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표 차’ 초박빙 승부 전·현직 통영시장…이번엔 민생지원금 놓고 신경전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30일 임기 종료 제9대 시의회
11~12일 단발성 임시회 소집
낙선한 현 시장 30만 원 공약
관련 조례안·추경안 상정 심의
통과시 20일부터 지원금 지급

당선 전 시장도 33만 원 공약
시의회 내부서도 부적절 지적
민주당 “당선인과 함께 대응”

통영시청과 통영시의회. 부산일보DB 통영시청과 통영시의회. 부산일보DB

6·3 지방선거에서 ‘44표, 0.07%’ 차 초박빙 승부를 펼쳤던 경남 통영시 전·현직 시장이 민선 9기 출범을 앞두고 또 한 번 격돌할 전망이다. 민선 8기 임기가 아직 3주 남짓 남은 상황에 두 후보 공통 공약이던 자체 ‘민생안정지원금’ 지급 시기를 둘러싼 당선인과 낙선인 간 신경전이 심상찮다.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선거전 탓에 후유증이 만만찮은 상황에, 민생을 명분으로 내세운 정책이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통영시의회는 오는 11~12일 양일간 제243회 임시회를 열어 ‘통영시 민생회복지원금 지원 조례안’과 ‘2026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 의결한다. 조례안에는 사회·경제적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시민에게 현금성 지원을 할 수 있다는 근거가 담겼다. 지급 수단은 지역사랑상품권을 원칙으로, 필요시 선불카드나 현금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추경안은 전 시민 지원금 지급에 필요한 예산 351억 원이다. 사실상 지원금 이달 중 지급을 위한 ‘원포인트 임시회’인 셈이다. 지급액은 인당 30만 원, 수혜 대상은 통영시에 주민등록을 둔 주민과 결혼이민자, 영주권자 등 총 11만 6000여 명이다.

지원금 재원은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을 활용한다. 이 기금은 안정적인 지방 재정 운용과 대규모 재난, 지역 경제 악화 등 긴급한 상황에 사용하려 적립해 둔 일종의 ‘비상금’이다. 민선 7기 시절인 2021년 1월 1일 시행에 들어가 작년 말 기준 748억 원 남았다. 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에 따라 최대 50%까지 사용할 수 있다.

시의회는 임시회 첫날,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꾸려 의사일정을 결정한 뒤 소관 상임위인 기획행정위원회와 산업건설위원회 예비 심사와 계수조정을 거쳐 둘째 날 2차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 여부를 결론 낸다.

문제는 지급 시기다. 재선을 자신하던 국민의힘 소속 천영기 시장은 앞서 지원금 지급 시기를 ‘6월 20일부터’로 못 박았었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 막판 역전패를 당하면서 일이 꼬였다. 더불어민주당 강석주 당선인 역시 현금성 지원을 핵심 공약으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강 당선인은 7월 1일 민선 10기 출범과 동시에 관련 절차를 진행해 8월 중 전 시민에게 인당 33만 원을 지급한다는 구상이다.

통영시장 후보 TV 토론회에서 민생지원금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강석주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천영기 후보. 부산일보DB 통영시장 후보 TV 토론회에서 민생지원금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강석주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천영기 후보. 부산일보DB

하지만 이번 임시회에서 조례안과 추경안이 통과돼 천 시장이 이달 지원금을 지급하면 강 당선인 공약은 동력을 잃고 첫 단추부터 어긋날 수밖에 없다. 하필 칼자루를 쥔 시의회 구성도 국민의힘이 과반이다. 이를 두고 야당 내부에서도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임시회를 소집했다는 건 결국 (천 시장 뜻대로) 강행하겠다는 의미”라며 “불과 20여 일 뒤면 새 집행부와 의회가 들어선다. 당선인도 동일한 공약을 제시했고, 실행 의지도 분명한 만큼 차기 몫으로 넘는 게 맞지 않냐”고 반문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지방자치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다수당 지위를 확보하며 신바람을 내던 민주당은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오는 7월 1일 임기가 시작되는 제10대 통영시의회는 전체 14석 중 7석이 민주당이다. 나머지는 국민의힘 6석, 무소속 1석이다.

그러나 소수당인 현재로선 이번 임시회에서 안건 통과를 막는 게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현 제9대는 국민의힘 8석, 민주당 4석, 무소속 1석이다. 민주당 한 의원은 “당선인과 함께 대응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일단 부당함을 알리는 기자회견 등을 통해 맞설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통영시는 일단 한 발짝 물러섰다. 통영시 관계자는 “집행부가 공식적으로 오는 20일부터 지급하겠다고 공표한 바는 없다”면서도 “안건 검토 결과를 봐야 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통영시장에 당선된 강석주 전 시장이 당선증을 교부받고 있다. 캠프 제공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통영시장에 당선된 강석주 전 시장이 당선증을 교부받고 있다. 캠프 제공

한편, 지난 3일 치러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통영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강석주 전 시장은 총 3만 3626표(득표율 48.97%)를 얻어 당선증을 품었다.

현직 시장으로 재선에 도전했던 국민의힘 천영기 후보는 3만 3582표(48.90%)를 득표하며 막판 2위로 밀렸다.

전·현직 시장 재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이번 선거는 개표 종반까지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하는 살얼음판 승부 끝에 단 44표, 0.07%포인트(P) 차로 승부 갈렸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지방자치 출범 이후 통영 최초의 민주계열 시장 탄생을 알렸지만 2022년 천영기 현 시장에게 1679표, 2.8%P 차로 석패했던 강 당선인은 이번 승리로 4년 만에 시정에 복귀하게 됐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

    스마트폰 영상제

    당신을 위한 P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