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개입 핵심 명태균 폭로’ 강혜경 “검찰 믿는다”
창원지검 출석 “진실 꼭 밝혀질 것”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에 대해 폭로한 강혜경 씨가 23일 창원지검에 출석했다.
강 씨는 이날 오전 10시께 창원지검 현관 앞에서 취재진을 만나 “조사 성실하게 잘 받고 오겠다”면서 “대한민국 검사를 믿고 있기에 진실이 꼭 밝혀질 것이라 믿는다”며 짧은 입장을 전했다. 그는 ‘김 여사에게 (김영선 전 의원)공천을 받아주겠다고 한 것은 사기 진작과 격려 차원이었다’는 명 씨의 주장이 사실이냐는 질문에 “아닙니다”라고 답했다. 다른 질문에 대해서는 “죄송합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강 씨는 지난 대선 때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윤 대통령에게 불법 여론조사를 해준 대가로 국민의힘 김 전 의원이 2022년 6월 보궐선거 공천을 받았고, 공천 과정에 김 여사가 개입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는 명 씨가 운영한 것으로 알려지는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 부소장으로 근무하다가 김 전 의원 회계책임자와 보좌관을 지냈다.
경남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해 12월 김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였던 강 씨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 김 전 의원과 명 씨 등 5명을 수사 의뢰한 바 있다. 당시 검찰은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도 있을 것으로 보고 내사를 펼쳤지만, 이는 공소시효 만료(6개월)로 최근 종결 처리됐다.
검찰은 강 씨가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통해 김 전 의원이 창원의창 선거구에서 당선된 뒤 같은 해 8월부터 25차례에 걸쳐 9031만 6000원을 명 씨에게 건넨 정황을 포착, 자금 흐름과 대가성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또 이 돈이 지난 4월 열린 총선과 연관성이 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명 씨와 김 전 의원, 강 씨의 자택 등 5곳을 압수수색하고 통화 녹음 파일 등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강 씨가 김 전 의원·명 씨 등과 통화를 녹취한 파일은 수천 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수사를 맡고 있는 창원지검은 최근 대검찰청과 부산지검에서 선거사범 및 정치자금 위반 관련 수사 경험이 많은 검사를 1명씩 파견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 자세한 혐의 내용을 알려 줄 순 없다”고 말했다.
앞서 명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빌려준 돈 6000만 원 돌려받는 것도 문제가 되냐”, “미래한국연구소는 제 소유 회사가 아니다”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