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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송도·시민공원·온천천…부산은 러닝 천국
본격적인 추위 시작으로 더욱 움츠러들기 쉬운 이때, 살이 더 찌지 않기를 원한다면 움직이는 것이 최선이다. 실내운동이 성에 차지 않는다면 밖으로 나가보는 건 어떨까. 부산은 바다와 산, 도심, 하천, 산책로가 어우러져 달리기는 물론 슬로 조깅(느리게 달리기), 빠르게 걷기 등을 즐기는 데 최적화돼 있다.
해동용궁사~오시리아 해안산책로~죽도로 이어지는 ‘(가칭)해동 러닝 트레일 코스’와 남항동 방파제~남항대교~송도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가칭) 송도 해풍길 코스’가 대표적이다. 이들 코스는 남녀노소 누구나 사계절 내내 부담 없이 달릴 수 있는 대표 코스로 꼽힌다. 바다와 도심, 산책로 덕분에 부산시민은 물론 국내외 여행객들도 많이 찾는다. 부산시는 달리기 좋은 부산의 지형적 매력과 도시의 활력을 알리기 위한 런트립 예능 ‘내맘내런 인(in) 부산’을 기획하고 지난 3일부터 TV와 유튜브 등을 통해 이들 코스를 알리고 있다.
온천천을 중심으로 부산대~온천장~수영강을 잇는 코스는 부산시민들로부터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전통적인 코스다. 하천과 공원, 강 조망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어 선호도가 높다.
몰운대~다대포, 미포~송정~청사포, 광안리~해운대 동백섬은 바다를 끼고 있어 인기다. 평일에도 이들 코스를 이용하는 러너가 상당수다. 북항친수공원을 비롯해 부산시민공원, 화명생태공원, 삼락생태공원, 이기대공원 등 부산 전역에 흩어져 있는 도심 공원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장산산림욕장, 이기대공원 등은 산을 끼고 있어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겨울철 바깥 달리기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상 방지’다. 기온이 낮아 근육·인대·관절이 경직돼 유연성이 줄면서 작은 충격에도 부상을 입기 쉽기 때문이다. 달리기 전 부상 방지를 위해 15~20분 간 준비운동을 충분히 해야 하는데, 체온 유지 차원에서 실내에서 해도 무방하다. 딱딱한 신발 대신 쿠션감이 있는 러닝화를 착용하면 부상 방지에 도움이 된다. 부상 방지를 위한 보온에도 신경써야 한다. 두꺼운 외투보다는 얇은 옷을 3~4겹 겹쳐 입는 게 좋으며, 모자·귀마개·넥워머·장갑을 착용해 열 손실을 막는 것도 포인트다. 운동을 마친 뒤엔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마무리할 필요가 있다.
2025-12-0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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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과의 전쟁’ 중요한 건 큰 목표보다 작은 일상들
비만의 최대 적 ‘겨울’이 왔다. 기온이 떨어지면 몸은 본능적으로 에너지를 축적하려고 한다. 따뜻한 음식과 고칼로리 간식이 당기는 이유다. 반면 외부 활동은 자연히 줄면서 에너지 소모량은 줄어든다. 남은 에너지는 고스란히 살로 옮겨간다. 비만 악순환의 계절이 온 것이다. 턱선이 무너지지 않고 내년 봄을 맞을 방법은 과연 없을까. 없지는 않다. 겨울을 ‘체중이 늘기 쉬운 계절’이 아닌 ‘생활 리듬이 가장 쉽게 무너지는 계절’로 이해한다면, 다이어트 성공의 첫걸음을 이미 내디딘 것이나 다름 없다. 이번 겨울, 살 빼기가 아닌 ‘생활 리듬 지키기’를 목표로 삼는 건 어떨까.
■몸무게 집착에서 벗어나야
살을 더 보태지 않겠다고 결심했다면 비만을 바라보는 관점부터 바꿔야 한다. 일반적으로 체중 증가는 ‘실패’로 간주되지만 실제 건강을 위협하는 것은 과도한 체지방과 대사 기능의 이상이다. 특히 복부에 지방이 집중된 내장 비만은 외형과 무관하게 혈압·혈당·지방간 위험을 빠르게 높인다.
한국인에게 흔한 ‘마른 비만’도 문제다. 체중은 정상이지만 근육이 부족하고 지방이 많은 상태로, 겉으로는 건강해 보이지만 대사질환이 진행되기 쉽다. 좋은강안병원 가정의학과 이가영 과장은 “체중만으로는 건강을 판단하기 어렵다”며 “체지방률과 근육량이 실제 건강 수준과 훨씬 더 밀접하게 연결된다”고 설명한다. 비만을 외형의 문제가 아니라 ‘대사 건강이 보내는 신호’로 이해해야 한다는 의미다.
집에서도 체지방 상태를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줄자로 갈비뼈 가장 아래와 골반 가장 높은 위치의 중간을 재면 되는데, 남성은 허리둘레 90cm, 여성은 85cm 이상이면 체지방률이 비만에 해당한다. 체지방률은 남자 25%, 여자 32% 이상이 비만에 해당한다.
■첫걸음은 생활 리듬 정상화
관점을 바꿨다면 특별한 식단이 아닌 ‘식사 리듬의 정상화’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겨울철일수록 아침을 거르고 배고픔이 밀려올 때 몰아 먹는 패턴을 반복하기 쉬운데 이 과정에서 혈당 변동이 커지고 체지방 축적이 더 활발해진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식사 속도 역시 다소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 20분 이상 천천히 먹으면 포만감이 제때 형성되어 과식을 막아준다.
단 음료와 고당식품은 겨울철 간식으로 자주 등장하는데, 혈당을 급격히 올리고 남은 에너지를 지방으로 변환하는 ‘가장 빠른 경로’다. 싱겁게 먹고 인스턴트 음식은 피하며, 술은 아예 끊어버리는 것이 현명하다.
생활 리듬도 정상화해야 한다. 특히 운동은 체중 감량을 위한 단기 전략이 아니라 ‘근육을 지키는 생활 습관’으로 봐야 한다. 근육을 유지하는 것이 체중을 지키는 데 훨씬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겨울에는 실외 활동 감소로 근육 손실이 쉽게 진행되는데, 근육량이 줄면 같은 양을 먹어도 체중이 더 쉽게 느는 것처럼 느껴진다. 실내에서 스쿼트·런지·팔굽혀펴기 같은 간단한 대근육 운동을 꾸준히 반복하면 체지방 감소와 혈당 안정에 도움이 된다.
추천되는 실내운동은 연령대별로 다양하다. 20~30대는 근력 유지를 위해 테니스, 복싱, 필라테스 등 적극적인 운동을 해볼 만하다. 40대는 근력이 줄기 시작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스쿼트나 플랭크, 덤벨 운동이 권장된다. 50대는 심혈관계 건강을 위해 수영·요가·실내 자전거를 하는 것이 좋다. 60대 이상은 낙상을 피하고 관절을 보호할 수 있는 맨손 체조, 균형 운동이 필요하다. 주 5회 이상, 하루 30~60분을 하되 바쁘면 20분씩 나눠 하는 것을 목표로 하면 된다.
■약물, 해결책 아닌 보조수단
병원에서 비만 치료를 위한 약물을 권하기도 한다.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위고비를 비롯한 삭센다, 마운자로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모두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기반의 약물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 치료제로, 뇌 시상하부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유지시켜 음식 섭취량을 줄게 해 체중 감량을 유도한다.
이들 치료제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1일(현지시간) 처음으로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와 관련된 공식 치료지침을 내놓고 장기 치료의 일부로 조건부 권장하면서 더욱 주목 받고 있다. WHO는 임신부를 제외한 성인들의 비만 치료를 위해 GLP-1 요법을 6개월 이상 장기간 사용할 수 있다고 제시하기도 했다.
체중감량 효과가 가장 큰 것은 GLP-1/GIP 이중작용제인 마운자로로, 최대 20%다. GLP-1 단일 작용제인 위고비와 삭센다는 각각 15%, 10% 정도의 감량 효과를 보인다. 삭센다는 매일 주사하는 반면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주 1회 주사한다. 치료 대상은 BMI(신체질량지수) 30 이상 또는 BMI 27 이상이면서 고혈압·고지혈증·당뇨·수면무호흡증 등 동반질환이 있는 경우다. 특히 당뇨나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마운자로를 더 추천한다.
하지만 약물은 살을 대신 빼주는 해결책이 아니라 생활 습관을 바로잡을 시간을 확보해주는 ‘보조 수단’일 뿐임을 인지해야 한다. 생활 패턴을 바꾸지 않는다면 약을 끊는 순간 체중은 제자리로 쉽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WHO 역시 이번 치료 지침 발표를 통해 의약품과 함께 건강한 식단, 신체 활동과 같은 개입을 제공하도록 권고했다.
■영양제로 건강 지키기
살과의 전쟁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영양 보충이다. 비타민 D는 우리나라 인구의 약 90%가 부족한 상태다. 실내생활, 자외선 차단제 사용, 겨울 일조량 감소로 인해 충분한 햇빛을 받기 어려운 데다 식품만으로 하루 권장량을 채우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루 800IU 이상 섭취하는 것이 좋으며, 지용성이기 때문에 식사 직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다만 여러 영양제에 비타민 D가 포함되어 있어 과다 섭취는 피해야 한다. 비타민C와 B군은 겨울철 독감·폐렴 등 호흡기 감염병 예방에 도움이 되며, 에너지 대사 촉진과 피로회복을 지원한다. 수용성 비타민이므로 식사와 관계없이 일정한 시간, 주로 오전에 섭취하는 것을 권고한다.
오메가3는 겨울 혈관 수축으로 높아진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춘다. 혈중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고 내장비만을 감소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지용성이므로 식사 중이나 직후 복용할 때 흡수율이 높아진다.
제일 중요한 것은 일상의 선택이 내일의 건강을 만든다는 인식이다. 소소한 생활 패턴의 반복은 몸을 안정적으로 지탱하는 역할을 한다. 비만은 의지 부족의 결과가 아니라 생활과 환경이 만들어낸 복합적 현상이기 때문에 치료 또한 지금의 몸을 탓하기보다 흔들린 생활의 균형을 천천히 되돌리는 과정이 돼야 한다.
이 과장은 “비만 관리의 핵심은 얼마나 빨리 체중을 빼느냐가 아니라 내일의 몸이 조금 더 건강해지는 방향으로 생활 리듬을 다시 세우는 일”이라며 “오늘의 선택이 내일의 건강을 어떻게 바꿔놓는지 살피는 일이 체중계 숫자보다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25-12-0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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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보통’ 안심 금물… 초미세먼지 위험성도 확인
미세먼지 ‘보통’이라는 예보에 안심하고 외출했다면, 이제는 나들이 계획을 수정하거나 마스크를 꼭 챙겨야 할 수도 있다. 보통 수준의 미세먼지가 전립선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초미세먼지가 심장에도 영향을 미쳐 허혈성 심장질환 사망자를 늘린다는 연구 결과가 앞서 공개되는 등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건강에 끼치는 악영향이 데이터로 속속 확인되고 있다.
6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박용현 비뇨의학과 교수와 단국대 연구팀(박지환·노미정)이 2010~2020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 2만 430명을 분석한 결과 ‘중간 농도 미세먼지 노출’만으로도 전립선암 위험이 뚜렷하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립선암 환자군(4071명, 19.9%)과 비전립선암 환자군(1만6359명, 80.1%)으로 나눠 비교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공중보건 프론티어’에 게재됐다. 전립선암은 국내 남성 암 발생률 4위로, 50대 이상 발병률이 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이 실제 데이터 평균 농도인 47㎍(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g)/m³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미세먼지에 많이 노출된 그룹은 덜 노출된 그룹보다 전립선암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했다. 우리나라 미세먼지 예보 기준으로 보면 47㎍/m³은 ‘보통(31~80)’ 수준으로, 우리나라 미세먼지 기준(연간 50㎍/㎥·24시간 100㎍/㎥)에는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연간 15㎍/m³, 하루 45㎍/m³)을 크게 넘어선 수치다.
특히 초미세먼지가 낮은 수준이어도 미세먼지 노출이 높으면 위험도가 상승한다는 점도 확인됐다. 미세먼지만으로도 암 발생률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연구진은 “미세먼지 보통 수준이어도 전립선암 발병 위험이 올라가는 만큼 보통이라고 해서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과 실내 공기 정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했다.
초미세먼지의 위험성도 다시한번 확인됐다.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홍윤철 교수 연구팀이 2016~2020년 서울 시내 초미세먼지 농도와 25세 이상 성인의 사망률 데이터 등을 토대로 대기오염의 건강영향평가를 진행한 결과 초미세먼지(PM2.5)가 호흡기뿐만 아니라 심장에도 악영향을 미쳐 심근경색과 같은 허혈성 심장질환 사망자를 크게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BMC 공중보건’에 게재됐다.
허혈성 심장질환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통로 역할을 하는 관상동맥이 막히거나 좁아져 심장 근육이 망가지는 질환을 통칭하며, 협심증과 심근경색이 대표적이다.
연구 기간 서울의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는 23.5㎍/m³로 환경부 기준치(15㎍/㎥)를 웃돌았고, 25세 이상 허혈성 심장질환 사망자는 1만 971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초미세먼지 노출로 인한 허혈성 심장질환 ‘초과’ 사망자는 5년간 2861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인구 10만 명당 초과 사망률은 25세 이상에서 38.6명, 45세 이상에서 56.2명, 65세 이상에서 139.8명에 달해 고령일수록 대기 오염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초미세먼지를 대기질 기준치인 15㎍/㎥로 낮춘다면 5년간 25세 이상 허혈성 심장질환 사망자 837명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2025-12-0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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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픽] 영화-여성 감독 독립영화 무료 상영회
부산독립영화협회 비평지 <인디크리틱>에서 다룬 작품을 무료로 상영하는 행사. 부산 북구의 독립영화관 ‘무사이’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열린다.
올해 마지막 상영회가 열리는 5~6일엔 부산에서 활동하는 여성 감독 네 명의 연출작을 만날 수 있다. 우선 5일 오후 7시 박민경의 ‘누룩의 시간’(20분)과 노영미의 ‘후회하지 않는 얼굴’(26분)이 연속으로 상영된다. 토요일인 6일엔 오후 3시 장예림의 ‘시월’(30분)과 전소영의 ‘살이 살을 먹는다’(28분)가 관객을 맞는다. 영화 상영 후엔 관객과의 대화도 이어진다. 김지연 <인디크리틱> 편집장의 사회로 네 명의 감독이 자기 작품에 관해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2023년에 공개된 네 작품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기억과 마주하는 인물(혹은 시선)이 등장한다. 김지연 편집장은 “기억은 결정적인 순간에 자취를 감추거나, 우연한 계기에 낯선 얼굴을 드러내기도 한다”며 “2025년을 새롭게 기억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독립영화협회와 무사이의 SNS 메시지로 이름과 연락처를 남기면 된다.
2025-12-04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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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전당, 시네필 유혹하는 '2본 동시 기획전'
부산 영화의전당이 두 가지 특별기획전을 동시에 개최, 연말을 영화와 함께 차분하게 보내려는 시네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독립·단편영화를 발판으로 연기 보폭을 넓히고 있는 김현목 배우의 작품을 감상하는 ‘김현목 배우전’이 하나요, 세계 영화사에 지워지지 않을 필모그래피를 남긴 여성 감독의 작품을 조명하는 ‘최전선의 여성 감독들’이 또 하나다. 시간표를 잘 짠다면, 색다른 스크린 나들이를 한곳에서 즐길 수 있는 '2본 동시 기획전'이 열리는 셈이다.
∎My Shooting Star 김현목 배우전
올해 열린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4관왕을 차지한 박준호 감독의 장편 데뷔작 ‘3670’. 탈북 성소수자 철준의 남한 정착기를 그린 작품인데, 그에게 처음으로 마음을 연 영준 역을 맡은 배우가 김현목이다. 김현목은 이 영화로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배우상을 받았다.
김현목은 2016년 이동환 감독의 단편 ‘트랙’에서 육상부원이라는 단역으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이후 2018년까지 무려 23편의 단편영화에서 주·조연을 오가며 수차례 연기상을 거머쥔 실력파.
2019년부터는 긴 호흡의 연기력이 필요한 장편에도 곧잘 얼굴을 내밀었다. 강효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내안의 그놈’을 시작으로 ‘파도를 걷는 소년’(2020), ‘오늘, 우리 2’ ‘아이’ ‘캐논볼’ ‘쇼미더고스트’(이상 2021) ‘우리는 천국에 갈 순 없지만 사랑은 할 수 있겠지’(2024) 등을 거쳐 최신작 ‘3670’까지.
김현목은 이렇듯 10년을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며 독립영화계의 블루칩으로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해 왔다. 그리고 올해 tvN 드라마 ‘폭군의 셰프’에서 수라간 보조 숙수 민개덕 역으로 출연하며 안방극장에도 확실한 눈도장을 찍는 데 성공했다.
‘김현목 배우전’에서는 장편 6편과 여러 편의 단편을 묶어 소개하는 단편전까지 21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영화의전당 관계자는 “초기 단편부터 최신작까지 망라된 이번 기획전을 통해 김현목이라는 배우가 성장해 온 기록과 연기 스펙트럼을 연대기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더불어 김현목의 영화 취향을 엿볼 수 있는 추천작 ‘더 헌트’(2013·토마스 빈터베르그 감독)와 ‘썸머 필름을 타고!’(2022·마츠모토 소우시 감독)도 함께 관객을 만난다.
‘김현목 배우전’은 4일부터 10일까지 영화의전당 인디플러스에서 열린다. 7일 오후 2시 ‘3670’ 상영(소극장) 뒤에는 김현목이 직접 무대에 올라 관객과 눈을 맞추며 대화하는 시간도 갖는다. 모든 상영작 관람료는 5000원이다.
∎최전선의 여성 감독들
부산영화평론가협회와 손잡고 첫선을 보이는 기획이다. 첫해인 올해는 영화사 초기부터 현재까지 탁월한 연출력을 뽐낸 감독부터 정치, 사회, 미학 등 각 분야의 최전선에서 활약한 여성 감독 작품 16편을 소개한다.
우선 무성 영화 시대 배우이자 감독인 로이스 웨버의 ‘오점’(1921)을 비롯해 요절한 바바라 로든의 유일한 연출작 ‘완다’(1970), 독립 영화계의 독보적 존재인 켈리 레이카트의 ‘어떤 여인들’(2016)까지 미국 영화사를 관통하는 감독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일본의 배우이자 감독 다나카 기누요(1909~1977)의 연출작 4편도 소개된다. 다나카는 1920년대부터 70년대까지 활약한 일본 영화계 산증인이다. 1974년 구마이 케이 감독의 ‘산다칸 8번 창관’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여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상영작 4편은 ‘달이 떠오르다’ ‘가슴이여 영원히’(이상 1955) ‘방랑하는 왕비’(1960) ‘오긴’(1962)이다.
이 밖에 아이다 루피노의 ‘히치하이커’(1953), 뮤리엘 박스의 ‘사이먼과 로라’(1955), 아녜스 바르다의 단편 ‘안녕, 쿠바인들’(1963), 샹탈 아커만의 ‘호텔 몬테레이’(1973), 오다 가오리의 ‘광산’, 라우라 시타렐라 & 베로니카 리냐스의 ‘도그 레이디’(이상 2015) 등 기억해야 할 명작들이 관객을 기다린다. 2025 부산영평상 대상작인 ‘되살아나는 목소리’를 공동 연출한 재일 조선인 2세 다큐 감독 박수남의 ‘누치가후-옥쇄장으로부터의 증언’(2012)도 놓칠 수 없는 작품이다.
영화평론가들이 함께하는 포럼도 준비된다. 박인호 평론가의 발제와 김보년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 김필남 평론가가 패널로 나서는 ‘다나카 기누요의 영화 세계’ 포럼은 11일 오후 7시 열린다. 김은정과 함윤정 평론가는 시네 도슨트로 나선다.
‘2025 영화의전당 X 부산영화평론가협회: 최전선의 여성 감독들’은 오는 17일까지(월요일 제외)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에서 이어진다. 관람료 7000원. 두 기획전의 구체 상영 일정은 영화의전당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 051-780-6080.
2025-12-0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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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의료관광, 88세 어머니에게 최고의 선물”
김병준 레다스 흉부외과는 지난달 28~29일 주한 미국인 24명을 초청해 진행한 ‘의료관광 팸투어’가 성황리에 끝났다고 2일 밝혔다.
부산 의료관광 활성화와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를 목표로 마련된 이번 팸투어는 지난 10월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행사다. 해동용궁사와 청사포 다릿돌 전망대, 프라이빗 요트 투어 등 부산 대표 명소를 둘러본 뒤 병원을 방문해 하지정맥류 질환과 치료법, 외국인 환자를 위한 국제진료 시스템을 경험하는 코스로 구성됐다.
88세 어머니와 함께 온 한 참가자는 부산 여정을 ‘올해 최고의 선물’로 꼽았으며, 또다른 참가자는 “외국인 환자를 위한 차별화된 시스템이 매우 인상적”이라며 만족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준 레다스 흉부외과 김병준 원장은 “이번 팸투어는 부산의 아름다움과 병원의 선도적인 하지정맥류 치료 시스템을 소개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됐다”며 “부산 의료관광과 하지정맥류 치료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02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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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출신 임산부 코미디언의 스탠드업 코미디
‘OPEN YOUR LEGS!’. 직역하자면 ‘다리 벌려!’라는 뜻인데, 여성 단독 스탠드업 코미디 공연 제목이라서 더 눈길을 끈다. 스탠드업 코미디는 코미디언 한 명이 무대에 서서 오직 자신의 정체성,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일상을 소재로 관객들을 웃기는 장르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관객과의 접점이 넓은 편이 아니지만, 대중 매체에선 금기시되는 소재나 표현들을 여과 없이 무대에 올려 미국 등 서구에선 인기가 높은 장르이기도 하다. 이번 주 토요일 광안리 해변에 있는 소극장 어댑터씨어터 1관에서 스탠드업 코미디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특별한 무대가 열린다.
무대의 주인공은 여성 코미디언 강안리. 부산 출신으로 출산을 2주 앞둔 만삭의 코미디언이 임산부로서 일상에서 마주치는 정체성과 삶의 아이러니를 소재로 입담을 과시할 예정이다. 가령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에서 임산부석을 대했을 때 든 생각 등에 대해 고정관념을 벗어난 화두를 던지며 웃음과 공감을 끌어내는 식이다.
출산 코앞까지 무대에 서는 배경엔 ‘경단녀’에 대한 나름의 소신이 자리한다. 자신도 임신과 출산으로 경력이 단절되는 상황에 대한 걱정을 피할 수 없었다는 강안리는 “대다수 여성이 겪거나 겪게 될 일인 만큼, 회피하기보다 무대에서 표현하고 기록을 남기는 게 연기자로서 의미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한다.
강안리는 이번 부산 무대에서 금기에 대한 도전이라는 스탠드업 코미디 장르의 정체성을 제대로 구현해 보일 작정이다. 단순히 임산부로 시작해 임산부의 애환으로 끝낼 생각은 전혀 아니라는 얘기다. 강안리는 “고향 부산에서 선보이는 무대인 만큼, 소재나 수위에 제한을 두지 않고 스탠드업 코미디의 진수를 맘껏 즐기고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 되도록 준비하겠다”며 관심을 부탁했다.
강안리는 연기자로서 ‘OPEN YOUR LEGS!’라는 공연 제목에 관한 생각도 전했다. “출산 과정과 성적인 뜻을 품은 이중적 의미”라고 밝힌 그는 “여성의 관점에서 성적으로 강요되는 표현일 수 있지만, 오히려 그걸 타이틀로 내세워 금기에 대한 도발이라는 장르 특성과 고정관념에 대한 비틀기라는 제 공연의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연동에서 태어나 학창 시절을 보냈다는 부산 토박이 강안리는 20대 때 서울로 간 이후 현재까지 스탠드업 코미디 무대에 꾸준히 서고 있다. 이번 부산 공연엔 강안리 외에도 작가이자 코미디언인 정성은, 음악인이자 코미디언인 전인 등 부산 출신 동료 연기인 2명이 오프너로 참여, 공연 전반부를 책임질 예정이다. 서울에서 지난달까지 공연을 이어 온 강안리의 부산 공연은 출산 전 마지막 무대가 될 전망이다. 그는 임산부의 삶과 함께 서울 공연에서 다루지 않은 지역, 부산을 소재로 한 레퍼토리도 선보인다고 귀띔했다.
광안리에서 펼쳐질 강안리의 ‘OPEN YOUR LEGS’ 부산 공연은 오는 6일 오후 5시 수영구 어댑터씨어터 1관에서 단 한 차례 열리며 19세 이상 관람할 수 있다. 관람료 5000원. 강안리 인스타그램 계정(@hahahabeach)에 링크된 구글폼으로 예매하면 된다.
2025-12-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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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피곤하거나 가벼운 활동에도 숨이 찬다면?
직장인 A(27) 씨는 최근 들어 피로감이 늘고 계단을 오르면 숨이 찼다. 업무 스트레스와 다이어트가 원인이라고 생각해 업무량을 줄이고 다이어트를 중단했지만 증세는 여전했다. 병원에서 정밀검사 결과 폐동맥고혈압 진단을 받은 A 씨는 적극 치료에 나선 결과 반 년 남짓 만에 증세가 호전됐고 일상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A 씨가 겪은 폐동맥고혈압은 심장에서 폐로 혈액을 보내는 폐소동맥 벽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고 협착되면서 압력이 상승, 심장에 부담을 주는 질환이다. 한때 진단 후 평균 생존기간이 2~3년에 불과했을 만큼 치명적인 희귀·난치 질환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치료 환경이 크게 달라지면서 ‘관리 가능한 만성질환’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부산대병원 최정현 순환기내과 교수와 함께 폐동맥고혈압 치료법에 대해 알아봤다.
■가능한 한 빨리 저위험군으로
희귀질환인 폐동맥고혈압이 만성질환 가능성을 연 것은 활발한 치료법 연구가 주효하다. 과거 폐동맥고혈압 치료는 한 가지 약물로 시작해 효과가 부족하면 단계적으로 추가하는 ‘계단식 치료’가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진단 초기부터 여러 약제를 동시에 사용하는 ‘조기 병용요법’이 임상적으로 더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이 연구로 확인됐다.
특히 결체조직질환 연관 폐동맥고혈압이나 젊은 환자에서 치료 반응이 더 빠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실제 한 20대 초반 결체조직질환 환자는 진단 직후 주사제를 포함한 3제 병용요법을 시작해 반 년 만에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게 됐으며, 1년 6개월 뒤엔 폐저항지수가 정상화되면서 경구 약제 병용요법이 적용됐다. 최 교수는 “처음부터 2~3가지 약물을 병합해 치료한 환자들은 임상적 악화 위험이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고, 운동능력과 삶의 질도 크게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조기 병용요법이 주목 받는 이유는 폐동맥고혈압이 첫 진단 시점에 얼마나 빨리, 충분하게 환자 상태를 개선해 주느냐가 장기 예후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경로를 동시에 차단해 질병의 진행을 빠르게 억누르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글로벌 가이드라인도 조기 병용요법을 표준 치료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실제 유럽 가이드라인에서는 저위험~중간위험군부터 조기 병용요법이 권고되고, 고위험군에서는 프로스타사이클린 유사체까지 포함한 3제 병용요법이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등장한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도 증상 완화에 한몫한다. 기존 ERA·PDE5 억제제·프로스타사이클린 유사체 등이 주로 혈관 확장을 통해 증상을 조절했다면, 새로운 계열의 약물은 혈관 손상과 재형성 과정에 관여하는 ‘특정 신호전달 경로’를 억제해 손상된 폐혈관 구조를 회복시키는 효과를 유도한다. 최 교수는 “증상 완화를 넘어 질병 진행을 늦추거나 되돌릴 수 있는 가능성을 보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환자 특성에 맞춘 맞춤형 병용 전략이 더 정교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단지연·보험한계 극복 필요
하지만 진단이 늦어지는 것은 여전히 큰 문제다. 폐동맥고혈압의 초기 증상은 피로, 가벼운 활동에서도 숨참, 실신 등 일상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증상과 유사하다. 특히 젊은 여성의 경우 스트레스나 운동 부족으로 오해해 병을 키우는 경우도 적지 않다. 최 교수는 “조기 진단은 예후를 바꾸는 핵심”이라며 “이전보다 쉽게 피곤하거나 가벼운 활동에서도 숨이 찬다면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체조직질환, 선천성 심장병, 간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라면 정기 검진은 필수적이다.
보험적용이 까다로운 것도 문제다. 현재 WHO 기능 등급 III-IV 환자만 조기 병용요법이 가능하고, 그 외 환자는 단일요법 후 악화가 있을 때만 추가 약제 처방이 허용된다. 최 교수는 “폐동맥고혈압의 치료 목표는 가능한 빨리 저위험군에 도달하는 것인데, 현행 보험 기준은 이 목표와 맞지 않는다”며 “초기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환자의 적극적 관리는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다. 치료제가 발전했다고 해도 환자가 스스로 관리에 참여하지 않으면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증상이 애매하다고 병원을 옮겨 다니거나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약을 줄이거나 끊으면 질환이 급격히 악화될 우려가 있다. 과도한 운동은 위험하기 때문에 대화가 가능한 정도의 중등도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감염 예방을 위해 독감·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하는 만큼 코로나19 예방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권장된다. 임신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임신 계획이 있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최 교수는 “폐동맥고혈압은 시기를 놓치면 다시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에 자신에 맞는 최선의 치료 강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보험 급여가 확대되고 한국인 특성에 맞춘 맞춤치료 전략이 발전한다면 폐동맥고혈압은 더 이상 ‘불치병’이 아닌 ‘충분히 관리 가능한 만성질환’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5-12-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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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김문홍희곡상 주인공은 김민수 극작가
제12회 김문홍희곡상 수상자로 김민수 극작가가 선정됐다.
김문홍희곡상 운영위원회는 김민수 극작가의 ‘자유 죽음’을 제12회 김문홍희곡상 최종 수상작으로 결정했다고 최근 밝혔다. 올해 김문홍희곡상은 지난 14일까지 응모한 23편의 창작 희곡 작품 중에서 예심과 본심을 거쳐 선정됐다. 극작가인 김문홍 연극평론가가 예심을, 이성규(부두연극단 대표) 연출가와 지난해 수상자인 김아름(예술집단 하우 대표) 극작가가 본심을 진행했다.
본심 심사위원들은 박소민의 ‘먼지 위의 글자’, 김가영의 ‘뻔뻔한 이야기’, 김민수의 ‘자유 죽음’ 3편을 대상으로 최종 논의를 했다. 그 결과 김민수의 ‘자유 죽음’이 문학성과 연극성에서 두루 뛰어나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심사위원단은 ‘자유 죽음’에 대해 “아직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지 못한 ‘적극적 안락사’라는 어려운 이야기를 담담하면서도 시크한 언어로 쓴 데다가 극적 짜임새도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특히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과 질문을 던지는 작가의 비전이 힘이 있고 독창적이어서 신뢰가 가는 작품”이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1986년 울산에서 태어난 김민수 극작가는 제7회 전국창작희곡공모전 금상, 제1회 원주창작희곡공모전 금상, 제33회 전국연극제경기도대회 희곡상, 제12회 대전창작희곡공모전 대상, 제36회 대구연극제 대상 등 화려한 수상 이력을 지닌 실력파다. 2019년 대산창작기금 희곡 부문 수혜자로 선정됐다. ‘김민수 희곡집 2020’과 ‘김민수 희곡집 2025’ 두 권의 희곡집을 출간했다. 현재는 울산과 부산을 근거지로 작품 활동과 글쓰기 강좌를 하고 있다.
김 극작가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 후배 작가들이 희곡 창작을 할 수 있는 동기를 만들어 주신 김문홍 선생님과 운영위원회에 감사드린다”는 수상 소감을 전했다. 이어 “예민한 소재와 정공법 전개로 심심한 희곡의 가능성을 알아주신 것 같아 행복했다”며 “이 행복감을 원천으로 끈기 있게 이야기 세계를 확장해 나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극작가 겸 연극평론가 김문홍 선생의 이름을 딴 김문홍희곡상은 2013년 지역 작가들의 희곡 창작 활성화를 위해 제정됐다. 올해까지 모두 11명의 수상자를 배출하며 지역 극작가 산실로 명성을 이어 가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13편)에 비해 응모작이 10편 늘어 상의 위상과 권위가 안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부터는 특히 창작지원금을 100만 원 증액, 400만 원을 수상자에게 수여한다. 시상식은 12월 9일 오후 7시 부산 수영구 액터스소극장에서 열린다.
2025-11-3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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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빼는 약 이용 느는데… 부작용 발생률 성인 능가
최근 만 12세 이상 청소년에게도 비만치료제가 허가되면서 비만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청소년은 성인보다 부작용 발생 위험이 높아 더욱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체질량지수(BMI)를 성인 기준으로 환산한 값이 초기 30㎏/㎡ 이상인 비만 환자이면서 체중이 60㎏을 초과한 만 12세 이상 청소년 환자에 투여할 수 있다. 체중 관리를 위한 칼로리 저감 식이요법·신체활동 증대 보조제로 처방되는 전문의약품이기 때문에 의사의 비만 진단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임상시험 결과 치료제를 투여 받은 만 12세 이상 청소년 비만 환자의 담석증, 담낭염, 저혈압 등 부작용 발생률이 성인보다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청소년 비만 환자의 경우 허가 범위 내에서 사용하더라도 구토, 설사, 복통 등 위장관계 이상 사례를 포함한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식약처의 설명이다.
식약처는 성장이 완료되지 않은 단계인 청소년의 경우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영양 섭취 부족·체중 감소와 위장관계 부작용에 따른 탈수, 급성 췌장염 등에 대한 면밀한 관찰이 요구된다며 의사 처방 후 약사의 조제·복약지도에 따라 허가 범위 내에서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식약처는 GLP-1 계열 비만치료제를 ‘이상 사례 집중 모니터링 대상’으로 지정해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과 함께 부작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중이다. 청소년 맞춤형 비만치료제의 올바른 사용 방법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전국 보건소, 의료기관 및 병원약사회 등 관련 단체를 대상으로 안전 사용 리플릿을 배포하기도 했다.
식약처는 성평등가족부와 함께 통합정보망 ‘청소년1388’, 청소년 활동 정보 서비스 ‘e청소년’, 국립청소년수련원 등 청소년이 많이 이용하는 홈페이지와 시설을 중심으로 비만치료제의 맞춤형 안전 사용 정보를 제공한다. 또 교육부와 협력해 비만치료제 안전 사용 리플릿을 각급 학교를 통해 각 가정에 안내하고, 함께학교·학부모On누리 플랫폼을 통해 카드뉴스 등을 게재해 비만치료제 투여를 고려하는 청소년과 학부모에게 정확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전달할 방침이다.
한편 정상적인 의약품의 사용에도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겪을 경우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의 의약품 부작용 보고 및 피해구제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2025-11-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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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지 않는 몸’은 없다, ‘잘 늙는 몸’이 있을 뿐
고령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는 지금, 장노년을 활기차게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국내외 전문가들은 ‘신체와 뇌를 늦게까지 쓸 수 있는 생활 방식’이 장노년 건강의 핵심이라고 입을 모은다. 서울아산병원 정희원 노년내과 교수는 저서 <저속노화 마인드셋>에서 “노화의 속도를 늦추는 실천은 생각보다 단순하지만 꾸준함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도쿄지케이카이의과대학 아보 마사히로 재활의학 강좌 주임교수 역시 공저 <50부터 느리게 나이드는 습관>을 통해 “50세 이후의 건강은 생활 습관 변화에 얼마나 의식적으로 참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오해와 통념 여전
천천히 늙길 갈망하는 분위기에서도 저속노화에 대한 오해와 통념은 여전히 존재한다. “워런 버핏도 콜라를 마시며 장수하는데”라는 주장처럼, 유전적 요인이나 운에 기대는 경향이 강하다. 이에 정 교수는 워런 버핏의 식습관을 따라해 본 한 기자가 단 일주일 만에 몸무게가 1kg 이상 늘고 건강이 나빠진 사례를 언급하며 “유전적 행운은 조건부”임을 분명히 했다. 워런 버핏은 수십년간 규칙적인 수면과 생활리듬을 유지했다. 122세까지 살며 가장 오래 산 인물로 기네스에 등재된 프랑스의 잔 루이즈 칼망 역시 말년에 흡연을 했다고 하지만 매일 아침 운동하고 다양한 여가 생활을 즐기는 등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했다. 유전적 이점에 더해 나름의 균형과 관리가 있었기 때문에 ‘굵고 긴 삶’이 가능했던 것이다. 정 교수는 “저속노화를 가늘고 길게 질질 끌면서 생을 늘이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 오해”라며 “저속노화는 나이가 잘 드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라고 강조했다.
아보 교수는 식사 횟수와 영양 섭취에 대한 오해와 통념을 지적했다. 나이가 들면서 체중 조절을 위해 식사 횟수를 줄이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오히려 체중 증가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는 횟수를 줄이는 대신 하루 4~5회의 소식이 체중 감소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단백질 섭취량을 늘리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적당한 육류 섭취는 장노년 저속 노화의 필수인 셈이다.
잘 알려진 1만 보 걷기도 필요 없다는 것이 아보 교수의 지적이다. 장노년층이 ‘운동을 통한 중력 자극’으로 골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하루 8000보 정도의 걷기와 같은 운동이면 충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힘들어도 움직여라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제시하는 첫 번째 원칙은 몸을 ‘느리게, 그러나 확실하게’ 움직이는 힘이다. 걷기는 가장 쉬운 기본 운동으로 꼽히며, 하루 중 몇 번이라도 의식적으로 작은 활동을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걷기 자세만 바꿔도 근육 사용 방식이 달라지는데, 발끝을 20~30도 정도 바깥으로 벌리고 펴서 걷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이때 발바닥을 바깥쪽으로 밀어내는 느낌으로 걷는 것이 포인트다. 이런 걷기 자세는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고관절, 대퇴부, 발목의 긴장을 부드럽게 풀어준다.
‘빽빽한 보폭 걷기’처럼 보폭을 과도하게 늘리는 방법은 고관절 주변에 불필요한 부하를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발을 지나치게 높이 드는 동작 역시 수직 충격이 커져 고령자에게는 부담이 된다. ‘조금만 더 빠르고 조금만 더 크게’ 움직이라는 조언은 중년 이후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중년 이후엔 근육이 앞으로 쏠리며 몸을 굽게 만드는 근막 손상이 두드러진다. 아보 교수는 ‘바닥에 엎드리기’를 추천한다. 엎드리면 중력 방향이 자연스럽게 바뀌면서 앞쪽 근육이 저절로 펴지는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고가의 장비나 복잡한 스트레칭 없이도 근육의 미세한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움직이는 것만큼 수면도 중요하다. 정 교수는 저속노화의 핵심 키워드로 ‘잠’을 꼽았다. 잠이 부족하면 충동 억제 등 자기 조절을 담당하는 전두엽 기능이 떨어지고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이 30% 가량 높아진다. “식단, 운동, 마음챙김 등의 기둥을 잘 올려도 대들보가 무너지면 기둥은 서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정 교수의 주장이다.
반복, 건강으로 가는 지름길
아보 교수는 ‘좋은 자세를 만드는 일상적 루틴’을 강조한다. 그가 소개하는 대표적 요령은 ‘양발을 어깨 너비 이상으로 넓히는 자세’다. 다리를 조금 더 넓게 벌리면 몸의 중심이 안정되고 허리 주변의 부담이 분산돼, 과도한 체중 증가나 근육 약화로 흔들리는 중년의 균형 감각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는 “50세 이후에는 작은 일상 습관이 삶 전체의 질을 좌우한다”고 말한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늙지 않는 몸’보다 ‘잘 늙는 몸’을 강조한다. 완벽한 젊음 유지가 아닌, 지금의 몸을 잘 이해하고 그에 맞는 방식을 찾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특히 체중 변화와 근육 손실 속도가 빨라지는 50대 이후에는, 과도한 운동이나 무리한 계획보다 지속 가능한 습관 관리가 더 효과적이다.
건강한 장노년의 방향은 결국 일상의 작은 반복에서 나온다. 장노년의 건강은 거창한 도약이 아니라 ‘반복 가능한 습관의 누적’의 결과다. 하루 스트레칭 10분, 가벼운 산책, 규칙적인 수면, 햇볕 쬐기, 안정적인 중심 잡기와 같은 단순하면서도 소소한 실천은 저속 노화의 핵심 전략이 된다. 무엇보다 자신만의 리듬을 되찾을 수 있는 마음가짐 ‘마인드셋’이 필요하다. 정 교수는 저서 말미에 “자신이 원하는 더 나은 삶을 만들기 위해 삶을 바라보는 관점과 오늘의 생활환경을 조금 바꾸고 사소한 좋은 행동 하나를 추가하고 즉각적인 만족보다는 미래의 성취를 떠올리며 약간의 불편함을 경험해볼 것”을 제안하며 “지금 시작한 좋은 습관이 먼 훗날 놀라운 편안함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5-11-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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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책이 되는 길, 난관도 많지만 해법도 있다
글 쓰기 좋은 계절이 따로 있을까? 이번 주 소개할 책을 고르다가 든 생각이다. 신문사엔 출판사에서 낸 책이 매주 박스 단위로 배달된다. 늘 그렇듯이 이번에도 자기계발서가 가장 큰 분량을 차지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이라면, 최근 들어 ‘글 잘 쓰는 법’에 관한 책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는 점이다.
신문사 문화부는 요즘 신춘문예의 계절이다. 12월 초인 원고 마감일을 앞두고 우편으로 도달한 응모작들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그래서인지, 소위 글쓰기 책 출간이 신춘문예 응모자들의 간절함에 기대려는 판매 전략도 작용한 게 아니냐는 생각마저 들었다. 글을 써 본 사람들 잘 알지 않나. 마감일이 닥쳐야 속도가 붙고 마무리가 된다는 것을. 신춘문예로 보자면, 지금이 딱 그런 계절이다.
여러 권의 글쓰기 책 중 제목부터 남다른 <나의 무엇이 책이 되는가>를 읽었다. 30대 초반에 직장을 그만두고 20년째 책을 써서 생계를 꾸리는 작가가 안내하는 책 잘 쓰는 법에 관한 책이다. 저자는 인문·사회·교양 분야 책을 열 권 넘게 쓴 프로 전업 작가. 아내도 작가인데, 둘이 책을 써서 같은 나이대 외벌이 가족보다 많은 수입으로 두 딸을 키우며 산다며 은근히 자랑까지 한다. 자기 이름이 저자로 새겨진 책을 꿈꾸는 예비 작가라면 꽤 솔깃하리라.
책은 공학을 전공한 ‘글치’였던 저자가 베스트셀러 작가(40쇄를 찍은 책도 있다)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체득한 글쓰기와 책 쓰기 비결을 세세하게 알려 준다. 여기에는 A4 용지 70~100장 분량의 책 한 권을 완성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포함해 제목 짓기, 출판사에 투고하는 요령, 계약 방식, 책 쓰기보다 어렵다는 홍보까지 포함돼 있다. 책이 나오기까지 겪게 될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내용이다.
저자는 모든 글에는 목적이 있다며 잘 쓴 글과 못 쓴 글은 목적 달성 여부에 달렸다고 말한다. 책으로 묶을 긴 글을 쓰려면 목차부터 잘 짜야 한다고도 조언한다. 튼튼하고 좋은 집을 지으려면 꼭 필요한 게 설계도이듯이, 목차를 짜 방향을 설정하면 긴 글도 큰 부담 없이 쓸 수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글쓰기 요령도 빼놓지 않았다. △짧은 문장이 바람직하다 △주어와 서술어는 일치해야 한다 △기왕이면 수동태보다 능동태가 낫고 △중복은 피하며 △지시어를 잘 활용하되 남용하지 말라 △단락은 글의 호흡이며 접속사는 윤활유라는 코칭은 글쓰기를 업으로 하는 기자도 수시로 되뇌어야 할 내용들이다.
책 판매 부수에 따른 저자의 수익이 어떻게 책정되고 액수는 얼마나 되는지, 그야말로 영업 비밀까지 솔직하게 공개한다. 일례로 2008년 출간돼 올 10월 기준 판매 부수 6만 부를 향해가는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으로 저자는 총 8000만 원을 인세로 받았다. 많아 보일 수도 있지만, 17년 동안 수입이라는 걸 생각하자. 연봉으로 따지면 470만 원인 셈이다. 대한민국에서 인세로 기초 생계가 가능한 작가가 얼마나 될까? 그나마 저자는 책과 관련된 주제의 강의 요청이 꾸준히 이어져 부족분을 채운다고 한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저자도 책을 내달라고 출판사에 투고했다가 거절당하는 ‘내상’을 입는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며 출판사와 주고받은 이메일까지 공개한다. 비슷한 경험을 수없이 하고 있을 등단 작가들에게는 다소 위로가 될지도 모르겠다. 임승수 지음/북하우스/272쪽/1만 8500원.
2025-11-27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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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이 이렇게 웃겨도 되는 겁니까… '죽여주는 이야기' 부산 상륙
죽음이라는 소재를 유쾌하게 풀어낸 대학로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가 1년 만에 다시 부산 무대를 찾았다.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는 평범한 듯 보이지만 어딘가 어긋난 인물들이 벌이는 엉뚱한 사건을 중심으로 인간의 이면을 담아낸 작품이다. 빠른 흐름의 장면 전개와 생활 밀착형 대사, 예측 불가한 반전 구조가 특징이다. 2008년 초연 이후 17년간 450만 명 이상의 누적 관객을 기록한 대한민국 대표 스테디셀러 연극이기도 하다.
연극은 자살 사이트에서 만난 이들이 펼치는 이야기로 꾸며진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날, 그로테스크한 모습으로 찾아오는 아이디 ‘마돈나’ 여인과 그녀를 기다리는 모임 회장 ‘안락사’, 그리고 마돈나가 부른 의문의 사나이 ‘바보레옹’ 등 살벌한 인물들이 살벌한 장소에서 펼치는 살벌한 이야기가 유쾌하게 전개된다.
이번 부산 공연은 특히 기존의 웃음 포인트는 유지하되, 부산 지역 관객의 정서를 반영한 새 장면과 대사가 업데이트돼 한층 풍성한 공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작사 관계자는 “‘죽여주는 이야기’는 웃음 속에 삶의 소중함을 새삼 일깨우게 하는 블랙 코미디물”이라면서 “배우들의 생동감 있는 무대 연기와 관객 참여형 연출 기법을 통해 극장 전체를 활발한 에너지로 채워 관객들에게 강렬한 만족감을 안겨 줄 것”이라고 소개했다.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 부산 공연은 27일부터 12월 28일까지 동구 범일동 가온아트홀 1관에서 만날 수 있다. 화~금요일 오후 7시 30분, 토·일요일 오후 2시, 4시 30분(11월 29~30일은 오후 3시 1회). 월요일 공연 없음. 예매 NOL인터파크, 네이버. 문의 1600-1602.
2025-11-2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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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영화 어디까지 왔나… 제2회 부산국제AI영화제 내달 개막
지난해 성공리에 출범했던 부산국제AI영화제가 올해에도 관객과 만난다. (재)영화의전당은 제2회 부산국제AI영화제(BIAIF)를 내달 4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개막한다. 6일까지 사흘간 열릴 이번 영화제에서는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된 다양한 장르의 영화 19편이 상영된다. 개막작을 포함한 4편은 초청작이다.
개막작은 마테오 AI스튜디오의 ‘라파엘’로 정해졌다. ‘AI도 죽으면 천국에 갈 수 있나?’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이 작품은 독재자의 젊은 시절을 본떠 만들어진 안드로이드 사령관 알렉세이가 천주교의 마지막 신부 미카엘을 만나 신앙에 눈을 뜨고, 구원받기 위해 이중 스파이가 돼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을 그린 장편 영화이다.
‘라파엘’은 지난해 제1회 영화제에서 ‘목격자’로 최우수 AI 창의 영화상(대상)을 받은 마테오 AI스튜디오 양익준 감독이 문신우, 정주원 감독과 공동 연출한 작품이다. 실제 촬영 없이 이미지와 영상, 대사, 배경 음악, 효과음 등 전 제작 과정을 100% 생성형 AI 프로그램을 활용해 제작한 작품으로 알려졌다.
초청작 4편을 제외한 선정작 15편은 전 세계에서 출품된 658편을 대상으로 사전 심사를 거쳐 엄선된 작품들이다. 한국 감독 작품이 9편으로 가장 많으며, 프랑스(2편)와 멕시코, 튀르키예, 이란, 폴란드 등 6개국에서 출품됐다. 영화제 측은 선정작 모두에 1000달러의 창작 지원금을 균등하게 지급한다. 관객 투표로 뽑는 ‘관객상’ 수상작에는 추가로 3000달러의 상금을 전달한다.
영화제에서는 AI 영화의 미학적·기술적 가능성을 탐구하는 콘퍼런스도 열린다. 영화제 둘째 날인 12월 5일 열리는 콘퍼런스 주제는 ‘스크린을 넘어서, 모두의 이야기가 영화가 되다: AI 발전과 함께 확장되는 영화 접근성’이다. 한예종 겸임교수인 민세희 AI 아티스트와 조충연 한예종 영상원 교수, 이상훈 영화감독 겸 소설가, 체코AI국제영화제 회장 겸 큐레이터 오다이르 팔레코가 발제와 토론을 펼친다.
콘퍼런스에 이어 진행되는 케이스 스터디에서는 민규동 감독이 AI를 활용해 만든 단편 애니메이션 ‘작은 날개’ 제작 과정을 발제한다. 기획부터 완성까지 전 제작 과정이 상세하게 공유될 예정이다. 미래영화연구소 전병원 소장이 진행을 맡는다.
영화의전당 고인범 대표는 “AI영화제는 AI와 영화 간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영화산업의 새로운 발전 가능성을 모색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고 대표는 이어 “AI 기술이 누구나 창작자가 될 수 있는 시대를 열었다면, AI영화제는 모든 작품이 주인공이 되는 새 운영 방식을 시도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2회 부산국제AI영화제는 부산은행과 부산대 라이즈사업단이 협찬·협력하고, 영화진흥위원회 부산시 MBC C&I가 후원한다.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영화의전당 홈페이지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영화별 상영시간과 관객과의 대화 일정 등 자세한 정보는 영화제 공식 홈페이지(biaif.dureraum.org)에서 확인하면 된다.
2025-11-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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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위-영등위, 영화정보 공동 활용 업무협약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한상준)와 영상물등급위원회(위원장 김병재)가 지난 24일 '영화 정보 공동 활용 및 데이터 연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양 기관이 보유한 영화 정보와 등급 정보를 공동으로 활용하고 연계를 추진함으로써, 정보 제공의 체계성과 편의성을 높이고 등급분류 관련 행정서비스 간소화를 위한 것이다.
영진위는 지난 3월부터 영화 정보 연계를 위한 업무 프로세스 개선 논의를 진행하면서 연계시스템 구축을 마무리했다. 특히 독립예술영화 인정 정보를 연계함으로써 양 기관의 대민 행정업무를 개선하고 제출 서류를 간소화하는 등 이용자 편의성을 높일 예정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영화 정보 공동 활용 △연계시스템 구축 및 영화표준코드 활용 제고 △행정업무 효율화 △영화 및 온라인비디오물 정보 수집 및 활용 협력 △AI기반 데이터 행정 추진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영진위 한상준 위원장은 “이번 업무협약은 영화 정보와 등급 정보를 유기적으로 연계해 한국영화산업의 데이터 기반을 한 단계 높이는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영등위 김병재 위원장 역시 “이번 협약을 통해 영화 등급 관련 정보 접근성과 활용성이 한층 높아져, 보다 정확하고 효율적인 등급분류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2025-11-26 [1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