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대 앞두고 충돌한 윤-한, 재보선 뒤 접점 찾을까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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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에도 김건희 여사 ‘한남동 라인’ 두고 친윤-친한 갈등
친한 “김 여사 라인 없다는 대통령실, 손바닥으로 하늘 가려”
재보선 앞두고 여론 비판 비등한 대통령실과 차별화 전략 깔려
금정 비롯한 재보선 승패 따라 갈등 향배 갈릴 듯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에서 '세계로 열린 청정한 섬, 글로벌 휴양도시 제주'를 주제로 열린 스물아홉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에서 '세계로 열린 청정한 섬, 글로벌 휴양도시 제주'를 주제로 열린 스물아홉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지난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며 자료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지난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며 자료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독대가 임박한 상황에서 김건희 여사 문제를 둘러싼 여권 내 계파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이번 갈등의 향배는 하루 앞으로 다가온 10·16 재보선 결과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친한(친한동훈)계는 15일에도 김 여사와 가까운 인사들을 일컫는 ‘한남동 라인’의 존재 여부를 강하게 제기하면서 한 대표의 인적 쇄신 주장을 뒷받침했다. 전날 대통령실이 “대통령실의 라인은 대통령 라인만 있을 뿐”이라며 불쾌감을 표시했지만, 개의치 않고 재반격에 나선 모양새다. 친한계 김종혁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김 여사 라인이 없다’는 대통령실의 설명에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 같다”고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6공화국 출범 이후 어떤 정권에서도 여사가 라인을 형성했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다. 여사는 공적으로 선출된 분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 역시 “여사 문제는 이제 공론화해서 처리할 수밖에 없는 단계에 왔다”라며 “쉬쉬하면서 풀릴 단계는 이미 지나갔고, 대통령실에서 그런 기회를 제공도 안 했다”고 맞받았다.

반면, 친윤계로 분류되는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야당이나 장삼이사들은 한남동 라인이라고 하는 구체적이지 않은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집권 여당 대표가 거론하면 지지자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며 “보안을 유지하면서 독대에서 설득하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한 대표의 최근 행보를 비판했다. 친윤계 내부에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 사실상 김 여사를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한 대표에 대해 “선을 넘은 것”이라고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다.

그러나 한 대표를 비롯해 친한계의 김 여사 관련 강경 발언이 이번 재보선을 앞두고 최악의 국정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대통령실과 차별화 의도가 깔린 만큼, 선거 결과에 따라 갈등 국면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선거 성패의 기준점으로 여겨지는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여권이 ‘방어’에 성공할 경우, 양측이 독대를 앞두고 김 여사 관련 접점 찾기에 나설 공산이 커 보인다. 반대로 국민의힘 후보가 패할 경우, 내홍이 걷잡을 수 없이 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친한계는 지난 총선과 마찬가지로 김 여사 의혹이 패배의 결정적 요인이라며 대통령실을 향한 쇄신 요구를 더 강하게 몰아붙이고, 친윤계는 선거운동을 지휘한 한 대표의 책임론을 본격 제기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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