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전쟁… 전 세계가 미국과 관계 재정립에 촉각 [트럼프 재집권]
우크라·러, 축하와 관망 엇갈려
중동 정상들은 일제히 “당선 환영”
무역 마찰 중국 재빨리 축하 전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으로 세계 각국 정상은 빠르게 미국과의 관계 재정립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1기와 달리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전쟁 등으로 국제 정세가 요동치고 있어 트럼프의 복귀에 정상들의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의 지원이 가장 절실한 건 러시아와 3년째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6일(현지 시간) 당선 직후 트럼프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내며 “트럼프 대통령의 인상적인 선거 승리를 축하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의 블로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별다른 축하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그러나 이 같은 무반응에도 외신들은 푸틴은 트럼프의 복귀를 서방의 분열을 악용하고 우크라이나에서 추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고 분석 중이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우크라이나 원조가 불투명해질 것을 노린다는 의미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도 이날 트럼프에게 전화해 당선을 축하했다. 중국 외교부는 선거 결과가 굳어진 이날 밤늦게 “미국 인민의 선택을 존중한다. 트럼프 선생의 대통령 당선에 축하의 뜻을 표한다”고 입장문을 올렸다.
트럼프는 1기 당시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하고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중국도 미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며 맞대응에 나서면서 양국 간 무역 전쟁으로 이어진 바 있다. 트럼프는 이번 대선에서도 ‘관세 확대 등을 통해 국내 제조업과 일자리를 살리겠다’며 초강경 통상 정책을 예고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도 같은 날 축하 인사를 나눴다. 그는 이날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와 협력을 긴밀하게 해 미일 동맹 관계를 한층 더 끌어올리고 싶다”면서 “향후 접점을 빨리 갖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1기 당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던 중동의 정상들도 트럼프의 당선을 환영했다.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실은 “전화를 통해 이스라엘 안보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고 이란의 위협도 논의했다”고 전했고,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도 성명을 통해 “트럼프 당선인에게 신이 보호하시기를 바라며 당선인의 지도력 아래 미국 국민이 발전하고 번영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뜻밖에도 아프가니스탄의 극단주의 무장조직 탈레반도 7일(현지 시간) 트럼프에게 “당선을 계기로 양자 관계에 새로운 장이 열리길 바란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탈레반을 아프가니스탄의 실질적인 정부로 인정해 타국의 입장 변화를 선도해 달라는 의중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