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재정 쏟아붓고도 수송분담률은 떨어지는 부산 시내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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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배차 간격 길어지고 이용률 떨어져
시민 교통권 중심 종합적 개편안 내놔야

부산대중교통미래포럼 제15차 정기포럼이 ‘민선9기 시민 만족의 대중교통 정책 과제는?’을 주제로 26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일보사 소강당에서 열렸다. 이재찬 기자 chan@ 부산대중교통미래포럼 제15차 정기포럼이 ‘민선9기 시민 만족의 대중교통 정책 과제는?’을 주제로 26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일보사 소강당에서 열렸다. 이재찬 기자 chan@

준공영제는 시내버스 적자를 부산시 예산으로 지원하는 제도다. 승객이 적은 노선과 낮은 요금제를 유지하면서 발생하는 손실을 혈세로 충당하는 것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 하지만 막대한 보조금을 투입하고도 되레 버스 서비스가 후퇴하는 비상식적인 일이 부산에서 발생하고 있다. 26일 열린 부산대중교통미래포럼에서는 첨두 시간(교통량 급증 시간) 평균 배차 간격이 2012년 7.73분에서 2024년 10.74분으로 3분 이상 늘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같은 기간 수송분담률은 21.6%에서 18.8%로 2.8%포인트 떨어졌다. ‘시민의 발’을 기다리는 시간은 길어지고, 이용률마저 낮아졌다면 제도가 본래 목적에 맞게 운영되고 있는지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배차 간격이 길어진 원인은 복합적일 것이다. 도심 차고지의 외곽 이전으로 노선이 연장되고, 버스 1대당 하루 운행 횟수도 2012년 7.35회에서 2024년 5.49회로 25%나 줄었다. 여기에 운전 인력 부족과 주 52시간 근무제까지 겹쳤다. 문제는 그 결과가 시민 불편과 혈세 부담으로 오롯이 전가되고 있다는 점이다. 버스가 제때 오지 않으면 이용객이 승용차나 택시, 도시철도로 옮겨 간다. 이는 버스 수입 감소와 보조금 증액 요인이 된다. 서비스 저하와 승객 감소, 적자 확대의 악순환이 되풀이되도록 방치한 것이 문제다. 버스 운행의 구조적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부산시의 책임이 크다.

부산시가 대중교통 중심 도시를 내걸고 2007년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한 지 올해로 20년째다. 하지만 시행 초기부터 적자 보전 재원을 마련하지 못해 부산시는 은행 대출로 이를 메우는 기형적 방식에 급급했다. 그 결과 연간 3000억 원대로 늘어난 적자 보전 규모는 부산시 재정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됐다. 게다가 시민이 체감하는 서비스 수준까지 후퇴하는 상황에서는 과감한 대안 모색이 불가피하다. 도시철도와 트램 신설, KTX 정차 같은 광역 교통망 확충도 필요하다. 하지만 산복도로와 원도심, 고령층 밀집 지역에 사는 교통 약자의 불편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부산시 교통당국은 시민이 매일 겪는 버스 불편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

부산시가 시내버스·마을버스 운영 구조와 재정 지원 체계를 종합 진단하는 용역에 착수한 것은 시의적절하지만 비용 절감에만 매몰되거나 기존 정책 답습에 그쳐서는 안 된다. 준공영제의 성과와 한계를 원점에서 따져 노선과 차고지, 차량, 운전 인력, 재정 지원 구조를 시민 중심으로 다시 설계해야 한다. 재정 지원 방식과 표준운송원가 산정 체계 역시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손봐야 한다. 준공영제의 존재 이유는 버스 업체의 적자를 보전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교통권을 보장하는 데 있다. 승객의 편의를 중심에 두고 재정 건전성과 노동 조건, 지역 간 교통 형평성을 함께 살피는 종합 개편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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