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지는 이야기] 항노화센터
박정현 인제의대 부산백병원 내과 교수·동남권항노화의학회 회장
클립아트코리아
현대 의학은 놀라울 정도의 발전을 계속하고 있지만, 실제 치료를 담당하는 임상의학에는 적지 않은 맹점들이 있다. 의학이 발전할수록 그 정보의 양은 엄청나게 방대하기 때문에 한 명의 전문의가 그 내용들을 다 다룰수가 없어 각 분야별로 여러 명의 전문가들이 나누어 담당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전공분야 이외의 문제들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소흘해질 수도 있어 전문가들의 유기적인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솔직히 말해 현실에서는 쉽지 않은 경우도 있다.
항노화 치료도 마찬가지다. 신체 전반에 걸쳐 균형 잡힌 항노화 치료가 섬세하고 조화롭게 잘 이루어져야 하는데, 특정 항노화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곳에서 다른 부분에 대한 치료가 같이 잘 이루어지기는 어렵다. 항노화 치료는 의학적인 것들 이외에도 식사 습관과 운동, 심리적인 부분들까지 의학 외적인 것들도 대단히 중요한데, 의학적 항노화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곳에서 이런 영역들까지 치료를 잘 받기는 현실에서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어느 항노화 센터에는 치료는 있는데 힐링은 없고, 다른 센터에서는 반대로 힐링은 충분한데 치료는 전혀 없는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는 성공적인 전인적 항노화 치료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
세계 최장수 국가이면서 동시에 노인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이웃 나라 일본에서는 현재 국립장수의료연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과 독일, 사우디아라비아 등에도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는 항노화연구소들이 있다. 정부의 예산을 받는 센터들 이외에도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등 세계적인 부호들의 지원을 받는 알토스 랩스와 유니티 바이오테크놀로지, 구글이 설립한 칼리코 생명과학, 오픈 AI 창업자 샘 울트만 등이 지원하는 레트로 바이오사이언스 등이 노화를 정복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아마도 항노화 치료를 현재의 AI 및 반도체 산업에 버금가는 큰 산업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
노화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이들 연구소들 이외에 현실적인 항노화 치료를 실제 하고 있는 유명한 센터들도 유럽 각국과 미국, 그리고 태국에까지 많이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곳 중의 하나가 백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스위스의 클리닉 라 프레리다. 유럽 전역에서 200명 이상의 저명한 의과대학 교수들이 협력하는 대학병원급 의료기관과 6성급 호텔시설에 다양한 항노화 프로그램이 접목되어 있는 대규모 센터다. 경험해 본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국내에서도 매년 항노화 박람회가 열린다. 항노화 치료를 위한 새로운 발명품들과 기기들이 전시가 되는데, 당장 실제 치료에 활용해도 좋을 만큼 수준 높은 것들도 많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클리닉 라 프레리와 같은 통합적인 항노화센터가 출범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탄탄한 의학적 기반 위에 치료와 힐링이 조화를 이루고 세부적인 항노화 치료들이 통합적으로 이루어지는 훌륭한 센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