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이음 정차역 발표 임박… 동부산 유치전 계속된다
20일 운행 앞두고 지자체 ‘촉각’
울산 태화강역 정차 확정 소식
부산 내 역 유치 무산 전망 ‘솔솔’
해운대·기장 등 “내년에도 도전”
동부산권 첫 KTX 노선 ‘KTX-이음’ 열차 첫 운행이 오는 20일로 예고되면서 부산 정차역 발표 역시 임박했다. 그동안 정차역 유치 경쟁을 벌였던 부산·울산·경남 지자체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때 울산 태화강역이 정차역으로 확정됐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부산 지자체에서는 유치 무산을 허탈해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국토부가 정차역 발표를 차일피일 미루는 바람에 희망 고문만 했다는 비난도 나온다.
KTX-이음은 현재 서울 청량리~경북 안동 구간만 부분 운행 중이며, 오는 20일 부산 부전역까지 연장되면 청량리~부전 구간이 완전히 개통된다. KTX-이음은 동부산권역을 거치는 첫 KTX 노선으로, 부산 내 부전역 이외 최소 1곳 이상의 정차역이 지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해운대구, 기장군, 동래구는 정차역 유치를 위한 각축전을 벌여왔다.
해운대구는 부산 내 주거, 유동 인구가 가장 많다는 점 등을 들어 이용 수요가 많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최근 부산의 새로운 관광지로 급부상한 기장군은 오시리아 관광단지, 정관, 일광 신도시 등에 몰리는 교통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동래구도 별도 테스크포스팀(TF)을 꾸려 유치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바 있다.
그러나 예정됐던 정차역 발표일이 늦어지며 지자체와 주민들의 조급함은 커졌다. 애초 정차역 발표는 지난달 말로 정해졌으나 재차 미뤄졌다. 당장 다음 주 운행을 앞두고 있어 금명간 정차역 발표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유치전에 뛰어들었던 동부산권 지자체에는 민원이 쏟아진다. 해운대구청 관계자는 “당장 다음 주 개통인데 아직 공식적인 통보를 들은 바 없다”며 “사활을 건만큼 주민들의 관심도도 높아 개통 시일이 가까워질수록 주민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기장군청 관계자도 “군민들도 들리는 이야기만 가지고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연락이 많이 오는데, 추측만으로 입장을 정할 수 없어 국토부 공식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태화강역이 울산 정차역으로 확정됐다는 소식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부산은 종점인 부전역 이외 정차역 유치는 실패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부산 정치권 한 관계자는 “KTX-이음이 하루 3회만 운행하고 부전~청량리역이 4시간여가 걸리다 보니, 정차역을 늘리기가 사실상 어려웠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내년 신호체계를 개편하면서 열차 증편 계획을 내비치고 있어 정차역 추가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확정된 바는 없어 지자체나 주민들에게는 또 다른 희망 고문이 될 판”이라고 말했다.
동부산권 지자체들은 국토부의 공식 입장을 기다리겠다면서도 계속 유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김성수 해운대구청장은 "해운대구가 정차역 유치에 사활을 건만큼 기대가 컸는데 들려오는 소식들로 주민들의 아쉬움이 크다"면서도 "아직 공식 발표가 난 게 아니지만, 실패 시 내년도 증편 계획이 나오는 만큼 내년 유치전에도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정종복 기장군수도 "유치에 실패한다면 기장군민 17만 6000명의 상실감은 매우 클 것"이라면서 "내년 말 운행 확대와 신호체계 개편으로 운행 횟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장역의 정차 당위성을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에 지속적으로 건의해 내년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