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울산 전기료 고작 10% 할인 “지역 차등요금 맞나”
공청회 코앞 ‘정부안 초안’ 공개
원전 밀집지역 특성 반영 안 돼
‘기대 이하 할인’ 거센 반발 예고
사진은 경기도 수원시 한전 협력업체에서 관계자가 전기요금 고지서 발송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에서 동남권을 포함한 영호남 권역의 산업용 요금을 최대 10% 깎아주기로 가닥을 잡았다. 부산과 울산을 비롯한 원전 밀집지역에서는 이 같은 정부안이 기대 수준에 못 미친다는 반발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산업계 등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역별 차등요금제 관련 공청회를 오는 28일 혹은 31일 개최하는 쪽으로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기후부는 지난 12일 주요 기업 등과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전기요금 차등제 적용 권역과 할인 구간을 포함한 정부안 초안을 공개했다. 전국을 남부권(전라·경상), 중부권(강원·충청), 수도권 남부(서울·경기 남부), 수도권 북부(서울 북부, 인천, 경기 김포·파주 등) 4개 권역으로 나누고, 수도권에서 가장 거리가 먼 남부권에는 산업용 전기요금을 kWh당 최대 18원(10%), 중부권은 최대 15원(약 8.2%), 수도권 북부에는 최대 10원(약 5.5%)을 각각 인하하는 방안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서는 수도권 남부는 전력 소비가 집중된 지역이란 이유로 유의미한 할인을 하지 않기로 했다. 현재 우리나라 산업용 전기요금은 kWh당 약 182원 수준으로, 120원인 중국보다 50% 이상 비싸다. 주택용 요금은 차등제에서 제외된다.
부산에서는 정부 초안의 권역과 할인폭이 원전 밀집지역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과 울산은 2035년 완공 목표인 기장군의 국내 최초 소형모듈원전(SMR)을 포함하면 10기 원전이 가동 또는 추진 중인 세계 최대 원전 밀집 지역이다. 송전 비용과 전력 자립도 외에 원전으로 주민이 감내하는 위험이나 그동안의 기회비용이 추가로 반영돼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최대 10%의 남부권 할인율 또한 이미 산업 생태계나 정주 여건이 갖춰진 수도권이나 수도권과 인접한 중부권과 경쟁해 기업을 유치하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동의대 인간공학과 김유창 교수는 “원전을 감내하는 지역의 고통이나 기업들을 실질적으로 움직일 만한 효과를 고려할 때 부산은 10% 할인율보다 훨씬 더 높은 목표를 주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최근 ‘원전 도시’ 부산의 전력 생산 기여도와 위험·기회비용 배당을 반영해 주택용 요금은 평균 40.5%, 산업용 요금은 평균 27.7% 인하하는 내용의 ‘반값 전기료’ 모델을 제안한 바 있다.
부산연구원 남호석 환경·안전연구실장은 “부산이 영호남과 함께 남부권으로 묶일 경우 원전과 발전량은 물론 수도권에서 멀수록 우대한다는 원거리 원칙으로 볼 때도 상대적으로 혜택을 덜 받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며 “10% 할인은 전력다소비 기업에는 유의미할 수 있는데, 여간해선 수도권과 충청권을 넘어서려 하지 않는 기업들을 얼마나 움직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