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예방 전문인력, 수도권 15명일 때 지역은 단 1명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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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개입팀 종사자 확보 비율
서울 100%, 경기 88% 비교해
부울경은 20% 훨씬 밑돌아
지역, 4명 중 1명 반년 새 이탈
정신 응급 체계 양극화 뚜렷
“격무·처우, 복합 원인 개선을”

울산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와 울산시는 주민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하는 ‘찾아가는 마음안심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울산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와 울산시는 주민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하는 ‘찾아가는 마음안심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자살 소동 등 응급현장의 최일선을 지탱하는 위기개입팀(부산일보 3월 24일 자 2면 등 보도)의 전문요원 확보율이 서울 등 수도권과 지방에 따라 최대 15배까지 벌어지며 정신응급 대응 체계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지방 기피와 열악한 처우, 수련 기관의 수도권 편중이 맞물리며 지역 간 안전망의 불균형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부산일보〉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미애 의원실을 통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위기개입팀 종사자 현황’에 따르면, 2024년 12월 기준 24개 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요원 중 정신건강전문요원 자격 보유자는 61명으로 전체 197명의 31%에 불과하다. 정신건강전문요원은 관련 분야 전문지식을 갖추고 수련기관을 거쳐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자격을 인정받은 인력으로, 전문성에 따라 임상심리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작업치료사 등으로 구분된다.

지역별 전문성 격차는 심각한 수준이다. 인력 전원이 전문 요원인 서울(11명)이나 경기(17명 중 15명, 88.2%)와 달리, 지방은 전문 인력 공백이 두드러졌다. 대구와 충북 광역센터는 전문 요원이 전무하며, 울산(13명 중 1명)·충남(9명 중 1명)·전북(12명 중 1명)·강원(6명 중 1명) 등 대부분의 지역이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부산과 경남 역시 각각 15.4%(13명 중 2명)와 20.0%(20명 중 4명)에 불과해 수도권과 큰 차이를 보이며 지역 간 안전망 격차를 드러냈다. 부산은 최근 전문요원이 1명으로 줄어들며 수도권과 극명한 대비를 보였다. 대구는 현재 전문요원 2명을 충원한 상태다.

인력 구조의 불안정성도 한계치에 도달했다. 2024년 12월 기준 전국 광역센터 요원 197명 중 62%인 122명이 경력 3년 미만의 인력으로 채워졌다. 1년 미만 신입 요원만 29%인 57명에 달했다. 당시 서울과 부산, 세종, 충북 등 4개 지역은 3년 이상 경력자가 단 1명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방은 요원 4명 중 1명이 반년 만에 현장을 떠나는 ‘회전문 근무’가 고착화하면서, 자살 예방의 핵심인 응급대응 체계가 숙련도 낮은 신입들의 사투장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본보가 확보한 ‘2025년 1~6월 전국 위기개입팀 입퇴사자 현황’을 보면, 해당 기간 전국 17개 광역센터 위기개입팀에서만 50명이 퇴사하고 62명이 새로 입사했다. 평균 현원(182명) 대비 퇴사자 비율은 약 27.5%로, 반년 만에 요원 4명 중 1명이 짐을 싼 셈이다. 위기개입팀을 운영하는 기초 단위 기관(26곳)으로 범위를 넓히면 총 62명이 퇴사하고 78명이 입사해 극심한 인력 부침을 보였다.

이는 지방 기피와 야간 격무, 처우 부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부산 위기개입팀 관계자는 “전문요원 지원 자체가 적고 야간 격무와 개인 사정 등으로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며 말을 아꼈다. 울산 위기개입팀 요원은 “신분은 불안정하고 처우는 열악해 사명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현장은 신입 요원들을 계속 교체하는 소모전의 연속”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전문요원 수련 기관의 수도권 편중은 지방 위기개입팀의 인력난을 심화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지목된다. 현재 전국 326개 정신건강전문요원 수련기관 중 47.5%인 155개 기관이 수도권에 쏠려 있다. 부산 26곳, 울산 5곳, 경남 9곳을 합해도 서울 67곳보다 적다. 지방은 수련 과정 자체가 부족하다 보니 전문 인력을 자체 수급하기 어렵고, 수도권에서 배출된 인력은 열악한 지방 근무를 기피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양극화가 거주 지역에 따라 보호받을 권리가 달라지는 ‘정신응급 안전망의 불균형’을 초래한다고 경고한다. 숙련도 낮은 요원이 상황을 오판해 강제 입원을 강행할 경우 인권 침해나 불법 구금 시비에 휘말릴 소지가 크고, 반대로 판단 착오로 적기 입원을 놓치면 제2의 안인득·서현역 사건과 같은 비극이 되풀이될 수 있어서다.

경남대 엄태완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출동·상담 횟수 등 정량적 성과에만 치중하는 현재의 평가 체계와 열악한 처우를 방치한다면 지방 위기대응 체계의 붕괴를 막기 어렵다”며 “지방에서도 전문 인력을 자체적으로 양성하고 공급할 수 있도록 수련 기관을 대대적으로 확충하고 현장 인력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정부 차원의 구조적 결단이 시급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위기개입팀 인력 충원, 인건비 단가 인상 등 처우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현장 여건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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