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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눈]고립은 혼자 만들어지지 않는다
내가 은둔과 고립을 하게 된 계기는 하나가 아니다. 내성적인 천성, 완벽주의적 성향, 우울증이 겹쳐 취직 시도조차 못 하는 20대 후반이 되었다.
완벽주의적 성향은 실패에 뒤따를 꾸중과 원망에 대한 두려움에서 시작되었다. 흥미가 가는 일조차 ‘이걸 일로 할 수 있을까’ 하는 자기검열 끝에 포기했다. 대학 시절에도 주변 권유로 적응에 실패한 뒤로는 무언가를 시도하는 것 자체가 두려워졌다. 시작하지 않으면 실패할 수 없으니까.
이런 성향들은 대부분 사회적 시선과 타인의 평가로 입은 상처에서 비롯되었다. 고립의 원인에 사회적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 실수와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가 주변 사람들로 하여금 나의 실수를 비난하게 만들었고, 나 역시 깊은 자기혐오에 빠지게 되었다. 비난한다고 이미 벌어진 실수가 사라지는가? 그것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거나 도덕적 만족감을 얻으려는 행위에 불과하다. 실수와 실패를 좀 더 너그럽게 바라보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함께 알아가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고립·은둔 청년에 대한 미디어의 시선도 바뀌어야 한다. 많은 미디어들은 우리를 무기력한 사람이거나 범죄를 일으킬 우려가 있는 사람으로 묘사해 왔다. 하지만 타인에게 상처를 입었을 때 세상을 미워하기보다 자신을 탓하며 스스로를 가두는 길을 택한 것이 우리다. 보이지 않지만, 우리는 지금도 끊임없이 무언가를 시도하고 노력하고 있다. 나가기 싫은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겪은 좌절이 반복될까 두려워 발이 떨어지지 않는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배려와 공감이다. 미디어가 은둔·고립 청년의 구체적인 삶과 목소리를 입체적으로 담아낼 때, 비로소 변화는 시작될 수 있다. 손현식·부산 해운대구 재송동
2026-04-21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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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눈] 현수막을 떼며 깨달은 건강의 소중함
청춘은 가고 오십 대 후반의 나이가 되었다. 경비원으로 일하던 어느 날, 별안간에 일이 터지고 말았다. 초저녁부터 계속 가슴이 답답하고 잠도 오지 않았다. 가슴 통증과 불면증이 왔다. 대형 병원 응급실에 실려 갔다. 심실성 빈맥, 수축 기능부전을 동반한 울혈성 심부전이라는 질환을 얻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 병상에 누웠다. 한숨이 절로 났다. 다행히 수술하고 난 후 맥박이 조절됐다. 남들 사는 모습을 보면서 지금이라도 더욱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퇴원 후 더 이상 밤 근무를 할 수 없게 됐다. 대신 맡게 된 일이 건물 주변을 돌며 날짜가 지난 현수막을 철거하는 일이었다.
처음에는 창피한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하루 현수막을 철거하지 않으면 그만큼 날짜 지난 현수막으로 인해 민원이 쌓인다. 현수막 거치대는 1층에서 5층까지 이어져 있어, 늘 위험을 감수하며 조심스럽게 철거해야 했다.
그럼에도 일을 계속하며 생각이 달라졌다. 곳곳에 걸린 현수막을 철거하면 주변 환경도 좋아지고 거리에 활기가 돈다. 어느 순간 주민들은 나를 ‘현수막 아저씨’라고 부르며 사탕을 건네기도 한다. 현수막 내용을 보며 나도 모르게 생각하는 습관이 생겼고 많은 지식이 쌓였다.
평범함을 잊고 살다가 심장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끼게 되었다. 특히 야간근무처럼 불규칙한 생활을 하기 쉬운 환경에서는 작은 이상 신호도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현기증, 두근거림, 호흡곤란을 자주 느끼면 바로 병원에 가는 게 좋다. 어느 날 갑자기 부정맥이 오지는 않는다.
야간근무 노동자들의 건강 관리와 근무 여건에 대한 관심도 더 필요할 것 같다.
송하균·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경수대로
2026-04-1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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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눈] 학교폭력 최고 예방책은 주변 관심
교육부의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의하면 2016~2025년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학교폭력예방법이 제정돼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 주변에서는 크고 작은 학교폭력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학교폭력은 학교 내외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발생하는 폭행·협박 등의 행위를 말한다. 특히 요즘은 개인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언제 어디서든 24시간 관계를 지속할 수 있기 때문에 일시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언제든 학교폭력의 가해자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학교폭력의 형태도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대학교들이 입학 전형에서 지원자의 인성과 책임성을 더욱 엄격하게 들여다보면서, 학교폭력 전력을 반영하는 등 심사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학교폭력 가해 이력이 확인될 경우 학업 성적이 우수하더라도 합격 대상에서 탈락시키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만큼 학교폭력은 개인과 함께 해당 집단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학교폭력 가해자들이 주변의 관심으로 폭력 행위를 중단할 기회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각 초·중·고등학교에서 신학기를 맞아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폭력행위 발생 이후의 대처보다 발생 전 예방이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학교전담경찰관들도 직접 담당 학교에 진출해 교사와 학생들을 대면하며 예방 활동에 나서고 있다.
학교폭력은 음지에서 이뤄지는 특성이 있어 사후에 인지되는 경향이 있다. 우리의 일상에서 특정 기관만이 아닌 사회구성원 모두가 학교폭력의 감시자가 된다면 학교폭력은 서서히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배태상·부산북부경찰서 학교전담경찰관 경위
2026-04-14 [1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