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폭우 피해] “이런 지독한 비는 난생 처음” 한밤중에 긴급 대피

최환석 기자 chs@busan.com , 오상민 기자 sm5@busan.com ,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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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수 같은 비에 뜬눈으로 밤 새
거제 아파트 토사 덮쳐 인명피해
대피소 옹벽 파손돼 두 번 대피도
도로·주택 침수 피해 신고 잇달아
고립된 주민 구조 요청도 쏟아져
강풍에 쓰러진 가로수도 곳곳에

지난 17일 폭우가 쏟아진 경남 거제시 옥포동에서 폭우로 침수됐던 도로가 처참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인근 한 아파트 뒤편 야산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주민 1명이 사망하는 사고도 벌어졌다. 같은 날 부산시 부산진구 개금동에서는 나무가 쓰러져 도로를 막자 소방당국이 이를 처리하고 있다.(큰 사진부터 반시계 방향) 정종회 기자 jjh@·소방본부 제공 지난 17일 폭우가 쏟아진 경남 거제시 옥포동에서 폭우로 침수됐던 도로가 처참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인근 한 아파트 뒤편 야산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주민 1명이 사망하는 사고도 벌어졌다. 같은 날 부산시 부산진구 개금동에서는 나무가 쓰러져 도로를 막자 소방당국이 이를 처리하고 있다.(큰 사진부터 반시계 방향) 정종회 기자 jjh@·소방본부 제공

기록적 폭우가 내린 경남 거제에 거주하는 40대 이 모 씨는 지난 16일 밤새 뜬눈으로 지샜다. 이 씨는 “억수같은 비가 계속 내려서 온식구가 밤 사이 한숨도 못 잤다”며 “이렇게 지독하게 비가 내린 것은 처음이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 씨는 “폭우 피해가 발생한 인근 시내 도로는 아직 범람한 물이 빠지지 않아 차량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광복절 연휴 쏟아진 집중호우로 경남에서 1명이 숨지는 등 부울경 지역의 비 피해가 잇달았다. 경남 거제에서는 산사태가 나서 토사가 아파트를 덮쳤고, 울산에서는 가로수가 쓰러지고 주택 담벼락이 무너졌다. 부산에서도 주택 침수 피해와 강풍에 간판이 떨어지는 사고 등이 발생했다.

경남에서는 17일 기준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등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4시 42분 산사태로 거제시 옥포동 한 아파트 1층이 매몰돼 2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60대 남성 1명과 50대 여성 1명이 다친 채로 구조됐다. 오전 5시 5분 통영시 산양읍 곤리도에서 산사태로 하반신이 매몰됐던 60대 1명이 구조됐다.

거제시는 지난 16일 밤부터 이날 새벽 사이에만 500mm 이상 비가 쏟아지면서 피해도 가장 컸다. 갑작스러운 물난리에 이날 오전 11시 30분 기준으로 거제에서만 107명(84가구)이 긴급 대피했다. 오후 2시 기준으로 거제 외간초등학교 본관 1층이 침수되는 등 거제에서만 33건의 학교 피해가 접수됐다. 거제 옥포성지중학교는 경사면 옹벽이 일부 파손돼, 산사태로 급식소에 대피 중이던 인근 주민들이 옥포초등학교로 이동하는 소동도 일었다.

하천이 범람하고 도로가 침수돼 집과 차에 고립된 주민 구조 요청도 쏟아졌다. 이날 오전 7시 10분 거제시 거제면 내간리에서 불어난 물에 고립된 70대 여성이 구조됐다. 거제 1500가구, 통영 530가구 등 전기 공급도 한때 끊겼다.

울산에서도 강한 비바람에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오전 7시 24분 남구 신정동 한 도로에서 쓰러지는 가로수를 피하려던 택시가 급정거해 60대 남성 승객이 허리 등을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중구 교동 재개발구역에서는 주택 담벼락이 무너졌고, 울주군 두서면에서는 도로에 돌이 굴러떨어졌다. 중구 우정동과 남구 야음동 등에서는 도로 침수가 발생했고 울주군과 북구 등에서도 강풍에 쓰러진 가로수를 치우는 작업이 이어졌다.

울산에는 16일부터 이날 오후 1시까지 145.3mm의 비가 내렸다. 울산 전역 평균 강수량은 106.98mm로 집계됐다.

부산에서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주택과 도로 침수, 토사 유출, 공가 붕괴 등 모두 58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이 가운데 비 피해 37건이 호우경보가 내려진 시간대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오전 1시 30분을 시작으로 사하구 하단동과 강서구 대항동·동선동, 부산진구 연지동 등에서 주택 침수 신고가 잇따랐다. 오전 2시 34분 영도구 청학동에서는 주택 옥상에서 물이 넘쳐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오전 3시 28분에는 서구 암남동과 강서구 천성동, 사하구 다대동·괴정동에서 주택 지하층과 주차장, 마당 등이 침수됐다.

강풍과 토사 피해도 발생했다. 오전 3시 1분에는 북구 덕천동에서 강풍에 간판이 떨어지는 사고가 났다. 오전 7시 28분 사상구 엄궁동에서는 공사장 토사가 유출되면서 침수 피해가 발생해 소방이 수중펌프를 설치해 안전 조치를 했다.

공가 붕괴도 잇따랐다. 오전 8시 28분에는 영도구 남항동, 오전 11시 18분에는 서구 부민동의 공가가 비로 무너졌다.

한편, 집중호우로 경남 농업용수 가뭄은 해갈 단계에 진입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경남 18개 시군 농업용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43.1%로, 평년 69.8%의 61.7% 수준까지 상승했다. 가뭄 ‘심각’ 단계 시군은 5곳에서 이날 오후 2시 밀양 1곳으로 줄었다.



최환석 기자 chs@busan.com , 오상민 기자 sm5@busan.com ,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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