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400억 피해"… 현대엔지니어링, 해외 공사 대금 분쟁

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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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업체 "추가 정산 요구 불응"
공정위 신고·손해배상 소송 제기
현대ENG "거래 당사자 아냐"
증빙자료 미흡 추가자료 요청

현대엔지니어링이 협력업체와 해외 공사 대금 정산 문제를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사옥 전경. 현대엔지니어링 제공 현대엔지니어링이 협력업체와 해외 공사 대금 정산 문제를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사옥 전경. 현대엔지니어링 제공

중소 건설업체가 해외 공사에서 발생한 추가 공사 대금을 받지 못했다며 현대엔지니어링을 상대로 공정거래위원회 신고와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계약 당사자가 해외 현지 법인이라며 직접적인 법적 책임을 부인했다.


2일 법원 등에 따르면 중소 건설사 인방산업은 지난 5월 현대엔지니어링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101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인방산업은 지난해 11월 공정위에도 하도급법 위반 신고를 접수한 상태다.

분쟁의 발단은 현대엔지니어링이 2019년 9월 인도네시아 국영 석유회사로부터 수주한 ‘발릭파판 정유공장 고도화 프로젝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외국 기업이 독자적으로 건설 공사를 수주할 수 없는 인도네시아 법에 따라 현지 업체 등과 공동 운영체(JO·Joint Operation)를 구성해 공사를 맡았고, 인방산업도 현지 업체와 JO를 꾸려 배관 설치 공사를 하도급받았다.

인방산업이 제출한 소장 등에 따르면 당초 계약 기간은 2023년 9월까지였으나 자재 공급 지연, 잦은 도면 변경, 원청의 일방적인 공사 속도 감축 지시 등으로 공사 기간이 2년 넘게 늘어났으며 변경 계약만 6차례 이뤄졌다.

인방산업은 지난해 8월 말 공사를 마친 뒤 한국인 직원 추가 동원 인건비, 선행 공정 지연에 따른 생산성 저하 비용, 공기 연장 간접공사비 등 11개 항목 총 1130억 루피아(약 101억 9000만 원)의 추가 정산을 청구했지만 대금을 받지 못했다.

인방산업 관계자는 “선행 공정이 준비되지 않아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간접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며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공사를 먼저 끝내면 나중에 정산해 주겠다고 했지만 결국 한 푼도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인지세 등 비용 문제로 소송은 1건밖에 제기하지 못했지만 5개 공정을 패키지로 수주한 만큼 나머지 4개 공정까지 합치면 전체 피해 규모는 400억 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현대엔지니어링은 “본건은 당사가 멤버인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과 인방산업이 멤버인 현지 법인 간 체결된 사안”이라며 “국내 본사는 해당 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인방산업 측은 이를 반박하며 입찰 참여 요청부터 낙찰 업체 선정, 계약 변경 검토·승인, 기성금 품의까지 현대엔지니어링 본사 외주팀이 직접 관여했다는 이메일과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공정위에 증거로 제출했다. 또 인도네시아 법상 JO는 새로운 법인이 아닌 일시적 협력체에 불과하며, 자신들은 JO 내에서도 현지 기업이 아닌 현대엔지니어링이 발주하는 공사에만 참여했다고 밝혔다.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인방산업 측 현지 법인이 추가 공사비를 요청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나 증빙 자료가 미흡해 추가 자료를 요청한 상태”라며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분쟁 해결은 계약에 따라 국제 중재 절차를 통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인방산업은 현재 사실상 영업 중단 상태다. 인방산업 관계자는 “35년 된 회사가 이 공사로 개점 휴업에 들어갔다”며 “인도네시아 현장에는 아직 직원들이 남아 대금을 받지 못한 현지 노무 업체들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어 일촉즉발의 상황”이라고 밝혔다.


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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