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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눈] 폐현수막 재활용 가치 높이자
디지털 시대지만 우리는 여전히 아날로그 현실에 묻혀 살고 있다. 현수막이 대표적이다. SNS와 휴대전화는 물론 다양한 미디어들이 정보의 바다를 장악하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여전히 현수막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다.
지난 선거철에도 온 도심과 골목이 현수막으로 뒤덮였다. 이는 통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2022년도 지방선거 때는 총 1600t의 폐현수막이 발생했다.
환경단체에 따르면, 경남 창원시의 경우 연간 약 6만 장의 현수막이 배출된다고 한다. 이 중 8.6%만 재활용되고 나머지는 소각 매립되는데, 그 과정에서 약 22만kg의 탄소가 배출된다고 한다. 이는 30년생 소나무 약 3만 3000그루가 흡수하는 양에 해당한다고 추산된다니 그 폐해가 심각하다. 뿐만 아니라 현수막으로 인한 민원도 나날이 증가해 행정 소모도 늘어나는 추세다.
현수막은 옥외광고물 관련 법령에 의해 통제되지만 기실 우리가 겪는 현실은 피부로 느끼지 못할 만큼 홍수를 이루고 있다. 최근에는 정당 현수막까지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니 다행이나 아직도 불법 현수막은 물론 거리나 장소에 대한 막무가내 식 설치도 여전한 실정이다. 궁극적으로 현수막 설치를 최소화해야겠지만 무엇보다 폐현수막의 처리와 재활용에 대한 개선 방안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
대부분 소각 매립한다지만 이 또한 환경오염의 원인이 된다. 재활용도를 높이는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디지털 활용도를 높이고 현수막 자체를 줄이는 게 상책이다. 장바구니나 농사용 보조 가방, 겨울철 모래주머니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도 긴요하다.
무엇보다 현수막 설치에 관한 제한적 규제들이 더 강화되어야 한다. 아울러 국민적 아이디어를 공모해 폐현수막 재활용도를 높이는 적극 행정도 필요하다. 이용호·경남 사천시
2026-08-1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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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눈] 광복절에 되새기는 '기억의 배'
해마다 8월 15일 광복절이 다가오면 거리마다 태극기가 물결치고 경축 행사가 열린다. 그러나 정작 우리가 무엇을 기억하고, 어떤 마음으로 그날을 맞이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쉽게 흐려지곤 한다.
부산 남구 대연동 언덕배기에 위치한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서 도슨트(전시해설사)로 봉사하며 마주하는 시간들은, 광복의 의미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해 준다.
역사관으로 향하는 길,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거대한 수송선의 형상을 본뜬 건물 외관이다. 일제강제동원 희생자들을 타향만리로 실어 나르던 수송선의 의미를 되새길 때마다, 거대한 건축물은 서늘한 역사적 증언이 되어 다가온다. 특히 ‘피해자 기증 사진 전시 공간’에 들어서면 무거운 공간감이 시대적 중압감을 온몸으로 체감하게 만든다.
하지만 해설사로서 방문객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단지 ‘피해의 참상과 슬픔’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다. 이 공간 속에서 발견하는 진짜 가치는 꺾이지 않는 ‘민초들의 삶의 의지’다. 전시실 유리창 너머 빛바랜 고향 편지, 모진 노동 속에서 피땀 흘려 모은 월급봉투, 엄혹한 시절 속에서도 놓치지 않았던 소소한 기록들은 절망 속에서도 삶을 이어나가고자 했던 위대한 생명력의 증거다.
역사관은 단순히 아픈 과거를 추모하는 어두운 공간이 아니다. 선조들의 숭고한 숨결을 느끼고, 오늘날 나의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살아 있는 교육의 장’이자 ‘치유의 공간’이다.
광복절을 즈음하여 더 많은 부산 시민과 청소년이 ‘기억의 배’에 올라보기를 바란다. 그곳에서 역사의 무게를 느껴보고, 그 무게를 견뎌낸 민초들의 뜨거운 삶을 마주해보는 것은 가슴 벅찬 울림과 용기를 줄 것이다. 역사를 올바르게 기억하고 나누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광복의 완성일 것이다.
홍민호·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도슨트
2026-08-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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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눈] 효성그룹 문과생 공채 의미 크다
최근 효성그룹이 인문계열 전공자를 대상으로 한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실시해 주목받고 있다. 세계의 추세가 인문보다는 자연 및 이공계열을 우대하는 분위기가 절대적인 상황에서 이번 효성그룹의 채용은 관심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다.
1990년대까지 고교의 우수 학생 대부분은 문과 출신이었고, 이들은 법대나 상대로 진학해 법조계로 가거나 대기업 기획실과 인사팀을 맡았다. 그 외에도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공기업이나 다른 직군보다 급여가 훨씬 높은 금융권, 국내 내로라하는 대기업에 지원해 주요한 자리를 차지했고 임원도 문과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2000년 이후 세계는 ICT 시대를 맞아 전기전자나 컴퓨터공학과가 각광받고 있다. 인문계열 출신자 모집 인원이 대폭 감소했거나 아예 선발하지 않는 기업도 부지기수다. 문과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경영기획이나 마케팅 분야에도 데이터 분석이나 코딩 역량이 있는 이과생이 배치되었다. 문과 출신자들에 대해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 ‘인구론’(인문계 졸업생 90%가 논다) 같은 자조 섞인 유행어까지 나돈다.
이제 AI 시대가 되면서 기술 개발뿐 아니라 고객과 시장, 사회와 연결 고리를 이어주는 인문학적 역량도 중요해졌다. 인공지능이 데이터 분석이나 코딩 업무를 대체하면서 인간에게는 보다 심오한 사고력과 창의력을 요구하고 있다. 글로벌 사업이나 업무가 많은 기업의 경우 해외영업과 전략, 마케팅 등에서 인문학 소양과 소통 능력, 어학 실력과 문화적 이해를 겸비한 인재를 필요로 한다.
그동안 기업 채용은 이공계 인재에게 무게가 쏠려 왔다. 효성그룹의 이번 시도가 인문계 인재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각 전공의 강점을 고르게 활용하는 채용 문화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우도형·부산 동래구 명륜동
2026-08-04 [17: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