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자체 2차 공공기관 유치 사활 거는데, 손 놓은 부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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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지역 여야 협력 유치 당위성 여론전
부산 목표·논리 제시 않고 구심점 없어

전재수 부산시장이 취임 첫날인 1일 시장직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재수 부산시장이 취임 첫날인 1일 시장직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제2차 공공기관 이전 발표가 임박하면서 비수도권 지자체 사이에 유치전이 뜨겁다. 이번 이전은 1차 때와 달리 단순한 분산이 아니라 지역의 산업 기반과 성장 전략을 묶는 집적 방식이 예고돼 있다. 행정과 정치권, 시민사회가 지역의 미래 비전에 의기투합하느냐에 공공기관 유치의 성패가 갈린다. 대구와 경북, 충남, 대전은 이미 국회 토론회와 지방의회 결의안, 여야 공동 대응을 통해 유치 명분을 쌓고 있다. 그러나 부산은 어떤 기관을 어떤 논리로 유치할 것인지조차 시민 앞에 뚜렷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동남권투자공사 설립에 만족한다는 인상을 줘서는 준비 부족을 넘어 직무 태만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요즘 국회는 공공기관 유치 당위성을 설파하는 토론회·기자회견으로 붐빈다. 대구와 경북은 지역구 국회의원을 동원한 토론회를, 위성곤 제주지사는 기자회견을 열어 산업 연계성과 입지 경쟁력을 부각했다. 대구의 경우 IBK기업은행과 한국산업기술진흥원 등 34개 기관을 거론하며 유치전에 나섰다. 충남은 여당 출신 도지사와 야권이 발전공기업 통합 본사 유치를 위해 공동전선을 펴고 있다. 대전과 경북 의회는 공공기관 이전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반면 부산은 미온적이다. 공동 목표가 뚜렷하지 않으니 구심점이 보이지 않는다. 다른 지역이 유치 성과를 거두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사이 부산만 안이한 대응으로 뒤처지고 있다.

부산시는 금융, 해양, 영화·영상 분야 등 모두 40곳의 유치 희망 기관 목록을 국토교통부에 전달했으나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정책 방향의 혼선을 우려하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은행 유치에 주력했던 전임 시정과 달리 전재수 시장은 동남권투자공사 설립을 내세우기 때문이다. 또 같은 당인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으로 과거 산업은행 이전을 반대했던 박홍배 의원이 거론되는 상황까지 겹쳤다. 이 와중에 전 시장과 이성권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의 상견례가 불발된 뒤 내달 3일로 연기됐다. 공공기관 유치를 위한 초당적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단순한 인사 자리가 아니라 부산 정치권의 공동전선을 확인하는 시험대가 돼야 한다.

1차 공공기관 이전은 지역 산업과의 연계 부족, 혁신도시 자족 기능 미흡, 가족 동반 이주 저조 같은 한계를 남겼다. 2차 이전은 이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산업 연계·기능 집적이 중시되고 있다. 그렇다면 부산의 전략은 더 분명해야 한다.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와 해양수도 부산 비전을 극대화할 수 있는 유치 전략을 짜야 한다. 여기에 여야의 셈법이 다를 수 없다. 범시민 유치 기구를 가동하고, 여야가 국회 토론회와 공동 결의문으로 하나가 돼 국가균형발전과 남부권 성장의 효과를 설득해야 한다. 다른 지역은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데 부산만 뒷짐을 지고 있어서는 안 된다. 부산의 미래를 위해 힘과 지혜를 모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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