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 불복' 이의신청, 4년 만에 배 증가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2021년 2만 7262건 접수
작년 5만 6165건으로 급증
檢 보완수사 존폐 논란 여전
경찰 수사 신뢰 제고 TF 출범

고소 사건을 수사한 경찰의 무혐의 처분 등에 불복해 고소인이 제기한 이의신청 건수가 4년 만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이 부여된 이후, 경찰 수사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잇따른 부실 수사 논란이 지속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27일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의 불송치 처분에 대한 고소인의 이의신청 건수는 지난해 5만 616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4년 전인 2021년 당시 2만 7262건보다 2.1배 증가했다.

김 의원실 측은 올해 1월부터 6월 이의신청 건수는 3만 4001건으로, 올 연말까지 약 7만 건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의신청은 경찰의 불송치 처분에 불복한 고소인이 제기하는 절차다. 고소인이 이의신청하면 경찰은 즉시 검찰에 사건을 송치해야 한다.

이의신청 건수가 늘어난 것은 경찰이 불송치 결정 건수 자체가 늘어난 것 역시 이유 중 하나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2021년 38만 9179건이던 경찰의 불송치 결정 건수는 지난해 58만 774건으로 49% 증가했다.

문제는 불송치 결정 대비 이의신청률도 2021년 7%에서 지난해 9.7%로 높아졌다는 점이다. 이의신청이 들어온 후 검찰이 경찰의 불송치 결정을 뒤집은 사례도 증가했다. 검찰이 직접 보완수사를 하거나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한 뒤 기소한 사건은 지난해 1130건으로 2021년 528건 대비 2.1배로 늘었다.

경남에서는 지난 2월 경찰의 부실 수사 논란이 인 사건이 발생했다. 경남 김해 한 부동산중개업체 직원이던 60대 여성 A 씨는 지난 2월 부동산중개소 소장 60대 여성 B 씨를 상습 협박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소했다. 직원 A 씨는 사장 B 씨로부터 2024년 7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상습적으로 살해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A 씨 측에 따르면 B 씨는 A 씨에게 ‘죽이겠다’는 폭언을 일삼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문자메시지도 반복적으로 전송했다. 심지어 자기 자신이 무당이라며 A 씨와 A 씨 가족을 살해할 굿을 하겠다는 협박까지 이어갔다.

그러나 경찰은 B 씨에게 상습 협박이 아닌 일반 협박죄를 적용해 사건을 수사했고, 지난달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A 씨는 경찰의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며 곧바로 이의신청을 접수했다.

검찰의 판단은 경찰과 달랐다. 검찰은 해당 사건을 살펴본 후 상습 협박 혐의 등을 적용하라며 지난 13일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경찰의 ‘혐의 없음’ 결론에 절망했던 피해자는 이의신청 제도를 통해 억울함을 풀 발판을 마련했다.

A 씨 사건을 담당한 법무법인 우리들 박상흠 변호사는 “경찰 수사만으로는 수사의 공정성을 확보하기에 한계가 있어 검사의 수사권을 보장하거나 최소한 경찰청에 수사권을 지닌 검사를 파견하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변호사는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권마저 없앤다는 것은 국민 의견을 전혀 듣지 않은 조치”라고 주장했다.

한편, 경찰 수사제도 전반을 개선하기 위해 출범한 ‘경찰 수사 신뢰 제고를 위한 쇄신 태스크포스(TF)’는 명칭을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한 경찰 수사 개혁위원회’로 잠정적으로 정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개혁위는 향후 주 1회 정례회의를 열고 현장 경찰관과 피해자 단체 등의 의견을 청취할 방침이다.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