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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눈] 바다를 사랑한 사나이, 테드 터너
최근 테드 터너의 부고 소식을 들었다. 그는 CNN의 창립자이자 미디어 기업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의 삶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그는 누구보다도 바다를 사랑했던 항해자였다.
젊은 시절의 테드 터너는 교실보다 바다에서 더 많은 것을 배웠다. 고등학생 때 요트를 타기 시작한 그는 바람의 방향을 읽는 법, 파도의 흐름을 느끼는 법, 그리고 두려움 속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하는 법을 익혀 갔다.
1977년 세계 최고 권위의 요트 대회인 아메리카스컵에서 그는 ‘커리지어스’호의 선장으로 미국 대표팀을 이끌었다. 당시 아메리카스컵은 단순한 스포츠 경기가 아니었다. 국가의 명예와 기술력, 그리고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무대였다. 출항 당일, 강한 바람과 변화무쌍한 해류 속에서 선수들은 긴장했다. 그러나 테드 터너는 흔들리지 않았다. 바람의 흐름을 읽었고, 누구보다 빠르게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마침내 미국의 오랜 우승 전통을 지켜냈다.
테드 터너는 긴 항해 중에도 크루들을 세심하게 챙기는 리더로도 유명했다. 요트 안에서 수십 일을 함께 보내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거센 폭풍, 부족한 수면, 지친 몸과 예민해진 감정 속에서 팀워크는 쉽게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그는 크루들의 상태를 살피고 분위기를 바꾸려 노력했다고 한다.
그에게 요트는 삶 그 자체였다. 풍향을 읽는 능력은 사업의 흐름을 읽는 감각으로 이어졌고, 폭풍 속에서 항로를 유지하는 경험은 기업 경영의 위기관리로 연결됐다. 그는 거친 파도와 싸우며 자신의 길을 개척했던 항해자였고, 함께한 사람들을 끝까지 챙겼던 인간적인 리더였다. 조만석·(사)한국외양요트협회 회장
2026-06-07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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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눈] 청소년 사이버 도박 ‘위험 신호’
청소년을 현장에서 만나는 경찰관으로서 최근 가장 우려되는 문제 중 하나는 청소년 사이버 도박이다. 과거에는 일부 청소년들의 일탈 정도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구조 속에서 훨씬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나는 청소년들 가운데는 “친구 따라 한번 해봤다” “용돈 벌려고 시작했다” “잃은 돈만 찾으려 했다”고 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대부분은 처음 의도와 다르게 점점 더 깊이 빠져든다. 소액으로 시작한 도박은 잃은 돈을 만회하려는 심리 속에서 반복되고, 그 과정에서 부모 몰래 결제하거나 친구에게 돈을 빌리는 문제로 이어진다.
더 심각한 것은 사이버 도박이 또 다른 비행과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도박 자금을 마련하거나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절도·사기 등 범죄에 연루되거나, 또래 간 금전갈등·협박·폭력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다. 학업중단, 가정 내 갈등, 가출 위험으로 번지는 경우를 접할 때마다 안타까움을 느낀다.
사이버 도박 문제는 단순히 단속과 처벌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가 함께 위험 신호를 조기에 발견하고 상담과 보호 중심의 개입을 병행해야 한다. 무엇보다 청소년이 문제를 숨기기보다는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청소년 사이버 도박 조기 발견과 예방을 위해 범정부 부처 간 협업으로 8월 31일까지 자진신고 기간이 운영되고 있다. 혹시 사이버 도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이 있다면 혼자 고민하지 않았으면 한다. 학교전담경찰관(SPO), 상담기관, 학교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117 학교폭력 신고센터를 통해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도 있다. 작은 호기심이 큰 상처가 되기 전에 주변의 관심과 용기가 청소년의 일상을 지켜낼 수 있다. 박현주·부산남부경찰서 학교전담경찰관
2026-06-0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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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눈] 6월 3일, 우리 지역 주인공 되자
얼마 전 아이 유치원 등원을 위해 걷다가 튀어나온 보도블록에 아이가 걸려 넘어졌다. 정비되지 않은 인도 때문에 팔꿈치가 갈려 속이 상했다. 튀어나온 보도블록을 탓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도시 정비를 이렇게 한 주체가 누구인지 생각해 보니 우리 동네를 책임지는 지방자치단체였다. 바로 그 지방자치단체의 장을 뽑는 날이 며칠 앞으로 다가온 6월 3일 전국동시지방선거다.
“투표하러 갈 시간이 없는데…” “누굴 뽑아도 다 똑같던데…”. 선거철만 되면 심심찮게 들리는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지방선거는 조금 다르게 바라보아야 한다. 저 멀리 여의도의 정치가 아니라, 바로 내가 발을 딛고 살아가는 ‘우리 동네’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매일 출퇴근길 도로의 정체 해소 문제,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 돌봄시설의 확충, 가족들과 산책할 수 있는 공원 조성까지. 이 모든 일상적인 변화의 중심에는 우리가 뽑은 지방자치단체장과 지역 의원들이 있다.
사람들은 한 표의 무게를 가볍게 여기곤 한다. 그러나 지방선거는 유독 수십 표, 심지어 단 몇 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극적인 드라마가 자주 연출된다. 내가 포기한 그 한 표가 우리 동네의 예산과 정책이 엉뚱한 곳으로 흘러가게 만들 수도 있다.
선거일인 6월 3일에 시간이 나지 않는다면 5월 29·30일 사전투표를 이용하면 된다. 정치가 우리의 삶을 돌보지 않는다고 탓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정치를 향해 명령을 내려야 한다. 후보자들의 정책과 공약을 확인하고, 우리 동네를 위해 가장 땀 흘려 일할 사람이 누구인지 찾아내는 짧은 수고로움이 필요하다.
투표는 나와 내 가족이 살아갈 우리 동네의 미래를 더 나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첫걸음이다. 우리 모두 투표소로 향해 우리 동네의 진짜 주인이 누구인지 보여주자.
김희승·부산시선관위 홍보계장
2026-05-26 [1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