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향 은어 돌아온다” 산청 경호강 은어축제 부활 시동
은어 성지…은어 관련 행사 잇따라
코로나19·이상 기후 탓 명맥 끊겨
재개 날갯짓...가마우지 등 복병
산청 경호강 물 페스티벌 은어낚시 대회 결선 모습. 코로나19 이후 개최되지 않고 있는데, 민선 9기 들어 재개가 논의되고 있다. 산청군 제공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명맥이 끊겼던 경남 산청군의 ‘은어축제’가 다시 추진된다. 지역 천혜의 자연 자산인 경호강 은어를 활용해 여름철 체류형 관광을 활성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급증한 민물가마우지와 이상기후에 따른 대책 마련이 성패를 가를 변수로 꼽힌다.
27일 산청군에 따르면 민선 9기 출범과 함께 내부적으로 은어축제 재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축제 개최 시기와 세부 콘텐츠, 지역 상권 파급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 중이다.
산청 경호강은 ‘은어의 성지’라 불릴 만큼 국내 최대 은어 서식지로 꼽힌다. 강바닥에 자갈과 돌밭이 많아 은어의 주요 먹이인 깨끗한 부착조류(물이끼)가 풍부하다. 맑은 물에서 자란 경호강 은어는 특유의 향긋한 수박 향과 비린내 없는 담백한 맛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
살아있는 씨은어를 활용하는 ‘은어 놀림낚시’를 즐기기 위해 여름철마다 전국 강태공들이 산청으로 몰렸다. 은어 낚시 제철인 6~8월에는 국내 전문가는 물론 낚시 종주국인 일본의 동호인들까지 장기간 체류할 정도였다. 은어 소금구이와 튀김, 회 등 별미를 맛보려는 미식가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관련 행사도 매년 활발히 열렸다. 국제 은어낚시대회를 비롯해 가족 낚시축제, 한일 친선 낚시대회 등 대중과 동호인을 아우르는 행사가 잇따르며 여름철 대표 관광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다른 지역 축제에서도 맨손 은어잡기 체험과 시식회 등이 연계 진행되기도 했다.
경호강 은어낚시 모습. 산청군 제공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은어 관련 콘텐츠는 자취를 감췄다. 고령 인구 비중이 높은 지역 특성상 감염 확산을 우려해 행사를 중단한 탓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천적인 민물가마우지가 급증하고 폭염과 폭우가 겹치며 은어 서식 환경도 악화했다. 여기에 민선 8기 들어 웰니스 브랜드 육성에 집중하면서 축제의 명맥이 끊겼다. 경북 봉화나 영덕 등에서 은어축제가 꾸준히 이어지는 것과 대비돼 아쉬움이 컸다.
경호강 인근 한 식당 업주는 “한때는 여름만 되면 은어 관련 행사가 이어졌는데 지금은 일부 낚시꾼들만 오는 상황이다. 축제가 있어야 지역 경제가 돌아가는데 축제가 사라진 이후 많이 침체한 건 사실”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산청군은 은어축제를 부활시켜 지역의 새로운 관광 동력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축제가 열리지 않는 시기에도 방류를 계속해 온 만큼 은어 개체 수는 유지가 되고 있다. 향후 축제나 행사 개최를 통해 여름철 관광 비수기 공백 해소와 체류형 관광 확대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또한 기존 경호강 레저 자원과의 시너지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건은 기후변화와 가마우지 피해 대책이다. 인근 진양호를 중심으로 번식한 민물가마우지는 하루 최대 7kg 안팎의 어류를 먹어 치워 은어 개체 수 유지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또 역대 축제가 열렸던 7월 말~8월 초에 폭우와 극한 폭염이 집중되는 만큼 일정 조정도 불가피하다.
산청군 관계자는 “민물가마우지 서식 실태를 자세히 살펴 실효성 있는 피해 저감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축제 시기를 탄력적으로 앞당기고, 초기에는 기존 여름 축제와 연계해 시작한 뒤 단계적으로 규모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