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끼 비행기 논란 확산… 충성파 측근만 동행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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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 첩보에 군용기로 갈아타
CIA 당시 ‘신빙성 낮다’ 평가
WP “서열 1·2위 장관도 배제”
기자단, 백악관에 공식 항의

지난달 9일(현지 시간) 터키에서 열린 나토(NATO)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9일(현지 시간) 터키에서 열린 나토(NATO)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8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귀국하는 과정에서 암살 위협을 이유로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 미군 수송기로 갈아탔으며, 당시 그의 오랜 측근들만 동행시켰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정부 서열 1, 2위와 백악관 취재진도 사실상 ‘미끼’로 사용되면서 논란이 거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마친 뒤 카타르가 선물한 신형 에어포스원을 미리 영국의 공군기지로 출발시키고 구형 에어포스원에 탑승했다.

구형 에어포스원에는 100명이 넘는 고위 참모진과 행정부 당국자, 취재진이 타고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반대편 문으로 몰래 내린 뒤 기내식 운반 차량에 몸을 숨겨 미 공군 C-32 수송기로 옮겨탔다.

당시 미 당국은 이란이 휴대용 견착식 지대공 미사일을 이용해 앙카라에서 출발하는 에어포스원을 공격하고 트럼프 대통령 암살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WP는 이번 정보에 정통한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이란의 암살 위협이 있다는 첩보를 전달했으나, 미 중앙정보국(CIA)은 이 첩보에 회의적이라는 평가를 달아 트럼프 행정부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에어포스원을 향한 미사일이 발사되진 않았다.

이처럼 은밀하게 진행된 ‘전용기 갈아타기 작전’에 동행한 인물은 미 행정부 장관 서열 1위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나 2위인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아니라 백악관 측근 보좌진이었다고 WP는 전했다. 댄 스캐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나탈리 하프 보좌관, 월트 노타 국장 등이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수송기로 이동했다. 이들은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퇴임 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재선을 준비할 때부터 곁을 지켜온 측근들로 꼽힌다.

집권 1기 말 두 차례의 탄핵소추가 이어지며 다수의 주변 인사가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두던 상황에서도 ‘충성파’로 남았던 이들은 결과적으로 이란의 에어포스원 요격 위험을 피한 셈이다.

구형 에어포스원은 결국 트럼프 대통령을 태우지 않은 채 영국까지 이동했다. 이 비행기에 남아 있던 루비오 장관과 베선트 장관 등 최고위급 당국자들이 이란의 요격 가능성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탑승하지 않았다는 사실까지 알고 있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WP는 전했다. 미 국무장관과 재무장관은 대통령 유고 시 승계 서열에서도 부통령과 하원의장, 상원 임시의장에 이어 각각 4위와 5위에 해당한다.

미 NBC 방송은 “만약 이란이 이 비행기(구형 에어포스원)를 격추했다면, 이 공격은 역사상 가장 참혹한 사건이자 끔찍한 인명 손실, 미국의 위신에 큰 타격을 입힐 사건으로 기록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비행기를 바꿔 타면서 동행 기자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자 출입기자단이 백악관 측에 안전 대책 마련을 요구하기도 했다. 백악관출입기자협회(WHCA) 회장이자 폭스뉴스 앵커인 재키 하인리히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보좌진들과 만나 해당 작전에 대한 기자단의 우려를 전달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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