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생각한 3년…어머니와 아들의 특별한 신장이식
뇌병변장애 아들, 혈액투석 어머니에 기증
어머니, 3년간 거절하다 아들 뜻 받아들여
부산 봉생기념병원서 신장이식 수술 성공
“1458번째 수술, 모자 마음 담겨 큰 의미”
신장이식 수술을 무사히 마친 어머니와 아들이 부산 봉생기념병원 의료진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봉생기념병원 제공
혈액투석을 받는 어머니와 장애가 있는 아들 사이의 신장이식 수술이 성공적으로 시행됐다. 신장 기증을 놓고 어머니와 아들이 서로를 생각하며 3년간 고민한 끝에 이뤄진 수술이다.
부산 봉생기념병원(병원장 장재원)은 “지난 11일 어머니와 아들의 신장이식 수술이 진행됐으며, 수술 이후 두 사람 모두 특별한 합병증 없이 안전하게 회복해 퇴원을 앞두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봉생기념병원에 따르면 오랜 기간 당뇨병을 앓은 어머니 A 씨는 2023년부터 혈액투석을 받았다. 일주일에 수차례 투석을 받으며 신장이식이 필요한 상태였다. 아들 B 씨는 초등학교 2학년 때 뇌병변장애 2급 진단을 받았다. 부산에서 대학 졸업 후 사회활동을 하다, 현재는 사회복지사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다. B 씨는 어머니의 건강이 악화되는 모습을 보며 신장을 기증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A 씨는 아들이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점 등을 걱정해 3년간 기증받기를 거부했다.
이에 봉생기념병원 신장이식팀은 기증자의 의사가 충분히 숙고된 결정인지를 확인하는 동시에 수술의 안전성을 면밀히 검토했다. 정신건강의학과·신경과와 협진해 면담과 검사를 시행하고, 뇌 MRI·MRA와 뇌파검사 등을 진행했다. 검사 결과 아들 B 씨의 신장 기증을 제한할 의학적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지난 4월 어머니의 건강 상태가 다시 악화하며 가족들은 신장이식 문제를 다시 논의했고, 어머니 A 씨는 아들 B 씨의 뜻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5월부터 두 사람에 대한 정밀검사가 진행됐고, 이달 11일 오전 8시 30분 아들이 먼저 신장절제술을 받았다. 적출된 아들의 신장은 오전 10시 30분경 어머니에게 이식됐다.
봉생기념병원은 이번 신장이식 수술 과정에 신장내과 김중경 명예이사와 오준석 부장, 이아림·김양현 진료과장, 비뇨의학과 김동우 부장, 외과 백승언 명예이사 등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주치의 김중경 명예이사는 “신장이식은 기증자와 수혜자 모두의 안전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수술 전 평가부터 회복까지 여러 진료과와 부서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며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신장이식팀의 경험과 팀워크를 바탕으로 이번 수술 역시 안전하게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김 명예이사는 “어머니의 건강을 걱정하며 자신의 신장을 기증하기로 한 아들의 마음과 아들의 앞날을 걱정해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던 어머니의 마음이 함께 담긴 수술이라는 점에서 의료진에게도 의미가 컸다”며 “두 분이 앞으로 건강을 회복해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수술은 봉생기념병원에서 이뤄진 1458번째 신장이식 수술이다. 병원 관계자는 “신장이식은 신장내과뿐만 아니라 외과, 비뇨의학과, 투석실, 검사실, 장기이식상담실, 병동 등 여러 부서가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하는 대표적인 팀 진료 분야”라며 “앞으로도 축적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환자와 가족에게 안전하고 체계적인 이식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