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실물이전 16조 육박… DC→타사 IRP 길 열린다

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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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제도개선 TF 첫 회의
환매중단펀드 이전도 추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연합뉴스

퇴직연금 가입자가 운용하던 상품을 팔지 않고 금융회사만 갈아타는 실물이전 규모가 16조 원에 육박한 가운데, 앞으론 확정기여형(DC)에서 다른 회사의 개인형퇴직연금(IRP)으로 연금을 옮길 수 있을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예탁결제원과 금융협회, 한국증권금융, 주요 퇴직연금 사업자 등 17개 기관과 실물이전 개선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열었다고 24일 밝혔다.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는 2024년 10월 됐으며 지난 6월 말까지 옮겨간 돈은 15조 9000억 원, 25만여 건이다. 하루 평균 261억 원(409건)씩 이동한 셈이다.

돈의 이동 속도도 빨라졌다. 올해 상반기 이전액은 6조 9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조 2000억 원의 두 배를 넘어섰다.

이동 경로를 보면 증권사에는 4조 1513억 원이 순유입된 반면 은행은 3조 9714억 원이 빠져나갔다. 은행에서 증권으로 넘어간 금액이 5조 2000억 원(33%)으로 가장 많았고, 은행끼리 이동한 금액도 4조 5000억 원(28%)에 달했다.

제도별로는 IRP가 6조 8000억 원으로 이동이 가장 활발했고 DC 4조 8000억 원, DB 4조 3000억 원 순이었다.

이런 ‘머니무브’는 퇴직연금 시장 판도를 흔드는 변수가 되고 있다. 6월 말 전체 적립금 553조 8779억 원 가운데 증권사 몫은 165조 468억 원으로 1년 새 46.4% 급증했다. 은행(281조 5105억 원)과 보험(107조 3206억 원)의 증가율은 각각 19.1%, 10.1%에 그쳤다.

새로운 서비스 도입에도 그간 동일한 제도 내에서만 이전이 가능하고, 환매가 중단된 펀드를 갖고 있으면 이전 자체가 제한되는 등의 소비자 불편 요소가 존재했다. 또 이전 의사를 확인할 때 녹취를 반드시 거치도록 해 절차가 늦어지거나, 신청이 취소·거절돼도 이유를 알려주지 않아 민원이 잇따랐다.

이에 TF는 DC에서 타사 IRP로 옮길 수 있도록 전산을 개발하고 환매중단펀드도 이전 가능 상품에 넣는 방안을 논의했다. 더불어 녹취를 대신할 비대면 확인 방법을 찾고, 취소·거절 사유는 가입자에게 상세히 안내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9월까지 개선 방향을 확정한 뒤 10월부터 전산 개발에 들어가 2027년까지 TF 운영을 마칠 계획이다.

한편, 실물이전은 예금이나 펀드를 해지해 현금으로 바꾸지 않고도 사업자를 바꿀 수 있게 한 제도로, 가입자 선택권을 넓히고 사업자 간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됐다. 내년에는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도 예정돼 있어 업권 간 경쟁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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