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바다를 사랑한 사나이, 테드 터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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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테드 터너의 부고 소식을 들었다. 그는 CNN의 창립자이자 미디어 기업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의 삶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그는 누구보다도 바다를 사랑했던 항해자였다.

젊은 시절의 테드 터너는 교실보다 바다에서 더 많은 것을 배웠다. 고등학생 때 요트를 타기 시작한 그는 바람의 방향을 읽는 법, 파도의 흐름을 느끼는 법, 그리고 두려움 속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하는 법을 익혀 갔다.

1977년 세계 최고 권위의 요트 대회인 아메리카스컵에서 그는 ‘커리지어스’호의 선장으로 미국 대표팀을 이끌었다. 당시 아메리카스컵은 단순한 스포츠 경기가 아니었다. 국가의 명예와 기술력, 그리고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무대였다. 출항 당일, 강한 바람과 변화무쌍한 해류 속에서 선수들은 긴장했다. 그러나 테드 터너는 흔들리지 않았다. 바람의 흐름을 읽었고, 누구보다 빠르게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마침내 미국의 오랜 우승 전통을 지켜냈다.

테드 터너는 긴 항해 중에도 크루들을 세심하게 챙기는 리더로도 유명했다. 요트 안에서 수십 일을 함께 보내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거센 폭풍, 부족한 수면, 지친 몸과 예민해진 감정 속에서 팀워크는 쉽게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그는 크루들의 상태를 살피고 분위기를 바꾸려 노력했다고 한다.

그에게 요트는 삶 그 자체였다. 풍향을 읽는 능력은 사업의 흐름을 읽는 감각으로 이어졌고, 폭풍 속에서 항로를 유지하는 경험은 기업 경영의 위기관리로 연결됐다. 그는 거친 파도와 싸우며 자신의 길을 개척했던 항해자였고, 함께한 사람들을 끝까지 챙겼던 인간적인 리더였다. 조만석·(사)한국외양요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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