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앞다퉈 중동 돌며 전방위 접촉
미 국무장관, 중동 3개국 방문
MOU 이행에 적극 협조 당부
이란도 오만·파키스탄 등 찾아
이란 측 협상 수석 대표인 모하마드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 EPA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종전 이행을 위한 첫 고위급 회담을 마치자마자 즉각 중동 곳곳을 돌며 전방위 접촉에 나섰다. 중동 정세와 맞물린 쟁점에서 주변국을 포섭하고 유리한 고지를 잡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22일(현지 시간)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오는 23~25일 사흘간 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바레인 등 중동 지역 3개국을 방문한다. 루비오 장관은 이번 방문에서 최근 체결된 미·이란 종전 양해각서(MOU) 이행 방안과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안전 문제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특히 루비오 장관은 바레인에서 아라비아반도 6개국 협의체인 걸프협력회의(GCC) 측과 만나 역내 공동 관심사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미 국무부가 전했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MOU 체결에 합의한 후 미국 측 고위급 인사가 중동 지역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은 이를 통해 역내 우방국과의 결속을 과시하는 한편, MOU 이행 과정에서 걸프 지역 국가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 소식통은 미국이 향후 이란의 탄도미사일 위협과 대리 세력 지원 등 민감한 안보 현안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GCC가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CNN에 전했다.
이란 측 협상단도 고위급 합의가 끝나자마자 주변국과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 이란 측 수석 대표를 맡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현지 시간으로 22일 오만을 방문해 호르무즈해협 통항 문제를 논의했다. 이란 국영 매체는 이들이 “호르무즈해협의 새로운 해상 감시 규약(프로토콜)을 공식화하기 위해 오만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23일 파키스탄을 국빈 방문해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해외 순방에 나선 것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양측은 종전 MOU 발효 이후 지역 상황과 향후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파키스탄 외교부가 전했다.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빈 자심 알 타니 카타르 총리 겸 외교장관은 이날 알자지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역 안보를 논의하기 위한 다음 단계로서 걸프 지역 회담을 개최하기 위한 준비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알 타니 총리는 “이란이 전쟁 기간 우리와 우리의 형제들(주변 걸프국들)을 향해 했던 행동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도 향후 이란이 주변 국가들과 협력하며 “높은 수준의 신뢰”를 구축하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