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2032년 ‘글로벌 톱3 항만’으로 키운다…“수출입 공급망 안정화”
2045년까지 총 14조원 투입 진해신항 개발
부산항에 세계 최대 항만시설 66개 선석 확보
진해신항 1단계 9개 선석 모두 단일 운영사로 선정
부산항에 축구장 500개 규모의 항만배후단지 공급
신흥시장 물류거점 확보…중소 수출입기업 우선사용권
2050년까지 항만 신재생에너지 비중 100% 추진
정부가 2032년까지 부산항의 화물 처리능력을 약 50% 확대하고 공급망 주요 거점에 해외 물류센터를 3배 이상 늘리는한편, 부산항 배후단지에 글로벌 유망기업을 유치를 통한 신규 물량 창출 등을 통해 부산항을 ‘글로벌 톱3 항만’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은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에도 안정적인 수출입 물류체계를 확보하기 위한 이 같은 내용의 ‘글로벌 거점항만 구축전략’을 마련해 11일 열린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발표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본격 착공에 들어가는 진해신항(일명 부산항 제2신항) 개발을 지렛대 삼아 국내 컨테이너 항만물동량의 약 77%를 담당하는 부산항의 경쟁력 확보 방안에 중점을 두고 이번 전략을 마련했다. 특히, 정부는 2032년 ‘글로벌 항만 경쟁력 톱(TOP)3 도약’ 이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글로벌 허브·스마트 메가포트 조성 △항만물류 네트워크 강화로 물동량 창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항만산업 생태계 마련 등 3대 전략 9개 핵심과제를 추진한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항만의 인프라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경쟁력 순위를 매년 발표하는데, 부산항은 상하이항, 닝보항, 싱가포르항에 이어 4위를 유지하고 있다.
해수부는 부산항의 운영체계를 효율화함으로써 해운동맹 물량을 적기에 처리토록 하고, 친환경‧스마트 전환을 가속화함으로써 국제규범을 선도하는 항만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우선, 선대 대형화에 발맞춰 2045년까지 14조 원을 투입해 진해신항(일명 부산항 제2신항)을 구축함으로써 부산항에 현존 세계 최대 규모의 항만시설을 확보한다. 이를 위해 세계 환적 1위의 싱가포르가 건설 중인 투아스(TUAS)항과 동일한 66개의 선석을 세계 환적 2위 항만인 부산항에 구축한다. 현존 세계 최대 선박인 2만 4000TEU급(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분)을 넘어 3만 TEU급 선박이 안정적으로 접안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고, 기존 부두보다 1.5배 넓은 컨테이너 보관 공관을 조성한다.
진해신항 1단계 9선석을 전부 단일 운영사로 선정해 국내 최대 규모의 운영체계를 마련한다.
이 경우 600만 TEU 이상의 화물처리 능력을 확보할 수 있어 현재 부산항에 기항하는 최대 규모의 얼라이언스(해운동맹) 물량도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단일 운영사가 얼라이언스 물량을 온전히 처리함으로써 선석의 효율적 관리와 타부두 환적 최소화가 가능해진다. 한편, 부산항 신항 등 기존 신항의 터미널 운영사가 통합하면 시설 통합비용, 임대료 등 최대 100억 원 규모의 인센티브도 제공할 예정이다.
또 부산항 신항 인근에 축구장 500개 규모(362만㎡)의 항만배후단지를 공급해 글로벌 물류기업을 유치한다. 부산항 배후단지 면적을 2023년 기준 467만㎡에서 2030년 829만㎡로 확대하는 것이다. 전략적 유보지 확보, 대형필지 공급 등 제도적 지원을 통해 유망기업 투자를 유도함으로써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부산항의 자체적인 물동량 창출 기능을 강화한다. 또한, 인근에 위치할 가덕도 신공항과 연계를 통해 부산항을 육‧해‧공 물류거점으로 육성한다.
허브항으로서 부산항과 해외 공급망 거점의 연결성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동안, 동남아, 유럽 등 공급망 재편에 따른 유망 거점에 해외물류센터도 확대해 나간다.
해외물류센터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네덜란드 로테르담, 인도네시아 자바 2개소, 미국 LA 등 현재의 5개소에서 2027년 8개소, 2032년 16개소까지 확보함으로써 우리 중소‧중견 기업에게 센터 우선사용권, 물류 컨설팅 등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원활한 수출입 물류를 위해 미국 동서부 항만 등 주요 거점 터미널의 지분‧운영권 확보도 병행 추진한다. 또한 1조 원 규모의 국제물류 펀드를 조성해 해외진출 기업의 금융도 지원할 계획이다.
항만 내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32년까지 25%, 2050년까지 100%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친환경 항만 전환도 추진한다. 이를 위해 부산항에 태양광, 연료전지, 해상풍력 등 친환경 발전시설을 구축하는 한편, 부산항에 메탄올, 암모니아 등 친환경 선박연료를 공급할 수 있는 인프라도 구축한다. 또한 항만 내 하역장비의 무탄소 동력 전환을 통해 항만운영 과정도 무탄소화함으로써 항만지역 대기질을 개선하고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기여한다. 항만 친환경 전환과 더불어 항만의 스마트 전환을 위해 5000억 원 규모의 스마트항만 구축 펀드를 신설해 지능화 항만 조성을 지원해 나간다.
강도형 해수부 장관은 “보호무역주의 강화, 지역분쟁 및 해운동맹 변화 등 공급망 재편은 우리항만에 위기이자 기회가 되고 있다”며 “이번에 마련한 ‘글로벌 거점항만 구축전략’을 바탕으로 (2032년까지) 부산항을 글로벌 톱3 항만으로 키워, 대한민국 역동경제를 든든히 지탱하는 글로벌 물류 중심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