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권선거 의혹’ 전·현직 경남도 공무원 구속영장 기각에 정치권 공방
법원 “증거인멸 우려 없어” 기각 결정
국힘 정점식 “경찰의 무리한 망신주기”
진보당 “진술 조율 가능성 살폈어야”
27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전 경남도 공무원이 창원지방법원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고자 출석하고 있다. 최환석 기자
6·3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박완수 경남지사 선거본부의 딥페이크 영상 제작·관권선거 의혹에 연루된 전·현직 경남도 공무원 구속영장이 기각된 가운데 법원의 판단을 쟁점으로 정치권 공방이 이어졌다.
지난 28일 창원지방법원 영장전담 전범식 부장판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전 경남도 공무원 A(60대) 씨와 현직 경남도 공무원 B(40대) 씨 등 4명을 대상으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한 결과 모두 기각 결정을 내렸다.
전 부장판사는 증거인멸 우려가 없고 구속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범죄 혐의는 무겁지만, 주거가 일정하고 사회적 유대 관계와 상당 부분 증거가 확보됐다는 이유에서다. 방어권 행사 보장도 기각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이들은 6·3 지방선거 당시 박 지사 선거본부에서 활동하며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를 비방하는 내용의 딥페이크 영상을 제작하도록 제작자를 섭외해 경남도 내부 자료와 금품 등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A·B 씨는 공무원 신분으로 영상 제작을 담당할 유사 선거사무소를 설치한 혐의도 받는다.
앞서 검찰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A·B 씨 등 전·현직 경남도 공무원 3명과 디자인업체 대표 C 씨의 사전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지난 27일 열릴 예정이었던 영장실질심사는 피의자 측 기일 변경 신청으로 하루 미뤄졌다.
A·B 씨는 지난 3~4월 박 지사 선거를 도우려고 사직했던 측근이다. 특히 B 씨는 박 지사 당선 이후 3급 상당 전문임기제 공무원으로 재임용될 정도로 박 지사로부터 신뢰받는 중추 중 한 명이다. 이런 측근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박 지사 처지에서는 다소 부담을 던 분위기다.
박 지사가 소속된 국민의힘도 선거 기간 제기된 딥페이크 제작·관권선거 의혹을 ‘정치 공작’으로 의심하며 경찰을 상대로 공세를 이어갔다.
국민의힘 정점식(통영·고성) 원내대표는 29일 소셜미디어(SNS)에 게시한 글에서 “경찰의 무리한 야당 도지사 망신주기식 수사에 법원이 제동을 건 것”이라며 “일방적인 주장을 사실로 단정 짓고 이미 모든 불법이 자행된 것처럼 몰아가는 비열한 수사 행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진상이 밝혀지지도 않은 가운데 잇따른 영장 청구로 도청 공무원을 불안하게 만드는 도정 방해 행위”라고 덧붙였다.
반면 진보당 경남도당은 논평을 내고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에 유감을 나타냈다. 진보당은 “유사 선거사무소를 운영하며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영상을 제작하고 이 과정에 전·현직 공무원이 관여했다는 의혹은 선거 공정성과 공직사회 정치적 중립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추가적인 증거 훼손이나 관련자 간 진술 조율 가능성까지 면밀하게 살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환석 기자 ch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