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 금정, 막판 유세에 건네진 격려와 선물… 여도 야도 “우리가 승리”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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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지 금정 선거운동 마지막 날 표정

민주, 약한 조직력 무박 2일 유세로 만회
국힘, 시의원에도 동원령 긴장감 속 행군
한 표가 아쉬워 공식 운동 끝까지 발 동동

10·16 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15일 부산 금정구 도시철도 1호선 구서역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김경지 후보가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왼쪽). 같은 날 금정구 장전동 대한노인회 금정구지회 앞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윤일현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종진·정종회 기자 jjh@ 10·16 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15일 부산 금정구 도시철도 1호선 구서역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김경지 후보가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왼쪽). 같은 날 금정구 장전동 대한노인회 금정구지회 앞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윤일현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종진·정종회 기자 jjh@

“기호 1번, 김경지 잘 부탁드립니다!”

“기호 2번, 윤일현 후보입니다!”

15일 부산 금정구 장전동 부산대 정문 앞을 붉고 푸른 점퍼 차림의 운동원들이 잰걸음으로 오갔다. 2인 1조로 짝을 지은 이들은 거리에서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거나, 도시철도 역사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스팟을 차지하고 구호를 외쳐댔다. 10·16 금정구청장 보궐 선거를 하루 앞둔 금정구의 선거 분위기는 갑작스러운 소나기에도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무박 2일 유세에 지지자 감동

더불어민주당 김경지 후보는 하루 전 48시간 동안 ‘무박 2일’ 철야 유세를 시작했다. 선거를 앞두고 마지막 젖먹던 힘까지 짜낸다는 기세다. 14일 밤에는 후보 이름을 LED 점퍼를 입고 밤비를 맞으며 서동에서 열정적인 유세를 펼쳤다. 김 후보는 “변화에 대한 기대감과 열기가 예전 선거와는 사뭇 다르다”면서 “이번 만큼은 금정구 유권자들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을 투표권으로 행사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확신했다. 지난 밤 철야 유세 중 지지자 한 사람이 ‘비가 내려서 감전 위험도 있으니 이제 그만 귀가하라’는 말을 건네서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고도 했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상대적으로 약한 조직력을 지역위원장들로 채우고 있다. 부산의 지역위원장들이 도시철도역 1호선 역사를 맡아 지지 유세를 진행 중이다. 그 사이 김 후보는 주로 부산대와 서동 등 상가와 먹자골목 위주로 거리를 훑어내리는 골목 유세를 펼치고 있다.

민주당 캠프 장성기 수행실장은 야당 후보자를 보고도 적대시하기보다는 셀카 찍자는 사람이 너무 많아 당원들도 놀라고 있다고 전했다. ‘보수의 철옹성’이라는 금정구에서 벌인 민주당 유세치고는 훈훈한 분위기가 연출된 탓이다. 그는 “다소 부담이 적은 보궐선거라고는 하지만 여러 번 치러본 선거 중 이번 선거는 유독 분위기가 특이하다”면서 “시내버스 창밖으로 엄지를 치켜세우며 지지를 표하는 유권자들도 늘었다”고 전했다.

15일 오전부터 금정구 아파트 단지를 돌던 김 후보의 유세단은 오후 갑작스럽게 쏟아진 비에 일정이 다소 꼬였다. 그러나 김 후보는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구서역 1번 출구에서 최종 유세를 펼친 후 자정까지 동네 유세를 돌며 공식 선거운동을 마무리했다.

■강당 가득 울려퍼진 뜨거운 지지

국민의힘 윤일현 후보는 새벽 산악회 인사를 시작으로 공식선거 운동 마지막 날 일정을 시작했다. 마지막 기력을 끌어모아 출근길 인사와 장애인 체육대회 방문을 마치고 윤 후보가 찾은 곳은 장전동 한 노래교실. 선거법에 따라 선거용 점퍼를 벗고 와이셔츠 차림으로 강당에 들어선 윤 후보에게 수강생들의 환호가 쏟아졌다. 현장에서 윤 후보를 만난 한 지지자는 “내가 목욕탕이고, 경로당이고 돌아다니면서 다 윤 후보 자랑을 하고 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윤 후보는 이들 수강생들 앞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금정구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온 준비된 후보만이 당장 모레부터 금정구청에 출근해서 제대로 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면서 “다른 후보도 훌륭한 분이지만 제가 그분을 금정구에서 뵌 지는 몇 년 되지 않는다”며 금정구 토박이임을 강조했다.

인사를 마치고 나온 윤 후보는 대한노인회 금정구지회로 걸음을 돌렸다. 자리를 떠나려는 윤 후보와 선거운동원 앞으로 지지자가 멈춰서더니 승용차 트렁크에서 단감을 꺼내 선물하며 응원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거리로 나오면 이렇게 반응이 뜨거운 데 어째서 여론조사는 박빙이라고 나오는지 연유를 모르겠다”며 웃었다.

그러나 금정구청장 재보궐 선거가 양당 간의 최종 승부처로 떠올라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바짝 긴장한 상태다. 시의원까지 저녁 유세에 동원령이 내려질 정도로 막판까지 호흡을 늦추지 않고 있다. 선거 베테랑인 금정구 백종헌 국회의원은 간밤에 서동 일대에서 막판 보수세가 결집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며 자신했다. 백 의원은 “유권자들이 서울발 악재 뉴스에 여당을 많이 미워했던 건 사실”이라면서도 “이 약, 저 약 써봐도 차도가 없던 병세가 사나흘 전부터는 달라진 느낌을 받는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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