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금지보다 먹는 양 조절·활동량 챙겨야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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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 1형 당뇨병
다뇨·다음·체중 감소 등 증상
지나친 식이 제한은 성장 저해
학교에 저혈당 대처물품 비치를
혈당 조절만큼 심리 돌봄도 중요

양산부산대병원 전종근 소아청소년과 과장은 “소아청소년 1형 당뇨병에 대한 낙인을 줄여야 한다”며 “1형 당뇨병은 생활습관만으로 생기는 병이 아니며, 아이나 부모의 잘못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전 과장은 “아이와 가족이 지치지 않도록 심리적·사회적 지원이 함께 동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양산부산대병원 제공 양산부산대병원 전종근 소아청소년과 과장은 “소아청소년 1형 당뇨병에 대한 낙인을 줄여야 한다”며 “1형 당뇨병은 생활습관만으로 생기는 병이 아니며, 아이나 부모의 잘못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전 과장은 “아이와 가족이 지치지 않도록 심리적·사회적 지원이 함께 동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양산부산대병원 제공

1형 당뇨병은 췌장에서 인슐린을 만드는 베타세포가 손상되어 인슐린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지는 병이다. 대개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을 자주 보며, 체중이 줄고, 쉽게 피로해지는 증상으로 발견된다. 어린 아이는 기저귀가 유난히 무거워지는 변화로 보호자가 알아차리기도 한다.

 

■‘자가면역’ 반응이 주요 원인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전종근 소아청소년과(소아내분비클리닉) 과장은 “증상이 진행된 뒤에는 구토, 복통, 빠른 호흡, 의식 저하 같은 당뇨병 케토산증으로 응급실에서 처음 진단되는 경우도 있다”며 “다뇨·다음·체중감소·다갈·피로감 같은 전형적 증상을 조기에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1형 당뇨병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자가면역 반응이다. 면역계가 췌장의 베타세포를 외부 물질처럼 인식해 공격하면서 인슐린 분비 능력이 점차 떨어진다. 전 과장은 “특정 HLA 유전자형 등 면역 반응과 관련된 유전적 배경이 위험을 높일 수 있지만, 부모가 1형 당뇨병이 있다고 해서 자녀에게 반드시 생기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전 과장은 “아이가 갑자기 밤에 소변을 보기 시작하거나 물을 비정상적으로 많이 마시거나, 체중이 줄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변화가 있으면 혈당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혈당 변동 폭까지 관찰하는 CGM

1형 당뇨병은 평생 관리가 필요하다. 전 과장은 ‘평생 앓는다’는 말이 ‘평생 나빠진다’는 뜻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인슐린 치료, 연속혈당측정기, 인슐린 펌프, 영양교육, 운동관리 등을 잘 병행하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소아청소년에서도 당뇨병 진단은 성인과 같이 혈당과 당화혈색소 기준을 사용한다. 1형과 2형 구분을 위해 C-펩타이드, 자가항체, 임상 양상 등을 확인한다. 1형 당뇨병은 자가면역질환이므로, 진단 후 갑성선질환, 혈압, 이상지질혈증, 신장·눈·신경 합병증에 대한 선별 검사를 진행한다.

1형 당뇨병은 인슐린이 부족한 병이다. 인슐린 주사는 가장 기본적인 치료로, 하루 한 번 기저인슐린과 매 식전 초속효성 인슐린을 조합하는 다회 인슐린 주사요법을 사용한다. 인슐린 펌프는 몸에 부착한 기기를 통해 초속효성 인슐린을 지속적으로 주입하는 것이다. 전 과장은 “어느 방식이 더 우월하다기보다는 아이와 가족이 꾸준히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피부 아래 작은 센서를 부착하는 형태의 연속혈당측정기(CGM)는 소아청소년에게 유용하다. 저혈당 증상을 정확히 표현하지 못하는 어린 아이, 학교·학원·운동 중 혈당 확인이 어려운 청소년의 혈당 패턴을 보호자와 의료진이 함께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알람 기능이 있어 저혈당·고혈당 위험을 빨리 알 수 있고, 보호자 스마트폰과도 연동할 수 있다.

 

■여름철 탈수·활동량 혈당에 영향

당뇨병에서는 식이 관리가 중요하다. 전 과장은 “소아청소년 1형 당뇨병에서 식사 관리는 ‘적게 먹게 하는 것’이 아니다”며 “성장에 필요한 충분한 열량과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을 균형 있게 섭취하며 식사에 맞춰 인슐린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성장기에 지나친 제한 식이나 체중 감량 중심으로 지도를 하면 사춘기 발달이나 심리 상태에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집 밖에서의 음식 섭취 관리도 중요하다. 학교 급식은 식단표를 미리 확인하고 담임·보건 교사, 급식 담당자와 기본 정보를 공유해두면 저혈당이나 고혈당 상황에 안전하게 대응할 수 있다. 아이들이 많이 이용하는 편의점 음식도 모두 금지하기보다는 영양성분표 읽는 방법, 무가당 제품 고르는 방법 등 어떻게 선택하고 조절할 것인가를 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일·외식·학교 행사처럼 특별한 상황에서 무조건 못 먹게 하기보다는 먹는 양과 인슐린 조절, 활동량을 함께 계획하도록 돕는 것이 좋다.

여름철 땀을 많이 흘리고 수분 섭취가 부족하면 혈당이 더 올라가거나 케톤이 생기기 쉽다. 더위로 식사량이 줄었는데 인슐린을 평소와 동일한 용량으로 맞으면 저혈당이 올 수 있다. 전 과장은 “인슐린은 고온에 노출되면 효과가 떨어질 수 있으니 직사광선이나 차 안에 두지 말아야 하며, 야외 활동 전후에는 혈당을 더 자주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교육·지원하는 ‘당뇨병 캠프’ 의미

전 과장은 아이들 나이에 맞는 언어로 질병을 설명하기를 권했다. 어린 아이에게는 ‘몸 안의 에너지를 쓰려면 인슐린이라는 열쇠가 필요한데, 그 열쇠를 밖에서 넣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초등학생에게는 혈당, 인슐린, 음식, 운동의 관계를 그림이나 예시로 알려준다. 청소년에게는 자기 몸을 스스로 관리하는 능력을 키운다는 관점에서 설명한다.

전 과장은 “중요한 것은 아이가 병을 ‘자기 잘못’으로 받아들이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1형 당뇨병은 단 음식을 많이 먹어서, 의지가 약해서 생긴 병이 아니다. 혈당 수치를 성적표처럼 평가하지 말고, 원인을 함께 찾아보는 방식으로 심리적 돌봄을 해주는 것도 혈당 관리만큼 중요하다.

양산부산대병원은 지난달 부울경 소아청소년 1형 당뇨병 캠프를 열었다. 전 과장은 “당뇨병 캠프를 통해 아이들은 같은 질환을 가진 또래를 만나 ‘나만 그런 것은 아니구나’라는 안도감을 얻고, 보호자도 비슷한 경험을 한 가족들과 정보를 나눌 수 있다”고 전했다.

7월부터 ‘췌장장애’ 환자가 장애인 등록을 할 수 있게 됐다. 전 과장은 “1형 당뇨병 환자와 가족이 겪어온 부담을 사회가 공식적으로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전 과장은 “1형 당뇨병은 자가면역 기전으로 인슐린이 부족해지는 질환”이라며 “학교와 지역사회의 이해와 지원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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