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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경영 참여 선언’ 한화, 방산 몸집 불리기 나섰다

‘KAI 경영 참여 선언’ 한화, 방산 몸집 불리기 나섰다

전 세계 방산시장이 ‘규모의 경제’ 시대로 재편되는 가운데 한화그룹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경영 참여’를 선언하며 본격적인 몸집 키우기에 나섰다. 육·해·공 무기체계를 아우르는 ‘한국판 록히드 마틴’ 탄생 기대감만큼 생태계 훼손 우려 목소리도 나오지만, 압도적인 체급차로 전쟁과 우주가 만들어낸 수요를 쓸어담는 미국과 유럽의 방산공룡과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K방산 국가대표가 될 것이란 분석에는 이견이 없다.한화그룹은 지난 7월 말 기준 KAI 주식 1427만 3300주, 지분 총 14.64%를 확보하면서 국민연금공단을 제치고 2대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9.90%, 한화시스템 3.73%, 한화에어로스페이스 USA 1.01%로 KAI 지분을 나눠 보유하고 있다. 최대 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26.41%)과 격차는 11.77%로 좁혔다.지난해 말 3.32%대에 머물던 지분을 7개월 만에 4배 넘게 늘린 것으로, 이 기간 투입된 자금만 2조 원 규모로 파악된다. 또 지난 5월에는 KAI 지분 보유 목적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공시했다. 한화가 사실상 KAI 인수 의지를 내비쳤다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한화시스템이 연말까지 5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으로, 지분율을 4.73%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 경우 한화그룹의 KAI 지분이 15% 이상 차지하게 된다. 연간 매출 3000억 원 이상 기업이 상장회사 지분을 15%를 넘게 취득하면 기업결합 신고 대상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결국 정부가 KAI 지배구조 변화의 열쇠를 쥐고 있는 셈이다.한화가 KAI를 인수하게 되면 수출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KAI가 항공기를 개발·생산하고 한화가 엔진·항공전자장비·유도무기 등을 공급하는 협력 관계였으나 인수가 현실화하면 항공기·엔진·레이더·유도무기·위성통신·후속 정비(MRO)까지 아우르는 통합 패키지 수출 체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이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 등 지상무기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했고, 한화오션도 군함과 잠수함 수출을 통해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항공엔진과 우주발사체, 레이더, 위성통신 등 핵심 기술까지 보유한 만큼 KAI를 통해 항공기 체계종합 역량까지 확보하면 육·해·공은 물론 우주까지 연결되는 종합 방산체계를 완성할 수 있다.최근 해외 방산 계약이 개별 무기보다 묶음 형태로 이뤄지는 추세라 수주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향후 ‘한국판 록히드 마틴’이나 ‘한국판 스페이스X’와 같은 글로벌 방산·우주항공 선도기업으로 도약할 초석을 놓은 과정이다.이를 두고 방산시장 생태계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KAI노조와 사천시민참여연대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부품 시장을 장악한 한화가 완제기 체계종합업체인 KAI까지 인수할 경우 국내 방산 공급망이 사유화되는 수직계열화로 이어져 협력업체 경쟁력 약화와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 선택지 축소로 귀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반면,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인 방산시장의 대형화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산업 재편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화의 방산·우주 역량과 KAI의 항공기 체계종합 능력을 결합해야 록히드마틴, 라인메탈, BAE 시스템즈, 사브 같은 방산 공룡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우주항공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한 방산 전문가는 “1999년 업계 과다경쟁과 중복투자 방지를 위해 KAI가 출범했듯 K방산 도약을 위해 다시 한번 우주항공 분야의 대형화·복합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한국형 우주항공·방산 플랫폼 구축으로 중장기 전략 수립, 대규모 투자, 시너지 제고,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한 공동 마케팅 등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출에 매진해야 한다”고 짚었다.이어 사천을 포함한 경남의 경제 활성화, 협력업체 상생, 지역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도 투자가 불투명한 공기업화보다 민영화를 통한 대규모 자본 유치가 필수적이라고 부연했다. 이미 한화는 지난달 초 열린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 국민보고회’를 통해 2040년까지 경남을 중심으로 우주항공과 AI 산업에 총 55조 원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며 지역 균형발전에 기여를 약속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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