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해양과 생산적 금융 활성화로 부산 금융중심지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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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포럼 "지역 산업 결합 차별화"
AI·데이터 기술 도입 혁신 기업 발굴을

지난달 30일 부산 해운대구 웨스틴조선 부산 그랜드볼룸에서 ‘2026부산국제금융포럼’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 2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전재수 부산시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지난달 30일 부산 해운대구 웨스틴조선 부산 그랜드볼룸에서 ‘2026부산국제금융포럼’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 2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전재수 부산시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금융중심지 부산’의 미래가 중대 기로에 섰다. 부산은 2005년 한국거래소 본사를 품었고, 2009년에는 해양 특화 금융 허브를 내세워 서울과 함께 금융중심지로 지정됐다. 하지만 본사 간판만으로 금융중심지는 완성되지 않는다는 것이 그간 얻은 값비싼 교훈이다. 항만과 조선·해운이라는 지역 산업의 강점을 금융 경쟁력으로 연결하지 못했다는 지적은 뼈아프다. 〈부산일보〉와 부산국제금융진흥원이 30일 개최한 ‘2026 부산국제금융포럼’에서는 부산 금융이 양적 성장의 허상을 버리고 지역 산업과 결합한 차별화 전략에 집중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서울과 같은 길을 추구하며 경쟁해서는 승산이 없다는 것이다.

부산이 주목해야 할 것은 해양금융 특화와 생산적 금융 확대다. 해양금융은 부산이 독보적인 분야다. 세계 2위 환적항을 갖추고 글로벌 조선산업을 주도하는 지역에서 해양파생금융과 선박금융 시장은 걸음마 단계다. 생산적 금융은 아직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 그간 금융은 기업의 성장 가능성보다 담보가 있는 부동산과 가계 대출로 쏠렸다. 그 결과 기업은 자금난에 시달렸고 청년 일자리는 줄어들었다. 성장 가능성으로 투자하는 생산적 금융이 정착된다면 산업 현장은 활기를 띨 수 있다. AI(인공지능)와 데이터 기술 덕분에 혁신 기업을 발굴하고 평가하는 여건도 크게 개선됐다. 부산은 이를 실험하고 선도할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해양금융은 여전히 정책 금융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민간은 위험 부담 때문에 소극적이다. 부산 금융중심지의 가장 큰 약점도 여기에 있다. 금융 수요를 창출할 기업은 부족하고 자본은 지역 안에서 선순환하지 못하고 있다. 해운·조선 기업 유치와 세제 지원, 해양산업 특구 지정 같은 과감한 정책도 지지부진하다. 혁신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할 디지털금융 역시 마찬가지다.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와 조각투자 유통 전담 거래소 등 부산의 차별화 전략도 제도와 규제의 불확실성 속에서 기대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규제 혁신과 제도 정비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디지털금융 허브 구상은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해양금융과 생산적 금융은 동남권의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성장 엔진을 만드는 핵심 과제다. 해양수도 부산을 중심으로 동남권 해양경제권을 구축하려면 무엇보다 자금의 흐름이 안정적이어야 한다. 해양 관련 기업에 자본이 흘러들고 스타트업이 성장해야만 좋은 일자리가 생기고 청년 세대가 정주하는 도시가 될 수 있다. 이날 포럼에서 부산이 지금까지 금융기관 유치에 공을 들였다면 앞으로는 산업과 금융의 결합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진 이유다. 금융이 산업을 키우고 산업이 금융을 성장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부산이 해양수도이면서 국제금융도시로 도약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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