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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눈] 재능 기부 '나눔의 일상화'가 되길
최근 문화예술계를 중심으로 재능 기부의 방식이 한층 다채로워지고 있다.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온라인에 공개해 자발적인 후원을 이끌어내기도 하고, 소셜미디어 캠페인과 연계한 모금 활동으로 사회적 가치를 확산하기도 한다. 재능과 창작물이 나눔의 통로가 되어 새로운 기부 문화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이 일시적 유행에 그치지 않으려면 냉정한 점검이 뒤따라야 한다.
무엇보다 재능 기부는 개인의 선의와 열정에만 기대어서는 오래 지속되기 어렵고, 참여자의 소진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SNS 중심의 이벤트형 기부는 실질적인 성과보다 이미지 관리에 치우칠 위험이 있으며, 기부금과 자원의 사용처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으면 신뢰도 확보하기 힘들다.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와 공공기관 차원의 제도적 장치와 투명성 강화가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재능 기부를 건강한 사회적 자산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체계적인 연결 플랫폼 구축이 시급하다. 도움이 필요한 기관과 재능을 가진 개인을 효율적으로 결합해 주는 공공·민간 협력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단순한 일회성 행사 공지가 아니라, 분야별 수요와 공급을 데이터 기반으로 관리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아울러 참여자에 대한 최소한의 지원과 보호 장치도 고민해야 한다. 재능 기부가 ‘공짜 노동’으로 오해되거나 남용되지 않도록, 활동 범위와 책임을 명확히 하는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어야 한다.
결국 재능 기부의 핵심은 ‘나눔의 일상화’이며, 각자의 능력을 사회와 연결하는 작은 실천들이 모일 때 기부 문화는 확산한다. 제도적 기반과 투명한 운영 체계가 마련될 때, 재능 기부는 일회성 미담을 넘어 지속 가능한 사회적 자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김동석·부산 부산진구 서전로
2026-03-31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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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눈] 정책의 사각지대 '1자녀 가정'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이 새 학기를 맞아 다자녀 가정 교육지원 포인트 신청을 조기 시행했다. 2자녀 이상 가정에 연 30만 원, 3자녀 이상 가정에 50만 원을 지역화폐 동백전으로 지급하며, 올해부터는 안경 구입비까지 사용처를 확대했다.
가계 지출이 집중되는 3월에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이 정책의 테두리 밖에는 씁쓸함을 삼키는 1자녀 가정이 있다. 아이 한 명을 키우는 일도 결코 가볍지 않다. 학원비, 독서실비, 문구류 등의 교육비는 자녀 수와 무관하게 모든 부모의 공통된 짐이다. 그럼에도 지원 기준이 2자녀 이상으로 나뉘면서 1자녀 가정은 철저히 배제됐다.
맞벌이를 하면서 아이 하나를 키우고 있는 직장동료는 “경제적 여유가 있기 때문에 둘째·셋째를 낳는 가정도 많은데, 힘겹게 하나만 키우는 우리 같은 가정만 빠지는 건 너무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이는 비단 한 사람만의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저출산 극복의 핵심이 다자녀 가정에 대한 사후 보상에만 머물러선 안 된다. 부모들이 둘째 출산을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첫째 하나 키우기도 벅찬 양육비 부담 때문이다. 1자녀 가정을 든든히 지원할 때 비로소 부모는 둘째를 계획할 여력을 갖게 된다. 자녀가 하나라는 이유로 복지 혜택에서 소외시키는 핀셋 지원은 오히려 출산 의지를 꺾는 역효과를 낳을 뿐이다.
자녀 수로 선을 긋는 낡은 프레임에서 벗어나, 아이를 키우는 가정 자체의 무게를 덜어주는 보편적 정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첫째부터 차별 없는 지원이 보장될 때, 자연스러운 다자녀 가정의 증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박기훈·부산 동래구 낙민동
2026-03-29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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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눈] 금메달보다 힘든 수영장 수강권
매달 20일 무렵 오전 7시, 우리 집 거실은 올림픽 결승전 못지않게 긴박해진다. 스마트폰과 마우스를 쥔 채 시계 초침을 바라본다. 6시 59분 59초, ‘지금이다’ 싶어 클릭을 이어가지만 돌아오는 것은 침묵뿐이다. 이내 화면을 채운 ‘마감되었습니다’라는 문구에 한 달간의 기다림은 단 몇 초 만에 허사가 된다. 어느덧 1년째 등록에 실패하고 있다.
이쯤 되면 수강 신청이 아니라 이른바 ‘수영장 고시’에 가깝다. ‘금메달보다 따기 힘든 공공 수영장 입장권’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게 느껴진다. 이러한 상황이 부산 전역에서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더 크다.
인근 지역에 사는 지인은 신청 기간 여유롭게 ‘등록 신청’ 버튼을 누를 수 있는 추첨제를 이용하고 있다. 같은 공공시설을 두고도 누구는 결과를 기다리는 방식이지만, 누구는 순간적인 클릭 속도에 의존해야 하는 현실은 형평성 측면에서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이로 인해 가까운 수영장을 두고도 다른 지역 시설을 찾아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선착순 방식은 정보 접근이 어려운 이들이나 이른 아침 생업 현장으로 향해야 하는 시민들에게 특히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손이 느리면 운동도 하기 어렵다”는 말이 단순한 농담으로만 들리지 않는다.
공공시설이 지향해야 할 가치는 ‘공정한 기회’에 가까울 것이다. 구군별로 서로 다른 운영 방식을 유지하기보다 보다 많은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기준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예컨대 추첨제 확대와 같은 방안도 충분히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 달 신청일에는 긴장 속 클릭 경쟁 대신, 공정한 절차를 믿고 결과를 기다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집 가까운 수영장에서 편안하게 물살을 가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김영은·부산 사하구 신평동
2026-03-24 [1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