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원, 이란 전쟁 중단 결의안 통과… 트럼프 압박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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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 결의안… 10번 만에 통과
공화 4표 이탈, 전쟁 지속 우려
트럼프 "의미도 없는 표결" 힐난
전쟁 자금 확보 국방부 계획 차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 방문 일정을 마치고 23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으로 돌아왔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 방문 일정을 마치고 23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으로 돌아왔다. AP연합뉴스

미국 연방 상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권한을 제한해 대이란 군사행동 재개를 막는 결의안을 10번째 시도 끝에 통과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타이밍도 나쁘고 의미도 없는 전쟁권한법 표결을 통과시켰다”며 상원을 강하게 비난했다.

23일(현지 시간) 상원은 찬성 50표, 반대 48표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전쟁 재개를 막는 결의안을 가결했다.

표결에서는 여당인 공화당에서 수전 콜린스(메인), 빌 캐시디(루이지애나), 리사 머코스키(알래스카), 랜드 폴(켄터키) 의원 등 4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이들은 모두 트럼프 대통령과 사이가 좋지 않은 인사들이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존 페터먼(펜실베이니아) 의원이 반대표를 냈다. 여기에 최근 병원에 입원한 미치 매코널(켄터키) 의원 등 공화당 의원 2명이 본회의에 불참하면서 결의안 통과가 성사됐다.

이번 표결은 그동안 공화당 의원 대다수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된 끝에 10번 만에 이뤄졌다. 결의안 통과는 상징적인 성격이 강하고 법적 효력을 두고도 해석이 엇갈리지만, 앞서 하원에서도 이달 초 같은 취지의 결의안이 통과된 바 있다.

이번 결의안 통과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접근법을 둘러싸고 여야 모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모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후속 협상에 돌입했지만, 미국이 이란의 약속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양보를 했다는 비판이 여당 내부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공화당 의원 대다수는 결의안에 반대했다. 공화당 제임스 리시 상원 외교위원회 위원장은 표결에 앞서 “이번 결의안이 아무 효력이 없을 것이고 미국의 대이란 협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며 “통과된다면 이란은 협상장에서 그냥 일어나 나가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상원 공화당 의원들은 계속해서 미국 국민 대신 트럼프 편을 들었다”며 “트럼프의 역사적 실책에 대한 대가를 미국인들이 치렀다”고 비판했다.

결의안은 의회의 승인 없이 이란에 대한 추가 적대행위를 이어갈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973년 전쟁권한법에 따른 결의안으로, 해당 법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하원을 통과한 결의안을 존중해 향후 군사 행동을 조정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역시 전쟁 장기화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휴전 국면에서 최종 합의를 끌어내는 후속 협상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결의안 통과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타이밍도 나쁘고 의미도 없는 전쟁권한법 표결을 통과시켰다”며 상원을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란은 무너지기 직전이고 우리에게 사실상 무엇이든 내주려 하고 있으며, 수십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과 그 대통령인 나를 존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표결을 두고 “세계 최고의 테러지원국에 ‘미국은 내가 그들에게 하는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으니 멈춰야 한다’고 말한 것이며 그렇게 해서 적에게 원조하고 위안을 베푸는 셈”이라고 힐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소속 패배자 4명이 멍청한 민주당에 동조해 투표했다”며 “이들 상원의원이 방금 내 일을 더 어렵게 만들었지만 나는 어떻게든 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결의안으로 상원 내 부정적 여론이 확인되면서 의회에서 800억 달러의 전쟁 자금을 확보하려던 미국 국방부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이번 주 의회를 찾아 예산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이 적절한 시점에 이란 핵 시설 관련 현장에 투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이 IAEA 핵사찰을 수용했다는 미국 발표를 부인하는 상황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사찰 재개를 기정사실화하며 이란 측 입장을 거듭 반박했다. 이란이 IAEA 사찰을 거부할 경우 협상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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