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24 토요일
[독자의 눈] 숲과 나무 늘려 그늘 키우자
그늘이 사라지고 있다. 숲이 줄어들고 나무가 뽑혀 나간다는 얘기다. 그만큼 햇빛에 노출되는 면적이 넓어지면서 더위를 피할 공간이 부족해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쉼의 차원을 넘어서 안전은 물론 생명까지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난여름 최악의 폭염과 폭우를 겪으며 숲과 나무의 중요성이 새삼 강조되고 있다. 이른바 숲지붕이라는 개념인데, 무성한 나뭇잎과 나뭇가지가 모여 마치 지붕처럼 숲을 이룬다는 의미다. 이는 곧 그늘권 확보와도 맥을 같이한다. 다음 여름의 폭염에 대비하려면 지금부터 숲과 가로수를 어떻게 지키고 가꿀지 고민해야 한다. 미국 뉴욕시는 2021년 기준 23.4%인 숲지붕 비율을 30%로 높이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나무를 보호하고 가로수를 더 심는 한편, 숲을 관리하는 전문가도 양성한다고 한다. 서울시도 그늘 보행권을 정책의 기본으로 제시하고 있다. 숲과 나무가 만드는 그늘은 주변 기온과 지표면 온도를 낮추고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심혈관 건강과 정신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숲과 그늘은 단순한 휴식 공간이 아니라 힐링과 치유의 장으로도 가치가 주목받고 있다. 전국 휴양림이 연일 문전성시임이 이를 증명한다. 획일적 가지치기와 도로 확장으로 인한 가로수 베기나 수종 변경 등으로 숲과 그늘이 갈수록 사라지고 있다. 도심 변두리도 갈수록 흙을 드러내고 시멘트 건물만 늘어나니 산사태가 나고 홍수를 견디지 못할 수밖에 없다. 무작정 나무와 숲만 늘릴게 아니라 효율적이면서도 사람과 일상을 아우르는 조화로운 숲과 그늘을 육성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용호·경남 사천시
2026-10-20 [17:57]
[독자의 눈] 기초학력 부진 해결책 적극 모색을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고교생들의 대학 진학 여부를 조사한 결과 부모의 소득이 높을수록 자녀의 4년제 대학 진학률이 높아졌음이 드러났다. 부모 소득이 하위 25%인 1분위 가정은 자녀의 41%가 4년제 대학에 들어간 반면 소득 상위 25%인 4분위 가정의 경우 68%나 되어 많은 차이가 났다. 이처럼 교육이 계층이동의 징검다리가 아니라 계층 대물림의 수단으로 변질되는 듯해 안타깝기 그지없다. 부모의 경제력에 따른 교육격차는 갈수록 확대되어 가 큰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학교교육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사이 자녀 교육에 대한 부모의 투자금액이 자녀의 학력마저 좌우하는 주요 변수로 자리 잡아가는 셈이다. 소득 수준에 따른 사교육비 격차는 학력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 서울대 입학생의 수도권과 서울 강남 3구 쏠림 현상에서 볼 수 있듯, 좋은 학습 환경의 자녀들이 좋은 대학에 갈 가능성이 높다. 학생 본인의 노력보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이 학업성취도와 졸업 후 취업까지 큰 영향을 미치는 사회는 공정한 사회가 될 수 없다. 계층이동이 원활하지 못하면 사회 활력이 떨어지고 사회 통합에도 걸림돌이 된다. 많은 학생의 잠재력 개발에 실패할 경우 학생 개인의 불행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까지 뒤처질 수 있다. 우리나라의 공교육비는 세계 상위 수준이고 학부모의 교육열도 아주 높다. 그런데도 사교육 의존도와 학력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다. 따라서 교육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부족한 학습을 보충해 주는 일이 시급하다. 근본적으로는 학교 수업만으로도 상급학교 진학이 쉽도록 입시제도를 개편하고 교사의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각자의 취미와 소질을 되살리는 방향으로 교육이 나아가야 한다. 우향화·부산 사하구 괴정3동
2026-10-18 [18:01]
[독자의 눈] ‘놀이’로 포장된 교실 폭력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을 밀치자 주변에서 웃음이 터진다.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한 번 더 해보라며 부추기는 무리 속에서 당사자들은 장난이라고 말한다. 최근 청소년 사이에서 이른바 ‘야차룰’이나 ‘스파링’ 등 일대일 격투를 표방한 변형된 놀이가 확산하고 있다. 신체적 충돌을 오락으로 포장하고 타인의 고통을 자극적인 볼거리로 소비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장난으로 볼 수 없다. 반복되는 괴롭힘과 조롱은 피해 학생의 자존감을 짓밟고 학교를 두려움의 장소로 바꾼다. 현장이 촬영돼 단체 대화방이나 SNS로 유포되면 씻기 어려운 디지털 낙인으로 남는다. 문제는 주먹을 휘두르는 당사자에게만 있지 않다. 그 자리에 서서 웃고 촬영하고 더 자극적인 행동을 부추기는 행위도 폭력을 지속시킨다. 특히 폭력을 부추기거나 영상을 촬영·유포하는 행위는 학교폭력에 해당된다. 단순한 구경이나 방관도 공모가 될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학교폭력 예방과 지도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변종 격투 행위가 범죄로 처벌될 수 있음을 교육하고, 교내 사각지대의 조기 발견·신고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촬영과 유포를 엄격히 지도하는 한편 학생들이 갈등과 에너지를 건전하게 해소할 수 있는 놀이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은 학교뿐 아니라 보호자와 연계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지침은 단순히 ‘때리지 마라’는 금기에 그쳐서는 안 된다. 친구가 거부하면 즉시 멈추고, 타인의 고통을 놀이와 웃음의 소재로 삼지 않는 태도를 체화해야 한다. 학교폭력의 해법은 가해자가 폭력을 멈추는 데서 시작하지만,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고 방관의 고리를 끊어내는 공동체의 연대가 더해질 때 완성된다. 박기훈·부산시 동래구 낙민동
2026-10-1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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