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심 역행한 보완수사권 폐지 강행, 후폭풍 누가 책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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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다수 우려 외면, 민주당 일방 처리
대통령 거부권 행사, 막판까지 검토해야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수사 관련 부서 등 사무실 안내판이 붙어 있다. 지난달 31일 '수사와 기소 분리'라는 원칙에 따라 검사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처리되면서 형사사법체계가 대변혁의 시대를 맞았다. 개정법률이 공포되면 '수사하는 검사'는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 연합뉴스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수사 관련 부서 등 사무실 안내판이 붙어 있다. 지난달 31일 '수사와 기소 분리'라는 원칙에 따라 검사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처리되면서 형사사법체계가 대변혁의 시대를 맞았다. 개정법률이 공포되면 '수사하는 검사'는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 연합뉴스

검사 수사권과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지난달 31일 국회를 통과했다. 공포 절차가 남았지만, 청와대가 “국회 입법 과정과 최종 판단을 존중한다”고 밝힌 만큼, 사실상 법 시행을 되돌릴 수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오는 10월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하면, 수사는 경찰과 중수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수사기관이, 기소는 공소청 검사가 맡게 된다. 수사와 기소가 78년 만에 완전 분리됨으로써 대한민국 형사사법 체계가 일대 변화를 맞은 것이다. 국민 다수가 부작용을 우려하며 보완수사권 유지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4일 당론 확정 후 일주일 만에 법안을 통과시켰다.

수사권 남용, 정치 검찰 논란 등 폐해를 낳았던 검찰 개혁 당위성은 많은 국민이 인정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가 불러올 혼란과 국민 피해에 대한 우려 역시 너무 큰 사안이다. 법률 전문가는 물론 범죄 피해자, 여성·장애인단체 등 각계각층에서 보완수사권 유지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법 개정 와중에 경찰이 단순 살인으로 처리하려 한 ‘광주 여고생 피살 사건’이 검찰 보완수사로 바로잡히는 일도 있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는 보완수사권 유지 목소리를 냈다. 여성·장애인 단체들도 최소한 사회적 약자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고 외쳤다. 하지만 8월 전당대회를 앞둔 민주당의 폭주 앞에 이런 호소가 소용이 없었다.

사법체계 개편의 핵심은 범죄 피해로 억울한 일을 당하는 국민이 없어야 하고, 피해 구제를 제대로 받을 수 있느냐가 돼야 한다. 하지만 법안 심사 과정에 국민은 없었고, 혼란과 논란만 컸다. 애초 개정안에 경찰 긴급체포 권한을 넣었다가 논란이 일며 삭제되기도 했다. 성폭력 등 7대 범죄는 별도 법 개정으로 ‘전건 송치’를 한다지만 사건에 따라 부실·지연 수사가 우려된다. 법안에 수사를 독점할 경찰의 ‘부실 수사’ ‘사건 은폐’ ‘정치 중립’ 등에 대한 대책도 보이지 않는다. 막판에 공소기각 사유 확대 조항을 삽입한 일도 의혹을 키웠다. 이재명 대통령 형사재판에 영향을 주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무리로 보이지 않는다.

새 체제가 제대로 작용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이제 현실이다. 국민 동의 없이 일방 처리한 정부·여당에 모든 책임이 있음은 분명하다. 부작용이 드러나면 법을 고치면 된다는 주장도 나오는데, 국민을 사법 실험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건데, 이게 가당키나 한가. 법 통과를 전후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나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사의를 밝히며 발을 빼는 모양새다. 보완수사권 일부 유지를 주장한 정 장관은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앞뒤가 다른 태도다. 마지막 결단은 이제 이 대통령의 몫이다. 이 대통령이 마지막까지 재의요구를 비롯해 후폭풍을 막을 방안을 검토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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