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막 내리는 70년 검찰 수사 시대, 부작용 뒷감당은 국민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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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소송법 개정안 국무회의 통과
10월 2일 시행 전에 다시 손봐야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4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검사의 직접 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공포안을 심의·의결했다. 국민의힘은 피해자 보호 등을 이유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압박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수사·기소 분리는 비정상적 형사사법 시스템을 정상화하는 첫 출발”이라면서 “국민의 삶을 더욱 안정적으로 지키기 위해 모든 권력기관은 예외 없이 국민의 통제 아래 두겠다는 사필귀정의 필연적 조치”라고 말했다. 형소법 개정안은 공포 절차를 거쳐 오는 10월 2일부터 시행된다. 수사 주체를 경찰로 일원화하고 검사는 공소제기와 유지만 담당함으로써 70년 검찰 수사 시대가 막을 내리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형사소송법을 놓고 많은 이견이 있지만 위헌, 국익 위배 등 국회 입법권을 부정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찰 수사권 독점과 비대화에 대해선 우려를 표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관련 법령과 제도 정비 등 후속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형소법 개정안의 부작용을 인식하면서도 거부권을 쓰지 않은 것은 이율배반적인 모습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3일 “이렇게 빛의 속도로 형사소송법이 개정된 것은 처음”이라며 “부작용이 생긴다면 빨리 고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의를 표명하며 발을 뺀 모습은 책임 있는 공직자의 자세가 아니다.

형소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야권은 강력 반발했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은 본인의 퇴임 후 안전보장을 위해 국민의 안전을 팔아넘겼다”고 비판했다. 국힘은 개정안이 헌법에 명시된 검사의 영장 청구권을 침해한다며 권한쟁의심판과 헌법소원 등 법적 대응도 준비 중이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진주(가명) 씨와 긴급 간담회를 열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거부로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지옥문이 열렸다”고 했다. 김 씨도 보완수사권 폐지를 ‘국가 폭력’으로 규정했다. 형소법 개정안 통과에 대한 야권과 피해자들의 우려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국무회의 의결 직후 ‘검찰 개혁의 전환점’이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기소와 수사를 기형적으로 단절한 형사사법 체계가 어떤 후폭풍을 불러올지 국민들은 우려할 수밖에 없다. 경찰 수사가 부실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경우 검사가 추가 증거를 확보해 사건을 바로잡아 온 것이 보완수사의 주요 기능이었다. 그 통로가 사라지면 수사 실패의 비용은 피해자에게 돌아간다. 정부와 여당은 10월 2일 시행 전에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형소법을 다시 손봐야 한다. 국가가 국민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끝까지 수사할 의무를 없앤다면, 그 부작용의 뒷감당은 오로지 국민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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