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부터 부는 총선 바람… 한동훈 현수막에 ‘신경전’
덕천천 예산, 서로 “유치했다”
총선 주도권 잡으려 여야 견제
정명희 중심 구의원들 힘 모아
박성훈·박민식도 보폭 넓혀
무소속 한동훈 의원. 연합뉴스
2028년 총선을 1년 8개월여 앞두고 지역 주도권을 거머쥐기 위한 경쟁이 부산 북구에서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무소속 한동훈(북갑) 의원이 지역 현안 사업이 해결됐다는 취지의 현수막을 내걸자 더불어민주당 지방의원이 이를 비판하고, 국민의힘 광역의원이 다시 반박하는 등 현수막에서 불거진 신경전이 총선 전초전으로 번지고 있다. 여기에 북갑을 중심으로 박민식 전 의원도 활동 재개 움직임을 보이면서 북구가 또다시 부산을 넘어 전국 최대의 격전지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10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한 의원은 최근 북구에 ‘악취 없는 덕천천, 변화가 시작됩니다. 덕천천 악취 저감 시범사업 시행’이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를 두고 지난 주말 민주당 소속 북구의원들이 공세에 나섰다. 덕천천 악취 저감 사업비 3800만 원이 전액 북구 예산인데도 한 의원과 해당 지역구인 국민의힘 김효정 시의원이 사업 예산을 확보했다고 홍보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김 의원이 직접 나서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김 의원은 “제9대 부산시의회 당시 구청 요청으로 다른 사업에 시비를 지원하는 대신 그에 상응하는 구비를 덕천천 사업에 투입하기로 북구와 협의한 것”이라며 “사업 제안도 저와 구의원이 한 것”이라고 민주당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직격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번 공방을 단순한 예산 출처 논쟁보다 2028년 총선을 앞둔 주도권 경쟁의 성격이 짙다고 본다. 현재 갑을로 나뉜 북구 선거구는 인구 감소로 차기 총선에서 하나로 합쳐질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진다. 이에 최근 갑을 간 경계를 넘어 상대를 견제하고 지역 내 입지를 넓히려는 움직임이 여야를 막론하고 감지된다.
현재 유력한 총선 주자가 없는 민주당에서는 정명희 북구청장을 중심으로 향후 구도가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 정 구청장은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경쟁력을 확인한 데다 지역 내 높은 인지도와 탄탄한 기반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북구에서 오랫동안 지역 기반을 다진 전재수 부산시장처럼 지역 밀착형 정치인이 강세를 보여왔다는 사실도 정 구청장의 강점으로 손꼽힌다.
이에 정 구청장과 가까운 구의원들의 이번 공세를 향후 총선 구도까지 염두에 둔 ‘한동훈 견제’로 보는 해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다만 총선에 나서려면 임기 도중 구청장직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점은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한다.
민주당에서는 하정우 북갑 지역위원장이자 전 AI미래기획수석이 차기 총선 후보군으로 거론됐지만 최근 지역 활동이 뜸해지면서 북구 출마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노기섭 전 시의원 역시 후보군으로 이름이 오르내린다.
보수 진영의 경쟁은 더욱 복잡하다. 재선을 노리는 무소속 한동훈 의원과 북을 현역인 박성훈 의원, 북갑 조직위원장인 박민식 전 의원 등이 잠재적인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박 전 의원은 지난 주말 주민들에게 안부 문자를 보내는 등 지역 활동 재개에 나섰으며 이를 계기로 보폭을 넓힐 것으로 전망된다. 박 전 의원은 조만간 지역구에 변호사 사무실을 개소하고 지역 접점을 점차 늘려갈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원 역시 지역구 활동과 함께 부산 국민의힘 의원들과 행보를 넓혀가고 있고, 박성훈 의원도 지역 활동을 늘리며 기반 다지기에 나섰다.
차기 총선까지 1년 8개월가량 남았지만 북구 정치권의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선거구 통합 여부에 따라 기존 정치 지형이 한꺼번에 재편될 수 있어 지역 현안을 둘러싼 정치권의 신경전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에 이번 보궐선거에 이어 2028년 총선에서도 북구가 부산 정치권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