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산하 기관 이전 지지부진, 해수부 손 놓고 있을 땐가
'2차 공공기관 이전'과 묶일 사안 아냐
'해양수도 부산 완성' 책임감 되새겨야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청사. 부산일보DB
해양수산부 산하 6개 공공기관 부산 이전 문제가 해양수산부와 부산시 간 이견 때문에 산으로 갈 위기다. 해수부는 당초 지난 3월 이전에 산하 6개 기관 이전 로드맵을 발표하려 했으나 차일피일 미루다 이달까지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그 사이,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 로드맵 발표 시일이 다가오면서 두 사안이 함께 묶일 위기에 처했다. 부산시는 정부에 전달한 2차 공공기관 이전 희망 기관 명단에 이들 6개 기관까지 포함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누구도 원치 않았고, 득보다 실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해수부와 부산시가 서로 미루다 해수부 산하 6개 기관 이전에 더해 2차 공공기관 이전 성과까지 거둘 수 있었던 기회를 날릴 판이다.
이 시점에 분명히 해야 할 원칙이 있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한국항로표지기술원, 해양환경공단,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한국어촌어항공단, 한국해양조사협회 등 6개 기관의 부산 이전은 2차 공공기관 이전 카테고리로 묶을 사안이 아니라는 점이다. 해양수도 부산 완성은 이재명 대통령 공약이면서 이미 법률과 정책으로 확립된 일이다. 지난해 11월 ‘부산 해양수도 이전기관 지원에 관한 특별법’(해양수도 특별법) 국회 통과를 시작으로 해수부 이전, 해운대기업 이전, 해사전문법원 설치 등 차근차근 진행돼 온 해양수도 완성 로드맵의 한 단계다. 대한민국 해운·항만 행정, 물류, 법률, 서비스 기능을 부산으로 집적시키는 데 필요한 일인 것이다.
문제를 대하는 해수부의 시각도 우려스럽다. 해수부는 정부부처가 수도권과 세종이 아닌 지역으로 이전한 첫 사례다. 이 대통령도 해수부 이전을 놓고 “극히 예외적인 조치”임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면서 “동남권 해양수도 건설은 정말 잘 준비하고 치열하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기엔 해수부가 해양수도 부산 완성과 남부 해양수도권 구축을 주도하라는 의미가 담겼다. 하지만 산하 기관 이전 문제 등 여러 사안에서 해수부가 책임 있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하긴 어렵다. 오히려 황종우 해수부 장관은 지난 지방선거 때 ‘부산시 지원책 미흡’을 이유로 “대상 기관 모두 온다고 말할 수 없다”고 언급, 논란을 사기도 했다.
해수부 산하 6개 기관 이전 지연이 정부의 해양수도권 구축 의지가 줄어든 탓은 아닌지도 의문스럽다. 국정과제인 북극항로 준비와 관련,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북극항로위원회는 아직 구성되지 못하고, 동남권투자공사법도 여전히 국회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해사법원도 부산 단독이 아니라 인천에도 본원을 설치하며 반쪽 논란이 일었다. 해양·항만·수산 기능 집적은 해양수도 완성의 목표가 아니라 시작일 뿐이다. 해수부는 이를 주도할 책임 기관이라는 점을 거듭 되새기기 바란다. 부산시도 삶의 터전을 옮겨야 하는 이전 기관 임직원들을 지원하는 일에 예산 타령이나 할 일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