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번호 대신 QR코드… 부산 남구, 지역 첫 주차 안심번호 도입
남구청, 가상번호 담긴 QR코드 스티커 제작
4000장 분량, 동주민센터에서 신청 가능해
차량에 무심코 남겨둔 전화번호가 사실상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구멍이 될 수 있다는 지적(부산일보 5월 16일 자 10면 보도) 이후 부산 남구청이 ‘주차 안심번호’를 도입한다. 매번 일회성 번호를 생성하는 QR코드 스티커를 4000장 배포할 계획인데, 부산에서는 첫 사례다.
부산 남구청은 내년도 예산안에 ‘주차 안심번호 서비스 운영’ 사업으로 6400만 원을 편성했다고 12일 밝혔다. 남구청은 “내년에 QR코드가 그려진 주차 안심번호 스티커를 4000장 제작해 남구 지역 주민들에게 배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주차 안심번호는 원래 11자리 전화번호를 숨겨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장치다. 통상 차량 앞 유리에 남겨두는 전화번호 대신 QR코드 스티커를 부착하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QR코드를 촬영하면 ‘050’ 등으로 시작하는 일회성 번호가 생성된다. 차 소유주는 자신의 전화번를 숨길 수 있으면서 위급 시 연락도 받을 수 있다.
부산에서 주차 안심번호를 도입하는 것은 남구가 처음이다. 서울·대전시, 제주도 등지에서는 이미 시행 중이다. 스미싱(문자 결제 사기) 등 전화번호 유출과 그에 따른 범죄 악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수요가 커지고 있다. 실제 2021년에는 전화번호 1건당 일정 금액을 받기로 약속받은 50대 남성이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차량에 부착된 전화번호를 촬영하다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주차 안심번호 발급은 각 동주민센터에서 신청할 수 있다. 발급 비용은 무료다. 4000장이 모두 소진하면 추가 제작할 계획도 있다는 게 남구청 교통관리과 관계자 설명이다.
남구청 교통관리과 관계자는 “QR코드를 번호로 변환해 주는 업체와도 협의 중”이라며 “주민 호응을 보고서 예산을 추가로 확보해 주차 안심번호를 더 제작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