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 최대 양식 활어산지 르포] "앞으로 보름 최대 고비, 수백만 마리 떼죽음 걱정에 잠도 못 자"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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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수온 27도, 가파르게 상승
통상 28도 넘으면 어류 앓다 폐사
적조 등 미세한 환경 변화 치명적

박완수 경남지사와 강석주 통영시장 등이 지난 7일 통영의 해상 가두리양식장을 방문했다. 통영시 제공 박완수 경남지사와 강석주 통영시장 등이 지난 7일 통영의 해상 가두리양식장을 방문했다. 통영시 제공

“더 오르면 안 되는데….”

경남권 최대 양식 활어 산지인 통영시 산양읍 앞바다. 10일 오전 10시께 해상 가두리양식장 수온계를 지켜보던 어장주가 깊은 한숨을 토해낸다.

전자식 모니터에 찍힌 온도는 27.3도. 한반도를 비켜간 제13호 태풍 돌핀이 ‘이중 열돔’을 깨뜨린 덕분에 육지의 폭염은 한풀 꺾였지만, 바다는 되레 달아오르고 있다. 저층에 깔려 있던 냉수대가 소멸한 탓이다. 냉수대는 주변보다 5도 이상 낮은 찬물 덩어리로 수온 상승을 저지한다. 덕분에 전례없는 극한 폭염에도 경남 연안은 한낮 24도 안팎을 유지했다. 그런데 지난 6일을 기점으로 냉수대가 사라지면서 수온 역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통영시가 1~2시간 단위로 제공하는 ‘스마트양식장’ 정보를 보면, 10일 오전 9시 기준 64개 관측지점 평균 수온은 26.8도다. 불과 나흘 사이 3도 가까이 올랐다. 심지어 수심 5~10m 사이 저층은 물론 한밤중이나 새벽녘에도 26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통상 양식 어류는 수온이 28도를 넘는 고수온에 장시간 노출되면 시름시름 앓다 폐사해 버린다. 지금 추세라면 임계점을 넘어서는 것도 시간문제다.

어민들은 폭염의 기세가 한풀 꺾인 육지와 달리 바다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우려한다. 서남해수어류양식수협 김성훈 조합장은 “못해도 9월 초까지는 상승세를 유지할 듯하다. 앞으로 보름 정도가 올여름 최대 고비”라며 “2년 전 악몽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단단히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더디게 달아오르는 만큼 더디게 식는 바닷물 특성상 고수온에 노출된 어장에서 폐사가 시작되면 피해는 눈덩이다. 겨우 숨이 붙은 것들도 후유증을 견디지 못해 3~4일 후 수면 위로 떠오른다. 설상가상 통영을 비롯한 경남 앞바다에서 사육 중인 양식 어류 절반 이상이 고수온에 취약한 한류성 어종이다. 전체 2억 650만여 마리 중 1억 1500만여 마리가 찬물을 좋아하는 우럭과 숭어다. 참돔, 감성돔, 돌돔 같은 돔류는 난류성이라 제법 버티지만, 이놈들 역시 30도를 웃도는 이상 고온은 버겁다.

경남 연안에서는 2012년 고수온 피해 집계 시작 이후 매년 수백~수천 마리 물고기가 떼죽음했다. 특히 2024년 여름은 2640만 마리가 폐사해 최악의 해로 기록됐다. 지난해도 383만 마리가 고수온 피해를 봤다. 올해도 하동과 남해 앞바다를 중심으로 고수온 추정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현재까지 집계된 신고량은 숭어와 강도다리 5만 1000여 마리다. 통영에서도 저수심 해역 양식장에서 매일 50마리 미만 소량 폐사가 확인되고 있다.

힘겹게 고수온 위기를 넘겨도 어민들의 잠 못 이루는 밤은 계속될 전망이다. 펄펄 끓는 바다에서 이미 지칠 대로 지친 상태에선 미세한 환경 변화도 치명적이다. 실제 작년 여름 30도를 넘나드는 고수온이 한 달 넘게 지속되다 뒤늦게 적조가 덮치면서 309만 마리가 추가로 줄폐사했다. 경남에서 대규모 적조 폐사 피해가 발생한 건 꼬박 6년 만이다. 공식 집계가 시작된 1995년 이후 2013년 2500만여 마리로 정점을 찍은 뒤 2019년을 끝으로 지난해까지 5년간은 피해가 없어 안심하던 찰나 직격탄을 맞았다.

통영시는 황토와 액상 산소 등 방제장비를 갖추고 위험이 해소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기로 했다. 강석주 통영시장은 “철저한 사전 준비와 신속한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피해 최소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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