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원전 밀집 지역 피해 반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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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권 산업용 10% 할인은 시늉에 불과
전력 생산 기여도·위험 부담 왜 외면하나

주택가의 전기계량기 모습. 부산일보 DB 주택가의 전기계량기 모습. 부산일보 DB

전국 단일 기준으로 적용돼 오던 전기요금을 지역별로 차등 부과해야 한다는 논의가 본격화한 것은 2년 전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 시행되면서부터였다. 전기 생산지와 소비지의 불일치와 그로 인한 막대한 사회적 비용 문제를 해결하려던 게 당시 특별법 시행의 목적이었다.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의 기본적인 논리는 명확하다. 발전소가 있는 지역과 없는 지역 간의 송배전과 사회적 비용 등을 반영해 발전소 보유 지역은 낮은 요금을, 발전소 미보유 지역은 상대적으로 높은 요금을 부과하자는 것이다. 이 같은 단순한 논리를 두고 법 시행 이후 2년이 지나도록 차등제 도입 방안은 내용면에서 오히려 후퇴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르면 오는 28일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관련 공청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정부의 이 공청회는 개최도 하기 전부터 이미 거센 반발이 예고되고 있다. 정부가 가닥을 잡은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의 윤곽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정부안은 부산·울산·광주전남 등 영호남 지역에 산업용 전기요금을 kWh당 최대 18원(10%) 깎아주는 것이 골자다.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할 광주전남이 큰 혜택을 볼 전망이다. 반면 영남권은 산업용 전기요금 할인만으로는 혜택이 미미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원전이 밀집한 영남권의 현실이 반발의 배경이다.

2013년 부산시장 출마를 앞둔 김영춘 전 해수부 장관은 일찌감치 ‘반값 전기료’ 모델을 제안하면서 전력 생산 기여도와 위험·기회비용 부담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 바 있다. 부산과 울산 경계 지역에만 원전이 20기 가까이 밀집해 있으면서 전력 최대 사용처인 수도권의 전력 생산기지 역할을 해 온 데 대한 보상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사용후 핵연료까지 전국 어디에도 아직 둘 곳을 찾지 못해 원전 안에 가득 쌓아놓고 있는 현실까지 감안하면 전기 생산을 위해 이 지역이 감내해야 할 위험은 가늠하기조차 힘들다. 정부가 내민 타 지역 수준 산업용 전기요금 할인 카드로는 해당 지역의 이 같은 역할에 대한 보상이 될 수가 없다.

최근 이재명 정부는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를 무서운 속도로 추진하는 중이다.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비수도권에 천문학적 투자가 이뤄지도록 물꼬를 트겠다는 의지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반면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는 특별법 시행 이후 2년이 되도록 방안도 마련하지 않다가 그나마 최근 알려진 초안은 내용면에서도 후퇴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도 지역 균형발전의 강력한 추동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대조적 행보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혹시나 정치적 대차대조표에 의해 계산된 행보가 아니라면 정부는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도 상식에 따른 의지를 보여야 마땅할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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