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금융 공공기관 이전에 여야 힘 합쳐야
강병중 넥센그룹 회장·전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넥센월석문화재단, 세자녀출산지원재단 후원 #강병중, 넥센 회장 #넥센월석문화재단 이사장 2026.06.23 부산일보DB
비수도권 지자체들의 관심은 온통 정부가 올 하반기에 발표하는 제2차 공공기관 이전에 쏠려 있다. 다른 지역에선 광역지자체장과 지역 국회의원들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부산시도 지난 3일 2차 공공기관 이전을 희망하는 40개 기관의 명단을 처음으로 공개했으나, 유치 열기는 아직 눈에 띄지 않는 듯하다. 특히 위기에 처한 부산 금융중심지 문제마저 너무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된다.
이에 반해 금융중심지 지정을 추진 중인 전북은 사생결단을 하겠다는 듯이 전력을 투구하고 있다. 광역지자체와 지역 정치권이 정부를 설득해 서울 부산에 이어 제3금융중심지로 반드시 지정을 받겠다며 힘을 모으고, 다음 달에는 국제금융센터 설립을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가겠다는 발표도 했다.
금융중심지 부산이 최우선적으로 유치를 희망하는 공공기관은 3대 국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대형 금융공기업들이다. 이들 금융공기업은 지역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이 엄청나기 때문에 금융중심지가 아닌 지자체들도 모두 탐내고 있다. 이 때문에 부산시와 여야 정치권은 물론이고 지역사회 전체가 어느 때보다 힘을 하나로 합쳐서 전력을 쏟아야 한다.
2차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해 3대 국책은행인 한국산업은행·IBK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의 노조가 지방 이전에 반대하는 공동 집회를 개최할 예정으로 있는 등 유치 대상 공공기관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또 부산 이전설이 나오는 농협중앙회는 전남광주와 전북이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래서 금융공기업 이전은 2차 공공기관 이전의 최대 이슈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과 여권은 2차 공공기관 이전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으로, 또 분산하지 않고 집적 이전해서 효과가 크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여러 번 밝혀왔다. 금융 공공기관을 여러 곳에 나눠주거나, 기반이 다져지지 않은 지역에 주는 것보다는 이미 문현금융단지를 중심으로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와 금융 관련 여러 공기업이 들어서 있고 인프라도 갖춰진 지방 유일의 금융중심지 부산에 오게 하면 이전 효과가 즉각 나타날 수 있다.
부산이 동북아 해양수도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는 것과 연관해서도 금융중심지의 역할은 훨씬 더 크고 넓어져야 한다. 해양수도특별법 제정에 이어 해양수산부가 이전됐고, 해운 대기업 이전, 해사전문법원 설치 등이 잇따르면서 지역 전체에 큰 활기가 돌고 있다. 북극항로 개척도 헤쳐 나가야 할 난관이 하나 둘은 아니지만 부산의 새로운 희망이다. 이렇게 되기까지 전재수 부산시장이 많은 노력을 했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의 젖줄인 금융 육성 없이는 지역의 핵심 산업 발달과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긴 어렵다. 특히 해양수도를 완성하려면 해양금융 기능이 강화되어야 하고, 정책금융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 관계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부산시와 지역 정치권은 공공기관 유치를 치열하게 진행하는 한편으로 금융중심지를 추가 지정할 경우에 예상되는 여러 문제들을 거듭 강조하면서 정부와 관계 부처에 기존 금융중심지 우선 육성을 촉구해야 한다. 나눠먹기식 배분으로 기존 금융중심지 기능이 약화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부산은 2009년 서울과 함께 금융중심지로 지정됐고, 그 기반이 됐던 선물거래소는 1999년 유치했다. 금융은 약 30년의 긴 세월 동안 지역사회 전체가 매달려서 키워온 산업이다. 부산시와 지역 정치권은 핵심 공공기관 유치에 한목소리를 내면서 적극 나서야 한다. 설사 부산시와 지역 정치권의 의견이 부분적으로 다르다 해도 협의해서 풀고, 불협화음을 내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공공기관들이 2차로 대거 이전해서 부산 금융중심지의 역량을 국제적 수준으로 강화시키고, 해양수도에 걸맞은 금융환경도 조성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렇게 해서 한국 제2의 도시 부산이 지역균형발전을 선도하면서 청년들이 선호하는 고급 일자리를 계속 창출하는 글로벌 해양허브 도시가 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