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의 눈이 된 안내견 사업…삼성화재 “이건희 혜안·철학 결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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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견학교 개교 33주년

고(故) 이건희 회장이 시각장애인 안내견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길러지는 리트리버 견종을 돌보는 모습. 삼성화재 제공. 고(故) 이건희 회장이 시각장애인 안내견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길러지는 리트리버 견종을 돌보는 모습. 삼성화재 제공.

삼성화재의 안내견학교 개교 33주년을 맞았다.

삼성화재는 27일 경기도 용인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함께온 걸음, 이어갈 미래’를 주제로 개교 33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시각장애인 파트너, 퍼피워커와 은퇴견 입양가족,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훈련사 등 130여 명이 참석했다.

삼성화재 안내견 사업은 고(故) 이건희 회장의 ‘먼 훗날’을 내다본 혜안과 철학에서 시작됐다. 이 회장은 과거 "삼성이 처음으로 개를 기른다고 알려졌을 때 많은 이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며 "비록 시작은 작고 보잘것 없지만 이런 노력이 우리 사회 전체로 퍼져나감으로써 우리 사회의 의식이 높아질 수 있도록 해보자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특히 이 회장은 "진정한 복지 사회가 되려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배려하고, 같은 일원으로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는 사회 구성원들의 따뜻한 마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993년 6월 '신경영'을 선언한 고 이건희 회장은 같은 해 9월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를 설립했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기업이 운영하는 세계 유일의 안내견학교다. 이후 삼성화재는 33년간 안내견 사업을 흔들림 없이 이어오며 그 철학을 실천해가고 있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1994년 첫 번째 안내견 '바다'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320두의 안내견을 무상 분양했다. 또 안내견 양성과 함께 시각장애인 파트너 교육, 일반인 대상 인식개선 활동 등을 지속하며 시각장애인의 독립적인 보행과 보다 활발한 사회 참여를 지원하고 있다.

한 마리의 안내견이 태어나 시각장애인 파트너와 만나고 은퇴하기까지는 10년 안팎의 긴 시간과 수많은 사람들의 손길이 필요하다. 생후 약 2개월부터 1년 동안 일반 가정에서 사회화 교육을 받는 퍼피워킹, 안내견학교의 전문훈련, 시각장애인 파트너와의 교육과 활동, 은퇴 이후의 돌봄까지 안내견의 생애 전 과정에 다양한 구성원들이 참여한다.

안내견 사업과 함께한 33년은 우리 사회의 인식과 제도가 조금씩 변화해 온 시간이기도 하다. 사업 초기에는 안내견 자체를 낯설게 바라보는 시선이 적지 않았지만, 시각장애인 파트너와 자원봉사자들의 활동, 정부와 국회, 지자체의 노력 등이 이어지면서 안내견과 함께하는 일상에 대한 사회적 이해가 꾸준히 높아졌다. 특히 2025년 4월에는 안내견 출입을 제한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가 보다 명확하게 규정돼 무균실·수술실 및 조리장·식품보관창고 등을 제외한 장소에서 안내견의 출입 권리가 한층 분명해졌다.

(윗열 왼쪽 부터) 차전경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국장, 김소현 해마루 반려동물 의료 재단 이사장, 김호연 강남대 교수, 오상훈 삼성화재 노동조합 위원장,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이문화 삼성화재 사장, 박진회 삼성화재 이사회 의장, 성영훈 삼성화재 독립이사, 홍광흠 삼성화재 리본노동조합 회장, 박태진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장. 삼성화재 제공. (윗열 왼쪽 부터) 차전경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국장, 김소현 해마루 반려동물 의료 재단 이사장, 김호연 강남대 교수, 오상훈 삼성화재 노동조합 위원장,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이문화 삼성화재 사장, 박진회 삼성화재 이사회 의장, 성영훈 삼성화재 독립이사, 홍광흠 삼성화재 리본노동조합 회장, 박태진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장. 삼성화재 제공.

이날 기념식에서는 신규 안내견 분양식과 은퇴식이 함께 진행됐다. 안내견으로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강아지와, 7~8년 간의 안내견 활동을 마치고 반려견으로 삶의 2막을 시작하는 은퇴견 그리고 이들과 함께 했고 함께 할 사람들의 만남을 축하하고 이별을 위로하는 행사로 진행됐다. 안내견 7두는 앞으로 함께 걸으며 살아갈 시각장애인 파트너 7명과 새 출발을 했고, 안내견으로서의 삶 1막을 끝낸 은퇴견 4두는 노후를 함께 할 홈케어 봉사자와 함께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아울러 삼성화재는 오는 10월 퇴직을 앞둔 이성진 훈련사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 훈련사는 1996년 일본 관서맹도견협회에서 안내견과 인연을 맺은 뒤 2001년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 입사해 약 25년간 수많은 안내견의 양성과 파트너 교육을 담당해왔다.

삼성화재 이문화 사장은 "안내견 사업은 단순한 사회공헌 활동이 아니라 시각장애인의 삶과 함께하며 우리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일"이라며 "훈련사와 자원봉사 가정, 정부·국회 등 우리 사회 모두의 관심과 헌신으로 이어온 동행의 가치를 앞으로도 변함없이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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