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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눈] 겨울철 건설현장, 한 점 불티도 조심하자
겨울철은 낮은 기온과 건조한 환경, 강한 계절풍이 겹치면서 건설현장의 화재 위험이 크게 증가하는 시기다. 결로와 동파 방지를 위해 보양재 등 가연성 자재 사용이 늘어나는 가운데, 용접·절단 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티가 주요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여러 건설현장에서 불티로 인한 화재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보다 철저한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용접·용단 작업 중 발생하는 불티는 순간적으로 약 1000℃까지 상승하며, 단열재나 합판 등 주변의 가연성 자재에 쉽게 착화될 수 있다. 특히 불티가 틈새나 자재 내부로 유입될 경우 ‘지연 발화’로 이어져, 한동안 연소 징후를 보이지 않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 급격히 확산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특성상 초기 위험을 인지하지 못하면 대형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겨울철 건설현장의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첫째, 화재 위험 작업 허가제를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 작업 전 관리자 승인을 받고, 주변 가연성 물질을 제거하거나 불연성 덮개로 차단해야 하며, 작업 반경 내 소화기 비치와 전담 감시자 배치가 필수다.
둘째, 불티 비산 방지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 방화포 등을 이용해 작업 구역을 차단하고, 작업 하부와 인접 통로, 보양재 내부 등 불티가 유입될 수 있는 장소를 사전에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셋째, 작업 종료 후 최소 30분 이상 잔불 감시를 실시해야 한다. 불티는 작업이 종료된 후에도 장시간 열을 유지할 수 있으므로, 감시자가 현장에 상주하며 연기나 타는 냄새 등 미세한 징후까지 확인하고 즉시 조치해야 한다.
건설현장은 공정 변화와 자재 적재 상황에 따라 위험 요인이 끊임없이 달라지는 특성이 있다. 이에 따라 소방과 현장 관계자가 긴밀히 협력하여 위험 요소를 사전에 점검하고 대응하는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한 번의 점검이 사고를 예방하고, 한 사람의 주의가 수백 명의 생명을 지킬 수 있다. 김정식·부산 남부소방서장
2025-12-02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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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눈] 대학가 AI 부정행위에 실망
젊은 세대의 AI(인공지능) 활용이 늘어나면서 대학생들의 부정행위 정황이 최근 여러 차례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다. 고려대와 연세대 등의 교양수업에서 오픈채팅방을 통한 집단 부정행위 정황이 드러나 홍역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주로 수강생이 50명 이상으로 많은 과목에서 비대면 시험을 치르면서 학생들이 챗GPT나 제미나이 등 생성형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부정행위를 저질렀다.
학부모를 포함한 기성세대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안타깝기 그지 없다. 더욱이 우수한 고교 내신성적과 수능 점수를 받아 치열한 경쟁 끝에 입학한 최상위권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이 저지른 집단 부정행위라니 일면 실망스럽고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대학 측은 구체적인 경위를 파악해 징계 등으로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학생들은 시험 방식이 느슨한 상태에서 평소 일상에서 가까이 두고 활용하는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것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을 수 있다. 누구 한 명이 인공지능을 써서 부정행위에 성공한다면, 자신은 무작정 피해자가 되는 구조이니 반발심과 함께 ‘나만 바보될 수 없다’는 생각이 발동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대학생들의 부정행위 자체는 반성해야 하고 재발되어선 안 된다. 대신, 대학 또한 기존 방식대로 시험을 치를 경우 인공지능 활용을 완전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적용하거나, 인공지능 활용 방식 외에 학생 개개인을 평가할 수 있는 추가적인 툴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국내 최상위권 대학에서 인공지능 활용 부정행위가 발생해 더욱 논란이 크지만, 이들 대학에서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 대학가 전체에 좋은 본보기가 되었으면 한다. 임점숙·부산 동래구 아시아드대로
2025-11-30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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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눈] ‘국립공원 금정산’으로 부산 재도약을
주말을 맞아 금정산을 다녀왔다. 꼭대기에는 등산객들이 북쪽의 양산시, 서쪽으로 낙동강이 흘러가는 구포와 김해공항, 남쪽의 파리봉과 멀리 수영만, 동쪽으로는 금샘, 범어사, 회동 수원지 등 사통팔달의 경관을 조망하고 연신 감탄한다. 정상 등정의 기쁨을 만끽하느라 사진 촬영에 열중인 이들, 산행 중 지친 피로를 푸느라 바위에 주저앉아 휴식을 취하는 이들로 만원이다.
산행 내내 능선길을 걸으며, 부산이 간직한 문화재이자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마치 수석 전시장과도 같은 기암괴석이 곳곳에 숨겨져 있음을 본다. 오색찬란한 단풍이 물든 길을 가을바람을 맞으며 상쾌하게 걷다가 소로의 황톳길에 접어들자, 맨발로 산길을 사뿐히 나아가는 산객도 보인다. 친구와 산행에 나선 외국인 대학생과 관광객도 “도시 중심에 산이 있다니 신기하다. 풍광이 너무 좋다”며 즐거워했다.
세계 최대 도시인 뉴욕, 파리, 로마를 가봐도, 공원은 많고 넓지만 산은 없다. 도시에 금정산만큼 우뚝 솟아있는 산을 품고 있는 곳이 전 세계 몇 곳이나 있을까.
지난 10월 말 부산시와 시민단체, 학계의 오랜 협력과 노력으로,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제144차 국립공원위원회에서 부산의 금정산을 우리나라 24번째이자 최초의 ‘도심형 국립공원’으로 지정 결정했다. 국립공원으로서의 공식 개장은 늦어도 내년 6월 이전에 지정될 예정이라고 한다.
부산은 산, 바다, 강, 온천을 가진 사포지향의 도시다. 관광객들은 해운대, 광안리 등 해수욕장과 범어사, 흰여울마을과 감천문화마을을 누비며, 연간 310만 명의 방문기록을 세우고 있다. 경제 상황이 다소 위축된 부산은 국립공원인 금정산, 백양산을 주춧돌 삼아 더욱 접근성이 좋은 교통체계와 인프라를 구축해 ‘도심형 산악 트레킹’을 널리 홍보해야 한다. 부산이 세계 유일의 청정 해양과 자연 생태환경 도시로 비상하도록 육성, 발전시켰으면 한다. 박판수·부산 금정구 중앙대로
2025-11-25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