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일극 체제 맞서 균형 발전 '신호탄'… 정치 지형 변화에 '흔들'
부울경 행정통합 추진 과정
2022년 국내 최초 메가시티 출범
정권·광역단체장 교체 동력 시들
더불어민주당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시장·도지사 후보가 14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해양수도 부울경 메가시티 공동출정식'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상욱 울산시장 후보,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 연합뉴스
부산·울산·경남 통합은 수도권 일극체제에 대응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2019년 당시 김경수 경남지사 제안으로 ‘부산·울산·경남 특별연합(부울경 메가시티)’이 추진됐고, 문재인 정부는 부울경 메가시티를 균형 발전 정책의 핵심으로 여겼다. 당시 김 지사와 송철호 울산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는데, 국민의힘 소속인 박형준 부산시장도 초당적으로 협력했다.
긍정적으로 논의를 이어간 부울경 광역단체장들은 2021년 7월 ‘부울경 특별지방자치단체’ 합동추진단 개소식을 열었다. 전국 최초로 특별지자체 출범을 위한 실무 기구가 공식적으로 가동된 순간이었다.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2개 이상 지자체가 특정 목적을 위해 공동으로 광역적 사무를 처리할 수 있는 법적 요건도 갖춰졌다.
결국 2022년 4월 국내 최초의 특별지자체인 ‘부울경 메가시티’가 출범했다. 특별연합이라는 특별지자체를 거쳐 행정통합으로 가는 단계적 통합이 향후 목표였다. 2040년까지 부울경 인구를 1000만 명까지 늘리고, 지역내총생산(GRDP)도 275조 원에서 491조 원으로 늘리겠다는 구상도 있었다.
하지만 2022년 6월 지방선거 이후 ‘부울경 메가시티’는 동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경남과 울산 광역단체장이 국민의힘 소속으로 바뀌었고, 박형준 부산시장은 계속 추진 의사를 보였지만, 박완수 경남지사와 김두겸 울산시장은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다. 부산으로 인구와 자원이 쏠리는 ‘빨대 효과’를 우려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결국 3개 시도 광역의회는 특별연합 규약안을 잇따라 폐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2023년 2월, 국내 1호 메가시티 실험은 공식적으로 중단됐다.
대신 부산과 경남은 박 지사의 제안으로 행정통합을 공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양 시·도는 통합 논의를 이어가는 가운데 2023년 7월 ‘부울경 초광역 경제동맹’을 출범시키고, 1호 핵심 사업인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의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를 지난해 7월 관철시켰다. 다만 행정 통합 논의는 속도를 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이재명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지방선거 전 행정통합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이 문제가 다시 정국 현안으로 급부상했다. 이재명 정부는 5개 초광역권과 3개 특별자치도를 뜻하는 ‘5극 3특’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행정통합을 추진하고 있고, 6·3 지방선거에서 전남·광주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을 선출하기로 했다.
그러나 박 시장과 박 지사는 정부의 통합 드라이브를 지방선거를 겨냥한 정략적 시도라고 반발하면서 오는 2028년 주민투표를 통해 통합 단체장을 뽑겠다는 대안을 제시하면서 맞섰다. 이어 14일 그 동안의 논의 내용을 총망라한 ‘경남부산통합특별시 설치 및 경제·산업수도 조성을 위한 특별법’(이하 경남부산통합특별법)제정을 국회를 통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 전재수·김상욱·김경수 부울경 시·도지사 후보는 국민의힘 부울경 시·도지사의 메가시티 무산 책임론을 거듭 제기하면서 이날 ‘부울경 해양 수도 메가시티’ 재추진을 공식 천명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