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서·논술형 도입·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 공론화 착수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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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교위, 대국민 온라인 의견 수렴
국민참여위 숙의 토론회 개최 예정
학교 현장 “사교육비 폭증 초래”
객관성 확보 ‘AI 채점’도 비판여론

차정인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교육위원회 2026년 제8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차정인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교육위원회 2026년 제8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서·논술형 평가를 도입하고 전 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개편안에 대한 본격적인 공론화에 착수했다. 하지만 첫발을 떼기가 무섭게 교육 현장에서는 사교육비 폭증과 채점 공정성에 대한 우려가 쏟아진다.

국교위는 지난 14일부터 오는 28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에 대한 대국민 온라인 의견 수렴을 진행 중이다. 이어 이달 29일과 30일 이틀에 걸쳐 국민참여위원회 숙의 토론회를 열고 대입 개편안의 핵심 쟁점들을 집중적으로 논의한다.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오지선다형 객관식 문항 체제를 탈피해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력과 창의력을 제대로 평가하겠다는 것이 국교위의 구상이다. 국교위 차정인 위원장은 “수능이 32년간 시행되면서 기출문제를 피하며 정상적인 문제를 출제하는 데 한계에 봉착했다”며 서술·논술형 문항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국교위 산하 대학입학제도 특별위원회도 지난해 12월부터 중장기 대입제도 개편 방향을 검토하며 수능에 서술·논술형 평가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그러나 긍정적인 도입 취지와 달리, 국교위 홈페이지와 일선 학교 현장에서는 찬반의 목소리가 엇갈린다. AI혁명 시대에 맞는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서술·논술형 도입이 필요하다면서도, 대학별 서열화가 심각한 현 입시 체제 안에서는 사교육비 증가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학부모는 국교위 게시판을 통해 “교사 인원이 지금의 5배 이상 늘고, 사교육 이상의 소수인원 대상 글쓰기 훈련이 진행되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현재 시스템으로는 불가능하다”며 “서울대 등 주요 대학의 경우, 제시문 면접이 진행되는 경우가 상당수인데 이 제시문 면접을 대비하기 위한 사교육이 소위 대치동 등 교육특구에서는 이미 성행하고 있다. 절대 일반고에서 학생지도하고 도와줘서 될 성질과 수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차 위원장이 지난 12일 “평소 폭넓은 독서를 하면 (서·논술형 수능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1점 차이로 대학 간판이 바뀌는 엄혹한 서열화 입시 체제 속에서, 한가하게 ‘독서량’만 믿고 수능 고사장에 들어갈 수험생은 없다는 것이다. 결국 고득점을 위한 맞춤형 글쓰기 첨삭이나 ‘서술형 족집게 학원’ 등 변종 고액 사교육 시장만 열어줄 것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채점의 객관성 확보를 위해 국교위가 대안으로 내세우는 ‘인공지능(AI) 채점 시스템’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부산 지역 교육계는 이 시스템이 오히려 사교육의 먹잇감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부산교사노조 관계자는 “수십만 명의 수험생 답안을 AI가 일관성 있게 채점하려면 결국 특정 키워드나 정형화된 채점 기준을 반복적으로 노출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사교육 시장은 이 AI의 알고리즘과 채점 데이터를 그 누구보다 빠르게 분석하고 공식화할 것”이라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결국 학생들은 창의적인 사고를 펼치는 대신, AI가 점수를 잘 주는 특정 패턴과 키워드를 기계적으로 주입받는 훈련만 반복하게 될 수도 있다.

국교위는 지난 11일 인천에 이어 이달 20일 광주, 26일 대구에서 학생·학부모·교사 등이 참여하는 현장 토론회를 개최한다. 또한 29~30일 1박 2일동안 200명이 참여하는 국민참여위원회 숙의토론을 진행한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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