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무효 소송" vs 연세대 "수사 의뢰"… 논술문제 유출, 법적 분쟁 조짐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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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12일 연세대학교 2025학년도 수시모집 논술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고사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12일 연세대학교 2025학년도 수시모집 논술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고사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2025학년도 연세대 수시모집 논술시험 문제 유출 논란이 수험생과 대학의 법적 분쟁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인다. 수험생 중 일부는 논술시험의 공정성이 훼손됐다며 시험 무효 소송을 예고했고, 연세대는 논술 시험지를 유포한 수험생에 대한 수사 의뢰 의사를 밝히면서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15일 입시업계에 따르면 한 수험생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오는 21일 연세대 논술시험을 무효로 하는 소송, 28일에는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계획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소송에 동참하겠다고 답한 한 수험생은 “명백한 잘못을 한 연세대가 책임을 회피할 수 없도록 빠르게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수험생들의 반발은 국민신문고에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신문고에는 “연세대의 재시험을 허가해달라”는 취지의 민원이 40여 건 올라와 있다. 이들 수험생들은 연세대가 논술시험 관리 부실을 인정하고 재시험을 치러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연세대 측은 문제 유출 논란에 대해 신속하게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세대 측은 15일 “경찰 수사 의뢰를 위해 법률적 조언을 받고 있으며, 법률 검토가 끝나는 대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대학 측은 “수사 의뢰를 할 범위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2일 연세대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이 치러진 한 고사장에서는 감독관의 착각으로 문제지가 시험 시작 1시간여 전에 배부됐다가 회수되는 일이 벌어졌다. 시험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수험생이 촬영한 듯한 자연계열 시험 문제지가 올라와 논란이 제기됐다. 연세대 측은 사진 속 문제지나 답안지 필기 내용 등을 토대로 사진을 올린 당사자를 특정한 상태다.

대학 측은 재시험 실시 가능성은 열어두지 않고 있다. 대학 측은 현재까지는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대학 관계자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온라인에 유출된 문제를 챗GPT를 이용해 풀었다는 등의 내용은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된 자연계열 논술시험 고사장 외 다른 고사장에서도 시험지를 일찍 배부했다는 등의 의혹도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수험생들은 연세대 논술전형은 수능 최저등급 기준도 없는 전형이고, 공정성이 훼손된 상황인 만큼 재시험이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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