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지필공’과 부산대병원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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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금아 사회부 선임기자

글로벌허브센터 예타 마지막 관문
정부 발표한 국립대병원 육성방향
지역완결형 의료체계 구축 첫 단추

부산대병원 전경. 부산대학교병원 제공 부산대병원 전경. 부산대학교병원 제공

오는 20일 국립대학병원 소관 부처가 기존 교육부에서 보건복지부로 변경된다. 그동안 국립대병원의 관리·감독은 교육부가, 지역·필수의료 정책은 복지부가 맡았다. 11일 국무회의에서 국립대학병원 설치법 시행령과 국립대학치과병원 설치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이 의결됐다. 소관 부처 이관으로 복지부는 국립대병원과 보건의료 정책의 연계성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지역 국립대병원이 교육기관으로서 자율성은 유지하면서 지역·필수·공공의료 핵심 거점병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국정과제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국립대병원 종합적 육성방향을 지난 6월 밝힌 바 있다. 국립대병원을 지역 내 최고 수준의 의료기관으로 육성해 위기에 빠진 지역의료를 살리겠다는 것이다.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찾아가는 지역 환자들의 ‘상경진료’ 비용이 연 4.6조 원에 달한다. 수도권 의료 쏠림과 지역 의료 인프라 약화가 맞물려 돌아가며 지역의료의 위기는 더 심화한다.

지역의료 중심축 역할을 하는 국립대병원도 마찬가지다. 정부 발표 자료를 보면 지역 국립대병원은 전문의 수·첨단의료기기·연구실적 등에서 수도권 대형병원과 큰 차이를 보인다. 이것은 국립대병원 임상·연구·교육·시설 등에 대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결과이다. 복지부는 지역 국립대병원이 시설·장비 노후화, R&D 인프라·인력 부족, 만성적 인력난과 필수의료 인력 단절에 시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국립대병원이 주도하는 지역 완결적 의료체계와 지역 의료 안전망을 구축해 지역 주도 성장을 이끌겠다고 공언했다. 우수한 의료 인력이 국립대병원에 정착할 수 있도록 총인건비와 채용제도를 개편하고, 중증·고난도 진료역량 강화를 위한 시설·장비의 첨단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응급·모자·심뇌·외상·어린이 등 필수의료센터를 국립대병원 중심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안도 내놓았다. 지역 의료 인재 양성을 위해 국립대병원 교육·수련 인프라를 확충하고, 권역단위 수련거점 기능 강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부산에서는 부산대학교병원이 국립대병원 육성 정책의 시행 대상이 된다. 부산대병원은 1956년 부산대학교 의대 부속병원으로 개원했다. 1979년 본관 개관을 기준으로 잡아도 50년 가까이 되어 시설 노후화가 심각하다. 과거에는 청진기만 있으면 환자를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특수 영상장비부터 최첨단 로봇수술·암 치료 장비까지 도입하려면 공간 확보는 필수다. 전문진료센터를 건립하려 해도 현재 상태로는 지을 공간이 없다는 것이 현장의 이야기다. 실제 부산대병원을 이용해 보면 영상 촬영을 위해 건물 이곳저곳을 복잡하게 이동하고 병동 밖으로 나왔다 들어갔다 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에 부산대병원은 2023년부터 ‘지역완결형 글로벌 허브 메디컬센터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 제 역할을 하기 위해 심각한 공간 협소·인프라 노후화 문제 해결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현재 행정·사무공간으로 사용하는 S동을 재건축하는 1단계, 본관 지하와 도시철도 토성역을 바로 연결하고 외래연결동을 증축하는 2단계, 나머지 병동을 현대화하는 3단계로 진행된다. 지난 3일 예비타당성조사 재정투자평가 분과위원회 종합평가가 완료돼, 부산대병원은 이달 말로 예정된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면 기존 재활의학센터·통합암케어센터·융복합연구센터·국제진료센터 강화에 더해, 24시간 소아응급 진료가 가능한 어린이 통합진료센터·고령화 시대에 맞춘 노인전문질환센터·최첨단 시뮬레이션센터까지 새로 들어서게 된다. 특히 시뮬레이션센터는 의사·간호사 등 지역 의료인 육성의 장으로 활용되는 동시에 공공보건의료와 중·소형 의료기관 교육의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다. 또 중환자와 보호자들이 입퇴원마다 치르는 주차장 전쟁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지역·필수·공공의료 살리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그만큼 ‘지필공’ 의료 위기가 심각하다는 의미다. 지난달 부산 상급종합병원 필수의료과 의사 인력 부족을 취재하며 마주한 지역·필수의료 현장은 ‘버티고 있다’는 표현이 딱 맞았다. 지역완결형 의료 체계 구축의 시작점은 의사와 환자가 남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글로벌 허브 메디컬센터 사업은 지역 국립대병원 육성이라는 정부 정책과 연결되는 지점이 많다. 단순히 한 병원을 위한 사업으로 치부하거나 경제성만을 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수도권과 지역의 의료 격차를 줄이기 위한 첫 단추로 생각해야 한다. 국민이 어디에 살든 골든타임 안에 수준 높은 진료를 받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선언이 구체적인 실천으로 지역에서 구현되기를 기대한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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