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구 열수송관 파열, 수리는 이틀 뒤에야…고유가 시대에 에너지 ‘줄줄’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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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파열된 열 수송관을 복구하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김동우 기자 friend@ 지난 13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파열된 열 수송관을 복구하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김동우 기자 friend@

부산 해운대구 한 아파트에서 열 수송관이 파열돼 고온의 온수가 이틀간 대량으로 유출됐다. 즉각 복구가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주민 불편 우려로 공사가 지연되면서 결과적으로 낭비된 물과 에너지 규모가 커졌다.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 상황 속에 부산환경공단과 아파트 측의 대응이 안일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14일 부산환경공단(이하 공단)에 따르면 지난 11일 낮 12시 30분 해운대구 A 아파트에서 열 수송관 파열이 의심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해당 열 수송관은 섭씨 85~105도의 중온수를 해운대구 좌동 그린시티(신시가지) 일대에 공급해 각 가정의 난방과 온수 사용을 가능하게 하는 설비다. 이 온수는 해운대 소각장에서 발생한 폐열을 활용해 생산된다.

A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파열된 열 수송관에서 흘러나온 물로 아파트 기계실이 일부 침수됐고, 수압 탓에 건물에 균열이 생기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현재 공단은 정확한 누수량을 확인하고 있다.

공단의 조사 결과 실제로 배관 아래 용접부에 약 15cm 크기의 파열이 확인됐다. 하지만 공사는 파열이 확인된 지난 11일 당일 바로 시작되지 못했다. 공단 측에서는 즉각 작업에 나설 것을 제안했지만, 아파트 측이 난색을 보이면서다. 당시 공단은 주말에도 즉시 공사에 착수할 수 있는 인력과 시스템은 갖춘 상태였다.

A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주말이라 집에 머무는 주민들이 많아 갑작스럽게 공사로 온수 공급이 중단되면 불편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며 “혼란을 줄이기 위해 사전 공지도 필요했고, 입주자대표회의와 논의를 거쳐 부득이 월요일에 공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결국 복구 공사는 신고 접수 이틀 뒤인 지난 13일에야 시작될 수 있었다. 주말 내내 열 수송관에서 누수는 이어졌고, 작업이 시작된 13일 오전에도 우수 맨홀 바깥으로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수증기를 목격할 수 있었다.

일부 입주민 사이에서는 공단과 관리사무소의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복구 공사 지연은 중동 전쟁 영향으로 고유가가 지속되고 차량 5부제 등 국민적 고통 분담이 이뤄지는 상황에 역행한다는 것이다.

이 아파트 한 입주민은 “토요일 밤에 산책을 하는데 김이 펄펄 나는 온수가 우수관으로 넘치듯 흐르고 있었다”며 “지금처럼 에너지 절약이 필요한 시기일수록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파열된 열 수송관을 복구하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김동우 기자 friend@ 지난 13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파열된 열 수송관을 복구하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김동우 기자 friend@

공단은 약 30년 전에 설치된 배관이 노후화했고, 이후에 들어선 아파트와 지하 암석 등이 가한 압력 때문에 용접부가 파열된 것으로 보고 있다. 공단은 지난 13일 오전부터 복구 작업을 진행해 14일 오후 3시께 배관 교체 작업이 마무리했다.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A 아파트에 온수 공급이 일시적으로 중단되기도 했다.

공단은 공사 부지 되메우기 등 마무리 작업이 15일에 진행할 예정이다. 배관 파열로 인한 공급 온수가 누수된 경우 공단 측의 과실로 책정돼 아파트 단지에 요금이 추가로 부과되지는 않는다.

공단 관계자는 “평소에도 노후 배관의 파열 조짐 등을 미리 발견하기 위해 열화상 카메라가 장착된 차량 등으로 순찰하고 있지만 모든 사고를 방지하기엔 어려움이 있다”며 “에너지 위기 상황을 감안해 앞으로 유사한 사고 때 최대한 빨리 복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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