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변수 많은 2025 대학 입시, 기회도 그만큼 많다
의대·간호대 증원, N수생 급증
수능 난이도 예측도 쉽지 않아
의대 비롯 최상위권 결과 따라
대규모 연쇄 이동 뒤따를 수도
공대·자연대 입시에도 큰 영향
달라진 양상에 맞춰 전략 짜야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4일 치러지면서 올해 대학입시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올해 대입은 의대·간호대 증원과 무전공전형 확대, N수생 증가 등 대형 변수가 겹치면서 예년과는 다른 입시 결과가 예상된다. ‘예비 수능’으로 불리는 6월·9월 모의평가의 난이도도 냉탕과 온탕을 오가면서 난도 예상도 어려운 상황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변수가 많은 입시인 만큼 수시모집은 물론 정시모집도 입시 전략을 잘 짠다면 기대 이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의대·간호대 증원, 상위권에 영향
2025학년도 수능에는 전국에서 총 52만 2670명이 응시한다. 전체 응시생 수는 지난해보다 1만 8082명 늘었다. 특히 재수생을 포함한 N수생은 16만 1784명으로, 2004학년도 수능 이후 가장 많다. 전체 응시생 중 N수생의 비중은 31%로 지난해(31.7%)보다 0.7%포인트(P) 줄었다.
N수생이 올해 급증한 것은 27년 만에 늘어난 의대 정원이 큰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지난해까지 3058명이던 의대 정원을 4567명으로 1509명 늘렸다. 재수생 등 N수생들은 지난해보다 의대 모집 정원이 50% 가까이 늘면서 의대 진학 도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입시 업계에서는 최근 의대 증원 여파가 지속되면서 현재 의대 재학생 중 상당수가 ‘의대 갈아타기’를 위해 수능 응시 원서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의대 입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최상위권과 상위권 학생 입시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간호대 모집 정원 역시 지난해보다 1000명 늘었다. 의대와 간호대는 자연계열 최상위권과 중상위권 학생들이 선호하는 계열로 자연계열 입시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공대와 자연대 입시 성적은 다소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능 난이도 맞춤 입시 전략 필요
올해 수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초고난도 문항인 ‘킬러 문항’ 배제 원칙이 적용됐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 6월과 9월 치러진 모의평가에서 초고난도 문제를 출제하지 않고, 수능 변별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6월 모평은 국어·수학·영어 모두 ‘불수능’으로 평가받은 2024학년도 수능과 비슷하게 어렵게 출제됐다. 반면 9월 모평은 주요 영역이 모두 쉽게 출제돼 ‘물수능’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입시 전문가들은 올해 난도가 9월 모평보다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변별력을 주기 위해 단순한 어려움 이상으로 어려울 가능성도 있다”며 “수험생 입장에서는 마음을 대범하게 먹고 시험에 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입시 업계에서는 올해 수능 난도에 따라 수시모집은 물론 정시모집의 양상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본다. 수능 난도가 높을 경우 의대를 비롯한 주요 상위권 대학·학과가 수시모집에서 정해둔 수능 최저 등급을 충족하지 못해 수시모집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속출할 수 있다. 이 경우 의대에 복수 지원한 학생들의 연쇄 이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의대 지원 학생들의 대규모 이동은 타 대학·학과 수시모집 결과와 수능 이후 진행되는 정시모집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수능을 마무리한 뒤 대응 전략을 잘 마련해 남은 수시모집 전형과 정시모집에 원서를 낸다면 예상 밖의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