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02 금요일
한센병 고백 대신 “탄광에서 다쳤어”…요양소 남은 유골들 [이중의 억압 재일한센인]
30년 만에 한국의 동생에게서 편지가 왔다. 소식을 수소문하던 도쿄의 친척을 거쳐 겨우 닿은 편지였다. 일본에 간 형이 죽은 줄만 알았다며, 살아 있으면서 왜 연락 한 번 안 했느냐는 원망이 담겨 있었다. 재일한센인 최 모(가명) 씨는 답장에 거짓말을 썼다. “탄광에서 다쳐서 손이랑 발이 불편해졌어. 몸이 이렇게 돼 부끄러워 연락하지 못했다. 이런 형을 용서해다오.” 한센병이라는 말은 차마 할 수 없었다.경남 진주 출신인 최 씨는 강제징용으로 일본에 건너와 규슈 탄광에서 일했다. 해방 뒤 한센병이 발병해 오카야마현 나가시마아이세이엔에 입소했다. 동생의 편지를 계기로 한국을 찾아 가족과 재회하고 돌아와서도 편지를 주고받았지만 한센병이라는 말은 끝내 하지 않았다. 1980년대 아이세이엔 내 재일한센인을 기록한 책 ‘이름도 아름다운 섬’에서 그는 이렇게 털어놨다. “항상 가슴에 바늘이 꽂힌 듯한 통증이 있어요. 그건 제가 한센병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있다는 거예요. 편지 봉투에 적힌 아이세이엔이 어떤 곳인지 고향 사람들 모두가 눈치채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늘 기도합니다.”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한센병에 대한 편견은 만연했다. 가족과 어렵사리 연락이 닿아 고향의 가족과 재회 기회가 생기더라도 최 씨처럼 끝내 자신의 상황을 숨기기도 했다. 강제격리를 규정한 일본의 한센병 정책과 사회적 편견 앞에서 가족관계는 멀어졌고, 많은 이들의 유골은 아직도 요양소에 남아있다.■ 요양소에 남은 유골들본보가 일본 후생노동성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일본 국립한센병요양소 사망자 2만 7902명 가운데 1만 7860명(64.0%)의 유골이 아직 요양소에 있다.국적별 현황은 별도로 집계되지 않지만 재일한센인의 유골도 상당수 함께 보관된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인 입소자가 한때 200명 넘게 있었던 아이세이엔의 경우에는 전체 사망자 3808명 가운데 극히 일부인 49명을 제외한 3759명(98.7%)의 유골이 남아 있다.살아 생전 혹은 사망 후 한국의 가족 곁에 돌아가거나, 고인의 유지에 따라 국립망향의동산에 이장된 사례도 드물게 존재하기는 한다.그러나 수십년에 걸친 수용 생활로 인한 가족관계가 멀어진 것은 물론, 요양소에서 이름을 바꿔 쓸만큼 가족이 사회에서 겪을 차별은 만만치 않았다. 이에 낙인 때문에 귀향을 포기하고, 수십년을 함께 지낸 한센인 동료 옆에서 잠들겠다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가족조차 반세기 걸린 고백“한센병이라고 말한 적 없을 겁니다. 요양소에 입소했던 것도 몰랐을 거예요. 편견 때문에 가족에게 말하는 것조차 쉽지 않아요.”지난 20일 효고현 자택에서 만난 한센병가족소송 원고단 부회장 황광남(70) 씨는 경남 창원과 경북 청도 출신 재일한센인이었던 부모가 한국의 가족에게 병을 알렸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고개를 저었다.황 씨 자신도 50대가 되어서야 주변에게 한센병 환자 가족이라는 사실을 털어놨다. 병을 직접 앓지 않은 아들에게도 반세기가 걸린 고백이었다. 당사자였던 부모는 더욱 쉽지 않았을 터였다.부모는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넘어왔다. 해방 후 다른 가족들과 달리 한국으로 돌아가지 못했던 부모는 일본에 자리를 잡았다. 그러다 1956년쯤 황 씨를 제외한 가족 모두가 한센병이 발병, 아이세이엔에 입소했다. 황 씨는 겨우 1살에 요양소 내 보육원에 맡겨졌다. 8살 무렵부터 다시 부모와 함께 살았지만, 원래 살던 곳에서 멀리 떨어진 동네에 자리를 잡았다. 어머니는 그 누구에게도 한센병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황 씨는 2016년 일본의 한센병가족소송에 원고로 참여해 2019년 승소하고 보상을 받았다. 이후 강연을 비롯해 한센인 편견 해소를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황 씨의 최종 목표는 한센인이 가족관계를 회복하고, 요양소 납골당의 유골은 고향과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편지에 거짓말을 썼던 최 씨도 과거 알고 지내던 재일한센인으로, 그의 유골은 요양소 납골당에 있다.그러나 여전히 허들은 높다. 남은 유골에 대해선 가족에게 병력을 알리지 않고자 했을 고인의 뜻을 고려해야 한다. 또 가족들도 현실을 마주하기엔 마음의 장벽이 높다. “지금도 가족에게 폐가 될까 봐, 자신이 죽은 뒤에야 가족에게 연락해 달라는 입소자들이 있습니다. 보통은 장례식에 가족이 와서 유골을 모셔 가지만, 입소자들은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지요. 혹시 가족 중 누군가가 일본의 요양소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납골당을 찾아 그분이 어떤 삶을 살았을지 한 번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정부, 美 엘리엇과 투자분쟁 환송중재서 패소…658억 원 배상해야
정부가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이 제기한 국제투자분쟁(ISDS) 환송중재에서 패소했다. 법무부는 엘리엇 ISDS 사건 환송중재 판정부가 지난달 30일 오후 7시께(한국시간) 정부가 엘리엇에 약 4849만 달러(약 658억 원)와 지연이자 등을 배상하라고 판정했다고 1일 밝혔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판정부는 2015년 당시 정부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에 찬성하도록 개입한 행위와 엘리엇의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앞서 영국 법원은 올해 2월 국민연금을 국가기관으로 볼 수 없다며 원 중재판정을 일부 취소하고, 정부의 합병 개입과 엘리엇의 손해 사이 인과관계 등을 다시 판단하도록 사건을 중재판정부로 파기환송했다. 환송중재 판정부는 원 중재와 동일한 3명의 중재인으로 구성됐으며, 재심리 끝에 원 중재와 동일한 배상액을 인정했다. 법무부는 "관계부처, 정부 대리로펌 및 외부 전문가 등과 함께 판정문을 면밀하게 분석해 필요한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검토 중인데…트럼프 "알래스카 LNG 투자" 일방 발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국의 대미 투자 자금 중 500억 달러(약 68조 원) 이상을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에 투입한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한국 정부가 아직 상업적 타당성을 두고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표라서 향후 진통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더그 버검 내무장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댄 설리번 알래스카 상원의원 등이 배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발표는 한국이 대미 수출품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는 대가로 약속한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중 첫 번째 프로젝트 공개다. 전체 투자금 중 1500억 달러는 조선 협력 분야에, 나머지 2000억 달러는 조선 외 전략 분야에 배정됐다. 러트닉 상무장관이 공개한 세부 내역에 따르면, 조선 외 분야 2000억 달러 중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500억 달러 이상 △오하이오·테네시 등 대형 원전 8기 건설에 1200억 달러 △텍사스 가스발전소 건설에 220억 달러가 각각 투입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의 무역 합의에 따라 그들이 관세를 낮추기 위해 돈을 지불했고, 그 자금의 일부가 이 프로젝트에 투입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알래스카 LNG 사업과 관련해 명확한 투자액을 확정한 바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자료를 내고 양국이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에 따른 상업적 합리성 및 모든 관련 국내법적 요건의 충족을 조건으로 하여,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한 검토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와는 결이 다른 유보적 태도다. 알래스카 LNG 사업은 최북단 노스슬로프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1300㎞의 가스관을 통해 남부 니키스키로 운송한 뒤 액화해 아시아 등에 수출하는 총사업비 445억∼545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다. 1968년 가스전 발견 이후 반세기 넘게 추진되어 왔으나, 혹한의 공사 여건과 막대한 사업비와 경제성 문제, 생태계 파괴 논란 등으로 엑손모빌 등 글로벌 메이저 기업들이 2017년 철수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지난해 연간 100만t 구매 및 강재 공급을 위한 기본합의서(HOA)를 체결했으나, 대부분의 공급 합의가 구속력이 없어 상업적 수요를 두고 여전히 의문이 제기된다.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인 투자 액수까지 못 박으며 속도를 내는 배경에 오는 11월 연방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알래스카 상원의원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공화당 댄 설리번 상원의원을 지원하고 지역 유권자들의 표심을 결집하기 위한 계산이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속보] 트럼프 "한국 대미투자…텍사스 가스발전·대형 원전 8기, '알래스카 LNG 개발' 포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텍사스 가스발전소 건설, 대형 원자력발전소 8기 건설,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등 한국의 대미투자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하워드 러트닉 사무장관 등과 함께 백악관 집무실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는 한국이 대미 수출품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가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하기로 약속한 것의 첫 프로젝트 발표다. 이는 지난해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경주에서 진행한 한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것으로, 한미 양측의 긴 협상 끝에 11개월 만에 이날 공식 발표가 이뤄진 것이다. 다만, 한국 정부는 텍사스주 엔시날에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223억 달러 규모의 사업을 프로젝트 1호로 확정했을 뿐 알래스카와 원전 사업은 추후 협의 과제로 남겨놓은 상태다.
일본 편의점 변신 의류 매장 넘본다
일본의 주요 편의점 체인들이 점내에서 판매하는 의류품을 확대하는 등 의류 판매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도쿄신문이 30일 보도했다. 도쿄신문은 원래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의류품은 양말과 속옷 등 ‘긴급 수요’가 타깃이었지만 최근 수년간 편의점 체인들이 의류 판매에 힘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세븐일레븐은 이달 초 의류업체 니코에스티와 협업해 이 업체의 의류브랜드 ‘니코앤드’ 제품을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이 편의점은 편의점 매장에서 판매할 의류품을 늘려 의류 매출을 2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편의점의 주요 고객층은 40∼50대 브랜드이지만, (인기 의류 브랜드는) 젊은 여성 고객을 겨냥한 것”이라며 “다른 상품의 구입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서 편의점을 찾는 고객의 가치를 높이는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의 ‘변신’은 사실 패밀리마트, 로손 등 다른 편의점 체인들에 비하면 늦은 편이다. 패밀리마트는 지난 2021년 자체 디자인한 티셔츠와 운동복, 점포 색깔과 같은 양말 등을 ‘편의점 웨어’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전국에서 좋은 반응이 이어지자 지난 7월에는 옷을 입어볼 수 있도록 탈의실을 설치한 점포를 도쿄 도심에 오픈하기도 했다. 로손의 경우 2022년부터 ‘무인양품’의 상품을 전국에서 판매하고 있다. 편의점 체인들이 의류 판매에 공을 들이는 것은 일본 내 편의점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며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나온 자구책 중 하나다. 일본 전국의 편의점 수는 5만개 수준에서 정체 상태를 보이는 상황에서 편의점 업계는 공공요금 수납 대행, 수하물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보 없는 미·이란, 카타르 중재로 이틀째 협상판 복원 추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 제안한 ‘7일 계획’을 거부한 와중에 종전협상 복원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물밑 중재가 뉴욕과 워싱턴DC를 오가며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상호 신뢰가 바닥난 상황에서 합의안의 구체적인 이행 순서를 둘러싸고 막판 대치가 이어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종전 양해각서(MOU) 폐기 후 몇 달 만에 이뤄지는 이번 협의가 교착상태를 깰 분수령이 될지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린다. 29일(현지 시간) 파이낸셜뉴스(FT)에 따르면 협상단은 전날 미국과 이란 양측 사이를 오가며 중재에 나선 데 이어 이날 잠정 합의안의 최신 수정 초안을 이란 측에 전달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은 29일 양측 간 간접 대화가 이뤄졌는지는 불확실하다고 보도했다. 논의 중인 잠정 합의안 초안에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항을 허용하고 미국은 이에 상응해 대이란 해상 봉쇄를 해제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 대화를 보고받은 한 관료는 협상에 진전은 있지만 합의안의 이행 순서를 둘러싸고 미·이란 간 대치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FT는 소개했다. 이행 순서를 논의 중인 쟁점 사안에는 이란산 원유 제재면제 복원, 이란의 해외자산 일부 동결해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를 포함한 이란 핵 프로그램 관련 사항들이 포함됐다고 이 관료는 언급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 구체적인 조치를 내놓으면 제재 완화나 동결자금 해제에 나설 의향이 있다는 언론 보도를 두고 “가짜 뉴스”라고 부인한 바 있어 최종 합의까지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이란과 종전 MOU를 체결했을 때 제재 완화와 동결자금 해제를 합의했다가 미국 내에서 ‘항복이나 다름없는 MOU’라는 거센 역풍에 직면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겉보기로나마 승리했다는 모양새를 얻으려 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앞서 이란은 지난주 미국 측에 △대이란 해상 봉쇄 해제 △동결 자금 해제 △원유 제재 면제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적대행위 중단 등의 요구안을 미국 측에 제안한 바 있다. 미국이 이를 이행하면 7일 안에 호르무즈해협을 재개방할 수 있다는 게 이란의 입장이다. 유엔총회를 계기로 뉴욕을 방문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지난 22일 뉴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윗코프 및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중재자를 사이에 두고 간접적으로 접촉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7일 계획’을 거부한다고 밝혀 중동지역 갈등 완화를 원하는 국제사회에 우려를 안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매체 악시오스 인터뷰에서 “그것은 내가 원하는 합의가 아니다”라며 이란을 향해 “무리수를 뒀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이란과 추가 회담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해 협상의 창이 닫히지 않았음을 시사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체결했던 종전 MOU를 복구하진 않을 것이며 핵 문제 관련 이란의 약속을 포함한 더욱 광범위한 협약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연합뉴스
트럼프 “김정은은 내 친구, 상당한 핵 능력 보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 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분을 거듭 강조하며 북한의 핵 능력을 사실상 인정하는 발언을 내놨다. 김 위원장의 신변 안전까지 언급하면서 북미 정상 간 대화 재개를 염두에 둔 유화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은 핵무기를 보유할 수 없다고 하면서 북한은 왜 가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 “왜 그런지 아느냐. 다른 대통령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막지 못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내 친구다. 그는 트럼프를 좋아한다”며 “전 세계에서 그가 좋아하는 유일한 사람이 나이고, 나도 그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그렇게 말하면 비난받는다. 사람들은 그것이 끔찍하다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북한의 핵 능력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에게는 핵 능력이 있다. 매우 상당한 규모의 핵”이라며 “우리만큼은 아니지만 그는 핵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왜 그런지 아나. 내가 한 일을 하지 않은 대통령이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아닌 대통령이 있었고 그들은 이를 막지 못했다”며 “내가 있는 한 그(김정은)는 괜찮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강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북한이 상당한 규모의 핵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인정하는 한편 자신의 재임 기간 김 위원장의 안전까지 시사했다는 점에서 북미 정상회담 재개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에도 김 위원장을 향해 잇따라 대화 신호를 보내왔다. 지난달 16일 한미 연례 합동군사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의 대폭 축소를 지시한 데 이어 같은 달 19일에는 김 위원장이 “57개의 매우 강력한 핵무기를 갖고 있다”며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Nuclear Power)으로 지칭했다. 당시 김 위원장과 “연내에 만날 것”이라고도 공언했다. 이후 한동안 북한이나 김 위원장에 대한 공개 언급을 자제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연설에서도 북한을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다시 김 위원장과의 친분과 북한의 핵 능력을 강조하면서 ‘북한 비핵화’를 선결 조건으로 내세우기보다 북미 정상 간 직접 대화를 통해 관계 개선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김 위원장과 회동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2019년 6월 판문점 회동이다.
젤렌스키 "러시아에 북한군 8000명 이상 있어…1만명 추가 배치 준비중"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8일(현지 시간) 현재 러시아 영토에 8000명 이상의 북한군이 있고, 북한이 그 대가로 러시아의 기술 지원을 받아 공격 드론을 생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을 인용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국민 연설에서 북한군과 관련된 새로운 정보라며 "러시아 영토에 북한군이 8000명 이상이 있고 여기에 추가로 1만명 규모의 병력을 더 배치하기 위한 준비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북한군 파견 대가로 기술 등을 제공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기술적 지원 아래 북한 영토에서 샤헤드형 공격 드론이 생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것이 악이 확산하는 방식이며, 생명에 대한 위협이 다른 지역으로 퍼져나가는 방식"이라며 "오직 함께 대응해야 극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북한군 포로의 한국 송환과 관련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송환 사실을 공개했는데, 한국 측이 '비공개 합의 사항을 일방적으로 공개했다'며 공개 항의에 나서고 우크라이나 측이 이를 부인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전날 청와대는 "우크라이나 측이 비공개 합의를 어기고 사전 협의는 물론 통보조차 없이 일방적으로 공개한 것도 중대한 문제지만 '비공개 합의가 없었다'는 거짓 사실을 발표한 것은 양국 정부 간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라며 우크라이나 측에 공식적인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한국 외교부는 이날 안드리 베쉬킨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대리를 초치해 북한군 포로 송환 관련한 정부의 이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한편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비서실장도 이날 소셜미디어에 뉴스포스 인터뷰 기사를 인용해 올린 글에서 러우 전쟁에 참전한 북한군을 언급하며 "북한은 우리의 전쟁에서 배우며 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군의 이러한 모습을 가리켜 "무엇보다 자국 지역에서의 적극적인 전투에 대비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주 최근에 한국과 북한 사이 군사분계선에서 또 하나의 사건이 발생했다"며 "상황은 하루가 다르게 악화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통제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사건이 발생하는 것은 단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부다노우 비서실장이 언급한 '또 하나의 사건'은 최근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북한 지뢰 추정 폭발 사고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외쳐도 안 먹힌다… 싸늘한 美 농심
뚜렷한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이란 전쟁에다 이로 인한 고유가와 고물가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집권여당 공화당의 11월 중간선거 전망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미국 언론들의 보도가 나오고 있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26일(현지 시간) ‘공화당의 선거 전망이 나쁘다에서 최악으로 가고 있다’ 제하 기사에서 “미 전역의 공화당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낮은 인기가 촉발한 격렬한 역류에 내몰리고 있다”고 짚었다. 또 “올해 내내 공화당은 좋지 않았지만 이번 주는 달랐다”며 “정치 환경이 실시간으로 붕괴하는 것 같았고, 불길한 지표들이 잇달았다”고 덧붙였다.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대 여론이 집권 1, 2기를 통틀어 최고인 60.4%까지 치솟은 점과 휘발유·경유 가격 급등, 식료품 가격 상승, 7%에 달한 부동산 대출 이자율 등이 공화당의 불리한 요인이라고 악시오스는 지적했다. 현재 단 3석 차이로 연방 상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이번 상원의원 선거에서 4석을 빼앗기면 민주당에 다수당 지위를 내주게 된다.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는 패배가 확실해 보이며, 텍사스·플로리다·알래스카는 접전 양상이고, 메인도 불안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에 민주당으로선 한때 희박하다고 여겨졌던 상원 다수당 장악을 점점 가시권에 두는 상황이다. 하원의 경우 더욱 공화당에 어려운 상황이다. 비당파적 선거 예측기관인 ‘쿡 폴리티컬 리포트’는 지난 25일 최대 15곳의 선거구를 ‘민주당 우세’ 지역으로 분류하면서 민주당이 220~230석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하원 435석 전체를 다시 뽑는데 과반은 218석이다. 이 기관의 창립자인 찰리 쿡은 악시오스에 “많은 사람이 오랫동안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블루 웨이브’(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 물결)를 누릴 것으로 예측해왔지만, 나는 이를 오히려 ‘레드 언더토우’(공화당 상징색인 붉은색 역류)로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지율이 높아서가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대한 반감이 더 강한 탓에 민주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점친 것이다. 쿡은 특히 “지난 90일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는 ‘매우 인기 없음’에서 ‘유해’로 바뀌었고, 이제는 ‘방사능’ 수준”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갈수록 공화당 후보들이 선거운동을 펼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두기에 나서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공화당의 대표적 지지 기반인 농민들도 등을 돌리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 ‘미국 농민들이 공화당에 대한 충성을 재고하고 있다’는 보도에서 “관세와 이란 전쟁으로 인한 경유·휘발유·비료 가격 급등, 트럼프 대통령의 쇠고기 수입 확대 계획은 미국 농민과 목장주의 기분을 상하게 했으며,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 지역에서 민주당에 기회를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농민들은 수년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충성스러운 지지층이었지만 지난 1년간 불만이 누적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사상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는 것이다. 존 히켄루퍼(민주·콜로라도) 연방 상원의원은 WSJ에 “농촌 지역 유권자들을 (민주당 쪽으로) 돌려놓으려 한다면,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 좋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백악관은 11월 중간선거를 5주 앞둔 시점에 정부 자금을 지원받아 트럼프 대통령을 홍보하고 야당인 민주당을 겨냥하는 광고를 공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같은 광고가 정치 선전을 위해 납세자의 세금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칙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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