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 리무진 적자 대책 없이 사업자 공모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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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정면허 모집 공고 나서
경영난에 기존 업체 7월 폐업
“업체가 수익 창출 방안 찾아야”
새 업자 유인책 없어 난항 예상

부산 강서구 김해공항에 정차 중인 공항리무진버스. ㈜태영공항리무진 제공 부산 강서구 김해공항에 정차 중인 공항리무진버스. ㈜태영공항리무진 제공

김해공항과 부산 시내를 오가며 승객들을 실어 나르던 리무진 버스 회사가 폐업한 지 3개월 만에 부산시가 신규 사업자 모집 공고에 나선다. 김해공항 이용객들의 편의 증진을 위해 공모에 나선 것인데, 신규 사업자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일 만한 유인책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전 사업자가 적자 누적으로 폐업해 운영을 중단한 만큼 공항리무진 버스 이용률과 접근성 개선 등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부산시는 16일 공항리무진 버스 한정면허 모집 공고를 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시는 올해 7월 공항리무진버스 운송사업자였던 (주)태영공항리무진이 폐업하면서 축소된 김해공항 대중교통 선택권을 확대하고 공항 이용 승객 수하물 적재 문제와 김해공항 교통난 해소를 위해 공항리무진 버스 운영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판단, 모집 공고에 나섰다.

시는 김해공항~해운대~동부산 관광단지(운행 대수 6대, 예비 1대), 김해공항~서면(운행 대수 3대) 등 2개 노선을 30인승 미만 리무진 버스로 운영할 생각이다. 한정면허는 4년으로, 이달부터 신규 사업자를 찾아 2025년 상반기 운행에 들어가겠다는 게 시 목표다.

시가 공항리무진 버스 운영 사업자 찾기에 나섰지만 신규 사업자가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나타나더라도 버스를 영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지에도 의구심이 제기된다. 시는 신규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수익 창출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다.

시는 또 이번 공모에서 신청자나 적임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사업 규모와 보조금 지급 등 신청 자격을 완화해 재공모에 나설 방침이다. 이런 방침에도 16년 동안 공항리무진 버스를 운영한 태영공항리무진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크다. 태영공항리무진도 적자 누적으로 사업을 포기했고 버스 기사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신규 사업자를 끌어들일 유인책 등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낮은 공항리무진 버스 이용률은 또 다른 문제다. 부산~김해 경전철 등 대체 교통수단이 있고, 통상 리무진 버스가 다른 교통수단보다 가격이 비싸 이용률이 떨어진다는 게 공항 이용객들의 설명이다. 공항리무진 버스가 유지되려면 주민들도 자주 이용이 가능하도록 이용률을 높이고, 교통 접근성 개선도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로는 신규 사업자가 나타나도 운행 중단 등 이전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동의대 여호근 호텔컨벤션경영학과 교수는 “리무진 버스를 운영할 사업자가 나타난다면, 당분간 사업자를 지원하는 것이 복잡한 문제를 단기적으로 해결할 방법일 것”이라며 “리무진 버스를 주로 탔던 고객층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형태의 이용객 지원 방안도 찾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시는 공항리무진 버스가 준공영제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당장 재정 지원은 힘들다는 입장이다. 다만, 시는 향후 재정 지원 여부에 대해서 검토 단계이고 이에 대한 예산 확보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이전 사업자가 오래 공항리무진 버스를 운행했기 때문에 사업에 참여하고 싶었던 신규 사업자가 있을 수 있어 모집 공고를 내고 기다려 볼 것”이라며 “이용률을 고민해서 노선을 선정했고 사업자가 나타난다면 구체적인 논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공항리무진 버스를 운영했던 태영공항리무진은 누적된 적자를 견디지 못해 폐업했다. 이 회사는 부산~김해경전철 개통과 자차 이용 증가, 코로나19 여파, 저렴한 공항 주차장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적자에 시달렸다. 2018년 50만 5158명을 기록한 공항리무진 승차 인원은 지난해 9만 301명까지 줄었다. 사업자는 부산시에 운영 정상화를 위한 지원을 요청했지만, 절충안을 찾는 데 실패했다. 시는 신규 사업자가 나타나기 전까지 도심 고속형 급행버스 2029번을 긴급 투입해 운영 중이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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