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유럽 폭염에 에어컨 불티난다… LG전자 창원공장도 풀가동
에어컨 불모지 유럽 수요 증가
6월 들어 매출 두 자릿수 성장
설치 쉬운 이동식 에어컨 인기
최근 유럽 전역을 강타한 폭염으로 에어콘 수요가 늘면서 LG전자 창원공장 생산라인이 바빠지고 있다. 경남 창원시 성산구에 위치한 LG전자 창원공장 전경. 강대한 기자 kdh@
연일 40도를 웃도는 기록적인 폭염이 유럽 전역을 강타하면서 경남 창원에서는 반가운 훈풍이 불고 있다. ‘에어컨 불모지’로 불리던 유럽에서 냉방기기 수요가 급증하면서 LG전자 창원공장 생산라인도 일찌감치 풀가동에 들어갔다. 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경우 6월 남·서부 유럽에서의 가정용 에어컨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현재 유럽의 가정용 에어컨 보급률은 약 20% 수준에 불과하다. 프랑스 역시 최근 수년간 수요가 늘었음에도 보급률은 25% 안팎으로, 90% 수준인 미국과 50%에 달하는 스페인·이탈리아보다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비교적 서늘했던 기후와 자연 바람을 선호하는 문화, 환경 보호를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40도 안팎의 폭염이 새로운 일상이 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다만 유럽은 수요가 늘어도 설치 환경이 시장 확대의 걸림돌이다. 파리와 로마, 런던 등 주요 도시에는 역사적 건축물이 많아 문화재 보호와 도시 미관을 이유로 외벽 타공이나 실외기 설치가 엄격하게 제한되기 때문이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은 임대주택 비율이 높아 집주인 동의 없이는 냉방 설비를 설치하기 어려운 경우도 적지 않다. 기존 건물에 에어컨을 설치하려면 비용이 수천만 원에 달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이러한 유럽 시장 특성을 겨냥해 실외기 설치나 대규모 배관 공사가 필요 없는 이동식 에어컨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창문으로 배기만 하면 사용할 수 있어 건물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고, 설치 규제가 많은 유럽 환경에 적합해 현지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에어컨 수요 급증에 LG전자 대표 생산 사업장인 창원공장도 손이 바쁜 모양새다. 유럽 물량은 주로 중국·터키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지만 일부 물량은 창원에서도 제작 중이다. 창원공장은 라인 정비를 마친 지난 4월부터 잔업 2시간을 포함해 하루 10시간 정도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오는 8월 초까지는 이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 창원공장 관계자는 “설치에 대한 부담이 적은 이동식 에어컨도 현지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면서 “LG전자는 무더위로 늘어나는 한국과 전 세계 시장의 수요 증가 대응을 위해 창원의 에어컨 생산라인을을 풀가동 중이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판매 실적은 영업적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