나 고환율로 어려움을 겪던 부산 부품업체 등 수출업체 등은 패닉에 빠진 상태다. 정부의 발빠른 대처가 절실하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정치권과 정부의 책임도 무척 크다. 이 상황이 될 때까지 미국의 낌새조차 알아차리지 못했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7월 한미 무역합의 타결 뒤 이미 6개월이 흘렀다. 하지만 합의 실천을 위해 지난해 11월 발의된 대미투자특별법은 여전히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행동이 이미 뉴노멀이 된 점을 감안하면 안일한 대처가 아닐 수 없다. 지지부진한 후속 조치 이행이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예측조차 못했다면 이것 자체가 더 큰 문제다. 어렵사리 합의해 놓고도 빌미를 잡힐 일을 만든 것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합의 번복에 앞서 김민석 국무총리는 최근 미국을 방문해 부통령과 회담을 했다. 양국 간 직통 채널인 핫라인도 구축했다. 하지만 김 총리 귀국 직후 이번 사태가 터지면서 정부의 대미 소통력과 정보력 등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된다. 더욱이 대미투자특별법이 표류하고 있는데도 국회에 조속한 처리를 요구한 장관 등 정부 인사는 없었다. 여야는 지금도 이 문제를 놓고 정치 공방에 몰두하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신중한 자세로 국익을 우선시하며 최대한 실익을 챙기는 것이다. 정치권과 정부가 힘을 모아 앞으로 닥칠 각종 변수에 철저히 대비하길 당부한다.
2026-01-28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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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신규 원전 계획대로 건설, 지역별 차등요금제도 속도 내야
이재명 정부가 윤석열 정부 당시 수립된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수정 없이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26일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담긴 신규 원전 건설은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확정된 11차 전기본에는 총 2.8GW(기가와트) 규모 대형 원전 2기를 2037년과 2038년에 준공하고 0.7GW 규모 소형모듈원전(SMR)은 2035년까지 만든다는 계획이 반영됐다. 이재명 정부는 당초 이 계획이 국민 동의를 얻지 못했다며 원점 재검토를 선언하고 공론화를 거쳤다. 그러나 인공지능(AI) 시대에 안정적인 전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거세지면서 입장을 바꾼 것이다.
재생에너지 확충을 강조해 온 이재명 정부가 신규 대형 원전과 소형모듈원전 건설을 그대로 추진하는 것은 인공지능, 전기차, 데이터센터 등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실용적인 입장 선회로 보인다. 당장 재생에너지만으로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김성환 장관도 이날 “전력 분야의 탄소 감축을 위해 석탄·LNG(액화천연가스) 발전을 줄일 필요가 있어 재생에너지와 원전 중심의 전력 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기후 대응과 에너지 수급을 해결하기 위해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와 효율성·안전성이 확인된 원전을 결합한 ‘에너지 믹스’가 필요함을 인정한 셈이다.
신규 원전 건설 추진 소식에 원전이 밀집한 부산·울산·경남 주민들은 착잡한 심경이다. 원전 사고,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 등에 대한 불안을 늘 안고 살지만, 차등 전기료와 같은 경제적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역별 차등전기요금제는 2024년 6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제정 당시 올 상반기 도입이 예고됐다. 하지만, 어느새 ‘도입 검토’로 후퇴했고, 시행 시기도 올 하반기 이후로 연기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1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에너지 공급과 관련해 지역균형발전과 ‘지산지소’ 대원칙을 강조한 바 있다. 정부는 전력시장 구조 개편에 대한 확실한 의지를 보이고, 지역별 차등요금제도 시행에 속도를 내야 한다.
수도권에는 전기 생산 시설이 부족해 필요한 용량 상당 부분을 비수도권에서 끌어온다. 전기를 수도권으로 보내는 송전 비용도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함께 부담한다. 원전 밀집 지역은 사용후핵연료 저장에 따른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이러한 현실에서 수도권은 차등 전기료 도입에 딴지를 걸어서는 안 될 일이다. 오죽하면 고통 분담 차원에서 전기를 많이 쓰는 서울과 수도권에 원전을 지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겠는가. 차등전기요금제가 시행된다면 AI 산업과 같은 전력 수요가 많은 첨단 산업의 지방 이전을 촉진할 수 있다. 전력 자급률이 높은 부울경 지역의 산업 생태계를 바꿀 기회가 된다. 정부는 국가균형발전을 고려해 차등전기요금제 도입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2026-01-27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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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코스닥 지수 1000 돌파, 신산업 생태계 혁신 계기 만들자
코스닥 지수가 4년여 만에 1000선을 돌파하며 이른바 ‘천스닥’ 시대를 다시 열었다. 26일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70.48포인트(7.09%) 급등한 1064.41로 마감하며 4년 5개월여 만에 1000선을 다시 돌파했다. 장중에는 급등세로 약 9개월 만에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이재명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 기대, 바이오·이차전지 등 성장주 강세, 개인과 기관·외국인의 동반 매수세가 지수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정부가 ‘코스닥 3000포인트 달성’을 목표로 제시하면서 코스닥 지수를 달군 영향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수 1000돌파는 오랜 정체를 겪어온 코스닥 시장에 분명한 전환 신호로 읽힌다.
이번 천스닥은 과거와 결이 좀 다르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정부의 불공정 거래에 대한 강경 대응과 연기금 진입 여건 개선, 부실기업의 신속한 퇴출, 첨단 기술기업 상장 활성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업종 구성도 IT 편중에서 벗어나 바이오·이차전지·소재·게임 등으로 고르게 확장됐다. 거래소가 인공지능(AI)·신재생에너지·에너지저장장치(ESS)·우주산업을 핵심 기술로 지정해 맞춤형 기술심사를 도입한 점 역시 변화를 뒷받침한다. 대형주 조정 국면에서 중소형 성장주로 수급이 이동하는 흐름은 시장 체력이 과거와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이번 상승을 거품이 아닌 회복으로 보는 시각에 힘이 실리는 배경이다.
코스닥 지수가 천스닥 고지를 밟았지만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외국인 투자 유입이 필수적이다. 개인 투자자 중심의 시장 구조로는 성장에 한계가 뚜렷해서다. 외국인 투자를 끌어들이려면 상장사의 실적 가시성이 전제돼야 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코스닥 시가총액 544조 원 중 외국인 보유 비중은 9.87%에 그쳤다. 2020년 이후 줄곧 9%대에 머물며 코스피와 대비된다. 불안 요인은 또 있다. 실적이 불투명한 기업, 테마 쏠림, 개인 중심의 변동성 구조다. 디지털자산이나 모험자본이 해법처럼 거론되지만 자본은 결국 기업의 경쟁력과 수익성으로 향한다.
코스닥은 올해 출범 30주년을 맞았다. 1000선 돌파는 코스닥 역사에서 손에 꼽힐 장면이다. 하지만 숫자만으로 체질 변화를 단정하긴 이르다. 닷컴버블 붕괴 이후 20년간 1000선을 넘지 못했던 기억도 여전하다. 증권업계는 그동안의 코스닥 부진이 위험자산 선호가 대형주에 쏠린 결과라며 모험자본이 유망 산업과 기업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관건이라고 본다. 단기 부양책보다 산업 경쟁력을 키우는 정책 설계가 중장기 반등을 좌우한다는 지적이다. 불공정 거래에 대한 무관용, 상장·퇴출 기준의 엄정함, 혁신기업이 성장할 생태계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그렇다고 제도 개선만으로 성과를 담보할 순 없다. 바이오와 이차전지에서 실적이 증명되지 않는다면 천스닥은 다시 신기루로 끝날 수 있다.
2026-01-27 [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