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해양 중기·벤처에 펀드 70% 투자
2030년까지 1428억 원 규모
해수부 ‘바다생활권 펀드’ 조성
남부 해양수도권 조성 마중물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청사. 부산일보DB
펀드 총액의 최소 70% 이상을 비수도권 해양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전용 모태펀드가 처음으로 조성된다. 이는 정부가 추진 중인 남부권 해양수도 구상을 실질적인 산업 생태계 구축으로 연결하는 핵심 금융 마중물이 될 전망이다.
해양수산부는 지방 해양 중소·벤처기업 육성과 민간 투자 연계를 위해 올해 215억 원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총 1428억 원 규모의 ‘바다생활권 특화펀드’를 조성·운용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펀드는 전체 금액의 70% 이상을 반드시 비수도권 소재 해양 기업에 투자하도록 설계된 점이 특징이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 해양 기업을 주목적 투자 대상으로 집중한 것이 기존 해양모태펀드와 다른 점이다. 투자가 시작되는 올해부터 2030년까지 정부 출자금 1000억 원(70%)과 민간 자금 428억 원(30%)을 결합해 총 1428억 원 규모로 조성된다. 펀드 운용은 ‘클레어보이언트벤처스’가 맡아 투자 결정을 집행한다. 펀드 존속 기간은 8년을 원칙으로 하되, 필요시 출자자 간 합의를 거쳐 최대 2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해양산업은 벤처캐피털(VC) 등 민간 투자기관의 낮은 이해도로 인해 투자 기피 경향이 심했던 데다, 수도권 대비 열악한 지역 금융 인프라까지 더해지며 자금 유입이 끊기는 악순환을 겪어왔다. 해수부는 이번 바다생활권 특화펀드를 통해 지역 해양 기업에 대한 투자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민간 자금을 끌어들이는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지난해 발간한 ‘해양 스타트업 실패 자산화 방안 연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해양 스타트업은 전체 총 1210개 사로 부산(21.7%)에 가장 많다. 하지만 투자를 유치한 해양수산 기업의 22.4%가 서울에 기반을 두고 있다. 해양 관련 연구·교육 기관 등 인프라가 풍부하지만 스타트업 성장 기반이 부족한 부산의 현실이 반영된 결과다.
해수부는 융자·보조금 등 기존 정부 의존형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민간 자본과 연계한 투자 중심의 지원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지난 2019년 한국모태펀드 내 ‘해양계정’을 신설했다. 해양계정은 해양산업 분야의 국내 최초 정책펀드다. 이후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한국벤처투자를 관리기관으로 지정해 해양모태펀드를 운영해 왔으며, 지난 6년간 9개 자펀드를 통해 총 1522억 원 규모의 투자 재원을 조성한 바 있다.
서정호 해수부 해양정책실장은 “해양산업은 초기 투자 비용이 크고 자금 회수 기간이 길어 민간 투자가 쉽지 않은 분야”라며 “이번 바다생활권 특화펀드가 지역 해양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핵심 재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