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건설근로자 1년 새 2만여 명 감소 [무너지는 건설업]
올해 건설사 부도 전국 최다 6곳
경기 전망 지수 6개월 만에 최저
올해 부산에서 6곳의 건설사가 부도를 맞아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최다 기록을 나타낼 정도로 상황이 좋지 못했다. 지역 건설업 취업자 숫자는 1년 새 2만 명이 넘게 줄었고, 건설업 경기 전망지수는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11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11월 부도가 난 국내 건설업체는 모두 27곳이다. 이 가운데 부산의 건설사는 6곳으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전남(4곳), 경남(3곳), 경기(3곳) 등이 뒤를 이었고, 부도난 건설사의 85%가 지방 업체일 정도로 지역의 사정이 나빴다.
부산의 경우 지난 5월 중견 건설사인 남흥건설과 익수종합건설이 부도 처리됐다. 남흥건설은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액 790억 원 규모로 부산 25위, 익수종합건설은 시평액 705억 원 규모로 부산 29위를 기록한 업체다. 지난 6월에는 중소형 주택 건설회사인 디알종합건설이 부도가 났고, 지난달에는 신태양건설이 기업 회생을 신청하면서 당좌거래정지로 등록되기도 했다. 아직 올해가 끝나지는 않았지만 부산은 2018년 7곳의 건설사가 부도난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경기 악화, 대출 규제 등으로 건설업계 침체가 장기화하는데 12·3 비상계엄 사태로 신규 투자의 씨가 마를 지경이라 내년 업황 개선도 기대하기 어렵다. 환율이 급등하면 특히 시멘트나 레미콘 등 핵심 원자잿값이 직격탄을 맞기 때문에 매출원가 상승은 불가피하다. 건산연은 올해 건설투자가 1.4% 줄고, 내년에는 2.1% 축소되며 감소 폭이 확대된다고 내다봤다.
이로 인해 부산의 건설업 근로자는 큰 폭으로 줄고 있다. 동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부산 지역 건설업 취업자는 13만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만 1000명 줄었다. 2년 전에는 건설업 종사자가 17만 5000명에 달했는데 이와 비교하면 4만 5000명이나 감소한 것이다.
부산의 한 전문건설업체 대표는 “부도나 폐업을 공식적으로 하지 않았다 뿐이지 밀린 임금을 줄 수 없어 사실상 경영에 손을 놓고 있는 업체들이 부지기수”라며 “정치적 혼란으로 신규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은데, 그렇게 된다면 가장 약한 고리인 지역 건설사들이 큰 피해를 입게 된다”고 말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